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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224화 (224/297)

3. 경계안의 뱀파이어.(51)

3. 경계안의 뱀파이어.(51)

금고 안에는 예상대로 현찰이 쌓여 있었다.

대략 뭉치를 세어 본 결과 100억이라는 눈이 뒤집힐 정도의 금액.

정염귀새끼가 여자만큼 돈도 좋아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

실제로 백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 전의 금고에서 봤던 금괴가 열 덩이.

저 금이 현금 100억보다 값이 나가는 것은 아니나.

이상하게 누리끼리한 저 빛깔이 황홀하기만 하다.

부수적으로는 장부로 보이는 몇 권의 책도 습득했다.

대충 훑어보니 그동안 구상두가 활동하며 이리저리 뇌물을 증여했던 내역들이 줄줄이 적혀있는 일종의 비밀장부다.

이것이 크게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챙기는 것으로 했다.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한 번쯤 도움이 되겠지 싶기도 하고.

백억이란 돈이 승합차에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게 수지와 나는 구상두의 비밀금고를 아주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서방님...”

“으... 응?”

금고를 어쩌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나대신, 금고를 조각내 버린 것은 수지.

수지의 손톱질 몇 번에 썩은 무처럼 잘려나가는 두터운 쇳덩이를 보며, 내 주먹이 수지의 손톱만 못하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화... 화나신 것 입니까...? 제가... 죄송합니다...”

“아니야! 하하하~ 내가 그렇게 쪼잔한 남자는 아니잖아? 그럴 수 있지. 암~ 우리 수지가 이렇게 강하니까 너무 든든하고 좋아~”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지는 금세 눈망울을 글썽이고 있었다.

“흑... 제가 죄송합니다... 서방님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건데...”

이거 어째 내가 못한 걸 내 여자가 했다고 심통 난 속 좁은 남자가 되는 기분이다.

난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 하는데... 그저 더 열심히 능력을 끌어올려야겠다는 다짐일 뿐이다.

“정말이야! 우리 수지는 서방님을 못 믿는 거야? 하하하~”

“그럼... 화 푸시는 것입니까?”

“아아~ 정말 화난 적도 없다니까?”

“어...? 지금 화내신 것 같은데...”

얘는 날 어디까지 떨어뜨릴 작정인가?

“휴... 그냥... 앞으로 더 노력해서 내가 수지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남자가 되겠다고 다짐한 것뿐이야. 앞으로는 내가 널 평생 지켜 줄 거야. 알겠지? 그러니까 나 화난 거 아니야.”

“흑... 서방님... 감동입니다...”

그렇게 현금 100억과 금괴 10덩어리를 싣고, 차는 카페 마들렌으로 향했다.

수지를 취직시키기 위해.

100억과 금괴10개를 얻었지만, 마마가 원하는 것은 수지가 무난하게 사회에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악덕 서방이 절대 아니다.

그저 수지가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일 뿐.

***

카페 마들렌이 재 오픈을 하고 이연지가 조금은 꾸미기 시작을 하며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다.

예쁘고 귀여운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 마들렌.

성비는 대략 2:1 정도로 남자가 두 배 정도 많지만, 커플로 온 이들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남자들 사이에선 이곳에 미녀들이 출몰한다는 제보까지 돌고 있는 중.

그만큼 요즘 세상은 SNS로 빠르게 소식이 전해진다.

카페 마들렌의 빈티지한 방울 소리와 함께 두 남녀가 안으로 들어섰다.

딸랑. 딸랑.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두 남녀.

특히나 여자 쪽은, 안의 여자들마저 눈이 돌아갈 정도로 눈에 뛰는 외모였다.

평균을 살짝 웃도는 키에 스포츠브라로 바짝 조였음에도 위용을 과시하는 미드.

개미처럼 잘록한 허리를 지나 탐스럽게 올라온 두 개의 두덩이.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그 자태에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씨... 씨발... 존예!’

‘사... 사람이야?’

그리고 옆의 남자는 여자에 비해 외모는 다소 떨어져 보이지만, 훤칠한 키와 떡 벌어진 어깨 튼실한 허벅지는 한 마리의 야생마를 연상케 했다.

짐승 같은 몸과 다소 평범해 보이지만 순박한 인상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꺅! 말로만 듣던 어깨깡패!’

‘저 허벅지 봐...’

‘저... 저 밑에 튀어나온 거 설마 그... 그거야?’

단숨에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두 사람이 카운터로 향했다.

다가오는 둘을 멍하니 바라보는 이연지의 눈동자에 파장이 인다.

‘이... 인한오빠... 저 여자는 어제... 그...’

어제 잠시 마주쳤던 정수지.

정말이지 현실의 사람이 아니라 생각될 정도로 예쁜 여자였다.

언젠가 마들렌을 들렸던 아름다운 한 여인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역시... 인한 오빠와 깊은 관계로구나... 그 여자도... 인한오빠랑 아는 사이 같던데...’

가슴이 찢어질 듯 아려오는 통에 이연지는 손마저 덜덜 떨려왔다.

첫사랑.

동생의 한을 풀어 준 은인.

거기에 더해 이렇게 번듯한 직장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다면 강인한이 아닐까?

알고 있었지만 어제는 예쁜 여자들이 너무나 많아 현실성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오늘은 저렇게 손까지 잡고 들어오는 모습에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하지만... 포... 포기가 안 돼...’

자신이 포기를 하지 않는다 해도 어쩔 것이란 말인가?

손을 잡은 저 여인도 마찬가지고, 어제의 모든 여인들이 강인한에게 보내는 시선이 심상치 않았었다.

더군다나 모두가 말도 안 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

연예인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절대로 연예인들도 그 여인들에겐 명함도 내밀지 못할 터다.

자신 따윈 그 여인들에 비한다면 다이아몬드 옆 돌덩이도 되지 못한다 생각 되었다.

‘설마... 전부? 그... 그건 아니겠지. 그저 망상이야! 저... 저 여자가 인한오빠 애인이었던 거야.’

머릿속이 복잡한 와중에도 강인한과 정수지는 카운터에 도착했다.

“오... 오빠!”

“응? 오~ 연지 목소리가 힘차네?”

순간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는지 큰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로 인해 달아오른 얼굴이 뜨거워 화끈거릴 정도.

“죄... 죄송합니다!”

그러곤 자신도 모르게 꾸벅 허리를 숙여 버렸다.

자꾸만 눈이 뿌옇게 변하는 것이 당장에라도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그렇다고 이런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는 노릇.

이연지는 빠르게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었다.

“난 우렁찬 연지 목소리 듣기 좋은데?”

“가... 감사합니다.”

‘포... 포기가 안 돼... 나 어떻게 해! 미... 미쳤나 봐! 저런 여자를 어떻게 상대 한다고...’

얼굴을 들어 강인한의 순박한 웃음을 보자 더욱 심장이 옥죄어 왔다.

너무나도 대단한 남자.

신비한 능력을 부리는 마법사 같은 사람.

평범한 속에 비범함이 숨겨진 진짜 원석 같은 사람이 강인한이었다.

‘오... 오빠니까...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거겠지...’

“휘유~ 이제는 진짜 손님이 많이 늘었어. 그래서 말인데 알바를 구하려고.”

“아... 알바요?”

“응.”

그러면서 수지를 손으로 가리켰다.

“이... 이분? 이분과는 어떤...”

“응?”

“아... 아니요. 이 분을 알바로 쓰시겠다고요?”

“그래. 네가 좀 잘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수지야?”

“네. 서방님.”

그리고 흘러나온 정수지의 대답.

서방님이라는 말에 이연지의 벌어진 눈과 입이 다물어질 줄 몰랐다.

“서... 서방님...?”

“네. 서방님을 모시고 있는 정수지입니다.”

‘오... 오빠가 결혼했었던 거야...?’

이제는 완전히 넋을 놓고 정수지와 강인한을 바라보는 모습에.

“아... 결혼 한 것은 아니고...”

“결혼할 것입니다. 서방님과 저는 평생 함께입니다.”

“하하하... 그래. 수지야...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일하는 것부터 이야기하자.”

“네 서방님!”

유독 강하게 서방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정수지였다.

강인한의 등으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연지는 자신이 작업을 하려는 여자이기에.

제 발을 저리고 있는 상황이다.

강인한은 힐끔힐끔 이연지와 정수지를 훔쳐보았다.

이연지만큼 음기가 강한 여자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에.

“크음... 그... 그러니까....”

“당신이 서방님을 보는 눈빛. 이해하고 있습니다. 본처는 양보할 수 없습니다. 첩이라면 저도 양해해드릴 수 있으니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스윽하고 손을 내미는 정수지.

“아... 네... 네...?”

놀란 얼굴로 자기도 모르게 그 손을 덥썩 잡는 이연지.

자신이 손을 잡아 놓고도 어쩌지 못하고 당황한 얼굴이었다.

뜬금없이 본처와 첩이라니.

지금이 조선 시대도 아니고.

‘지금,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너무나도 혼란스러워 도저히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이연지씨. 제가 이연지씨에게 배우더라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엄연히 서방님의 본처가 될 것이니 말입니다.”

단호한 정수지의 눈빛을 보며 강인한 또한 입을 쩍 벌리고 넋을 놓았다.

정수지에게 이런 당돌한 똘끼가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얘가 이렇게 눈치가 빨랐어? 은근 허당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리고 한 편으론 이연지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알고 스스로 그녀를 끌어들이는 모습에 감동 또한 일었다.

“네... 네...”

‘네... 라니... 나 미친 거야? 지금?’

강인한의 귓가로 이윤지의 꿱꿱거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안 돼! 우리 언니는 안 된다고! 언니! 언니는 왜 저런 말에 동의하는 거야! 미쳤어! 다 미쳤어! 오빠도! 언니도! 저 여자도! 이상해!-

떠들던 이윤지를 향해 정수지의 시선이 옮겨진다.

흠칫.

-나... 날 본 거야? 오빠? 저 여자가 날 본 거 아니지?-

“우리 언니라면, 당신은 이연지씨의 동생인가 보군요. 어제부터 봤습니다만, 왜 아직도 이곳에서 얼쩡거리는 것입니까?”

“유... 윤지가... 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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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로천국 커플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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