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경계안의 뱀파이어.(61)
3. 경계안의 뱀파이어.(61)
평화롭다면 평화로운 나날.
여자들 문제로 다소 시끄러워질 뻔했지만.
어떻게든 그 문제는 잘 봉합이 된 것 같다.
하나의 성과라고 한다면 이제는 대 놓고 은근한 눈빛을 보내는 연지.
그리고 기대감으로 물든 윤지의 시선.
무엇을 바라는지 알고는 있으나.
나는 지금 자중의 시간을 갖는 중이다.
지금의 능력으로는 지금까지 관계를 맺은 여인들만으로도 충분했기에.
애써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는 상태다.
수지의 질투도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만큼.
연지를 따 먹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서로 일하면서 둘 사이도 꽤 친밀해지고 있는 상태이고.
수지도 연지가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군다나 연지가 음기가 충만한 것을 알고 있기에.
수지의 허락이 떨어지는 날.
연지를 취하는 날이 될 것 같다.
근 보름여동안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그 덕에 한계를 초월한 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고.
경계의 입구를 여닫는 것도 하루 두 번이나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재산도 차곡차곡 늘고 있으며.
강일파는 차곡차곡 세력을 불리며 서울 전 지역을 야금야금 먹어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흑곰파와 사소한 마찰이 있기는 했으나.
대대적인 마찰은 자중하는 상황.
그렇다고 언제까지 사소한 마찰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기에.
한시라도 빨리 인적자원의 질을 끌어올려야 했다.
뿐만 아니라.
조용한 삼영바이오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리엔이 회사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보름이 지났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쪽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이 더 불안하게 작용한다고 할까?
일단은 이것을 기회로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내 능력을 올리는 것에 치중했다.
물론, 내 여자들과의 밤일도 뼈가 삯을 정도로 열심히 했고 말이다.
말이 그렇다뿐이지 음기가 충만한 내 여자들과의 밤일은 나에게 이롭기 그지없다.
‘어때?’
-제법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렇다고 대단하다 여길 수 없다. 이 정도면 뱀파이어 아이가 앙탈을 부려도 도망정도는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후훗. 그 정도란 말이지?’
-이런! 또 그렇게 자만하는 것이다. 쯧!-
‘그래그래~ 우리 마누라 내가 잘못했어. 그래도 한 번쯤은 칭찬해 줘도 되잖아?’
-흥! 네놈은 도대체 겸손이라는 것이 없다!-
마누라라는 말에 당황하던 마엔은 어디 갔는지.
장난스럽게 마누라라 불러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흐흐흐~ 이제 입구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한 시간 정도 되니까. 경계 안에서는 열 시간이지.’
입구를 유지하는 동안은 내가 지명한 이들이 자유롭게 경계를 오갈 수 있게 된다.
사실 중요한 것은 횟수보다 유지하는 시간.
경계의 이점은 열배의 시간과 내가 공간을 주무를 수 있는 것.
문제라면 현대문물의 사용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현대의 편리함을 사용하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부분.
오지의 휴양지 같은 느낌이다.
훈련소라 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게는 감옥이라 할 수도 있겠지.
그 누군가는 주무성과 주현성, 그리고 주무성이 데리고 온 초인 세 명을 말함이다.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육체라는 쓸모없는 것을 지닌 이상 육체의 단련 또한 중요한 것이다.-
‘네~네~ 이제는 적극적으로 경계를 이용해서 훈련을 할 생각입니다요~’
물론, 내 여자들과 내 사람들.
그리고 강일파에서 나를 진심으로 따르는 이들을 구분해 먼저 경계 안으로 보내 훈련을 시킬 거다.
지난 보름 동안 내가 한 일이 섹스만은 아니다.
꾸준히 얼굴을 내보이며 조직원들의 신뢰도 쌓아갔다.
훈련을 돕고 함께 어울리고 몇 개의 조직을 진두지휘해 쓸어버리기까지 했다.
사업장을 늘리고 이권을 차지하며 현금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렇게 서울을 넘어 경기도까지 손을 뻗치고 있었다.
그것이 불과 보름 만에 달성한 일.
그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회사를 만드는 것도 차곡차곡 진행되는 상황.
비록 소속된 이들이 유명 연예인은 아니지만.
스카이클럽의 DJ.JOO 와 DJ.승아가 나날이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꾸준히 올리는 스카이클럽의 디제잉 영상에 구독자가 벌써 18만.
거기에 더해 카페 마들렌의 채널도 개설했다.
마들렌 채널의 주인공은 점장인 연지와 일을 배우는 수지의 일상을 담는 것.
주예린과 권승아보다 늦게 개설한 채널의 구독자가 30만에 달한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반응에 놀라울 따름.
하루 평균 2~3만의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채널이 흥하게 된다면 10년 넘게 주식과 코인으로 꼴아 박은 돈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수지의 기분은 나날이 상승세였다.
‘수지가 기뻐하는 걸 보면 기분은 좋은데... 떨거지들이 내 여자를 훔쳐보는 거. 영 껄적지근하다는 말이지.’
그러면서도 저 여자가 내 여자다!
하는 우월감도 느껴지는 것이 참으로 오묘한 기분이다.
마들렌의 채널에는 상연누나나 이은지도 종종 출연하는데, 안 그래도 폭발하는 시청자 수가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 된다.
아직은 개설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수익은 없지만, 곧 수익의 큰 원천이 될 터.
벌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이용할 생각이다.
한 나라를 홀로 무력으로 제압할 수 없다면,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돈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구상두도 그렇게나 악착같이 돈을 모았던 것이겠지.
초인가문들도 그렇고 흑곰파의 웨어비스트 오대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쩌면 꼬리를 잡을 수 없는 정염귀놈도 어딘가에서 돈과 권력을 일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뒤로 밀어두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내 손으로 갈기갈기 찢어버려야 할 놈.
마엔마저 혀를 찰 정도로 최악의 종족이 바로 정염귀라는 놈들이었다.
타 종족은 물론, 같은 종족마저 먹이로 쪽쪽 빨아 욕심을 채우는 놈들.
칼라쿠니아들마저 아귀보다 심한 정염귀의 탐욕에 혀를 찰 정도였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우주 최악의 종족중 하나가 정염귀라는 것.
진화의 정점에 오른 정염귀는 자신의 권속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정점을 뛰어 넘었을 때, 그 행성에 남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의 정염귀.
그곳의 모든 생명체와 권속들은 모두 한 정염귀의 먹이로 전락한다.
그리고 남은 그 하나는 또 다른 생명의 행성에 눈독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멸망한 행성이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놈들은 저주받은 것들인 것이다.-
‘정말 끔찍한 놈들이군. 오로지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니...’
-그런 것이다. 어떤 미친 칼라쿠니아가 지구에 정염귀를 남겨 놓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칼라쿠니아적으로 정염귀의 말살은 시행이 되었던 것이다.-
끝없이 진화하는 정염귀들.
정점을 뛰어 넘었다는 것도 칼라쿠니아가 선을 그어놓은 것뿐.
모조리 박멸했기에 그 이상을 보진 못했다.
그만큼 우주를 다스리던 칼라쿠니아마저 위기감을 느끼게 했던 종족.
구상두라는 정염귀가 더 크기 전에 제거한 것은, 정말이지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수지의 공이 참으로 크다 볼 수 있다.
마마 또한 그 정염귀놈을 그렇게 추적했던 이유도 그러한 위기감을 본능적으로 느꼈음이리라.
-구미호들은 원래 예민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고 살았다면.
신수를 전부 누리고 죽을 때까지 지구는 평화로웠을까?
어쩌면 그 전에 무언가 일이 벌어져 큰 위기가 도래할지도 모르지.
점점 많은 것을 알아가는 지금.
내 사람들을 보호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의 이면으로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이들.
그들이 무조건 모른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기형도 완전히 합류하는 게 좋겠지?’
-흐흥~ 지구의 공기가 급격히 변하는 것이다. 그동안 몸을 숨겼던 것들이 많은 힘을 비축하였다는 말인 것이다. 그러니 너도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다. 나 칼라쿠니아 노히르드 다스리다 마엔님의 비호를 받으며 잡것들에게 목숨을 잃게 된다면 그것만큼 치욕적인 것도 없다.-
그녀의 말대로 새로운 각오가 다져진다.
‘지금이면 웨어비스트를 제압할 수는 있을까?’
-그 호랑이놈 하나만을 보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웨어비스트 또한 칼라쿠니아가 엄중히 선별한 종족. 그 강함이 그리 우습지 않은 것이다.-
어쩌면 그날.
내가 오대석의 손에서 이득을 취하고 나온 것도 어디까지나 우연에 우연이 겹쳐 이루어진 결과일수도 있겠다.
머리가 미쳐 내 목숨을 내던진 꼴과 같다고 볼 수 있었다.
그때를 다시금 상기하자 등줄기를 타고 오싹한 한기가 스며든다.
‘진짜 또다시 죽을 수도 있었겠군.’
-나로 인해 살아난 목숨! 나를 위해서라도 쉽게 죽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츤데레같은 마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죽음의 순간.
그녀와 내가 충돌하지 않았다면.
죽었을 목숨이지만.
이렇게 다시금 생명을 부여받은 지금.
그리고 소중한 이들이 늘어나는 지금.
차라리 모든 것을 내가 다 먹어치워 버리겠다.
세상에 오직 나와 내 사람밖에 남지 않는다 해도.
그것이 나의 의지이고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깔깔깔~ 마치 행성을 다스리는 칼라쿠니아같은 것이다~ 이제야 제법 남자다워진 것이다~-
머릿속으로 유쾌한 마엔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문득, 그 웃음이 악마의 웃음소리 같다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겠지?
어디까지나 제 입으로 신과 같은 존재라 말하지 않았는가?
어쩌면 신과 악마는 한 끗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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