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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220화 (220/297)

3. 경계안의 뱀파이어.(47)

3. 경계안의 뱀파이어.(47)

현실에서 내가 없었던 시간은 길지 않기에 사업체들은 별 탈 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다.

물론, 전적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은 나사장이기에.

내가 있으나 없으나 달라질 것은 없지만.

사무실에는 정욱아저씨, 상연누나, 나대명, 장수언, 성기형이 먼저 도착해 있었고.

뒤늦게 도착한 나와 수지 그리고 이은지가 자리에 착석했다.

나연누나는 본가로 돌아갔기에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

성기형은 이 자리에 낄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극구 이렇게 온 모양이다.

기왕이면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건만...

어쩌면 이미 늦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스쿡은 경계 안에서 내가 지시한 일을 수행하는 중으로 이 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 안에는 따로 최악의 공간을 만들어 주무성과 주현성, 그리고 따까리들을 던져 놓았다.

그냥 죽여 버릴까도 싶었지만, 내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던 놈들이 삼영의 몰락을 보게 만들 참이다.

모두가 내 입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저는 밤 세계를 전부 장악할 생각입니다.”

내 입이 벌어지길 기다리던 이들.

그들의 표정은 생각 외로 담담해 보인다.

나대명과 장수언의 경우는 오히려 이를 반기는 듯 은은하게 상기된 모습이다.

“어쩌다 보니 제가 이 자리에 있게 되었지만,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사실, 강일파가 제 것이라 생각 한 적도 없고요.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좀 달리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고. 그 힘에는 당연히 금전적인 것도 들어가겠죠.”

한 번 좌중을 쓸어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삼영과 엮이게 되고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나라의 정재계를 움직이는 기둥 중 하나입니다. 거기에 더해 사냥꾼 웹을 운영하며 인간이하의 짓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것에 피해를 당하게 되었던 당사자이기도하고요. 우선, 처음으로 손을 대는 것은 밤 세계의 통합. 밤 세계의 제왕이라 불리는 흑곰파부터 쓸어버리겠습니다.”

그 말에 나대명과 장수언이 주먹을 강하게 움켜쥔다.

“좋아! 곰탱이놈들부터 조지는 거라고! 하하하하!”

장수언이 호탕하게 웃자 성기형이 핀잔을 주듯 째려본다.

그만큼 장수언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주먹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성기형 또한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 싶은 욕구가 보인다.

“대표님. 맡겨 주십시오. 확실하게 강남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제법 까슬하게 자란 머리털을 쓸어 올리며 나대명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다.

“흑곰파의 중심은 웨어비스트입니다. 가을이 지나기 전까지 제대로 된 훈련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대명이 고개를 숙여 보이며 답했다.

“네. 대표님!”

“훈련은 원래대로 정욱아저씨가 맡아 주시고요. 추가로 훈련 교관을 더 선별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수언씨가 웨어비스트 훈련을 담당해 줘.”

“오오~ 역시 나에게 중책을 맡겨 주는구만? 흐흐흐~ 그리고 딱딱하게 장수언씨가 뭔가? 나도 뭔가 직책 같은 거 하나 주면 좋겠는데?”

무뚝뚝하게 생긴 것과는 달리 뜻밖에 떠벌이인 장수언이 침을 튀겨 가며 말했다.

“직책? 음... 장이사는 억양이 좀 그런데...”

“하하하~ 여기 아저씨가 고문이라며? 그럼 나는 강일파의 교관이 어때? 장교관~ 그거 좋구만~”

나는 스스로 만든 직책을 떠드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웨어비스트의 육체 능력과, 사냥꾼으로서의 경험은 교관이라는 직책에 모자람이 없었다.

나로 인해 각성하는 이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는 두 사람 모두 적임자다.

그 후로 대한 주류와 스카이 클럽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드문드문 타 조직에서 어슬렁거리기는 하지만 술 유통에는 문제가 없었고.

스카이클럽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었다.

이제 DJ로써 데뷔하게 된 DJ.JOO 와 DJ.승아.

원래 재능이 있던 것인지 짧은 시간의 교육으로 무난하게 데뷔를 해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녀들이 야시시한 옷을 입고 디제잉 하며 폴짝폴짝 뛰는 모습은 SNS와 유툽에도 올라가고 있는데 조회 수와 구독자의 증가가 심상치 않았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어린 나이임에도 잘 가꾸어진 몸.

천부적으로 끼도 있었고 남자를 상대하는 일을 했다 보니 섹스어필에 대한 감각도 남달랐다.

벌써 돈을 뿌리며 그녀들을 어떻게 해 보려는 것들이 들끓는 모양이었다.

정윤주도 상연누나의 일을 배우며 잘 적응하는 모양.

그녀 덕에 상연누나 또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이은지를 한 번 쓸어 봤다.

그녀의 의문을 담아 입을 벙긋 거린다.

‘왜요?’

“음... 이은지 너는 상연누나 훈련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제가요?”

상연누나의 시선이 이은지에게로 향했다.

크게 내색은 안 했지만 살짝 불편함이 엿보이는 표정.

“아무래도 여자인 네가 도와주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알겠어요. 헤헤~ 언니~ 제가 열심히 훈련도와 드릴게요. 그러니까 우리 잘 지내 봐요.”

이은지가 살갑게 다가가자 상연누나가 어색한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네...”

“에이~ 말 편하게 해 주세요.”

“아... 알겠어요.”

맛이 가도 저런 식으로 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할 말이 있는 표정의 수지를 바라본다.

마치 자신에게는 시킬 것이 없냐는 듯 묻는 표정.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 볼을 깨물어 주고 싶다.

“음... 수지는... 하고 싶은 거 있어?”

“네? 저... 저는 서방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말을 하며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이 놀란 고양이를 보는 것 같다.

“그래? 그럼 우리 수지는 커피 만들어 볼래?”

“에...? 커피를 만듭니까? 그것이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수지를 보며 빙긋이 웃어 준다.

마마는 수지가 사회에 무난하게 잘 적응하기를 바랐다.

무력수준은 이 자리에서 탑 수준이기에 걱정이 없다.

프리지아랑 붙여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강한 그녀.

“당연히 도움이 되지. 마들렌 본점을 필두로 고급커피 프렌차이즈를 만들 생각이거든.”

“그... 그럼 하겠습니다.”

주먹까지 쥐고 파이팅하는 수지를 보며 나대명에게 눈을 돌렸다.

“나사장님은 강남을 통합하기에 앞서 다른 모든 조직을 통합하는데 힘써 주세요.”

“네. 대표님.”

“어이~ 대장~ 그 거 나도 같이 해도 되는 건가?”

장수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전부 거들어 주세요. 물론, 훈련 또한 집중해 주시고요. 더불어 흑곰파의 전력파악도 하면 좋겠네요.”

“인한아. 그럼 나는? 그냥 훈련만 하면 되냐? 나도 끼어도 돼?”

그리 말하는 성기형의 음성에는 옅은 열기가 느껴졌다.

이 정도로 호전적이진 않았는데 경계에서 많은 피를 본 경험이 성기형을 변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형은 형 일해야지. 조직일은 조직이 할 거니까 훈련만 받아 둬. 언젠가 형 힘이 필요할 때 말할 테니까.”

여기서 성기형의 각성이 제일 늦었지만, 무력은 나대명과 상연누나를 능가한다.

그만큼 이면의 경계에서 충분한 경험을 한 탓이다.

사람이 생명을 빼앗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경계 안에서 인간형의 무수한 생명을 빼앗고 살아남았다.

그것이 괴물들과 뱀파이어라 할지라도.

그 외형은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서로의 목숨 건 사투라면 정욱아저씨조차 성기형을 쉽게 이기진 못 할 것이다.

그 이후로 조응수와 김명기 정수완을 대면했다.

대한민국의 밤 세계를 장악하겠다는 말에 전의를 불태우는 이들.

그들의 수치가 거의 MAX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꼈다.

흑곰파를 꿇리려면 능력자가 많을수록 좋다.

거기에 더해 흑곰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삼영바이오까지.

나연누나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명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이들이다.

삼영에 대해서는 많은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것은 흑곰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은밀함이 필요할 터다.

어쩌면 내가 직접 나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제 구상두의 비밀금고를 털러 가 볼까?

***

김우혁회장과 독대를 하는 자리.

김나연은 다부진 얼굴로 아버지를 주시했다.

그녀가 할 이야기는 전부 끝낸 상황.

당연히 파혼에 대한 이야기도 한 상태다.

“으음... 네가... 가문의 능력을 개화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구나...”

일명가의 고유 능력을 개화했다는 것은 당당한 일명의 초인이 되었다는 말이다.

다만, 삼영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일.

더군다나 딸이 다른 남자와 함께 하기로 했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남자가 초인으로 예상되는 이일지라도.

아무런 뒷배도 없는 남자임에야.

자신이 이를 허락한다 해도 가문에서의 반발은 필연적이다.

소중한 초인을 가문 밖으로 내보내려 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이미... 제 전부를 주었어요.”

꿈틀.

김우혁의 이마에 힘줄이 꿈틀거렸다.

모든 것을 주었다는 것이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녀의 처녀를 정체도 모를 놈에게 주었다는 것.

일반인의 처음과 초인의 처음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그들이 힘을 얻은 대신 잃은 것이 있으니.

보통의 인간들과는 달리 자손을 보기가 극도로 힘들다는 것이다.

대대로 문란하게 몸을 굴린 초인 여성 중 임신비율은 제로.

따라서 혼전 성관계는 철저하게 금지가 되었던 것이다.

남편과의 관계에 욕구 불만을 느껴 이혼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자식을 낳기 전까지는 강제로라도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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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늘도 한 편 올립니다.

벌써 새벽 4시 24분.

큰일이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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