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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288화 (288/297)

6. 드러나는 세상의 이면.(16

6. 드러나는 세상의 이면.(16)

“흐음...”

“저, 정말이라고요! 서방님! 마마가 눈을 떴었다고요!”

“그래, 수지야. 널 못 믿는 게 아니라니까?”

“하, 하지만 지금은 마마가 눈을 뜨지 않아서 못 믿으시잖아요.”

“하아~ 수지야. 나는 널 믿어. 네가 그런 것으로 설마 거짓말을 하겠어?”

“저, 정말이요?”

“그렇다니까?”

수지를 가슴에 안아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약간 흥분해 있던 수지의 숨이 차분해진다.

-일종의 식물인간과 비슷한 상황인 것이다. 눈을 뜨고 감는 행위는 할 수 있지만 뚜렷한 목적은 없는 것이다. 자발적이나 의도적인 움직임이 아닌, 육체가 기억하고 있던 행동을 무의식 적으로 한 것이다.-

‘오... 제법 전문가처럼 말하는데?’

-흐흥~ 내가 알 수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너는 이런 나를 조금은 존경해도 되는 것이다.-

금세 기고만장해진 마엔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내가 모르는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조금만 치켜세워 줘도 기고만장해지는 모습은 어린아이처럼 귀엽기도 했다.

-어, 어린 아이라니! 나는 위대한 칼라쿠니아 노히드르 다스리다 마엔님인 것이다! 감히 그런 불경한 생각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평소 마엔 때문에 생각의 분할을 해왔는데 나도 모르게 그 것을 깜빡해버리고 말았다.

어린 애 취급을 당한 마엔은 한참이나 광분해서 난리를 쳤고.

나는 그런 마엔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을 좀 빼야했다.

‘이러니 어린애 같다는 거지...’

“서방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으응? 아니야 아무것도.”

품에 안겨 올려다보는 수지의 얼굴.

어쩜 이렇게 질리지 않고 한 결 같이 예쁠 수가 있을까?

때로는 청순하게,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귀엽게.

오늘은... 너무나 순수해 보인다.

이 순수함을 내 더러움으로 칠해버리고 싶을 만큼.

각각의 내 여자들은 성격이나 성향이 다르기에 나도 모르게 그녀들과의 섹스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그 한 명 한 명과의 관계에서 나의 일정부분을 숨기고 있을 수도 있는 거겠지.

덥썩.

“아흣. 서, 서방님?”

놀라 당황한 수지의 얼굴.

이 곳은 경계 안 마마가 머물고 있는 거처다.

그리고 차분히 눈을 감고 누워있는 마마가 바로 옆에 누워있고.

그런 상황에서 나는 수지의 가슴을 잡아버린 거였다.

“네가 올려다보는 게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갔어.”

올려다보는 수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하, 하지만 마마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아흣... 그... 그렇게 주무르시면... 흐읏.”

몸을 빼 내려는 수지를 더욱 강하게 잡아당기며 그녀의 가슴을 농락한다.

스으윽.

“아, 안됩니다. 서방니임...”

얼마나 당황했는지 원래의 말투로 돌아와 버린 수지.

하지만 나는 그녀의 상의 안으로 넣은 손을 빼 주지 않았다.

꼴리던 상황에서 억지로 뇌기를 잠재우고 이 곳으로 달려 온 부작용일까?

본능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몰캉.

말랑. 말랑.

수지의 속살이 손에 닿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아랫도리가 팽창했다.

내가 두르고 있는 가녀린 허리위에 달린 가슴이라곤 상상도 못 할 크기.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을 이 거대한 가슴은 남자를 왜 이리도 꼴릿하게 만든단 말인가?

수 십 번이 넘게 만지고 빨아봤지만 도저히 이 커다란 가슴을 벗어날 수가 없다.

아무리 만지고 빨아도 그 맛은 도저히 나빠질 것 같지 않다.

“하아... 하아... 안 되는데... 하아...”

가슴을 손으로 애무하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숨을 토해내는 수지.

내 손에 농락당하며 그녀의 살결은 어느새 송글송글 배어나오는 땀으로 끈적해지고 있었다.

‘좆나 흥분되네?’

옆에 마마가 누워있기 때문일까.

지금의 흥분은 평소의 흥분을 아득히 뛰어넘은 것 같다.

‘수지도 마찬가지일까?’

그런 변태성이 수지에게도 있는지 궁금했다.

가슴을 주무르며 수지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은 마마의 옆에서 만져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죄책감이 뒤섞인 묘한 표정이었다.

‘크음... 아무래도 너무 나간 거 같기는 하네.’

순진한 여자를 두고 너무 과한 짓을 한 것 같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정신을 잃고 있는 수지의 마마 앞 아니던가.

이렇게 꼴릿한 상황에서 참을성을 보일 수 있다니.

그만큼 수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큰 모양이다.

그렇게 나는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는 스르륵 하고 빼 내려했다.

덥썩.

그 때, 빠져나가려는 내 손을 수지가 두 손으로 꾸욱 하고 누른다.

“으응?”

“가, 가슴 정도는 괜찮아요...”

푸욱.

고개를 푹 하고 숙인 수지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아 쓰바. 좆나 사랑스러워.’

이러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잖아.

더불어 진심으로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나를 최고로 생각하는 수지.

아마 수지가 마음먹는다면 세상 모든 남자를 가질 수도 있을 거다.

아니, 수지가 여러 남자를 만난다 해도 그녀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 것을 외면해서라도 만남을 이어나가려 할지도 모르겠다.

전에도 나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하지만.

왠지 오늘은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누어보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나서야, 나는 비로소 한 가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여자들을 두고 있었지만 그녀들과의 진정한 소통은 제대로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을.

어쩌면 나는 내 안에 잠재된 일말의 불안감을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능력이 내 여자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고는 있지만.

오히려 그 것으로 인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나와 섹스를 하며 높아지는 호감지수.

이 전에도 섹스라면 나름 자신 있는 종목과 같은 것이었지만.

지금처럼 완전한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는 없는 법이었다.

자신조차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어찌 타인의 마음을 두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처럼 갈대와 같은 것도 없다.

당장에 열렬히 사랑하다가도 순식간에 되돌아설 수 있는 것이 남녀 사이이다.

나는 그 것을 몇 번이나 겪어보았고.

그 것이 사람의 감정을 얼마나 마르게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나연누나를 짝사랑하던 것도.

그저 내 아래 눕혀보고 싶은 욕망 때문은 아니었을까?

“서방님...?”

여전히 몰캉거리는 수지의 가슴에 손을 댄 채, 올려다보며 서방님이라 부르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나만을 향한 시선.

나는 홀린 듯 수지의 입술 위로 내 입술을 겹친다.

쪼옥. 쪽.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수지의 입술은 황홀할 정도로 달콤했다.

그리고 이 입술은 오로지 나만이 독점하고 싶었다.

“하아... 우리 서방님...”

몽롱하게 변한 수지의 눈동자는 매혹의 마법이라도 부리 듯 내 정신을 빼앗아간다.

그녀의 손이 내 뺨에 닿았다.

그리곤 뺨을 잡아당기며 다시금 내 입술위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대부분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에 반해, 이렇게 적극적으로 키스를 해 올 것이라곤 생각도 못 해봤다.

쑤우욱.

내 입술을 뚫고 들어온 말캉한 혀가 영역표시를 하듯 내 입 속을 누빈다.

비록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지만 내 여자의 어머니가 누워있는 장소에서.

그 것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수지의 적극적인 키스에.

나는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츄우웁. 츄웁. 츄웁.

“하아... 하아... 하아...”

“후우... 후우... 후우... 우리 수지 이렇게 적극적인 면도 있네?”

“하아... 하아... 시, 실망 하셨어요?”

“후욱~ 후욱~ 아니, 적극적인 거 장난 아니게 흥분 돼.”

그 말이 기점이 되었을까?

터억.

수지의 손이 바지 위 한껏 발기한 양물에 닿았다.

그리고 덥석 잡아오는 대담함에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고 만다.

“으읏. 수, 수지야?”

“네, 서방님...”

미친... 지금 수지의 표정은 여태까지 보아왔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야해...’

지금껏 숨겨왔던 요염함이 폭발이라도 하듯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야한 표정으로 변해있었다.

말 그대로 사람을 홀리는 구미호.

‘왜...?’

“저도, 이제는 참지 않을 거예요.”

‘뭘...?’

“조강지처로서 조신함이 최고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러기엔 경쟁자가 너무 많거든요.”

‘난... 조신한 것이 좋은데... 설마, 수지가 그럴 리가 없지.’

“그리고, 이제는 눈치도 보지 않을 거예요.”

수지의 말을 들을수록 미궁 속으로 빠지는 것 같다.

‘그냥, 눈치를 봐도 괜찮은데?!’

“서방님이 저를 천박하게 볼 거라 생각해서 항상 참아왔어요.”

‘처... 천박...? 참아 왔다고...?’

쿵. 쿵. 쿵. 쿵.

폭탄이라도 터진 듯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

내 안에 자리한 미세한 불안감을 지금껏 드러내지 않았을 뿐.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리고 다니는 내가 끝까지 수지를 내 곁에 둘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나에겐 주제넘을 정도로 아름다운 수지.

수지가 과연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뭘까.

문득,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돈과 권력을 탐해 가랑이를 벌리던 나의 옛 연인들.

나보다 잘 생긴 친구 놈에게 다리를 벌리던 갈보 같은 년까지.

결국은 섹파로 생각해 관계를 이어나가기 까지 했었다.

그렇게 나에게 남는 것은 그저 육체의 쾌락을 향한 행위 뿐 이었다.

나는 그저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 사랑이라는 것은 쉽사리 내 곁에 머물러주지 않았다.

“이제는 저도 제 마음대로 할 거예요.”

쿵.

그 말에 나는 심장에 돌덩이가 얹어진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어... 그...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을 이어가야 한다는 말인가.

수지가 어떤 말을 한다 해도 나는 그녀에게 당당할 수 없지 않나?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나의 이기심은 절대로 그냥 두고 보지 말라고 외치고 있었다.

수지의 손은 여전히 내 물건을 쥐고 있었지만.

엄습해오는 불안감은 몰아낼 방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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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무런 준비없이 써 내려가는 소설.

그 것이 벌써 300화를 돌파했네요.

글쓰기는 실전이라는 말에 질러버리고, 무작정 킬링타임용을 써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미흡한 부분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때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연재를 중단하고 싶은 마음도 문득문득 들기도 합니다만.

왜 그냥 질러버리라고들 하는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내용이라도 용기를 주시고 끝까지 함께 해 주시는 분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 마구 써 내려가다보니 생각보다 내가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싶기도 하네요.

마구잡이 글이지만 '내 눈에는 다보여' 가 완결에 도달할 쯤.

조금이나마 글쓰는 실력이 늘지는 않을까 기대로 해 봅니다. ㅎㅎ

항상 큰 차별없이, 큰 비난없이 꾸준하게나마 연재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시는 조아라 독자님들 싸랑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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