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오나홀 아카데미-11화 (12/162)

Chapter 11 - 야겜의 여신이「어디서든 펠라치오」를 강매한다

밖으로 나오니, 들어갈 때와는 다르게 사람이 많았다.

다들 우리가 상처 없이 나온 걸 보고 안도하는 눈치다.

동네 사람들이 던전에 들어간 헌터가 무사히 나오는지, 그걸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 안심하세요!"

유우나가 말했다.

"휴, 고마워요. 학생."

"우리 애가 지나가는 곳인데, 마수라도 나오면 어쩌나 했어요…."

"참한 미남미녀 커플이네."

어색하게 서 있는 나랑은 달리,

동네 주민을 안심시키는 것도 헌터의 일인 것처럼 유우나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잠시, 헌터 라이센스를 확인하겠습니다."

그때 검은 양복을 빼입은 남자들이 불쑥 우리에게 다가왔다.

헌터 라이센스? 그런 거 없는데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유우나는 라이센스를 보여주면서 내게 속삭였다.

"헌터 사무국 사람들이야. 뒷정리는 내가 할 테니, 먼저 가."

"어, 응. 고마워."

"내일 봐!"

뒤처리 확실하네. 이게 프로 헌터의 세계인가?

단순한 고수익 알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분야인 듯하다.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결국 여기도 피 튀기는 경쟁 사회인가.'

수능은 없어도 유우나 같은 가냘픈 여학생이 칼 들고 몬스터가 도사리는 던전 속으로 뛰쳐 드는 것이 당연한 세계.

나는 그런 곳에 떨어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비겁할 정도로 사기적인 권능을 잔뜩 갖고서.

그래서 캥기냐고?

아니, 솔직히 인생 easy 모드라서 좋다. 그걸 싫어할 사람이 어딨겠는가?

과도하게 천박한 능력과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조금 힘들긴 하지만,

'오나홀 수집가'의 활용도를 깨달은 지금은,

이 스노우 볼을 얼마나 잘 굴려야 내 예쁜 여동생들과 미래의 와이프(하렘 아님)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그 생각뿐이다.

아카데미 3번 대로를 쭉 지나서 오른쪽 골목을 돌면 나오는,

빨간 지붕에 마당 딸린 2층짜리 단독 주택이 우리 집이다.

끼익.

자전거를 있던 자리에 놓고 잠금장치를 찾지만, 그런 건 없었다.

'…이세계는 자전거 도둑이 없나?'

생각해 보니 뺼 때도 잠금장치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오빠가 오빠다워야 오빠지, 집에 오지 마. 오면 죽인다」

「들어오면 죽인다고. 농담하는 거 아니야」

…….

곧 있으면 스텔라와 대면할 생각에 한숨부터 나온다.

"오빠~!"

"세레나?"

그런 걱정을 사르르 녹이는, 예쁜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다.

흑발자안의 도내 SS급 미소녀, 세레나가 돌핀 팬츠 차림으로 정원 화단에 물을 주는 중이었다.

보기 싫어도 여동생의 쭉 뻗은 다리에 눈이 간다.

내 참을성을 시험하는 듯한 복장이었다.

누가 세레나를 납치해가면 어쩌지?

그런 걱정이 절로 샘솟을 만큼 파격적이다.

"뭐에 정신 팔고 있는 거야? 이얍!"

"앗! 물 뿌리지 마!"

그나마 냄새 안 나는 옷은 이거 하나뿐인데!

"히힛."

"잡았다!"

"꺄!"

장난치는 세레나를 붙잡아 들어 올린다.

세레나가 물을 뒤집어쓰면서 흰 탱크탑 속, 검은색의 레이스 달린 속옷이 비쳐 보였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신혼부부 모먼트를 즐기다가 정신차린다.

"오빠. 변태."

"맹세코 노린 건 아니었어."

그렇게 철 지난 러브코미디같은 풋풋한 장면을 연출하던 중.

2층 창문에서 이쪽을 싸늘하게 노려보는 금발의 여동생과 눈이 마주쳤다.

히이익.

역시 이거 공포 게임 맞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스텔라가 나 죽인다고 하지 않았어?"

"아하하…."

세레나는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오빠, 힘내!"

그래, 박살 난 집안 기강 바로 세우는 건데 세레나한테 도와달라고 빌면 폼 안 나잖아.

쫄지 말자!

당당하게 현관으로 들어간다.

'추워….'

기분 탓인가.

집안이 공동묘지처럼 싸늘한 기분이었다.

오나홀 만진 손을 비누칠해서 뽀득뽀득 깨끗하게 씻고 세안까지 마친 후.

스텔라를 찾아본다.

집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

세레나는 아직 바깥에 있고…….

…여기도 이상중력파가 발생했나?

만약 그렇다면 S급 던전이 분명하다.

'일단 방으로 가자….'

방으로 가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자.

강하게 나가면 역효과다. 먼저 스텔라가 왜 저렇게 빡이 쳐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여성 한정으로 호감도 오만 팔천 배인 얼굴로도,

여신이 부여한 히든 스탯 매력 구백구십구로도 어찌할 수 없는 문제가.

나와 스텔라 사이에 놓여 있다.

2층. 스텔라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노크한다.

"스텔라. 오빠야. 얘기 좀 해."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안에 있는 건 확실한데, 마치 말을 섞기 싫다고 시위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스텔라."

안 되겠는데….

톡으로는 대답해주지 않았던가? 차단당한 건 아니니까 한 번 시도해보자.

- 스텔라, 잠깐 얘기 좀 해. 내가 네 방 가는 거 싫으면 내 방에서 보자

[스텔라]

30분 뒤

30분 뒤… 좋아.

방에 돌아가서 이리저리 서성이며, 스텔라가 감정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할지 시뮬레이션해본다.

이건 오빠의 권위를 찾기 위한 정당한 싸움.

'진짜 형제가 있는 친구한테 물어봤으면 뭐라고 했으려나.'

죽도록 패서 기강을 세우라고 했으려나?

내가 주워들은 방법이 그것뿐이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거야.

방을 깨끗이 치워두고 폰을 보던 중.

무심코 오늘 찍은 사진을 확인하려고 갤러리 앱을 들어간 나는, 경악했다.

[학생회장 이사벨라(SSS급)]

[스텔라 팬티]

[세레나 도촬]

[타니스 마망 샤워 실루엣(개꼴림, 30번은 쓴 듯)]

…이게 뭐야.

도촬 사진이 5천 장이 넘는다. 학생회장을 타깃으로 하다니, 진짜 목숨 아까운 줄 몰랐구나.

오나아카의 전 주인공, '구상혁'이 저지른 짓이 분명했다.

쭉 스크롤을 내려 확인해본 결과, 학생회장의 치부라고 할 만한 건 없지만.

촬영 구도가 다분히 음습하다.

화이트 팬츠가 강조하는 엉덩이 굴곡을 어떻게든 음란하게 찍으려고 애쓴 노력이 보인다.

그리고 학생회장 얼굴을 합성한 악질 딥페이크 포르노들.

다른 폴더에는 이름 모를 아카데미 여학생들의 업스커트 사진도 가득 있었다.

'…….'

하지만.

진짜 무서운 건 여동생들 이름으로 된 파일이었다.

확인해봐야겠지…?

한집에 사는 가족인 만큼, 빈틈을 노릴 찬스는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선을 넘는 도촬 사진은 없었다. 간신히 찍은 것도 세레나의 팬티가 힐끗 보이는 정도.

대부분 찍다가 맞기라도 했는지 초점이 흔들려 있다.

그러나….

11월 01일 스텔라의 빨간 물방울무늬 팬티

11월 02일 스텔라의 운동 직후 냄새 밴 흰 면 팬티

'이건….'

당사자를 찍을 수 없어서 팬티를 벌려 놓고 찍은 모양이다.

진짜 레전드네.

「오나아카」가 시작되기 전에 히로인에 흠이 가는 걸 야겜 여신이 두고 볼 리 없으니까,

헤나, 혹은 여동생에게 이루어진 음습한 변태 행위는 여기까지였겠지만….

내가 이 게임에 빙의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이 게임의 설정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구상혁의 가족들.

세레나와 스텔라였다.

스크롤을 내리는 손가락이 멈추지 않는다.

즐기고 있는 게 아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여긴 어차피 야겜속 세상.

이런 일로 화내서 어쩌겠냐마는…….

"엔. 잠깐 나와봐."

"네엡!"

엔이 등장했다.

"이 정도 업보면 내가 무릎 꿇고 빌어도 관계 회복이 어렵잖아."

"관계 회복? 쉬운데요?"

"여동생을 오나홀로 만드는 방법 외에는?"

"실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봤어요!"

그렇지.

학생회장 이벤트로 그렇게 속 썩여놓고, 아무 대책 없으려고?

역시 여신이야.

"뭔데?"

"후후, 놀라지 마시라! 짜잔!"

여신은 빛으로 가득 찬 손을 내밀어, 내게 새로운 권능을 하사했다.

[권능 <어디서든 펠라치오!>를 습득했습니다!]

[빠빠빰 빠★ 빠 빠 빠빠빰★]

"……."

"이걸로 말 안 듣는 건방진 여동생도 한 방에 입보지 봉사 머신으로 전락! 대꼴 펠라치오 타임을 언제든 가질 수 있다고요!"

"아니……."

이건 또 무슨.

"내 스킬 트리에 이상한 것 좀 넣지 마! 이거 비활성화되는 거지?"

"왜요오오오. 럭키 스케베도 힘들게 드린 건데!"

"럭키 스케베, 어디서든 펠라치오, 여동생 오나홀 만들기 외에 다른 방법은 없냐고!"

"……최면 어플? 아, 그 권능은 용왕님 거라서 안 되긴 하는데……."

"아니, 이 세계는 강간 말고는 해결책이 없는 거냐고!!"

지금 오빠가,

과거에 존나 큰 잘못을 저질러서 그거 좀 회개하겠다는데.

「어디서든 펠라치오!」를 꺼내면서 웃는 여신이라니.

야겜력 미친 거 아니냐고?

"음, 어떤 식으로든 결국 상대의 동의를 받았으면 화간 아닐까요?"

"상대가 정상적인 의사 결정권이 없을 때 그러면 강간이야. 제발, 엔!"

<어디서든 펠라치오>를 치우기 위해 상태창을 켜고 손가락으로 계속 드래그 앤 드랍을 하고 있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이 망할 놈의 개변태 스킬.

"그렇다고 이대로 히로인이 상혁님한테 증오심을 쏟아내는 것도, 제가 원하는 전개가 아니에요. 건방진 여동생 참교육 시나리오가 또 맛있는 건데요!"

"그러니까 강간해라?"

"후후. 바로 강간하는 게 양심에 찔릴 수 있으니까, <어디서든 펠라치오>와 함께라면!"

"솔직히 나도 조금씩 즐기고 있어서 아주 강하게 뭐라고 하긴 좀 그렇긴 한데."

여기 와서.

원래 세계였으면 평생 가도 말 한 마디 못 섞었을 예쁜 여자랑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도 하루에 네 번이나.

그것만은 여신에게 감사한다. 나라고 야릇한 이벤트를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그러나.

나한테 인간으로서 넘어설 수 없는 선이 있다.

"스텔라의 의사를 짓뭉개는 건 반대야."

"<어디서든 펠라치오>……."

"안 해."

"……힝. 열심히 만들었는뎅…."

"내가 누명 때문에 같잖은 피해 볼까 봐… 이런 걸 만들어주는 건 고맙긴 한데……."

지금 이 상황에 스텔라한테 <어디서든 펠라치오> 박으면.

난 진짜 사람으로서 끝장나는 거라고…….

"이런 세계에 떨어졌다고 나라는 사람이 갑자기 바뀌는 것도 아니야."

딱히 착한 척, 위선 떨고 싶은 게 아니다.

나도 순간순간 욕망에 져서 여동생한테 손딸 시키고, 동급생 젖가슴 주무르고, 첫날부터 난리였다.

단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뿐이다.

뒷맛 개 찝찝한 강간 같은 건 사절이라는 거다.

"상혁 님의 뜻이 그렇다면……."

"뭐 도움 될만한 정보 없을까?"

"음… 스텔라는 사실 외로움을 잘 타는 아이에요.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의지할 수 있는 오빠를 원해요."

"…내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거네."

"얘는 히든 에로 스탯이 또 대단한데…. 봉사하기 시작하면 아주 대단한…."

"잠깐잠깐! 그런 건 말하지 마!"

엔은 장난스럽게 혀를 빼꼼 내밀었다.

하여튼 이 녀석…….

"이것도 좀 색다른 맛이긴 하네요! 3분이면 함락시킬 수 있는 오나홀을 하나하나 상냥하게 케어해주면서, 친밀감을 쌓아 올리는 전개!"

"…명색이 신이면 자기가 만든 히로인을 오나홀이라고 부르지 마…."

"그래도 인내심이 팍 끊어질 것 같다면 <어디서든 펠라치오!> 잊지 마세요!"

……가져가라니까.

나한테 이런 칼자루 쥐여주고, 유혹에 무너지는 순간도 기대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똑똑.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자, 엔은 휘리릭 사라졌다.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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