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1화 〉여섯번째 이야기. 조건만남 (3) (111/335)



〈 111화 〉여섯번째 이야기. 조건만남 (3)

- 신세계.

휘황찬란한 글씨들이 반짝거리는 그곳은....
십대 처음 걸어갔었던....
유흥가 골목 같았다.

짧은 치마...
가슴골이 훤히 엿보이는 여자들이....
팬티가 보일락 말락 거리며
어서 오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짙은 화장.
묘한 눈빛으로 깔깔깔 웃던....

그녀들의 헐벗은 몸은
화끈거리는 얼굴과 뜨거운 아랫도리.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그런 추억의 장소처럼....
지금 이곳이 철우의 심장을 벌렁벌렁 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111.

제목으로 보이는....
간단한 요약들부터 자극적이었다.
무슨...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카드형 전단지를 보는 기분이랄까.....




나이,지역 내용 모두 천차만별이었다.
거기에다가....

' 아니..... 십육이라는 게 혹시 나이인가? 열여섯살이면 어떻게 되는 거야? 중삼인가? 고일? 와..... 진짜 이런 게 있었던 거야? '

철우는 침을 꿀꺽 삼키며 쪽지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었다.
그래도 차마 미성년자는 건들지 못하고 우선 성인 나이 이후의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었다.

우선 서울에 있던 것 중 하나를 클릭했다.

꿀꺽.
아래 일대일 대화신청을 누르자 모래시계 그림이 나타났다.
순간 사라지더니 바로 메세지가 나타났다.


아...
씨발.......
나한테만 보내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

순간 철우는 긴장감이 솟아오르며 모니터에 집중했다.
그냥 나한테만 보내서 천천히 골라도 되는 줄 알았더니 그런 여유로운 세상이 아니었던 거였다.

빨리 움직이는 놈이 먼저 먹이를 채가는 곳으로 굼뜬 자에겐 국물 하나 없는 곳이었다.

누가 더 이쁘고 맛난 여자애들을 채가기 전에
빨리빨리 움직여야 된다는 생각이 들자
심히 급하게 초초해지면서 쪽지들을 빨리 정리하기 시작했다.

역시 세상은 쉬운 일이 없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조차 치열한 경쟁의식을 느끼며 움직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


철우는 침을 꼴깍 삼키고 있었다.
처음으로 보내온 인증사진이 메일함에 들어와 있었다.

클릭!

살짝 떨리는 손가락을 힘껏 눌렀다.
그러자....
간단한 메일과 함께 첨부파일에 3장의 사진이 안에 들어 있었다.

허억!!!

숨이 탁 막히는 느낌과 함께 절로 벌어지는 입술.
그곳엔 약간 위에서 찍은 젖가슴 사진과 옆에서 찍은 가슴과 몸통 사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성의 꽃잎 사진 이렇게 총 석 장의 사진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우선 이런 사진이 날아올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기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거기에다가....
사진 내용 또한.....
훌륭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야한 사진을 볼 수 있는 싸이트에서
흔한 사진일 수도 있었지만 그 느낌은 아주 달랐다.

마치 횟집에서 양식산과 자연산을 맞이하는 느낌이랄까.
아니 그 이상이었다!

철우는 자신도 모르게 모니터에 거의 눈이 닿을 듯 붙이고 자세히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통통한 젖무덤 사진에는
집게와 엄지를 마치 총 쏘는 모양을 펴서
엄지는 오른쪽 젖꼭지 옆쪽을 누르고
집게는 왼쪽 젖꼭지 옆 부분을 누르고 있었는데
풍만한 가슴 안으로 꾸욱 눌러져 있는 것이 꽤 큼직한 가슴 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옆쪽에서 찍은 사진은 살짝 엿보이는 입술 아래 턱부터 시작되어 긴 목선......
그리고 탱탱하게 솟아있는 젖가슴의 옆모습과 그 아래로 이어지는 매끈한 뱃살
그 밑에 수북한 터럭까지 이어져 있는데 유난히 볼록한 엉덩이 라인이 눈의 띄었다.

뒤에서 박으며 아랫배를 통통 튕겨낼 듯한
엉덩이 곡선이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꿈틀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꽃잎 사진.

양손가락으로 꽃잎 날개를 벌리며 찍은 사진이었는데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와 있는 거시기 털들이 삐죽삐죽 나와 있는 가운데
벌어진 부분으로 보이는 붉게 충혈된 속살이 음탕하게 느껴졌다.
거기에다가 뻥 뚫려 언제든 남성의 그것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열려있는 구멍에서는
번드르르 윤기가 흐르며 맑은 애액이 촉촉히 젖어있는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었다.

철우는 가슴이 콩딱콩딱 뛰는 것을 느끼며 우선 자신의 컴퓨터로 3장의 사진을 내려 받았다.
그리고 준식이형이 알려준 프로그램을 실행해서 해당 사진들을 확인해 보았다.
그러자마자....

" 씨발...... 머야, 이거........? "

절로 튀어나오는 단어가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사진의 날짜가 5년 전 년도가 찍혀 있었다.
그리고 각각 사진의 날짜도 모두 틀렸을 뿐만 아니라 사진기 기종도 다르게 나오고 있었다.

' 씨발....... 좋다가 말았네...... 헐...... 어째 넘 쉽게 보내 준다고 했더니...... '

철우는 일대일 채팅방에서 상대방에게 향해 타자를 쳤다.

chi-ni> 님 사진이 영 이상한데요?

청순발랑녀> 머가요?

chi-ni> 연도도 몇년전인데가 각각 다른 사진이잖아요. 이거 어디서 퍼왔어요?

그러자마자 뜬 메세지.


씨부랄라......
누굴 속이려고.
젠장할....

철우는 담배를 꼬나물고 마치 이미 도통한 베테랑처럼 씨익 웃으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슬슬 준식이형이 말한 대로 무언가를 깨우쳐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우선 무조건 돈 보내달라는 얘기가 나오면 퇴장하던 처음과는 달리
이젠 슬슬 사진도 보내달라고 하며 여유도 부릴 정도로 능숙해진 자신이 나름 대견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덕분에 오늘 받은 사진만 해도 이십여 장이 넘고 있었다.

방금 전처럼 어디서 퍼왔는지 알 수 없는 사진들도 있었지만 방금 찍은 사진도 꽤 있었다.
따끈따끈하게 자신을 찍어서 보내온 사진들을 보며
철우는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물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며 틈이 나면 그런다는 얘기였다.

사진을 받고 잘 얘기가 진행되다가도
선입금 얘기만 나오면 가차 없이 바로 퇴짜를 놓고 다음 대화상대를 찾아 나섰다.
준식이형의 말을 정석으로 삼아 일말의 여지도 없이 잘라내고 있었다.

비록 아직까지 만날 상대를 찾지 못했지만 완전 새로운 세상이었다.
말만 꺼내면 별 거부감 없이 여자들이 사진을 보내오는 통에
이게 무슨 마법의 세상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디서 자기가 우리나라 여자애들 누드사진을 이렇게 받아 보겠는가?
그것도 방금 찍은 젖가슴과 꽃잎 사진들을.....

길거리에서 보이는 여자들의 몸매를 몰래 훔쳐보며
상상만 했던 그 속살들이 바로바로 메일을 통해 날아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일이었다.

벌써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는데도 철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채팅싸이트에서 히히덕거리고 있었다.

이젠 만난다 안 만난다는 것은 부가적인 문제였다.
새로운 여자를 꼬셔서 사진을 받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스릴만점의 시간이었다.

' 자.... 어떤 걸 또 골라볼까? '

날아온 쪽지 목록을 훑어보며 철우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160/45 비컵 가슴녀 얼굴 귀여움/ 서울 /자세한건 일대일대화로 말만 잘하면 싸게 해드림 >

푸하....
이건 또 머야?
160에 45킬로면 꽤 마른 체형 아닌가?
근데 비컵이라.....
오홍....
우선 몸매는 꽤 쓸 만하겠는데?
지역도 서울이라 좋고.
말만 잘하면 싸게 해준다라......
크......
이런 조건은 또 첨보네.
한번 말해볼까?

군침을 흘리던 철우는 일대일 대화 신청을 눌렀다.
바로 뜨는 메세지.


" 에이..... 이론....... "

안타까움으로 혀를 차며 다른 쪽지 목록을 찾기 시작했다.
순간 또 도착한 새로운 쪽지에 방금 전 보았던 쪽지가 다시 보였다.

<160/45 비컵 가슴녀 얼굴 귀여움/ 서울 / 조건만남 / 자세한건 일대일대화로 말만 잘하면 싸게 해드림 >

어라?

이번엔 바로 망설임 없이 일대일 대화를 눌렀다.
순간 일대일 대화창이 열리며 입장되었다.



철우는 침을 꼴깍 삼키며 손가락을 놀렸다.

chi-ni> 안녕하세요?

초코우유 > 안녕~

우선 인사를 하고 나니 철우는 무엇부터 칠까 고민하고 있었다.

에잇!
어차피 조건만남이라는 전제하에서 대화를 하는 거잖아....
멀 망설여?

입술을 한번 지그시 깨물곤 그냥 꼴리는 대로 나아가기로 했다.

chi-ni> 조건만남 하신다고 했죠? 우선 서울 어디세요?

초코우유> ㅎㅎㅎ **역 근처에요.

오호. 좋은데?

첫 번째 대답이 꽤 긍정적이었다.
철우는 내심 쾌재(快哉)를 불렀다.
그녀가 말한 전철역이 자신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chi-ni> 오오~ 가깝네요. 전 **역.

초코우유> ㅋㅋ 그러네요.

chi-ni> 조건은 어떻게 되세요? 시간? 아니면 같이 잠도 자는 건가요?

초코우유> 어느쪽이든 상관없어요. 대신 새벽6시에는 나가야 되요. 짧게 보면 15 같이 자면 30

chi-ni> 그렇군요. 그럼 혹시 지금 사진 좀 보내주실 수 있어요?

초코우유> 사진이요? 어떤?

chi-ni> 몸매볼 수 있는 사진이요. 전신사진이랑 가슴 그리고 거기 사진도 같이 보내주면 좋고요.

초코우유> 흐음........

흐음?
흐음 이 머야?

망설이는 듯 한 모습에 약간 실망하는 느낌이 들었다.
철우는 그녀가 찍은 텍스트를 바라보며 어서 보낸다고 말해...
-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평상시 유명 채팅싸이트에서
여자들을 만나려고 다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때
지금 하고 있는 짓은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었다.

사진을 보내달라니.......
그것도 젖가슴과 은밀한 거기 사진을 말이다.
입안이 마르는 것을 느끼며 옆에 따라두었던 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초코우유> 좋아요. 전신사진 하나 보낼께요. 대신 얼굴은 빼고 보내도 되죠?

당근이지.
그 정도야....
머....

철우는 씨익 웃었다.

chi-ni> 네. 그럼 여기로 보내주세요. [email protected]

초코우유> 알았어요. 잠시 기다려요.

철우는 남은 물을 한잔 쭈욱 들이키고 모니터를 보았다.
채팅 싸이트 창 옆에 펼쳐놓은 이메일 계정을 열어놓은 곳을 새로고침 하며 지켜보았다.

훗....
오늘 메일계정이 무지 바쁘구나?
평상시 스팸 밖에 안 오던 메일함에 새끈한 여자들이 보내는 메일로 팍팍 채워지고 있으니.......
흐흐흐.....
거기에다가 보기만 해도 불끈 힘이 들어가는 사진이 동봉된 메일이 날아오니 완전 너 호강이다.
하하.

히히 거리며 다시 새 담배를 꺼내 물었다.
칙 소리와 함께 불붙은 담배를 깊게 빨았다.
매캐한 맛이 연기와 함께 들이마셨다가 코를 통해 밖으로 뿜어졌다.
그런데....
담배를 반 정도 피우도록 여전히 대화창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조금 지루해진 철우가 접속이 끊어졌나 확인해보고 다른 인터넷 익스플로러 창을 열어보고 있었다.
그때 대화창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초코우유> 보냈어요. 확인해보세요.

chi-ni> 넵 잠시만요.

순간 철우는 빛의 속도로 메일함을 새로고침 했다.
아직 새로운 메일이 도착한 흔적은 없었다.
다시 새로고침.
그러나 결과는 동일했다.
변화 없음......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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