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흑곰파(21)
5. 흑곰파(21)
세상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지만 카페 마들렌의 일상은 변함이 없다.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손님들과.
바쁘게 커피를 내리고 있는 연지.
알바생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하고, 수지도 일하는 일상을 방송하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시청자가 떨어질 것이라 여겼건만.
오늘 보니 오히려 시청자가 더 불어난 것 같다.
-수지냐옹아! 정말 남자 친구냐규!-
-나는 믿을 수가 없다옹ㅠㅠ-
-개 걸레 수지냐옹!!! 얼마면 벌리는데?-
[하앍 님이 영구퇴장 되셨습니다.]
-ㅋㅋㅋ 벌써 영퇴만 몇 놈인겨?-
-이 미친놈들은 어제일로 인터넷이 난린데 여캠이나 빨고 있네?-
-그런 너는 왜 여기서 비비고 있음?-
-ㅎㅎㅎ저 새끼는 전쟁이나도 여캠보면서 저 소리 할 거임.-
-여러분. 어제의 일은 실제 상황입니다. 이거슨 전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입니다.-
-꺼져. 진지충.-
-수지냐옹님은 여캠이 아니라고. ㅂㅅ들아.-
-ㅈ같은 세상. 남친 새끼는 수지냐옹 ㅂㅈ도 존나 빨았겠지? 와씨 나도 한 입만~-
[수지빤스 님이 영구퇴장 되셨습니다.]
-덜덜덜~ 수지냐옹을 영원히 못 보는 것이 두렵다...-
-그런데 수지냐옹 노래한다고 하지 않았음? 언제 해 줌?-
-ㅂㅅ 지금 일하는 거 안 보이냐?-
사실 더러운 쳇창에 수지가 충격을 받을까 싶었는데, 수지의 표정은 일말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의 관심사가 그리 많지 않는 탓이겠지.
그래도 더러운 말을 지껄인 놈들에게는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영구 퇴장을 먹이고 있었다.
“수지야. 슬슬 마무리해. 이제 들어가 봐야 하지 않겠어?”
어제 이후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경계로 넘어가 훈련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흑곰파와의 싸움에서 자신들의 부족함을 절절히 느낀 듯하다.
하물며 빈둥거리기만 하던 망나니 프리지아도 스스로 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물론, 나도 훈련의 필요성이 있었고.
내 훈련에는 남들과는 다른 방법도 존재하고 있다.
“아앗! 서방님!”
나를 발견하자마자 거리낌 없이 외치며 품에 폭 하고 안기는 수지.
순간, 쳇창이 확인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올라간다.
그뿐 아니라, 카페 안까지 내려앉는 정적.
-죽어!!!!-
-adfaf-
-ㄹㅎㅁㄴㅇㄹㅁㄴㄹㅇ-
-저 새끼 조루임.-
-ㅇㅈ-
-곧 헤어짐.-
-수지냐옹 허벌보지라 감당이 안댐-
‘아주 발악들을 하는군.’
막상 까고 보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전혀 거리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어차피 돈은 많다.
사실, 방송 따위는 당장에 그만둬도 상관없을 만큼 돈이 많기도 하고.
그저 수지의 경험을 위한 것이 목적일 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상하게 수지의 인기가 상승할수록 나의 만족도는 더 커지는 것 같다.
남들이 쥐지 못한 것을 나 홀로 갖게 된 느낌이라고 할까?
“시... 신경 쓰지 마세요. 서방님.”
무표정하게 영퇴를 먹이던 수지는 내가 마음이 상할까 걱정인 듯했다.
이 얼마나 기특하단 말인가?
“저언혀~ 신경 안 쓰임~ 수지야말로 괜찮아?”
그 물음에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영구퇴장 시키는 것도 재미있어요.”
“그래. 그렇게 재미있게 하면 되는 거야.”
“헤헤~ 돈 들어오면 서방님 다 드릴 겁니다.”
나는 그런 수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된다니까?”
“조금이라도 서방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욧!”
남들이 훈련을 하겠다고 경계로 향할 때, 수지는 시작한 일은 계속하겠다며 카페 일을 하는 중이다.
“그래그래. 알겠어. 그래도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고 들어가.”
“서... 서방님은요?”
“나는 할 일이 있어서. 조금 나중에 들어갈게.”
“흐응... 서방님하고 떨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게~? 어디서 이렇게 귀여운 앙탈이야?”
“아앗! 서방님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습니다!”
쪽.
하지만 나는 끝내 수지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말았다.
부러움과 질투가 가득 실린 시선들.
절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손님이 떨어져도 상관없다.
어제 위기를 느끼고 깨달은 것이 있다.
아끼면 똥 된다.
그만큼 마물이 된 오대석은 쉽지 않은 상대였고.
미사일 세례까지 받으며 생명의 위협마저 느꼈었다.
이 위험한 세상에서 어찌될지도 모르는데 남의 눈치나 볼 필요가 있을까?
“뭐 어때? 어차피 우리 커플인 거 다 아는데~”
“아... 커플... 조... 좋습니다! 커플!”
“수지가 좋으면 나도 좋지~ 히히~ 카페 마무리는 연지랑 내가 할 테니까 먼저 가 있어.”
“아... 연지언니... 네...”
여전히 전부 언니라고 부르는군.
연지의 이름을 거론하자 금세 풀이 죽는 수지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바꾸고는 힘차게 말한다.
“이것도 조강지처인 제가 감내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알겠습니다. 서방님 파이팅입니다!”
“어어? 어... 그래.”
무언가 눈치를 챘음에도 이 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반응.
어쩌면 수지도 어제의 싸움에서 많은 것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저의 모자람을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서방님도 더욱 강해져야 하겠지요. 저는 언제나 서방님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아... 고... 고맙다.”
“그럼, 저 먼저 가 보겠습니다. 서방님.”
쪽.
기습적으로 내 입술에 뽀뽀를 한 수지가 얼굴을 잔뜩 붉히고는 후다닥 자리를 빠져나갔다.
나는 벙 찐 얼굴로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내 앞에서 항상 수줍어하던 수지가 먼저 이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이야.
진한 딥키스하고 그녀와 몸을 섞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 가슴을 간질이는 감각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런 것도 나쁘지 않네.’
슬쩍 연지를 바라보니 얼굴이 벌게져 시선을 외면하는 모습이 보인다.
‘귀엽네.’
그렇다.
내가 혼자 이렇게 남아 있는 이유는.
오늘 연지를 따먹기 위해서다.
어쩌다 보니 내 입장에서는 꽤 긴 시간이 걸려 버렸다.
귓불까지 빨개진 연지의 옆에 성을 내는 윤지도 보였다.
-흥! 아주 카페가 망하라고 노래를 부르시네여!-
-카페? 망하라고 하지? 나 돈 많아.-
-뭐... 뭐라고요? 그럼 우리 언니는요!-
-연지? 연지는 왜 걱정인데?-
-그걸 말이라고 해요? 카페 마들렌은 우리 언니의 모든 것이라고욧!-
-아아~ 그래? 그런데 걱정 안 해도 돼.-
-왜 걱정을 안 해요!-
-연지는 내가 책임질 거거든~-
-네?-
-뭘 그렇게 순진한 척이야? 크크큭~ 오늘 연지하고 할 거야.-
-하... 한다고...요...? 뭐... 뭐를?-
-얼레? 발라당 까져서는? 구경하게 해 준다고 했잖아?-
당황으로 얼굴이 굳은 윤지를 보며 나는 씨익하고 웃어 주었다.
***
‘어... 어떻게 해... 너무 부러워... 아... 인한오빠... 흑...’
꽁냥거리는 강인한과 정수지를 훔쳐보면서 이연지는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빠의 입술... 나도 맛보고 싶어... 하아...’
부럽고 질투가 남에도 이상하게 몸이 달아오른다.
그녀도 저 강인한 가슴에 안겨 그의 입술을 맛보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위로 올라가 아랫도리를 매만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자기 위로.
그를 상상하며 얼마나 비비고 꼬집었던가.
‘아악... 부... 부끄러... 나... 어떻게... 나 정말 변태인가 봐...’
“연지야 괜찮아?”
“앗! 오... 오빠...”
“엉? 갑자기 왜 말을 더듬어?”
“아... 아니에요!”
귓가까지 다가와 말을 거는 통에 놀란 연지는 뛰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혹시 자신의 속마음이 들킨 것은 아닐까 초조하기까지 하다.
“하하하~ 연지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개졌어?”
‘귀... 귀여워...?’
“그... 그게... 아... 그게 아니라...”
“풋~ 뭘 당황하고 그래. 이제 슬슬 가게 마무리하자. 오늘은 오빠가 도와줄게.”
“아... 네...”
‘나한테 귀엽다고 했어... 아... 아직도 오빠의 숨결이 귀에서 느껴져...’
이연지는 카페를 마무리하면서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정리하고 마지막 손님과 알바생들까지 퇴근을 시켰다.
시간 내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고.
저릿한 아랫도리는 도저히 진정되질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뛰어올라가 욕실로 들어가서 이 간지러움을 가라앉히고 싶었다.
“휴우~ 다 끝났네. 연지야 수고했어.”
“네. 오... 오빠도 수고 하셨어요!”
“아이쿠~ 깜짝이야~ 요즘 연지는 목소리도 우렁차졌구나?”
“헙! 그게 아니라...”
“그나저나 연지 얼굴이 계속 빨간데?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이연지는 자신의 이마에 올라온 커다란 손을 느끼며 굳어져 버렸다.
‘오... 오빠가 내 이마를...’
그녀의 심장이 거세게 요동친다.
주르륵.
아랫도리를 타고 흐르는 애액이 답답한 청바지 안을 적신다.
‘아... 안 돼!’
“괘... 괜찮아요! 오빠! 제가 볼일이 좀 있어서! 먼저 오... 올라가 볼게욧!”
당황한 이연지는 도망치듯 집으로 후다닥 올라갔다.
그러곤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가 재빨리 욕실로 향한다.
“하아... 하아... 바... 바보같이... 흐윽... 어... 어떻게 해...”
이연지는 아랫도리의 찝찝함을 느끼며 청바지를 주섬주섬 벗었다.
고개를 숙인 그녀의 눈에 흥건하게 젖어 버린 팬티가 들어온다.
“나 정말 구제 불능일까...?”
겨우 이마에 손이 얹어진 것만으로 느껴버리다니.
젖어 버린 팬티를 벗어던지며 손을 가져가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마저 든다.
문질.
움찔.
“하윽... 하... 하지만... 이걸 끊을 수가 없어...”
그를 상상하면서 자위하는 것은 마약처럼 지독한 중독증상을 일으켰다.
조금은 수북한 음모를 헤집으며 손을 가져간다.
능숙하게 양옆으로 살살 벌려내자 음란한 음모와는 달리 처녀의 깨끗한 음순이 드러났다.
“아흣! 이... 인한오빠... 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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