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4화 〉열두번째 이야기. 거미줄에 걸린 나비 (24)
- 섹스라는 것이 왠지
고문당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해지는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것에서는
너무도 그 색깔이 똑같은 빛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
결국 그것을 참는 것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참지 못하고 터뜨려 버리는
쾌락의 감정을 생각해보면.....
과연 참고 인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너무 쉽게 쾌감을 인정하기엔....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올라가는 단계를
아랫입술을 자근자근 깨물며
버티고 억누르는 사이
나중에 쾌감이 더욱 큰 파도를 올라타는 것을 보면
역시....
비슷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것의 결과물에
나 또한 호응하면서 신음을 토해내는 것이겠지.
고문에 못이겨 자백하는 것처럼.....
그래서 더욱 남자들이
여자의 성감대를 자극하고
길게 애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스킬로 흥분시켰다고.....
그것이 마치 정복의 증거가 되는 것인양.....
말이다.....
214.
이젠...
의식적으로 질을 쪼여댔다.
항문이 움찔거리는 동시에
질 또한 끊어내듯 쪼였다가 풀렸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태섭의 분신은 반복되는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며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더 굵어지고...
강해져도 시원찮을 판국에....
속도마저도 떨어졌다.
안타까움에 그의 머리를 잡는데 어느새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속삭이는 태섭의 목소리가 들렸다.
" 하아... 학... .한...나야.... 입으로 좀 빨아줄래.....? '
거친 숨소리.
나는 절로 튀어나오는 속마음을 드러내며 중얼거렸다.
" 씨잉.... 하악... 귀찬케... 흡..... "
하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나였다.
견딜 수 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태섭의 도움이 필요했다.
난 몸을 일으켰다.
태섭이 자연스럽게 뒤로 눕자마자 그의 사타구니로 바로 얼굴을 드리밀었다.
훅...
번지는 음란한 향기.
그의 채취와 내 애액의 혼합물이 야릇한 냄새를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내 심장 또한 빠르게 뛰며
흥분해서는 세포 하나하나가 들고 있어나는 것 같았다.
성적 자극을 관장하는 모든 신경이 곧우서며 왈칵 음부에서 물을 쏟아냈다.
바로 그의 물건을 한손으로 잡고 입에 삼켰다.
찝찌름한 맛.
미끈거리는 감각 속에서 흐물거리는 물건을 목구멍 깊이 삼켰다.
목젖을 건드리고 식도까지 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이전...
정훈과 그가 불러왔던 남자들의 그것에 비하면 이건 그렇게 강한 압박을 주지 못했다.
이내 다시 쭉 뱉었다가 다시 깊게 삼키며 힘껏 빨았다.
혀까지 이용해서 아랫부분을 긁으며 연신 머리를 움직였다.
쪽...
쫍쫍....
쪽쪽쪽.....
어느덧 그의 물건을 빠는 내 모습이 무언가 홀려 있는 듯한 느낌을 들었다.
입 속 가득 물고 있는 태섭의 물건을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기울여서 빨고 핥고 삼켰다.
그래서 였을까.
흐물거리며 힘을 잃던 그의 분신이 서서히 힘을 되찾으며 점점 딱딱해졌다.
꼿꼿하게 고개를 들며 부풀어 오르는 순간부터는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는 것처럼 거북이 머리 같은 그 부분을
입술로 감싸물며 혀로 계속 긁어댔다.
원을 그리고 귀두 아래 부분을 연신 긁어대자 태섭이 낮은 신음을 흘리며 내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바로 다시 눕히고는 내 다리를 양쪽으로 벌렸다.
나 또한 다리를 힘껏 벌리고 축축한 그곳을 그의 앞에 펼쳐 보였다.
주름이 갈라지며 구멍에 시원한 느낌을 채 느끼기도 전에
바로 태섭의 뜨거운 고기방망이가 살집을 벌리며 들어왔다.
" 아흑..... 아..... "
절로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불타는 몽둥이는 이내 내 뱃속을 찔러댔다.
있는 힘을 다해 박는지 깊게 박힐때마다 안쪽 깊은 곳이 찌르르 울렸다.
아픔이 느껴지는 동시에 짜릿한 쾌감이 골반에 번져갔다.
고통과...
쾌감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 걸까.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가지가 내 몸 속에서 현란한 합주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마구 몸이 흔들리고 귀에서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열차가 속도를 높여서 달리는 가운데....
문을 열고 밖을 보는 것 같은...
그런 덜컹거림.
몸을 마구 흔들어대는 폭풍우의 느낌.
정신없이 사방으로 까딱거리는 머리의 감촉.
아랫도리에서 뜨거운 열기가 마구 터져올라가서는 온몸으로 번졌다.
사타구니가 달아서 없어질 것 같은 감각 속에서 허리...
뒷덜미까지 찌릿찌릿 전기가 올라왔다.
아아..
좀더..
조금만 더...
아아악....
무언가 터질 것 같은 아찔함.
머릿 속을 비우며 몸 속에서 하나둘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감각들.
하지만...
자꾸 그 속에서도 잡힐 듯 말듯한 감각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엉덩이를 흔들며 그 감각을 쫓아 계속 버둥거리게 만들었다.
내 몸을 덮치고 잇는 것이 태섭인지 정훈인지 아니면 모르는 남자들인지 구별되지 않았다.
다만...
내 몸 속 쾌락을 달구는 누군가였을 뿐이었다.
" 아앙.... 아아아.. 아흑.... 아아..... 아항..... 아아아........ "
내가 내는 것 같지 않는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순간...
태섭의 신음소리가 낮게 울렸다.
" 으으으.... 으아악.. 싼다.... 쌀 것 같아아아아~~~~~~~~~~~~!!!!!!!!!!!!!!!!! "
안 돼...
아아...
안 돼애애애~~~~~~~~~~
난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날 버리고 태섭 혼자만 가버리는 안타까움에
그의 어깨를 움켜 쥐었지만 이미 그의 몸은 굳어지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었다.
순간....
경직되는 태섭의 근육이 불거져나왔다.
그리고...
질 속에서 움찔거리는 감각만이 남았다.
**************
헉헉거리는 태섭의 숨소리
하지만...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내 몸의 열기를 식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을 헉헉대던 그가 입을 열었다.
" 한나 너... 오늘 진짜 별로인가 보다.... 영 반응이 없더라.... 학학.... "
머...?
말도 안되는 소리...
니가 시원찮아서 그런 거겠지....
안타까움에 힘을 주어 조여댔는데도
결국 자신 혼자 사정하고 말았던 주제에.....
별로라고 말하는 그에게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떴던 한쪽 눈을 감으며 아직도 토해내지 못한 더운 숨을 뱉었다.
" 하아.... 하... 그랬잖아.... 나.... 피곤하고.... 힘들다고...... 하아... "
하긴...
피곤하고 힘들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밤마다 누군가에게 시달렸는데 몸이 힘들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었다.
약기운으로 버티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벌써 며칠째인지 헤아릴 수도 없었다.
근데...
이 와중에서도 누군가 건드리면
줄줄 애액을 흘리며 달아오르는 내 자신이 우스웠다.
정말 내 몸 속에 창녀와 같은 기질이 숨어 있는 것일까.
걸레...
창녀 같은 년....
정훈이 비웃으며 나에게 했던 말들이
떠오르며 알 수 없는 감정을 불러왔다.
지금도....
몸을 움직일 힘이 없는데....
태섭의 물건을 빨고 다시 넣고 싶은 생각이 머리를 맴돌고 있었다.
그의 몸 위에 올라가서 마구 엉덩이를 흔들고 싶었다.
정말...
힘만 있다면....
그러나...
아까 그의 물건을 빨았던 것도....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쪼여댔던 것도
이미 내 한계를 넘어섰던 순간이었다.
이젠.....
정말 손 끝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면...
태섭이 입으로 그곳이라도 빨아주길 바랬지만
그의 손길은 내 가슴을 토닥거리며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고작 하는 소리가....
" 그래.. 알았어. 자... 자자..... "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가운데에서 아랫도리에서 울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눈꺼풀에 힘을 주었다.
" 그래.... 하아.... 흐읍...... "
찌릿찌릿 울리는 클리토리스의 신호를 애써 무시하며 방 안 어둠 속에 내 의식을 묻었다.
점점 뱅글뱅글 도는 감각 속에서 정신이 희미해졌다.
" 헉!!!! "
순간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눈을 떴다.
어느새 환해진 방 안.
익숙한 풍경이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
익숙한 가재도구.
창문의 커튼.
화장대.
옷장.
그리고 방문.
당연히 내 방 속 모습들이니 익숙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 옆에 있는 남자의 모습은 다시 나를 한번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눈을 말똥말똥 거리며 희미한 미소와 함께 보고 있는 낯익은 남자의 얼굴.
태....섭?
송태섭 니가 왜 여기에....
잠시 멍해진 가운데 흐릿한 기억이 빠르게 지나갔다.
회사 앞.
태섭 그리고 정훈.
돼지갈비.
소주.
그리고 흐릿한 어둠 속 보이지 않는 것들.
" 하아... 어떻게 된 거야....... ?
두통에 머리를 한손으로 움켜쥐는데 태섭은 히쭉 웃으며 입을 열었따.
" 으잉? 무슨 소리야? 멀 어떻게 돼냐? 푸하하.... 자기.... 내가 데리고 왔잖아.... 참나..... "
" 으응? 그랬다고....? "
잠시 혼란에 빠졌다.
회사 앞에 왔다고 했던 순간은 기억이 났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마셨는데....
" 푸하... 어제 나하고 한 것도.... 생각 안 나냐? 자기.... 어제 무슨 오래된 부부처럼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것처럼 굴더니만. "
" 응? 내가......? "
순간 방으로 올라와서 침대에 누웠던 것까지 생각났다.
그리고 벌어졌던 일들이 짧게 짧게 떠올랐다.
동시에 짜증이 확 올라왔다.
대체 정훈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내가 원하지 않아도 내 몸을 유린하는 짐승들과
이 옆에 있는 남자의 모습이 뭐가 다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짜증이....
깊은 분노로 바뀌고 있었다.
고작 취한 여자친구한테 자신의 욕정을 푸는 것였어?
그간 연락조자 안하고 있다가 와서 한다는 짓이??????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