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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는 다보여-292화 (292/297)

6. 드러나는 세상의 이면.(20)

6. 드러나는 세상의 이면.(20)

얄미우리만치 비아냥거리는 사내의 말에 발끈하면서도 주선우는 움찔거리는 몸의 반응을 외면할 수 없었다.

뱀처럼 휘감아 들어오는 사내의 손길은, 그녀의 가운 안을 파고들어 곳곳을 적나라하게 주물렀다.

벌레가 기어들어오는 오한을 느낀 것도 잠시.

‘아... 안 돼.’

몸을 주무르기 시작한 사내는 별다른 압박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주선우는 쉽사리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잠시 잊었던 짜릿한 쾌감이 다시금 찾아오며 전신의 힘이 맥없이 빠져 버린다.

그러다 번쩍하고 정신이 돌아왔다.

“이... 이거 놔!”

“어헛~ 그렇게 앙칼지게 굴면 안 되지~”

침입자의 손에서 빠져나가려던 주선우는 오히려 그에게 다시 제압이 되어 버렸다.

사내에 대한 분노와는 반대로 그녀의 몸은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죽여 버릴 거야!”

“역시 묶어놔야 좀 얌전해지겠네.”

말과 함께 순식간에 암전되는 시야.

주선우의 눈은 그 날과 같은 가죽으로 가려져 버렸다.

‘또, 또 눈을 가렸어.’

더불어 그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묶여져 버리는 손과 발.

암담함과 무력감에 주선우는 털썩하고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제 좀 얌전해 졌네.”

“너, 너... 정말 죽여 버릴 거야.”

“그럴 능력이 된다면 그렇게 해 봐.”

스스슥.

‘또, 내 몸을 가지고...!’

사내의 손이 몸을 파고들어온다.

후끈.

몸은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급격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찌릿. 찌릿.

‘아... 도대체 왜...’

사내의 손이 거칠게 가슴을 움켜쥔다.

지금껏 누구의 손도 타지 않은 가슴을 벌써 두 번이나 얼굴도 모르는 낯선 남자에게 만져지고 있었다.

두툼한 가슴의 살점을 움켜쥐고 마구 짓이기던 손가락이 중앙으로 이동했다.

손가락은 독사의 송곳니처럼 주선우의 유두를 꽉 하고 물었다.

찌릿.

딱딱해진 유두의 자극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그 소름 끼치는 쾌감에 주선우의 입에선 절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하윽...”

‘마, 말도 안 돼.’

이 전보다 더욱 큰 짜릿함.

이미 쾌감을 알아버린 몸은 사내의 손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사내의 손이 이번에는 두 개의 유두를 꼬집는다.

“흐으윽!”

머리카락까지 쭈뼛 서는 익숙하지 않은 쾌감.

‘시, 싫어! 하지 마!’

“그만!!!”

그녀의 발악에도 사내의 손은 거침이 없었다.

주무르던 가슴을 벗어나 겨드랑이를 쓰다듬었다.

마치 마사지를 하듯 꾹꾹 누르고 들어오는 손가락.

뜨거워진 체온으로 땀이 올올이 배어 나온다.

더불어 사내가 누르고 있는 겨드랑이에서까지 흐르는 땀방울이 느껴졌다.

‘따, 땀이...’

땀이 흐르는 겨드랑이를 만지는 낯선 사내의 손길에.

수치감을 느낀 것도 잠시.

어느새 사내의 손은 옆구리를 타고 내려가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에 얹어진다.

“아흡! 아, 안 돼! 싫어!”

사내의 손이 비부를 스치고 지나가자 펄떡이는 활어처럼 주선우의 허리가 크게 휜다.

마치 사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엄청난 쾌감이 전해지는 음부.

음순전체를 쓰다듬으며 균열의 중앙을 손가락이 가로질렀다.

찌그읏. 찌긋.

물기를 더해가는 균열과, 농밀하게 들려오는 음란한 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린다.

보통 사람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오감을 가진 그녀.

그중 시각을 차단당한 그녀의 다른 감각은 더욱 예리해졌다.

살을 스치는 손길, 자신의 비부에서 들려오는 음란한 소리와 냄새.

“싫다면서 몸은 솔직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헛소리 하지 마! 개자식아흐으윽~”

“오호~ 처음보다 감도가 좋아진 것 같아. 저번보다 더 잘 느끼고 있잖아?”

“더러운 손길에 내가 느낀다고!? 웃기는 소리... 흐으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왜 부정하는 거야? 눈으로 볼 수 없어서 그런 거야? 너도 알고 있잖아? 지금 네 밑은 홍수가 나기 직전이라고.”

“하아악... 아니야! 아니라고! 더러운 손 빼! 흐으윽~”

“흐흐흐~ 이번엔 삽입을 해 볼까?”

‘사... 삽입?’

“아... 안 돼!”

주선우는 삽입이라는 말과 함께 굵직한 손가락이 들어오는 느낌에 기겁했다.

쑤욱하고 밀려들어오던 손가락은 두 마디정도 들어와 우뚝 하고 멈췄다.

두터운 무언가가 들어 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전처럼 손가락이라는 것에 안도하던 것도 잠시.

찹. 찹. 찹. 찹. 찹. 찹. 찹.

엄청난 속도로 질구를 자극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탈색되는 것을 경험했다.

‘이, 이건!’

“하아악! 흐앙~ 흐앙~ 흐앙~”

온몸을 잠식하는 엄청난 쾌감.

이 전에도 한 번 느꼈던 오르가슴이 물 밀 듯 밀려들었다.

그 순간 주선우의 머릿속은 오로지 한 가지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

손가락을 타고 사내의 더러운 기운이 온 몸을 헤집는다.

전신의 모든 에너지가 아래로 쏠리는 느낌.

그녀의 음부가 미친 듯이 벌렁이며 홍수를 쏟아 낼 준비를 마쳤다.

“하아악! 나, 나와! 나온다고!”

우뚝.

그렇게 절정을 맞이하려던 순간.

돌연 사내의 손이 멈춰 섰다.

쑤욱.

그러곤 미련 없이 빠져나오는 손가락.

“하악, 하악, 하악.”

거친 숨을 토해내던 주선우의 정신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었는지를 상기하자.

안타까움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또, 이런 개자식의 손에...’

그때, 사내가 주선우의 젖을 한 움큼 입에 베어 물었다.

“하읏.”

저릿. 저릿.

제대로 절정의 끝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예민해진 촉각으로 인해 가슴이 저릿하게 울린다.

할짝. 할짝.

쪼오옵. 쫍.

사내의 입이 유두를 물고 늘어지자 등 뒤로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르르 했다.

한참이나 유두를 물고 입에 굴리던 사내가 휙 하고 주선우를 뒤집었다.

“하윽...”

사내가 골반을 잡아당겨 주선우를 엎드리게 만들고는 등을 지그시 눌렀다.

침대에 바짝 엎드려 엉덩이만 곧추세워진 자세.

그 덕에 주선우의 뽀얀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역시 여자는 방댕이가 커야 된다니까? 전에도 봤지만, 어떻게 이런 늘씬한 몸에 이런 가슴하고 엉덩이가 달려 있을 수 있지?”

“하아... 하아... 개자식... 하아...”

“아직도 기가 살아 있네? 뭐, 이 정도로 기가 죽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그럼, 이제 뒤에서 쑤셔볼까?”

짜악.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주선우는 화끈한 엉덩이의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이 개새끼야!”

설마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내려칠 것이라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탓에.

그만 비명을 질러버리고만 것이다.

“오오~ 반응 찰지고~”

짜아악.

“꺄악! 이런 미친 변태 같은 새끼!”

화끈. 화끈.

어찌나 세게 내리쳤던지 엉덩이를 울리는 고통이 불에 대인 것만 같았다.

짜악. 짜악.

“아악! 그, 그만하라고! 하악!”

하지만 사내의 손은 더욱 모질게 주선우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아픈 엉덩이도 고통스러웠지만, 사내에게 엉덩이가 까여져 맞고 있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더욱 큰 고통을 주었다.

짜악. 짜악. 짜악.

그 후로도 몇 번이나 사내의 손은 엉덩이를 내리쳤고.

사내의 매질이 멈췄을 때에는 엉덩이에 화상이라도 입은 것만큼 고통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엉덩이의 열이 식으며 시원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찌릿. 찌릿.

덩달아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저릿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뭐, 뭐야.’

주선우는 낯선 그 감각에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

엉덩이를 두들겨 맞았는데 뒤 늦게 오는 이 짜릿한 느낌은 뭐란 말인가.

“크크큭~ 너도 이 모습을 보면 상당히 볼 만할 텐데.”

후두둑. 후두둑.

가랑이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애액.

주선우는 허벅지로 줄줄 흘러내리는 애액을 느끼며 진한 수치감에 얼굴을 침대에 묻었다.

“도대체, 도대체 나한테 왜... 왜 이러는 거야... 흑... 흑흑흑... 흑...”

얼굴을 묻은 침대보가 뜨거운 눈물로 적셔진다.

그녀의 기억에서 언제 이렇게 눈물을 흘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아마도 몸이 성숙해지며 아버지에게 강제로 음부검사를 받았을 때마다 눈물로 밤을 지새웠던 것 같았다.

그것도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감정을 죽이게 되며 무감각해졌다 여겼거늘.

이렇게 서러움이 복받쳐 오르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흐흐흑... 내가 너에게 무슨 잘못 했다고... 흑흑흑...”

“잘못? 했지~ 네가 삼영가에 속해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잘못이요. 주현성 마누라라는 것이 두 번째 잘못이야. 그러니 같이 즐기자고~ 아직 밤은 기니까.”

다리가 묶여 앙다물려 있는 균열사이를 사내의 거친 손가락이 또다시 파고들었다.

“하으윽... 아... 아파... 흑...”

그러곤 사내의 손가락이 현란하게 질 속을 누비기 시작했다.

투툭.

사내는 나머지 손으로 주선우의 발에 묶인 끈을 풀어 버리고 맞붙어 있는 무릎을 양옆으로 벌려 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으읍... 하아... 하아... 하윽!”

하지만 주선우는 다리가 풀렸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금세 달아오른 그녀는 막 서러움을 토해내던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쾌감이라는 것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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