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드러나는 세상의 이면.(11)
6. 드러나는 세상의 이면.(11)
“여... 여봇!”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
아니, 오히려 꿀잠이라도 잔 듯 상쾌하기까지 한 아침이었다.
다만, 자신보다 항상 일찍 일어나던 남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방문을 열어 본 오지욱의 와이프는 방 안의 참상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이게 무슨 일... 여보! 정신 차려요!”
아무리 22년을 살며 애정이 식어 버린 형식적인 부부 관계라고 하지만 아이들의 아비이고 지금의 부유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남편이었다.
그런 남편의 몰골은 차마 입으로 꺼낼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다.
“으으으...”
“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119! 아... 아니. 경찰! 112!”
횡설수설하며 휴대폰을 손에 쥐는 와이프의 모습에 끙끙거리던 오지욱이 무슨 힘이라도 났는지 벌떡 일어났다.
“그, 그만! 내가 경찰청장인데 어디에 전화해! 그만두지 못 해!?”
황급히 와이프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은 오지욱은, 이내 힘에 겨운 듯 침대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아, 아니... 당신 상태가 어떤지 알고 하는 말이에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에요?”
아내의 물음에 오지옥은 끔찍했던 지난밤이 떠오르며 온몸을 부르르하고 떨었다.
‘그... 그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이미 세상에는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세상의 이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초인의 존재,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의 존재까지.
그는 초인이 어떤 존재들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분은 정말 무서운 분이다.’
생각으로조차 자신을 고문한 강인한에게 그 분이라는 존칭을 쓰게 만드는 존재.
거짓을 말할 때마다 가해지던 충격적인 전기고문.
그는 마치 자신의 속마음을 낱낱이 꿰뚫어 보듯 거짓과 진실을 분간해냈다.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담아 그에게 답을 주었을 때에야 지독한 전기고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 당장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전화, 내 전화 어디 있어!?”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당신 모습을 봐요! 당장 병원부터 가야 한다고요!”
와이프가 오지욱을 향해 그리 다그쳤지만 그는 와이프의 말에 대꾸도 않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나야. 얼마 전 지시했던 강일파에 대한 거. 그거 당장 중단해. 뭐? 뭐가 그렇게 말이 많아! 중단하라면 당장 중단 해!”
***
경찰청장의 일을 처리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내가 사이코패스 살인마는 아닌지라, 최대한 신사적으로 어르고 달랬다.
물론, 그가 진심으로 굴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웬만해선 배신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사람 마음이란 것이 화장실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듯, 언제 변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결국은 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강제로 만든 복종심이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복종심 70정도면 충분하리라 본다.
여자도 아니고 나이 먹은 중늙은이에게 그 이상의 시간은 사치다.
나는 이미 그에게 기회를 준 것과 다름없다.
오지욱의 저택을 빠져나온 나는 주현성의 신혼집으로 이동했다.
이미 삼영이라는 초인집단에 불쾌감이 상당했던지라 내가 저지르려는 일에 대한 죄책감은 없다.
그놈이 결혼한 주제에 내 여자를 노리고 있었다면 나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할 따름이다.
‘그리고 삼영의 처녀를 더럽힘으로서 하나의 씨를 말려 버리는 효과도 있고~’
-그런 이유만은 아닌 것이다.-
‘맞거든?’
-푸흐흐흐흣~ 어디 한 번 두고 보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게도 주현성은 와이프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성의 몸이지만 초인으로서의 능력은 그보다 월등했던 것.
어렸을 때부터 쌓여 온 그 열등감은 주현성이 삐뚤어지는 것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삐뚤어진 주현성은 나약한 여자들을 자기 배아래 깔고 농락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고.
그것이 점점 도를 넘어서며 가학성에 눈을 뜨게 되었다.
초인인 그가 거친 행위를 함에 있어 어찌 보통의 여인들이 견딜 수 있었겠는가.
그렇게 죽어 나간 여성만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놈에게 나연누나가 넘어갈 뻔했다는 생각만으로도 이가 갈리고 살이 떨린다.
이 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좆같다고 해야 할지.
어이없게도 주현성이 나연누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라는 것.
그리고 와이프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있으면서도 주현성은 그 와이프를 사랑하고 있었다.
‘남자라는 새끼가... 쯧쯧쯧.’
-그중에 단연 최고는 강인한인 것이다. 뱀파이어 아이에게 당하던 시절을 잊은 것이다.-
‘난 나보다 강한 여자도 내 물건으로 제대로 눌러 줄 자신이 있거든?’
수지야 처음부터 나를 신처럼 여겨 주었고, 프리지아는...
내가 그녀에게 장난감처럼 휘둘렸지.
그래도 결국 프리지아도 내 자지에 굴복한 내 여자일 뿐이다.
그렇게 휘둘리면서도 내 똘똘이는 잘만 껄떡대던데.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는가 보다.
그놈은 와이프 앞에만 서면 똘똘이가 쪼그라든다나?
‘발기부전이잖아? 전문의라도 찾아갔어야지~ 덕분에 나는 그 새끼의 마누라를 처녀채로 쓱싹할 기회가 생겼지만 말이야.’
놈이 토해낸 말 중 가장 어이없었던 것은.
자기 와이프가 찍힌 영상과 사진을 틀어 놓고 다른 여자와 관계를 한다는 것이었다.
하물며 욕실에도 몰카가 설치되어 있다나?
‘모지리 새끼.’
하여튼, 그 모지리 새끼를 위해 나는 한 가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준비를 위해 모지리 놈의 신혼집으로 향하는 중이고.
그렇게 놈의 신혼집에 도착하자 재벌 초인가답게 경찰청장의 저택과는 다른 엄중한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정도쯤이야.’
지키는 놈들의 면면이 보통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를 은밀히 돌파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그만큼 내가 뇌기를 다루는 실력은 과거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을 이루었다.
그렇게 주현성의 아내인 주선우의 방으로 조심스럽게 스며들었다.
‘장난 아니게 예쁘잖아?’
뭔가 나사가 빠진 듯 멍한 눈동자이지만, 주선우의 외모는 눈이 돌아갈 만큼 매혹적이다.
저런 아내를 두고 쭈구리가 되어 건드리지도 못했다니.
주선우에 한해 발기부전증을 겪은 주현성이 너무나도 기특할 지경이다.
멍한 눈동자가 안타깝지만 그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보일 정도.
아기의 피부처럼 모공하나 보이지 않는 피부와.
선명하게 자리 잡은 눈, 코, 입.
그런데도 특유의 동양인의 외모를 벗어나진 않았다.
살짝 펑퍼짐한 잠옷을 입고 있음에도 굴곡진 몸매를 전부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주선우를 감상하던 와중 방 안으로 들어서는 불청객.
‘젠장. 뭐야 저 새끼는?’
이런 야밤에 결혼한 유부녀의 방에 거침없이 들어오는 사내라니?
다른 곳도 아닌 삼영이 연관된 이곳에?
들어온 사내의 외모는 빌어먹게도... 잘생겼다.
‘설마, 붙어먹는 놈이 있던 거야? 초인가문은 그런 거 용납이 안 된다며?’
그렇게 의문을 떠올리고 있을 때, 사내의 음성이 묵직하게 울렸다.
“아직도 상심이 큰가보구나.”
흠칫.
그 음성에 주선우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내의 물음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는 주선우.
그녀는 그저 초점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누구기에?’
“그놈의 씨는 받은 것이냐?”
그렇게 말한 사내가 주선우의 뒤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설마 아직도 관계하지 못한 것이냐?”
끄덕.
주선우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의 입가에 희미하게 번지는 미소를 볼 수 있었다.
“그놈이 실종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이렇게 된 거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네 처녀막이 제대로 있는지는 이 애비가 확인은 해 봐야겠구나.”
나는 순간 헛바람을 들이킬 뻔했다.
저 음흉한 미소 때문에 설마 했는데 아빠였다고?
그런데... 다 큰 딸 처녀막을 확인해 본다니.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병원 가서 확인해 보자는 그런 말이겠지? 그런데 아빠라는 작자가 뭐 저렇게 젊어?’
하지만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음흉한 미소가 마음에 걸렸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빠라는 놈의 말에 주선우가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가 눕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벌어진 이후의 일을 눈에 담으며 나는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저... 저런 미친... 어떻게 다 큰 딸 보지를 직접...? 저... 저 새끼 냄새는 왜 맡아?’
과연 저 짓거리가 친 아빠와 딸의 관계에서 가능한 거란 말인가?
나도 여러 일을 겪으며 변태성이 짙어졌다고는 생각하지만.
저런 것은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처녀막 확인을 한다면서...?’
처녀막 확인을 하는데 저렇게 지분거릴 필요까지...
저 새끼는 딸의 보지를 지분거리며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한순간 스쳐 가는 주선우의 눈빛.
탁하게 풀려 있던 그녀의 눈이 한순간이나마 강렬한 살의를 품고 아빠라는 놈을 내려다봤다.
‘허어... 씨발... 진짜 내가 뭘 본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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