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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화 〉일곱번째 이야기. 가출한 여자사람 친구가 내 자취방에 쳐들어왔습니다 (2) (119/335)



〈 119화 〉일곱번째 이야기. 가출한 여자사람 친구가 내 자취방에 쳐들어왔습니다 (2)

- 사람이....

아니지 남자가....

다자란 여자의 몸....

은밀한 곳에 관심을 가지는 건....

아니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한 자연의 섭리잖아요.

뭐...

변태라든지...

이상 심리라든지

그런 건 절대 아니지 않나요?

거...건강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꿀꺽....

조금만....

두근두근.....






119.

저건 백프로 뽕브라야....
자고 있는데 저렇게 뽈록 나와 있다?
다 뽕브라거나 아님 성형 가슴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그랬잖아.

술자리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온 이야기 중에 얼핏 들었던 것 같다.
진정한 리얼 자연산은 절대 누운 상태에서는 봉긋함을 자랑 할 수 없다.

그것에 비춰 지금 세미의 저 우뚝 솟은
두 타...탐스러운 봉우리는 절대 그녀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수술로 업그레이드 했을 가능성에 대해 절대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 또한 있었다.

합기도로 웬만한 남자애들을 작살낼 수 있는 주제에
병원 빨간 십자가에 무슨 드라큘라처럼 부들부들 떨면서 무서워하는 게 바로 이세미였다.

언젠가는 볼이 퉁퉁 부어서 무슨 복숭아를 물고 있는 듯한 몰골로
일주일 동안 끙끙대길래 이러다가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강제로 치과에 질질 끌고 갔다.
정작 그렇게 갔는데 이 돈에 미친 의사 놈(!)이

이빨을 빼고 금니를 씌워야 한다는 등 개소리를 지껄여서
그냥 약국에 가서 증상 말하고 사먹은 약으로 하루 만에 나은 것이 좀 병맛 전개이긴 했지만.
쩝....

그러니 이 겁많은 처자는 절대 가슴 확대 수술 같은 것은 하지 않았을 것이 확실했다.

어찌 됐든....
이렇게 가까이 여자애의 가... 아니 몸을 바라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시선과 봉우리 간 거리는 대략 삼십 센티?
그러고 보니 첫 경험도 세미가 그 대상이긴 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그땐 뭐 볼 게 없었다.
그리고 울다 지쳐서 자는 그녀가 애처로워서 살짝....
앞머리 정도 넘겨주는 정도랄까?
그때 처음 세미의 속눈썹이 길고 예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가슴...
뭐 이런 건 전혀 보지도 않고.

아무튼....
지금은 자꾸 그 순수했던 시절과는 달리 상반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저 사발 두 그릇으로만 눈동자가 향하고 있었다.

대체....
남자는 왜 여자의 가슴에 시선을 뗄 수 없는 것일까?

야동을 보든....
야한 영화를 보든.....
여자 배우의 노출 씬에서....
남자들의 시선을 끄는 건 봉긋한 가슴이거나 더블류자 탱탱한 엉덩이였다.

누워 있음에도 봉긋한 세미의 가슴을 보고 있자니 괜히 입 안이 마르고 땀이 나는 기분이었다.
가을 새벽이라 아직 쌀쌀한 기운이 있었는데도 방 안은 여름과 같이 더웠다.

순간 뇌리에서 언젠가 생물 선생님의 강의가 생각났다.

남자와 여자는 호흡하는 게 다르다.
언제 집에서 어머니나 누나, 여동생 있는 사람은 형이나 아버지, 남동생과 비교해봐라.
남자는 잘 때 배가 나왔다가 들어갈 거야.
복식 호흡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자는 보면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 할 꺼야.
여자는 바로 흉식 호흡을 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럴까.
세미의 가슴이 규칙적으로 솟았다가 내려앉았다 하고 있었다.

갑자기 드는 황당한 생각.

이세미....
그녀의 가슴이 만져보고 싶었다.

흠....
뭐랄까...
물론 그녀를 좋아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호...호기심?
그래 호기심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다.

외국 광고에서 보았던 슬로우모션.
해변을 달리는 여인의 젖무덤이 추울렁 추우우울렁 거리는 모습을 보며
절로 고개와 눈동자가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것에는 비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같은 부류에 간신히 포함되는 저건....
어떤 느낌일까....
어떤 감촉이 느껴질까....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소설이든 영화든
남자에겐 로망과 같은 그곳.....
여자의 가슴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 정도가 딱 맞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해....
그러다가 세미가 깨는 날이면 쪽팔린 것은 어쩔 것이며.....
이건 범죄야....
아니....
애초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당장 닥칠 세미의 분노는 어찌 감당하려고.....
깨기라도 하면....
죽을 지도 몰라....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자.
아자아자...
정신 차려.
정우야....
정신 차려라.
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길 여러 번.
조금 진정이 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막상 다시 세미의 가슴으로 시선이 돌아가면 다시 호기심이 고개를 내밀었다.

고양이가 식탁 위 생선구이를 보고 보다가 뒤돌아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손을 내밀려다가 다시 뒤로 돌아갔다가 채 가지 못하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오는....

지금 딱 내 몰골이 그 고양이와 같았다.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는 것에
깜짝 놀라서 다시 내리고 심호흡하고....
다시 고개를 들면 시선이 고정되고 어느새 손이....
정줄이 오락가락.
내 목숨도 같이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아....
아담은 왜 선악과를 먹었으며....
판도라는 왜 상자를 열었겠는가.

뻔히 덫인 줄 알면서도 먹이에 혹해서 달려드는
쌔앙쥐가 어리석다고 말하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범하는 인간의 숙명이여.

침을 꼴깍 삼켰다.

덜덜 떨리는 손이 허공에 떠서 1센티미터씩 전진하는 동안
주위는 고요한 적막 속에 잠기고 내 심장 고동 소리만 점점 커지고 있었다.

미지의 언덕.

신비의 세계.

앞으로 목표지점까지 10센티.
9센티
8....
7...
6....

" 으응...... "

깨깽!!!!!!!!!!!!!

세미의 낮은 숨소리가 목소리로 변해서  튀어나오는 순간 바로 번개처럼 전격 후퇴하고 말았다.

날쌔고 신속하게 바닥에 납짝 엎드린 나.
심장이 하마터면 입으로 튀어 나올 뻔 했다.
흐갹....

" 아흐음....... "

머리 위에서 부시럭 부시럭 소리가 나더니
돌아눕는 지 침대 스프링 소리가 나며 출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적막.....

그러나 감히 고개를 들고 위 상황을 살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은신 모드.
클로킹 모드....
나와라 도깨비 감투.

힘을 주고 납짝 엎드려 있다 보니까 아크로바틱...스러운 자세에 다리가 점점 아파오면서 전기가 몰려오고 있었다.

아....
저려...
주...죽는다....
이래서 나쁜 짓을 하면 다리가 저리나보다.
아아아아.....

열심히 콧등에 침 바르면서....
뭉쳐오는 근육의 뒤틀림을 한껏 느끼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쥐를 내쫒기 위해 야옹야옹 애타게 울어대며....
견디고 견디고 견디다가 어느새 나도 모르게 지쳐서 잠들어 버렸다.



**************


" 으으음..... "

눈이 부신다.
내 방은 다 좋은데 아침 햇살이 직통으로 들어오는 곳이라 늦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흐.....
정말 커튼이라도 사다 걸어야지...
으으 졸려 죽겠어......

정말 눈뜨기 싫은데 일어나야 하는 뻑적지근함.
순간!

응?

그리고 정신이 똥침 맞은 듯 번쩍 돌아왔다.

허걱!!!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더니 이미 온 세상이 환하게 밝아 있었다.
아니 너무도 밝았다.

시계를 보니 으허헉.....
벌써 11시를 넘어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바로 코 앞....
내 시야를 차지하고 있는 그 분의 모습이 하나 가득 들어왔다.
아니 대체....
언제 일어났는지 그새 내 귀중한 게임기를 켜고는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었다.

아휴....
게임기는 또 왜.....

그녀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히쭉 웃으며 인사했다.

" 정우 안녕~? 일어났어? "

" 으아... 전혀 안녕하지 않거든? 야~~~! 왜 안 깨웠어? 난 망했어. 이...친구....(뾰드득)님아! "

나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이보세요, 세미씨!
평일에는 수업이란 걸 듣기 위해
학생은 학교에 가야한다는 건
초딩애들도 알만한 사실이거늘
어!!!!
방주인이 늘어져 자는 동안
게임기나 뒤적거리며 방치해버리시다니
은혜를 원수 곱빼기로 갚는다 이겁니까!
이 호랭이냥냥이 같은 양반님아!

그러나...
불타는 내 분노에 고작 나온 세미의 짧은 답변.

" 무슨 소릴? 난 깨웠어. 니가 안 일어났지. "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게임 시디를 뒤적거리면서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세미의 목소리는 여유롭기까지 했다.
아주 표정 마저도 참 담담하시고 당당하시다.
어이 없네 정말.

" 하.... 근데 내가 안 일어났다고???? "

자다가 누가 툭 치면 벌떡 일어나는....
예민한 체질과 성격의 소유자가 바로 나다.
아휴....
절로 주먹에 불끈 힘이 주입된다.
징징징....
에너지 충전 48퍼센트.....

" 응. "

세미는 또다시 간단히 대답했다.
순간 그녀의 손에 들린 휴대폰 액정이 바로 내 얼굴.....
바로 코 앞에 도착해있었다.

화면에서는 동영상이 재생 중이었다.

" 정우야 일어나..... 너 아침에 수업 있는 거 아냐? 지금 8시 30분 넘었어. 아까 한 시간 전부터 깨웠는데 자꾸 십분만....십분만 하면 어쩔래? 빨리 안 일어나? "

세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
그리고 부시시한 아주 낯익은 얼굴이 헤롱거리며 눈도 안 뜨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 으으.... 몰라. 안가...... "

" 엥? 학교 안가겠다고? "

" 으응..... 안가...안가.... "

" 안가도 되는 거야? "

" 으으음... 냠...... "

" 야. 난 분명히 깨웠다.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 돼? "

" 으....음...... 안 해.. 아내..... 쿠울..... "

그 뒤 화면 가득 보이는 세미의 얼굴 풀샷.

" 현재 시간이... 흠 여덟 시 사십 분 사십일 초. 증거 영상 일호. 킥.....! "

쩝쩝.....
표정이 아주 적나랄랄하네....
노력했으나 소용없었다....
라는 문장을 얼굴로 확 드러나게 표현하는구만!
이런.... 능력자.... 같으니.....

내가 그녀가 내민 증거 영상을 보고 난 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점점 굳어지는
표정을 하는 가운데 어느새 재생 끝, 동영상은 종료되었다.

쿨럭....

절로 나온 기침 한 줄기.
하아....
보고도 정녕 믿기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흠...

오늘 처음으로 내가 툭 건들기만 해도 깨어나는....
예민한 체질이 아님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찌 됐든.....
증거까지 들이대는 저 여우님의 용의주도함에 할 말을 잃어 버렸다.

영상 속에 멍청한 내 활약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통에
공허한 항의는 마음 속에 부글부글 속쓰림과 함께 인정하기 싫은 분함과 억울함 만을 남긴 채 꿀꺽 삼켜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상황은 여전히 뒷목을 뻣뻣하게 만드는 중이었다.

이미 아침에 있는 오늘의 가장 중요한 수업 1,2교시 전공 강의가 날아갔다.
지금은 3,4교시가 시작되고 있을 시간.....
뛰어서 올라간다고 해도 수업 중간에 들어갈 수도 없을 뿐더러 그래 봐야 출석 인정도 받지 못한다.

오..

마이 갓....

지져스....

제길랄라 할아버지 할머니....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으아아아.....

온갖 한탄의 체념이 입안을 맴돌았다.

결국 하루 종일 제법 수업이 튼실히 채워져 있는....
오늘 스케쥴 중 남은 수업은 7,8교시뿐.....
순식간에 아주 널널한 하루로 전락해 버렸다.

" 세미 너 밥은 먹었냐? "

이런 걸 묻고 있는 내 입을 후드려 패고 싶다....
만 그래도 방 주인의 드넓은 아량과 배려 깊은 마음자세로 물었다.

그녀는 게임기를 한참 뒤적이며 재미있는 게임을 찾고 있더니만
밥 소리에 언제 그랬냐는 듯 내 얼굴을 보고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 아니. "

순간 게임기 패드를 내려놓는 세미.
그리고 천천히 나를 향해 돌아 앉았다.

" 아.... 밥이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

아니....
무슨 소리를 하려고 이렇게 분위기를 잡나....
이 사람이....

" 내가 설거지는 해놓긴 했는데..... 냉장고에 정말 먹을 게 없더라. 계란도 하나 달랑 있고.... 김치봉지도 국물만 있고 쌀도 알갱이를 셀 수 있을 정도던데...... 넌 대체 머 먹고 살어? 설마 너 발등에 물 뿌리고 창문 열고 일광욕 하니? "

쿨럭....
이게 내가 무슨 식물인간이냐?
광합성 하냐는 말....
참 길게도 하네....
그러고 보니 컵라면도 하나 달랑 남았지...
하....

아마도 아침이라도 준비하려고 부엌을 뒤적거렸던 모양인데
(황송하게도... 그러게 왜 쓸데 없는 짓을 흥.....)
흥보네 살림살이랑 비슷한 내 부엌을 보고 그녀도 할 말이 쌓여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 눈쌀은 절로 찌푸려졌다.

으그....
언제 체면을 그렇게 챙겼다고...
그냥 컵라면이라도 먹으시지 그러셨어요....
하나 남으면 또 안 먹고 배려하는
한국인의 아름다운 마음씨로 남겨두셨나 봅니다....
왜 그러셨어요?
세미양?
응?

그러나 한편으로는 손님인데 아침 내내 쫄쫄 굶었을 그녀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도 들긴 했다.
내가 이렇다.
바르고 마음 착하게 자랐다.
환경은 거지 같았는데도.

" 그...그렇군. 장 보는 날이 오늘이라서 그런가 봐. 흠... 그럼 같이 나가자. 학교 앞에 싸고 맛있는 식당 있어. "

" 그래? 훗.... 그럼 아침은 내가 쏠게. 이제 신세 좀 져야 하는데. "

아휴.....
아침을 사주고 또 무슨 신세를 얼마나 엄청나게 지시려고 그런 말씀을.....
어디 무서워서 밥이 넘어 가겠냐?
먹은 밥알도 서서 부대낄까봐 벌써 위장이 긴장하고 있네.
쯧쯔....

난 단호하게 말했다.

" 아니.... 설거지도 해주셨는데 제가 쏘지요. "

" 머 그러신다면야 친구의 입장으로 사양은 하지 않겠음다. 히힛.... "

와....
그걸 날름 받아먹네...
아니 한번 사양은 기본이잖아?
바로 그렇게 수긍하니까 왠지 내가 섭하네, 완전?

어처구니가 없어서 얼굴이 절로 어긋나는 와중에 세미는 툭툭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 지금 바로 나가는 거야? "

헐...
배고팠네 배고팠어....
저 묵직한 엉덩이가 가뿐하게 일어서는 거 봐라....
근데 안타깝게도 바로는 안 되겠다.
너 지금 방금 나 일어난 거 못 봤냐?

하지만 몸은 정직했다.
벌떡 일어나며 입이 제멋대로 나불거렸다.

" 우선 좀 씻고..... 미안한데 조금만 더 게임기하고 놀고 있어. 샤워 좀 하고 나올께. "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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