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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257화 (257/297)

5. 흑곰파(5)

5. 흑곰파(5)

저도 이제 한 사람의 몫을 하는 구미호가 되었습니다.

알바에 알바를 전전하며 먹고 싶은 것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했던 예전의 나날.

이제는 기억 속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때요? 이제는 제법 능숙해진 것 같죠?”

저의 말 한마디에 쳇창이 정신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비록, 연적이긴 하지만 스승이기도 한 연지언니가 뿌듯하게 바라보는 것이 느껴집니다.

커피에 대해 배움을 내려주는 그녀이지만, 언젠가는 서방님과 배를 맞추게 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연지언니의 넘치는 음기는 서방님에게 도움이 되겠죠.

그녀도 서방님을 마음에 둔 것 같으니.

결국은 서방님을 공유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아마도 연지언니의 비정상적인 음기는 옆에 붙어 있는 동생귀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귀신이 한을 풀고도 현세에 남아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인데.

어떠한 미련이 더 있는 걸까요?

서방님을 위해서라면 조강지처인 제가 이해를 해야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닌 것입니다.

서방님의 곁에는 벌써 수많은 연적들이 즐비하고 있고.

서방님이 저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때때로 화를 주체할 수 없게 되어 버리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면.

그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답니다.

서방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수지야~ 우리 수지 가슴 사이즈가 어떻게 돼? 너무 탐스러울 것 같아~-

-무슨 소리? 수지는 엉덩이가 더 탐스럽다고!-

-수지야 내꺼하자~-

오늘도 어김없이 더러운 놈들이 껄떡되고 있군요.

내 가슴과 엉덩이는 서방님의 것인데.

“여러분 그런 성적인 발언은 퇴출입니다.”

-아악! 실수!실수!-

-죄성함다! 다시는...-

딸깍. 딸깍.

저는 마우스를 움직여 서방님의 것을 탐낸 자들에게 블록의 철퇴를 내려 버렸습니다.

그들과 더불어 내꺼 하자는 막말을 뿌린 자에게도 철퇴를 내려 버립니다.

-어어? 저분은 왜...?-

누군가가 이를 보고 의문을 드러냈지만.

저는 그 의문은 애써 모른 척 넘어갔습니다.

사실, 이렇게 블록을 날릴 때면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시원함을 느끼곤 한답니다.

그때, 블록을 당한 이들이 쪽지를 보내옵니다.

삭제. 삭제. 차단. 차단.

삭제와 차단을 박아주고는 카운터의 알람벨을 누릅니다.

홀 쪽으로 시선을 던지자 헤벌쭉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커피가 올려 진 쟁반을 들면서도 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시선.

저는 영업용 미소로 그에게 화답을 해 줍니다.

얼굴이 시뻘게져 시선을 내리깔면서도 힐끔거리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

그 시선에 몸에서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프로답게 그 시선을 무던하게 넘겨봅니다.

휴우... 서방님이 아닌 이의 시선은 이렇게나 견디기 힘들답니다.

아무래도 오늘도 서방님으로 치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꺄악!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또다시 질투에 눈이 멀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참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뉴투브를 하며 돈을 버는 이유는 서방님과 함께 즐겁게 살기 위해서인데 이런 내외를 할 바에야 전부 때려 치는 것이 맞습니다.

“서방님과 이렇게 내외할 바에는 일도 뉴투브도 안 하겠습니다!”

모든 시선이 저와 서방님을 향하고 있습니다.

놀란 서방님의 얼굴.

그 모습에 괜히 마음이 초조해지고 불안해집니다.

저는 실수를 한 것일까요?

“저도, 머리를 쓰다듬어 주십시오.”

꺄악! 또 말이 제멋대로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연지언니의 머리만 쓰다듬어 준 것에 불만이 있는 것입니다.

저의 머리를 먼저 쓰다듬어 준 후에 그랬다면 이렇게 반응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아... 서방님은 저에게 또 실망하게 될까요?

불안한 마음으로 서방님의 표정을 살피는데...

스윽.

서방님의 큼지막한 손이 저의 머리 위로 올라왔습니다.

아... 너무 기쁘고 행복합니다.

한 편으론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저는 제가 돈 벌 길을 스스로 닫아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그래도 돈은 벌 수 있는 것이겠죠?

눈치를 보며 슬쩍 말을 꺼내자.

서방님은 그저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을 해 주었습니다.

아... 우리 서방님... 정말 잘 생기셨습니다.

“수지는 내 옆에만 있어 줘도 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흐으으... 너무나도 달콤합니다.

당장에 서방님을 따라가고 싶지만.

그래도 일은 마무리해야겠지요.

빨리 마무리하고 서방님의 훈련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또 얼마나 대단한 발전을 이루게 되실까요?

그리고 훈련을 마치고... 두... 둘만의 시간을 보내겠죠...?

연지언니의 부러운 시선이 느껴집니다.

후후훗~ 옆에 동생귀신도 동요하는 것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언니의 감정에 동화라도 된 것일까요?

어찌 되었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서방님의 조강지처이니까요.

***

허공에 주술의 술식을 풀어냅니다.

어지러운 술식들이 완성되며 수많은 얼음 창들이 생성되었습니다.

얼음 창들은 제 손짓에 거침없이 뿌려져 서방님을 향해 날아들었습니다.

피피피피핑.

도저히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 찬 얼음 창들.

사정을 봐주지 말라는 서방님의 요청에 따라 최선을 다해 공격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우르르르릉.

서방님의 머리 위로 푸른 뇌전이 용트림을 하며 떨어져 내립니다.

퍼서서석.

뇌전에 의해 부서져 버리는 얼음 창들.

그 황홀한 광경에 저도 모르게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살아 있는 것처럼 얼음 창들을 가로지르며 다가드는 모습은 경이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아차! 너무 넋을 놓고 있다 보니 어느새 뇌전이 지척까지 다가들었습니다.

저는 황급히 술식을 움직여 얼음 창을 만들어내려 했습니다.

그런데?

뇌전이 허공의 술식을 보고 있기라도 한 듯 술식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아... 안 돼!

어그러지는 술식을 새로 그려내지만.

잠깐의 방심은 술식이 만들어지는 시간조차 내주지 않았습니다.

파지직. 파직. 파직.

제가 술식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술식을 지워내는 뇌전.

아무리 방심했다곤 하지만 이렇게나 무참하게 깨져 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이미 엉켜 버린 것은 미련을 버려야 하기에 양팔을 흔들어 주술을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그러곤 손톱을 길게 빼려는 찰나.

뇌전이 번쩍임과 동시에 서방님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하윽!?”

어느새 시퍼런 뇌전에 휩싸인 손바닥이 눈앞까지 도달해 버렸습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도달한 손바닥이 저의 얼굴을 가격하기 직전.

“헤헷! 내가 이겼다!”

스윽.

무시무시하게 빛나던 손은 어느새 따뜻하게 제 허리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서... 서방님...?”

또다시 반한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요?

서방님은 어느새 이렇게나 강한 남자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 사람이 바로 제 남자입니다.

저의 서방님입니다.

서방님이 단단한 팔로 저를 힘껏 잡아당깁니다.

그로 인해 저의 얼굴은 서방님의 탄탄한 가슴에 닿게 되었습니다.

쿵. 쿵. 쿵. 쿵.

힘차게 울리는 서방님의 심장 소리.

1시간이나 격하게 움직이며 흘러내린 땀 냄새가 저의 후각을 자극합니다.

저 또한 격하게 움직였기에 온몸은 땀으로 축축해졌습니다.

‘아... 땀 냄새!’

“이제는 내가 수지를 지켜 줄 정도로 강해진 거지?”

“네? 네...”

우리 서방님은 저를 그렇게나 지켜 주고 싶은 것일까요?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발전 속도라면 저를 뛰어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킁. 킁.

서방님이 돌연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습니다.

“서방님... 따... 땀이... 냄새 날 텐데...”

“응. 냄새나...”

“아... 안 돼... 놔 주십시오.”

“우리 수지냄새. 좋다...”

“좋지 않은 냄새가 날... 하윽!”

서방님의 혀가 목덜미를 훑고 지나갑니다.

“서방님! 더... 더러운 것입니닷!”

“으응? 수지 땀인데 왜 더러워? 그렇게 따지면 나도 땀 흘려서 더러운데?”

“서... 서방님은 더럽지 않습니다!”

“그래? 수지도 전혀 더럽지 않아. 오히려... 후으읍~ 흥분 돼.”

“서... 서방님...”

저의 땀까지 좋다고 해주시는 서방님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서방님이 잠시 눈을 감고는 환경을 조절하자.

금세 눈앞에 아담한 오두막이 생겨났습니다.

서방님은 경계의 주인.

이 안에서 서방님은 신과 같은 존재가 됩니다.

마치 월성촌에서 마마가 그러하듯.

오두막으로 들어가자 둘이 눕기 적당한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보였습니다.

단숨에 이렇게나 만들어내는 것은 마마라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역시 서방님은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목욕할까?”

“네...”

손수 저의 옷을 벗겨 주시는 서방님의 손길.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서방님의 손길은 언제나 저의 심장을 터질 듯 뛰게 만듭니다.

서방님의 손에 하나씩 벗겨지는 옷가지를 보며 벌써 저의 아랫도리는 축축하게 젖어듭니다.

“우리 수지 여기도 땀이 많이 났네?”

“아흑... 서... 서방님...”

아랫도리를 스치고 지나간 서방님의 손은 저에게서 나온 분비액으로 젖어 버렸습니다.

서방님이 음탕한 여자라 생각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의 몸은 서방님의 손에 이미 길들여져 버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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