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세번째 이야기. 비밀(秘密 ) (7)
- 리얼 또래 남자애와 이렇게 시간을 같이 보낸 게
얼마만인지 알 수 없었다.
확실히....
면역력 부족이었다.
그러니까 미리미리 예방접종도 받고 그랬어야 하는 건데....
애초 남자애들과의 접근을 불허하신 엄마마마의 조치에
괜한 부작용으로 나만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에효....
안타까운 청춘의 꽃망울이여.
7.
알콩달콩한 기억을 남긴 외식 시간이 끝나고 컴백한 것은 그로부터 한참 지나서였다.
역시나 그럴 줄 알고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어찌 됐든 작은 아버지 내외분과 지훈이는 우리 집 빈 방에서 하룻밤 자고는 울 엄마아빠와 함께 다음날 외출했다.
물론...
어젯밤....
외식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어른들끼리는 또 술 한 잔을 나누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덕분에....
지훈이와 내 방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머....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
그냥 학교 얘기...
학원 얘기....
신변잡기에 대한....
소소한 얘기들 정도?
지훈이가 별로 수다스럽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우선 내가 정신이 없었다.
중국요리점 테라스 정원에서 지훈이 녀석의 거기를 본 충격으로
건성건성 대답하며 제대로 그의 얼굴조차 보질 못했다.
괜시레....
심장은 왜 떨려가지고.
생각해보면 참 웃기지도 않는 일이었다.
하...
그렇게 야동을 많이 섭렵하고도....
그...
시커먼 송이버섯들도...
그렇게 많이 보고 말이야....
고작....
옷에 가려진 그...그거의 형태만 보고도....
이러면....
완전 곤란하잖아!!!!!
서은주...
너 이런 아이가 아니잖아?
정신 차려....
그렇게 아무리 속으로 주문을 외워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술판이 끝날 새를 보이지 않자 지훈이 녀석도 피곤했던지 먼저 자겠다고 나간 것이었다.
그제서야 나도 한시름 돌릴 수 있었다.
침대에 털썩 누워서....
한숨을 길게 쉬었다.
으으....
남성 결핍증이야 이건.....
남자애들하고 서로 만날 새도 없었으니 당연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더....
얼굴이 화끈거리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매일 밤 한편은 보고 잠들었던 야동도 꾸욱 참은 채....
자위도 하지 못한 채....
조신한 자세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
긴 밤 뒤척이다가 조금 잠들었나 싶었는데
아침부터 엄마가 부산을 떨며 깨워서 억지로 일어나고 말았다.
잠도 채 깨지 못한 상태에서 멍한 상태로 아침을 먹고 나니 그 뒤 모두들 외출해버렸다.
텅 빈 집에 홀로 버려진 나.....
왠지 거실에 앉아 있는데 휭 하니 찬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은 집 안처럼 보이긴 했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무언가....
어수선한 분위기.
그 속에 나 또한 멍하니 제정신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으...
안 돼....
안 돼....
난 볼을 양손으로 세차게 두들겼다.
상황을 봐선 오늘도 작은 아버지 일행이 하룻밤 더 주무셔야할 것 같았다.
그건 곧...
지훈이가 하루 더 묶는다는 얘기였다.
난 머리를 흔들고는 정신을 수습하고 집 안을 정리를 시작했다.
뭐든지 마음을 잡는데는 청소가 제일이었다.
사람들이 없는 사이 대충 거실을 치우고 바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어제는 잘 몰랐는데.....
속옷 빨래 하며....
방 안에 왜 그렇게 창피한 것들이 많은지 얼굴이 절로 화끈거렸다.
잽싸게 속옷부터 후다닥 개서 정리하고 구석구석 보여주기 부끄러운 물건들을 시선에서 안보이는 사각지대에 처박았다.
참나....
어제 지훈이 녀석이 혼자 들어왔을 때 왜 생각을 못했을까.
갑자기 마주친 그녀석 모습에 당황한 나머지....
컴퓨터에만 신경 쓰느라 녀석이 방 안에 있는 다른 물건들에는
손을 댔는지는 확인도 해보지 못한 나 자신이 생각나서 부르르 떨렸다.
암튼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는 법이었다.
으....
컴 관리하듯...
방 안도 좀 정리했어야 하는 건데....
다시 한 번 내 방을 훑어 보아도 절로 한숨이 흘러 나왔다.
옷들이 마구 뒹구는 방 안의 몰골이라니...
얼마나 지저분하다고 속으로 웃었을까....
아휴....
정말 내가 봐도 이건...
청소하면서 확인되는 참사의 현장.
바닥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은 왜 그렇게 많고....
먼지도 어찌나 많은지...
엄마한테 청소하지 말고 하나도 건들지 말라고 마구 우겨댔던 것이 갑자기 후회로 몰려왔다.
한참 부산을 떨고 나니 어느새 오후가 되어 있었다.
땀에 쩔은 몸이 찝찝했다.
거기다가 먼지도 꽤 흡입했는지 목도 칼칼했다.
욕실로 들어가서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바디워시로 퐁퐁 거품을 내서 쓱쓱 밀었다.
망설이다가 이왕 몸에 물을 적신 김에 머리까지 아예 감고 나오니
밝은 거실 바닥에 나 혼자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적막한 집 거실....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어제의 시끌벅적함이 오히려 낯설어야 하는 건데....
이상하게....
지금 집 안의 모습이 나를 막막하게 만들었다.
" 하아...... "
모르겠다.
이 허전함.
"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그런가.....? 집 안 되게 썰렁하네..... "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소파에 누웠다.
이곳은 내가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였다.
엄마는 물론...
소파 망가진다고 이러고 자지 말라고 누누히 말씀하셨지만....
후훗...
엄마도 종종 이러고 주무시는 이상...
나도 그만 둘 생각이 없었다.
얼마나 편한데!
절대 포기할 수 없음!!!
삑삑 소파 가죽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자리를 잡았다.
소파에 발의자 위로 다리를 툭 받치고는 길게 누워서 티비를 켰다.
볼륨을 적당히 줄이고 화면을 보고 있는데 나른했다.
커다란 창문으로 햇살까지 노곤하게 비치는 것이 절로 졸음이 쏟아졌다.
선선한 에어컨 바람....
오후의 나른한 햇살.....
' 어제.... 지훈이 때문에 잠을 못 잤잖아..... 녀석.... 완전 귀엽게 생겨가지고는.... '
하아암......
나른한 하품이 흘러 나왔다.
그 순간 지훈이의 샤프한 옆얼굴이 떠올랐다.
바람에 날려 팔락거리는 앞머리가 이마에서 춤을 추고
남자애답지 않게 깨끗한 피부가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 흐아.... 녀석.... 왜 잘 생겨가지고..... 누나 맘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냐..... 거기다... 그...건 완전... 커가지고...... '
난 서서히 눈을 감으며 좋은 기분으로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
누군가....
부드럽게 나를 만져주고 있었다.
나도 그 누군가를 만지고 있었다.
하얀 피부....
나를 매료 시켰던....
턱선을 타고....
흰 티 아래 보이는 가슴....
남자의 가슴.....
너무 불뚝불뚝한 근육 가슴보다는....
이런 마른....
섬세한 근육이 만져지는 체형의 가슴이 좋았다.
손에 닿는 감촉이 좋았다.
아......
좋아......
그리고 살짝 단단함이 느껴지는 복근.....
매끄럽게 만져지는 복근의 느낌과....
그 위 갈비뼈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전혀 달랐다.
여자인 내 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이 나를 황홀하게 이끌었다.
아랫도리가 찌잉 울리며 촉촉이 젖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하악......
아아.....
뜨거운 숨결.
그와 동시에 꽃잎 위 구슬이 찌릿찌릿 울렸다.
젖가슴 위 꼭지도 딱딱하게 솟아올라 간질거리는 느낌에 절로 숨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순간순간 온몸을 짜릿한 감각이 훑고 지나갔다.
어느새 나를 만지고 있는 손길이....
가슴을 떠나서 아래로 내려갔다.
처음에는 조심스레...
꽃잎을 덮고 있는 손길....
어느새 조금씩 강하게 느껴졌다.
아아......
은밀한 그곳을 부드럽게 매만지듯 누르면서....
가슴 위로 느껴지는 손길이....
어느새....
촉촉하고 뜨거운 감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간질거리는 느낌을 넘어....
부드럽고 몰캉거리는 것이 민감한 젖꼭지를 살살 감싸오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
위화감....
너무...
리얼한 감각.....
온몸이 민감하게 느껴졌다.
평상시 꿈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역시...
뭔가 달랐다.
머리가 몽롱한 가운데 어지러웠다.
꿈이...
이상해....
아...
어제...
너무 충격을 받았나....
왜 이리 리얼해....
아아....
몽롱한 가운데....
호흡이 답답해져오고 있었다.
그때 젖꼭지를 딱딱한 것이 무는 느낌이 들었다.
날카로운 느낌이 순간 머릿 속을 흔들었다.
으읍.....
먼가....
이...이상해!
약간의 아픔이....
아랫도리를 자극했다.
오줌이 나올 것 같은 기분에 움찔하며 몸을 일으키는데
내 몸 위 무엇과 부딪치는 느낌이 들며 순간 번쩍 눈이 떠졌다.
갑작스런 충격에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 아....앗! 너.... 여...여기서 머해?! "
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지훈이....
지훈이가 내 몸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시야에 가득 차 있는 녀석의 얼굴.
너무 가까워서 얼굴이 빨개진 녀석의 눈동자 속에 놀란 내 얼굴이 비치는 듯 싶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려간 시선 안으로....
지금 내 몰골이 들어왔다.
입고 있던 나시티는 어느새 가슴 위로 말려 올라가 있고....
브래지어도 같이 밀려 올라와 있었다.
맨살이 다 드러난 젖가슴....
그리고 유두 부분이 번들거리는 게 약간 붉어져 있었다.
분명....
이건 타액이 잔뜩 묻어 있는 게 확실했다.
순간 화를 내어야 되는지...
창피함에 비명을 질러야 하는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울컥 뜨거운 감정이 치밀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힘껏 내 몸 위에 올라탄 지훈이를 밀치려는데 대체 이건....
오히려 양 손목을 지훈이가 잡고 나를 소파로 밀어붙였다.
꼼짝도 할 수 없는 완력....
분명 어린 동생인데....
힘으로 이길 수 없었다.
난 앙칼진 목소리로 악을 쓰기 시작했다.
" 야~!!! 이거 놓지 못해!! 야! 지훈이 너.... 이게 무슨 짓이야!!!! "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