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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203화 (203/297)

3. 경계안의 뱀파이어.(30)

3. 경계안의 뱀파이어.(30)

-흥! 기억해 둬. 아니다 싶으면 바로 중시시킬 거라는 거. 그리고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기로 한 약속도 지켜야 돼.-

“눼눼~ 알겠어요~”

이곳에 오면서 프리지아와 한 약속.

하나, 조금이라도 이상 반응이 있으면 물러난다.

둘, 기회는 단 한 번이고 실패하면 두 번은 절대 없다.

셋, 실패 시 강인한은 영원히 프리지아를 모시며 원할 때마다 만족하게 해 주어야 한다.

다섯, 자연사하기 전까지 절대로 극단적인 행동하지 않는다.

물론, 내 조건도 달기는 했다.

일행들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해 준다.

여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어떠한 터치도 하지 않는 정도였는데.

첫 번째는 받아들여졌지만, 두 번째 ‘여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어떠한 터치도 하지 않는다.’ 에서는 격렬하게 반대하는 통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정도만 해도 프리지아 입장에서는 많이 양보한 것이겠지.

고로, 나는 무조건 경계를 내 손에 넣어야만 한다.

아무리 침대가 편하다 해도 매트리스가 푹 꺼질 때까지 한 침대만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가만히 손을 뻗어 핵의 한 면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마엔이 알려 준 대로 손바닥에 모든 뇌기를 집중했다.

파지직. 파직. 파직.

거침없이 빨려 나가는 뇌기의 유출에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영혼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 경악스러운 체험.

이 전의 경험이 없었다면 그대로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위기를 느꼈다.

‘으으으! 마... 마엔! 어떻게 좀 해 봐!’

기겁한 내가 미친 듯이 소리치며 마엔을 찾았다.

[으으으~ 하찮은 것이다. 하찮은 것이야! 너무나 약한 것이다!]

나무라듯 떠들어 대는 마엔의 음성과 함께 단전에 돌을 얹은 듯 묵직함이 느껴진다.

순식간에 차올라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뇌기.

너무나 흉포하게 날뛰는 통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어서 기운을 이동시켜야 하는 것이다! 어서! 멍청한 너 때문에 나까지 소멸하게 생긴 것이다!]

‘위험하다는 말은 없었잖아! 제기랄!’

[네놈이 이렇게나 약할 줄은 상상도 못한 것이다!]

‘사실대로 말해! 너야말로 이런 상황이 될 줄 몰랐던 거 아냐!?’

[허업!]

볼 순 없지만 마엔의 눈동자가 또르륵 하고 굴러가는 느낌은 착각일까?

무슨, 위대하니 어쩌니 떠들어댔으면서 이렇게나 어설플까 싶다.

-꺄아악! 아... 안 돼! 멈춰! 멈추라고!-

다급한 프리지아의 음성이 귓가에 웽웽 거린다.

아마도 심상치 않은 반응에 나를 떼어내려 손을 쓰려던 중 오히려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끄으으윽! 씨바알! 내 땅이야! 내가 다 먹어! 다 내꺼야! 나는 부자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그 말은 꼭 내 꼴을 비유하는 표현이지 않은가.

어째 순탄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단 말이냐!

[강인한! 힘을 내는 것이다! 이 지엄한 존재가 여기서 사라질 순 없다!]

‘다... 닥쳐! 끄으으윽! 네가 더 방해야!’

[무... 무엄한! 내가 또 잠들 각오까지 하면서 힘을 주었는 것이다!]

나는 이를 악물고 날뛰는 뇌기를 움직였다.

극도의 집중력.

그것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거북이처럼 움직이는 뇌기.

뇌기가 만들어놓은 통로를 강제로 비집고 늘리며 손을 향해 움직인다.

“끄아아악! 좆나 아파! 씨발! 아프다고오!!!”

억겁과 같은 고통 속에서 너무나도 느리게 뇌기가 손바닥까지 당도 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했는지 모르겠다.

파파파파팟!

쩌어어엉!

엄청난 스파크와 함께 경계를 환하게 비추는 뇌전.

번쩍.

하늘로 솟구친 뇌기가 커다란 울음과 함께 벼락처럼 떨어져 내린다.

콰콰콰콰쾅.

파지지지직!

“끄아아아악!”

벼락은 나와 경계의 핵에 직격하며 어마 무시한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고래고래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입에서 뜨거운 입김이 뿜어져 나온다.

나는 오늘, 짧은 인생 세 번의 번개를 맞은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귓속을 울리는 알림 소리.

띠리링.

<인공세계 접속완료.>

<관리자 권한을 이전합니다.>

띠리링.

<칼라쿠니아 관리자 확인완료.>

<새로운 관리자 등록을 하시겠습니까?>

“해! 등록 해! 당장 등록 해!”

<관리자 승인되었습니다.>

“허억... 허억... 허억...”

승인과 함께 경계의 핵에 들러붙었던 손바닥이 떨어져 나왔다.

고통에 비하면 너무나도 단촐 한 승인절차.

승인이 빠르게 완료된 것은 다행인데, 이상하리만치 허무함이 맴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나는 연신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헐떡였다.

-괘... 괜찮은 거야? 서... 성공이야?-

프리지아의 음성에 멍한 눈으로 돌아봤다.

시커멓게 그을려 검댕이가 된 얼굴.

입고 있던 옷은 어디 갔는지 완전히 알몸이 되어 버린 모습이다.

주변을 돌아보자 경계의 핵 주변은 초토화가 되어 있다.

다행이라면 말끔하게 주변이 사라져 제법 깔끔해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 중앙에는 여전히 푸르게 빛나는 경계의 핵이 자리했다.

나 역시 입고 있던 옷은 전부 타서 사라진 상태.

몸에서는 허연 연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였는지 프리지아는 건드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어? 어... 성공한 것 같아. 넌 괜찮냐?”

-응? 헤헤~-

갑자기 배시시 웃으며 몸을 배배 꼬는 프리지아.

대가리에 충격이라도 받았나?

-괜찮아~-

커다란 덩치로 배배 꼬는 모습인데도 은근히 귀엽기는 하다.

그리고 마엔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내가 경계의 주인이 되면 그 안의 존재들은 나에게 호감과 애정이 상승한다는.

안 그래도 내 좆에 굴복한 상태에서 경계의 주인이 되었으니 그 효과는 더욱 상승했지 싶다.

“잠깐 있어 봐.”

-응응~-

저렇게까지 반응하는 걸 보니, 말 잘 듣는 대형견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마엔을 불렀다.

‘마엔.’

대답 없는 음성.

뭐가 잘못된 건가?

‘야! 마엔! 대답해!’

여전히 마엔의 음성은 들리지 않는다.

‘마엔! 야! 뒤졌냐? 마엔!’

몇 번이나 부르고 나서야 나직하게 음성이 들려왔다.

[끄윽... 시끄러운 것이다... 성공한 모양이군. 네 모자람 때문에 내 회복은 더욱 길어지게 생긴 것이다.]

‘무사해서 다행이네. 그런데 그게 왜 내 탓이냐? 네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거 아냐?’

[끄으으... 이 경계의 주인이었던 칼라쿠니아는 내 생각보다 훨씬 강대한 것이다. 그래 인정하는 것이다. 내 불찰인 것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인정은 빠른 마엔이다.

저런 부분은 좀 칭찬해 줄 만 하지.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한 번만 이야기하겠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쉬어야 하는 것이다.]

마엔의 기운 없는 음성이 머릿속에서 울렸다.

한 번도 끊지 않고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 마엔의 음성.

그렇게 한바탕 렙을 쏟아내고는 마엔의 음성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야! 마엔! 어이! 자냐?’

“휴우...”

아무래도 꿀잠이라도 든 모양이다.

뭐, 별일은 없겠지.

자칭 신과 같은 존재이니 말이다.

그 것이 지극히 의심스럽다는 것이 문제지만...

회복되면 말을 걸겠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말을 마치고 뜨거운 숨결에 흠칫해 고개를 돌려보니,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눈을 껌뻑이는 프리지아의 눈과 마주쳤다.

“워씨! 깜짝이야!”

-응? 놀란 거니? 내가 무서워? 그건... 싫은뎅.-

단숨에 울상이 되어 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

멀리서 본다면 아이가 엄마에게 ‘잘했쪄요~’를 하는 것 같은 모습.

실상은 알몸의 커다란 여성과 여성의 반 토막만한 근육질의 남자다.

‘이거 기분이 묘한데?’

내 작은 손길에 방긋방긋 웃는 프리지아의 표정은 처음의 후리지아년과는 완전히 다른 뱀파이어였다.

그 간극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기에 전혀 다른 인물인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바닥을 짚고 있는 팔 사이로 가득 찬 살덩이가 늘어져 내렸다.

‘도대체 얼마나 크면 바닥에 닿을 수 있는 거야?’

워낙에 크기에 저 정도 늘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

그렇다고 그게 흉한 모습이 아니다.

적당한 탄력으로 잡아주는 모습은 이런 큰일을 겪고 난 직후임에도 아랫도리를 단숨에 솟구치게 만드는 미약과 다름없었다.

뱀파이어의 일용한 양식이지만, 인간 전부가 뱀파이어 보다 약하지는 않다.

더군다나 인간은 그 머릿수로 압도적 우위를 누리기에.

아무리 진혈의 뱀파이어라 해도 쉽게 정체를 들어 낼 수는 없다.

무력이 아니더라도 단숨에 이성을 홀릴 수 있는 뱀파이어의 외모는 또 다른 무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계에 갇히기 전 그러한 이야기를 어른들에게 들었다던 프리지아.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프리지아는 본능적으로 인간을 홀리는 방법을 습득하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저 가슴에 파묻혀 얼굴을 흔들고 싶다.

좆을 끼워 넣고 파이즈리를 하고 싶다.

달덩이보다 큰 엉덩이 사이에 당장에 코박죽을 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도리도리.

나는 매혹적인 붉은 눈동자를 피해 머리를 흔들었다.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히잉~ 좋아~ 가축... 아니 미안. 인한이 손 너무 좋아.-

습관처럼 가축소리를 하려던 프리지아가 황급히 말을 바꿨다.

이미 자지로 굴복시킨 이상 그 말이 그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다.

이제 어차피 저 젖과 엉덩이, 그 사이의 보지까지 이제 전부 내 거다.

“일단, 옷부터 입자. 네가 한 것처럼 내 옷도 만들 수 있어?”

-이 상태로 좋은데. 꼭 옷이 필요하니?-

그러면서 은근한 눈빛을 보내온다.

오늘은 더 뽑아내다간 정말 복상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이런 두려움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일행들부터 풀어 주러 가자. 그리고 이곳도 제대로 좀 꾸며 봐야지. 크크큭~”

-칫~ 그런데 왜 여기를 꾸며? 밖으로 나가는 거 아니야?-

“흐흐흐~ 내가 이 땅의 주인이다. 프하하하~ 가자~ 가서 이야기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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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연참성공.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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