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오나홀 아카데미-96화 (97/162)

Chapter 96 - 왕관 쟁탈전(2)

"솔이랑 같이, 한 명은 어떻게든 막아볼게요."

"우산만 이쪽으로 보내. 그 녀석은 지금 나한테 혈안이야!"

"네!"

짤막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 상대를 찾아서 격돌한다.

"매지컬☆라이플!"

트루 퀸 솔이의 자동 연사가 불을 뿜었다.

언니인 니카는 창을 휘둘러 탄환을 튕겨내면서 사리카의 검을 맞받아친다.

우산 쓴 비카는 예상대로 사리카에게 눈도 안 주고 나한테 일직선으로 뛰어왔다.

나는 먼저 우산 위로 고무탄을 한 발 털었다.

'월광탄 카운트 1.'

펌프 액션 한 번.

이때 이미 산비카는 내 근처까지 와 있었다.

"울려줄 거야! 김상혁!"

그녀는 우산 끝으로 땅을 찍더니 장대 멀리뛰기 선수처럼 날아올랐다.

총구로 끌어 치듯이 따라가서 쏘면 그만이었는데, 솔직히 숙련도 이슈로 손이 굳었다.

설마 저렇게 화려한 무빙으로 날아오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쁘다.'

공중을 춤추듯이 나는 금발 쌍둥이 자매(동생 쪽)가 너무 예뻐서 넋을 잃고 바라봤다.

나비처럼 날아오른 그녀가,

아마도 A급 이상으로 단련되었을 발뒤꿈치를 해머처럼 내려찍으려던 찰나 정신이 들었다.

"상혁아!"

"큿!!"

[격투술로 적의 동작을 파악합니다]

파악했다!

쿠우우웅!!

옆으로 몸을 틀어서 피하자, 내가 있던 자리로 산비카의 발뒤꿈치 찍기가 직격.

믿기지 않게도 웬만한 학교 운동장만큼 넓은 거인의 접시가 진동했다.

"어디에 정신이 팔렸어?!"

산비카가 주먹을 뻗은 찰나, 무언가 뇌리를 번뜩였다.

아까는 읽지 못했던 동작이 보이잖아?

[잠재력 해방]

[격투술(스승:이사벨라)이 이사벨라의 격투 스킬,「악의 탈」로 각성합니다]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산비카가 뻗은 주먹을, 체중 이동과 함께 스무스하게 받아넘기면서 자빠뜨린다.

마치 날 가지고 노는 학생회장처럼.

"꺄악!?"

이거다!

학생회장의 격투술을 깨우쳤다.

몸이 좋으니까, 이런 게 다 되네.

바로 산비카를 짓누르고 마운트 포지션을 잡는다.

산비카는 갓 잡은 활어처럼 팔딱팔딱 뛰며 바텀 포지션을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나는 중심을 놓치지 않고 힘 있게 억눌렀다.

"무슨 D급 힘이……!?"

산비카는 황당한 표정으로 날 올려본다.

"얼굴 맞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읏…!"

나한테 'D가 아닌 무언가'를 느낀 쌍둥이 자매라도,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나 보다.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이 두 명은 우리 발을 묶으러 온 거야.'

올라프를 포함한 반란군 NPC를 신전에 보낸 우리가 적게나마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근데 제국군은 왜 안 보이는 거지?

"돌격! 반란군 놈들이 왕관을 손에 넣어선 안 된다!"

"와아아아!"

협곡 위에서 함성이 들렸다.

제국군을 이끌고 나타난 건 우리를 처형하려고 했던 제국 소속 장군, 띠꺼운 그놈 디히리트 아데였다.

'접시 안 타고 고지대를 기어 올라왔다고?'

설마 신전 입구로 직행하는 사이드 쪽의 사슬 다리를 타려고?

본대인 우리를 무시하고 직행할 생각인가!?

'이 자식! 시작부터 날로 먹으려고 하네?'

어쩌지?

왕관을 빼앗겨서는 안 돼. 트루 퀸을 여기다 두고 갈 수도 없어.

나는 이때 인원 배치가 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이드를 커버할 인원이 없어!

이건 쌍둥이 자매가 디히리트에게 열어준 완벽한 와이드 오픈 찬스였다.

'젠장!'

사슬 다리를 타는 디히리트를 막으려면…!!

주먹을 꽉 쥔다.

[《배설 장인의 길》이 해금됩니다]

"큿!!"

폭력을 각오한 나와 눈이 마주친 산비카는 겁을 먹지도, 때리지 말라고 부탁하지도 않는다.

그저 이를 악물었다.

'하는 수밖에 없어!'

쌍둥이 자매를 정리하고 빨리 사이드로 붙어야 해!

저 녀석들이 우회로를 선택한 순간, 미드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게임의 승리 목적인 왕관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진다.

'질러. 김상혁.'

모두가 진심인 교류전.

럭키스케베는 몰라도 인격배설까지 아끼면서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필살…….

인격배설 시리즈!!

"계속 나아가! 빨리! 놈들이 우리를 막으러 오기 전에!"

디히리트가 소리치며 제국군을 닦달한다.

힘 조절. 힘 조절……. 히로인의 젤리를 똥구멍으로 배설시키지 않는 이미지…!!

딱 나오기 직전까지만…!

"상혁아! 조심해! 하늘에서 뭐가 내려와!"

헤나가 나를 부름과 동시에, 설원의 눈보라를 멎게 하는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슈우우욱…!!

"뭐야!?"

어디서 날아온 공격이지?

헤나가 배리어를 펼쳐 막긴 했는데, 이건 분명히 저격이다.

"저쪽이야! 1시 방향!"

나랑 솔이 말고도 총을 쓰는 자가 제국군에 있다고?

"다음 연속 공격까지는 못 막아!"

[「간파·홍」발동]

보랏빛 섬광이 번뜩였다.

산비카를 구하기 위한 궤적이라는 걸 깨달은 나는 바로 몸을 날렸다.

바닥에 꽂힌 화살을 본 나는 충격에 빠졌다.

'이건… 총이 아니잖아…!'

활이라고?

상대가 최소 500m 밖에서 저격한 걸 알 수 있는데, 눈보라가 부는 와중에 여길 보고 정확히 쐈단 말이야?

화살이 맞은 자리는 자색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른다.

솔이가 그걸 보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세레나예요!"

"뭐?"

"세레나의 마스터피스 <연화>예요. 상혁 선배!"

세레나!

너 제국군이었어!?

눈보라가 걷히면서, 이쪽을 조준하는 세레나의 모습이 작게 보였다.

……집중하는 얼굴도 예뻐!!

교류전에서 처음 본 여동생이 제국군이었다는 사실조차,

우리 예쁜 세레나를 보고 반가워서 들뜨는 마음마저 억누르진 못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세레나도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있잖아. 김상혁!'

생각이 너무 많았어. 인격배설 해금할 각오 해야 해!

"쌍둥이 자매 빠르게 정리하고 본대 쪽에 붙는다!"

"우선 저기부터 막는 게 좋지 않을까요!? 선배님!"

"아니. 우리는 트루 퀸도 지켜야 해!"

이솔데는 사라지는 핑크색 라이플을 보고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상혁 선배. 미안해요. 저, 무기가…."

"괜찮아. 내가 지켜줄 테니까. 뒤에서 촬영이라도 하고 있어."

- ㅋㅋㅋㅋ

- D급 최고 아웃풋

- D 상 혁

- 폼 잡는 것도 남다르다

"3 대 3이면 딱 좋지. 헤나! 저격 막아줘!"

"응!"

헤나는 배리어를 펼쳐 원거리 저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했다.

사리카와 함께 앞으로 나간다.

"이번에는 먼저 치겠습니다."

<폭풍의 검술>

사리카가 검을 휘두르자 기세가 매서운 돌풍이 쌍둥이 자매를 접시 밖으로 날려버렸다.

그대로 끝난 줄 알았지만, 산비카는 우산을 타고 천천히 내려온다.

언니 쪽이 뭔가 준비하고 있어.

"조심해!"

동생의 발목을 잡고 천천히 힘을 모으던 칸니카가 허리 탄력만으로 몸을 튕기더니 그대로 날아오른다.

투창이다!

너무 빨라서 던진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쌍둥이 자매의 필살기.

"선배님!"

그것을, 사리카가 뛰쳐들어 몸으로 막았다.

"너……!?"

맞으면 배에 구멍 나는 건 기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흉악한 일격을 향해, 사리카는 망설이지 않고 몸을 던진 후, 심하게 바닥을 나뒹굴었다.

거의 눈삽처럼 바닥을 몸으로 다 쓸고 지나간 사리카는 간신히 접시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타격을 받은 듯이 보였다.

"사리카!!"

어느새 접시 위로 안착해서 전장으로 돌아온 산비카가, 우산을 이쪽으로 향한다.

……공격이 아직 안 끝났어!

"그대로 돌려줄게!"

우산 끝에서 일어난 돌풍이 이제는 우리를 휩쓸었다.

사리카의 바람을 흡수한 건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헤나가 마탄을 날려 산비카를 폭격, 그녀가 우산을 들 수밖에 없도록 강제했다.

돌풍이 공중으로 흩어지면서, 완전한 오픈 찬스가 열린다.

'헤나가 만들어 준 찬스…!'

칸니카는 아마 동생이 만들어 준 찬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접근하는 칸니카한테 고무탄을 쐈다.

터엉!!

'월광탄 카운트 2.'

그러나, 이 사격은 칸니카를 막지 못한다.

베넬리를 내리고 글록을 뽑아 들어서 바로 4발을 연사했지만,

칸니카는 사격 범위를 주지 않기 위해 더욱더 내쪽으로 파고들었다.

'근접 전투 상황 셋업!'

지금이다!

상대는 붙으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할 거야!

[『악의 탈』로 적의 동작을 읽습니다]

[힘의 흐름을 이해합니다]

"쿠시나!"

「은폐하는 오나홀」발동.

투명 상태로 뛰쳐나온 쿠시나가 칸니카를 발로 걷어차서 균형을 무너뜨린다.

"아읏!?"

그 와중에 쓰러지지 않고 버텼지만, 그녀의 자세는 크게 흐트러진 상태였다.

"인격배설…… 자궁 펀치!!!"

퍼어어억!!

나는 자비 없는 펀치를 칸니카의 배에 쑤셔 넣었다.

"응, 오오옥!!"

칸니카는 저항 없이 신음을 뱉어내면서 뒤로 쓰러진다.

[업적《배설 장인의 길》을 획득했습니다!]

"엄살 부리지 마. 아직 안 쌌잖아."

"어, 언니! 왜 그래?"

"학…. 큿……."

칸니카가 다리를 덜덜 떨면서 억지로 일어난다.

언니의 위기를 직감한 산비카가 덤빈다.

「이 오나홀로 정했다」

검은 비키니 쿠시나와 눈빛을 교환한다.

A급으로 스탯 상승.

「오나홀 분신 격투술」준비 완료.

"뭔가 이상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격이……. 아무튼 김상혁 주먹은 맞지 마!"

"응, 언니!"

조금 있으면 제국군이 사슬 다리를 전부 건널 거야.

1분 내외로 끝낼 수 있을까?

어렵지만 해보는 수밖에…….

"디히리트 장군. 아무 방해 없이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어?"

어? 설마 했던 지원군?!

이거 힐라리아의 목소리다. 처음 사형 이벤트 때 첨탑을 부수며 우리를 도와줬던 그…….

대검 들고 시원시원한 애!

"어, 어디냐! 이 미친 코뿔소 년. 또 어딨어!"

"후배한테 미친 코뿔소 년이라니~~ 아하하하."

저게 뭐야…….

목소리 들리는 쪽을 봤더니, 힐라리아는 수직 절벽에 한 손으로 매달려 있었다.

다른 손으로는 대검을 들고 있는데 심지어 여유를 부리며 그네 타듯이 건들거리고 있다.

"실망이야. 어디로 올까 생각했는데, 제일 날먹인 루트를 고르다니~~? 장군님이라면 정면 승부를 해야지!!"

"젠장! 장군 달라고 하지도 않았어. 나한테 그만 집착하라고!"

"장군감인지 테스트해 볼까? 우리 선배!! 케케!"

슈우우웅!

힐라리아가 로켓처럼 몸을 날려 사슬 다리 중간에 착지한다.

디히리트가 올인까지 하면서 넘고 싶어 한 다리를, 그녀 혼자 막아선다.

히로인한테 이런 소리 하면 안 되겠지만, 진짜 상남자 인정이다.

"덤벼!"

"기껏해야 한 명이다! 제껴!!"

디히리트가 패배 플래그 같은 대사를 내지르며 불 마법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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