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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형준이 어머니와 야스
명품샵 직원 권기정이 허리를 폴더로 접었다.
“죄송합니다. 매니저님.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권기정씨! 정신 나갔어? 지금 누구한테 사과를 하는 거야! 이 쪽 남자분에게 해야지. 어서 사과 안 드려!”
권기정의 얼굴이 처참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미쳤나 봐요. 감히 제가 사장님 지인분을 못 알아보고 이런 실수를 했습니다. 제발용서해 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나를 그렇게 개 무시했던 명품샵 직원이.
백화점 사장의 지인이라는 말에 고개도 들지 못한다.
이런 썩을 놈 같으니라고.
“제가 사장님 지인 인걸 못 알아봐서 문제가 아니라. 제 옷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 게 문제죠. 그렇게 사람 겉만 보고 판단하면서 무슨 일을 합니까? 안 그래요?”
명품샵 직원 권기정이 고개를 못 들었다.
“손님. 아무래도 기분이 많이 상하신 듯한데. 저희가 어떻게든 보상해서 만회 할 기회를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백화점 총괄 매니저가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뭐 사실 아직 기분이 나쁘기는 하지만 참교육은 이정도면 된 것 같다.
“아 됐고요. 앞으로 직원 교육 잘 시키세요.”
“손님. 그래도 어떻게........ 만회 할 기회를.......”
“됐어요. 그건 그렇고 저 직원은 그냥 이렇게 놔두실 거예요? 사람 옷차림만 보고 등급을 평가하는 직원이 있는 백화점 다시 오고 싶겠어요?”
“네. 네! 당연히 이런 직원은 저희 백화점의 수치죠!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고객님!”
빨개진 얼굴로 발렌시아가 샵 권기정 직원을 바라보는 총괄매니저.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권기정 직원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몸은 부르르 떨린다.
“권기정씨!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당장 사직서 써와! 내일부터 나올 필요 없는 거 알죠? 지금 권기정씨 때문에 백화점 이미지에 얼마나 큰 타격 입었는지 알아! 아이 씨발 진짜. 뭐해! 얼른 사직서 써 오라니까!”
어이쿠, 해고당하셨네?
그러니까 처음부터 옷차림만 보고 사람 무시하지 말지?
뭐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 * * * *
발렌시아가를 나와서는,
백화점 총괄매니저의 아부를 받으며 바로 구찌, 샤넬, 에메레스등 명품 샵에서 옷과 신발 가방등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가는 곳 마다 엄청난 아부와 친절이 쏟아진다.
이런 대우를 처음 받는 나는 어쩔 봐를 모를 정도로 극심한 친절이다.
“시원아, 아까 그 건방진 직원 때문에 효린이 언니도 알게 되어서, 이제 나도 어쩔 수 없네. 언니가 한 장 다 쓸 때까지는 백화점에서 나갈 생각하지 말래.”
“한 장이요? 그러면 100만원?”
“얘. 100만원은 이미 한 참 점에 넘었지.”
“네? 그러면 1,000만원? 헉. 1,000만원을 옷이랑 신발 사는데 써요?”
형준이 어머니가 귀엽다는 듯이 웃는다.
“1,000만원이면 백화점 직원들이 이렇게 굽신굽신하겠니.”
“그, 그러면····· 1, 1억이요????”
그제야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형준이 어머니.
“효린이 언니가 이미 돈은 보냈으니까, 우리 오늘 이거 다 써야해. 그러니까 부지런히 쇼핑하자. 알았지?”
하아········
진짜 리치 밀프 유부녀들의 자금력은 엄청나구나.
1억이라니!!!
물론 그동안 내가 그녀들이 사준 선물들을 다 사양해서 한 번에 주는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옷과 신발, 가방을 사기에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제는 거절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명품샵에 들어가서 가장 신상품에 잘 나가는 물건들로만 추천 받아서 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억에 가까운 명품 옷과 가방 신발을 다 사고야 말았다.
“하아. 드디어 다 끝났네. 진짜 힘들었다!”
형준이 어머니와 내 주위에는 명품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을 들고 있는 백화점 직원들이 주르륵 서 있다.
“시원아. 너는 진짜 여자같이 털털하다니까. 보통 남자들은 명품백 사준다고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 종일 쇼핑하던데. 나도 하루종일 쇼핑 할 각오 단단히 하고 왔는데 조금 허무한데?”
남자가 가방이랑 옷 사는데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한다고?
하긴 이곳은 남자와 여자가 뒤바뀐 세계니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남녀가 역전되기 전 세계에서 온 남자.
쇼핑은 그저 귀찮은 일이다.
남자가 대충 티셔츠에 청바지나 입고 다니면 되지.
“저는 제 옷이나 가방 보다는········ 어머니가 입고 있는········”
“응? 내가 입고 있는?”
주위를 살피며 은근슬쩍 형준이 어머니를 내 쪽으로 당긴다.
그리고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귓속말로 속삭인다.
“야한 속옷에 더 관심 많거든요.”
“어, 어머! 애는! 누가 보면 어쩌려고. 남자가 여자 엉덩이를 사람들 다 보는 곳에서!”
흠칫 놀라며 주위를 살피는 형준이 어머니.
얼굴까지 홍당무처럼 빨개져 있다.
원래도 야하고 섹시하게 생긴 것과는 다르게 귀여운 성격의 형준이 어머니지만.
공개적인 장소에서 부끄러움을 타니 더 놀리고 싶어지는 걸?
그 모습을 보니 잊고 있었던 여자친구가 생기면 해보고 싶던 위시리스트가 떠오른다.
“어머니. 저희 이제 쇼핑은 다 끝났죠?”
“응, 그렇지, 왜? 이제 집에 갈까?”
“에이, 그냥 이렇게 가기에는 뭔가 아쉽지 않아요?”
“그, 그럼 어, 어디········ 들렸다 가자고?”
기대감이 잔뜩 섞인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형준이 어머니.
아마도 그녀가 말하는 곳은 야한 짓을 잔뜩 할 수 있는 호텔이겠지?
하지만 나는 그녀의 야한 상상을 단번에 무너뜨린다.
“아니요. 그냥 어머니 옷 한 벌 사드리고 싶어서요. 일단 저희를 귀찮게 졸졸 따라다니는 직원들은 그만 보내죠?”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한 얼굴로 형준이 어머니가 대답한다.
“응. 그래. 그러자. 저기요! 매니저님?”
형준이 어머니가 총괄 매니저를 부르자, 매니저 아저씨가 과잉 친절 가득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며 다가온다.
“네! 사모님! 뭐 또 필요하신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아니요. 그게 아니고, 이제 쇼핑은 다 한 것 같으니까 직원들 시켜서 저희가 산 물건들은 차에 실어주세요.”
“아! 네!!! 당장 분부하신대로 하겠습니다!!”
깍듯하게 대답하며 뒤돌아서는 총괄 매니저를 향해 형준이 어머니가 지갑을 연다.
“그리고 이거, 오늘 수고하셨어요.”
5만원짜리 다발.
적어도 300장 이상은 되어보인다.
“아이고, 이거 안 그러셔도 되는데.”
말은 사양하지만 손은 이미 넙죽 내밀고 있다.
새침하게 총괄 매니저를 바라보며 돈을 건낸 형준이 어머니가 나를 향해 뒤돌아선다.
“시원아. 가자. 그런데 나 옷 많아서 필요 없는데.”
“아니에요. 어머니. 어머니가 이렇게 선물을 많이 주셨는데, 저도 옷 한 벌 정도는 사드려야죠!”
그렇게 말하며 형준이 어머니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여자 옷을 보는 안목은 없다.
하지만 옷이라는 것이 꼭······· 겉에만 입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니까.
* * *
"어머, 시원아! 여기는········“
형준이 어머니가 부끄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왜요? 속옷도 옷이잖아요. 어머니. 자 제가 어머니한테 어울리는 속옷으로 골라드릴테니, 탈의실에 가서 갈아입어 보세요.”
“여기서 갈아입어 보라고?”
형준이 어머니가 수치심 가득한 얼굴로 진열되어 있는 야한 속옷들을 바라본다.
“네. 그럼요. 제가 어머니께 사드리는 선물인데 당연히 어머니가 잘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 봐야 할 것 아니에요?”
“그, 그건 그렇지만·······”
“자! 이거랑 이거! 어머니한테 딱이에요. 어서 입어 보세요.”
진열되어 있는 속옷 중 가장 야한 걸로 3벌을 골랐다.
“어머~ 손니. 요즘 트랜드 잘 아시네요. 요즘 그 상품 진짜 잘 나가요!”
더군다나 나를 지원해주는 백화점 속옷 상점 직원까지.
형준이 어머니가 못 이기는 척 내가 골라준 속 옷 3벌을 들고 탈의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후.
백화점 속 옷 상점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말한다.
“저기, 아무래도 여자들은 속옷이라던가 이런 거 잘 볼 줄 모르니까, 제가 잠시 들어가서 사이즈가 잘 맞는지 체크 좀 해도 될까요?
“네? 아·······”
잠시 고민하는 속 옷 가게 남자직원.
하지만 곧 밝게 웃으며 대답한다.
“네~ 그렇게 하세요.”
사실 여자가 속옷을 사는데 남자가 들어가는 건 원래 세계라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이곳은 남녀가 역전된 곳.
남자가 옷에 관심도 없고 무심한 여자를 위해 탈의실에 들어가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여자면 몰라도, 이 세계에서의 남자는 여자에게 야한 짓을 먼저 할리 없으니까.
거기다가 지금 나는 이 백화점의 VVIP.
발렌시아가 직원이 나에게 함부로 했다가 무슨 꼴을 당했는지 다들 알고 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만·········”
그렇게 말하며 형준이 어머니가 옷을 갈아 입고있는 탈의실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긴다.
* * *
“어머니! 속 옷 마음에 드세요?”
“어, 어머!!! 시, 시원아!”
형준이 어머니가 탈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안 그래도 귀엽지만 당황한 형준이 어머니의 얼굴은 더 귀엽다.
어떻게 저 귀여운 얼굴이 아줌마야.
아무리 봐도 나보다 세~네 살 정도 밖에 안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