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Part 12 (13/30)

Part 12

조난 당한지 한달 후

민혁은 지영이 죽고난뒤 거의 페인처럼 살았다. 지영을 묻어주고 처음 며칠동안은 절규하고 울부짓기만 하였다.

해안가에 앉아 거의 일주일간 울고만 있었다. 그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기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것보다도 그에게는 더 큰 고통이었다.

그의 인생의 전부이자 모든것인 지영이 죽자 그는 머리속이 하예지고 갑자기 까맣게 변해가는것 같았다.

거의 열흘가까이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술이라도 있었다면 죽도록 마시고 술에취해 쓰러질수 있었을테지만 이곳에 술같은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맨정신으로는 그의 인생에 최대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것이 때로는 더 힘들수도 있다는것을 그를보고 알수있었다.

친구도 친척도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미희뿐이 그의곁에 있었으나 미희는 그를 위로하기에는 너무나 어렸다.

열흘정도가 지나자 그는 눈에띄게 폐인으로 변하였다. 

185cm에 90kg에 육박하던 그의 건장한 체구는 누가봐도 병자로 보이듯 변하였다.

거의 잠을자지 못해 눈주위는 다크서클로 완전히 뒤덥혔고 보름가까이 면도를 안해 온통 지저분하게 수염으로 덥혀있었다, 더군다가 보름이나 전혀 씻지를 않아 그의 몰골은 차파 눈뜨고 못볼지경이었다.

미희역시 지영이 죽자 며칠간 충격에 휩싸여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했다.

지영이 죽고 민혁이 지영을 묻을때 지영의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하였고 민혁과같이 며칠간 통곡을 하고 정신을 못차렸다.

하지만 미희는 며칠이 지나자 점점 폐인으로 변해가며 정상으로 돌아올 생각을 못하는 민혁을 보고 자신이라도 일단 정신을 차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미희는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몸은 지영이보다 성숙할지 몰라도 미희는 일단 아직은 16살인 중3에 불과했다. 

그녀로서는 갑자기 엄마가 죽고 태산과도 같은 아빠가 저리 폐인이 되어가자 어찌해야할지 모를수 밖에 없었다.

미희는 일단 자신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아빠를 챙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미희는 먼저 셈터에서 몸을 씻기로 했다, 며칠동안 씻지를 못해 몸전체에서 지린내가 진동을 했고 옷들은 넝마가 다 되었다.

미희는 옷을 모두 벗고 몸부터 씻었다, 그리고 지영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한달가까이 미희는 자신보다 사이즈가 작은 지영의 브라를 착용하고 있었다. 

숨을쉬기 힘들만큼 답답함을 느낀 미희는 지영의 브라를 착용하지 말고 노브라로 지영의 웃옷을 입을까 생각하다 그냥 지영의 브라를 더 착용하기로 하였다.

브라자는 지영의 것을 하더라도 팬티는 여분의 것이 없기에 미희는 셈터에서 팬티 몇장을 빨기로 하였다.

팬티를 손으로 빨다 미희는 아빠생각이 들었다. 

조난당하고 지영이 죽기전까지 아빠는 엄마의 인슐린을 찾기위해 미희와 자신것은 거의 찾지못해 아빠역시 한달가까이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미희는 아빠옷도 일단 빨아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전에 아빠에게 뭔가를 먹이고 재우는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미희는 팬티를 빨고 일단 노팬티 차림으로 반바지를 입고 민혁이 있는곳으로 내려왔다.

아빠.........

-미희는 정신을 놓은듯 멍하니 있는 민혁을 보고 말을 걸었다. 거의 보름만에 부녀의 첫 대화였다.

...................

아빠..........

......................

-민혁은 멍하니 앉아있을뿐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아빠....... 아빠........... 이제 정신좀 차려... 아빠.....

.........................

아빠... 제발 정신차려 ..... 아빠 날 좀봐..... 날 봐서 정신좀 차려 아빠..... 난 어쩌라고.....

-미희는 민혁에게 안겨 울부짓으며 말했다.

-민혁은 아무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리부터 며칠이 지나 민혁은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희가 주는 통조림과 야자열매도 조금씩 먹으며 밤에는 잠도 조금씩 자기 시작했다.

지영이 죽고나서 한달 반정도가 지나 민혁은 미희와 조금씩 더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민혁으로서는 아직 지영이 자신의 곁을 떠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곁에는 미희가 있었다.

아직은 너무 어리고 돌봐야하는 딸이 옆에 있었기에 그는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지영이 죽고 따라서 같이 죽을려고도 생각한 민혁이였지만 그는 죽어선 안되었다, 그에겐 돌봐주어야되는 미희가 있었다.

그로서는 미희가 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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