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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화 〉화가난 헬스트레이너 --새로운 기회 (28/189)



〈 28화 〉화가난 헬스트레이너 --새로운 기회

나는 시키는대로 묵묵히 런닝머신 위를 달렸다.

뛰는 동안 이상하게 의사였다가 컴퓨터 보안회사 사장이었다가 다시 정치인으로 변신한 어떤 인물이 떠올랐다.

대통령 선거때 하염없이 달리던 그의 캐릭터가 내 머릿속에 너무 깊게 각인되었다.


혹시 내가 달리는 모습이 그와 같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한 3키로쯤 뛰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옆에서 관장님이 런닝머신을 조작하고 같이 뛰기 시작했다.

관장님을 힐끗 봤다.

가슴이 출렁출렁 거렸다.

스포츠 브라를 하지 않은  했다.

내 가슴이 출렁이는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잡념속에 무사히 5키로 완주를 했다.

정수기 앞으로 달려가

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땀이 우두두둑 떨어졌다.


목에 건 수건으로 열심히 닦았다.

한참 물을 마시고

관장님 앞으로 갔다.



관장님 지도에 따라 스트레칭을 따라했다.

"사장님 운동하시는거 보니까 근력이 상당 하실거 같으세요.., 테스트겸 친업 해보실게요."


관장님은 턱걸이  앞으로 갔다.

"하실  있는 만큼 해 보세요. 너무 빨리 하지 마시고 정확한 동작으로 천천히 해 주세요."


사실 턱걸이는  주특기였다.

보통 50개씩 했었다.


나는 점프해서 바를 붙잡았다.


천천히 몸을 당겼다.


예전의 느낌이 나는  아닌듯...

아니었다.


그래도 천천히 몸을 당겼다.

"광배근이 정말 예쁘시네요...대회 나가도 되겠다..."


나는 천천히 오르락 내리락 했다.

스물 네개쯤에서 한계를 느꼈다.

"자 사장님 하나만 더...마지막..."


나는 코치들이 외치는 마지막 하나만 더가 진짜 하나만 더하란 뜻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냥 힘내란 뜻이다.


나는 힘을 내서 스물 다섯개를 했다.


"자...사장님 스물 다섯개 하셨어요...이제 딱 하나만 더 마지막..."




그리고, 나는 초반 턱걸이 스무개 보다

지금 쥐어짜는 마직막 하나에


근섬유 자극이 더 큰  알고 있다.

기왕 운동하기로 한거 힘을 냈다.

가까스로 하나더해 스물 여섯.


"와 어메이징...하나만 더해서 기록 세워봅시다."

관장님이 습관적으로 하나더를 주문했지만,


나는 문득 근육섬유 파열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그만 포기 하기로 했다.


바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관장님은 박수를 쳤다.

"사장님 훌륭해요...전 이럴때 피티하는 맛이 나요."




금세 광배근과 이두근이 펌핑되었다.


나는 팔을 돌리며 근육을 풀어주고 있었다.

팔을 돌리는 와중에도

관장님의 와이존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보라색 타이즈 와이존에


도끼자극이 새겨진 것을

관장님은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이런 저런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말 들이 눈에 안들어 왔다.


"사장님 이두하고 광배 정말 좋으세요... 이번엔 가볍게 딥핑한번 하실게요...어떻게 하는지는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한창 운동할때,

턱걸이 50개

딥핑 200개는


내 준비운동 루틴이었다.


나는 평행봉 위에 올라가 자세를 잡았다.


느낌이 예전 같지 않았지만

열 댓번 밀고 나니

펑핑되는 느낌이 올라왔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정확한 동작으로 밀어올렸다.

관장님이  앞으로 다가오자

보라색 와이존에

도끼자국이

다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잡념이 몰려왔다.

아침엔  좋던 몸에

힘이 뻗쳤다.


1차로 딥스 백개를 했다.


삼각근과 삼두가 빵빵해 졌다.

상부 대흉근도 펑핑이 꽤 되었다.




잠시 30초 정도 쉬고

이차로 백개를 목표로 평행봉을 잡았다.


관장님은 물끄러미 내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바라봤다.

백개를 마치고 내려오자

확실히 펌핑된 것을 느꼈다.




"사장님 1번 자세 한번 잡아 보세요."

나는 다릴 살짝 벌리고 두 발을 45도 각도를 만들었다.

무릎을 약간 굽히고 다리에 힘들 주었다.

동시에 이두근 앞면을 보여주기 위해 양쪽 팔을 접어 소위 알통은 만들었다.

팔꿈치를 살짝 더 들어올려 이두근이 돋보이게 했다.



"와 자세도 좋고 이두도 좋고....다리근육도 괜찮은데요...사장님 솔직히 대회 나간적 있죠...딴사람 눈는 속여도....내 눈은 못 속여요..."


"네... 솔직히 나간적 있습니다. 동네 대회인데 오래되었어요...말하기도 부끄러워요."


"동네 대회 몸이 아닌데..."



역시 전문가는 금방 알아 봤다.

관장님이  몸을 인정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사장님 인제 바벨 살살 밀어 보실래요? 기계는 준비운동으로만 하시고...효율은 바벨이나 덤벨이 더 좋은 거 아시죠?"


"네."

나는 관장님의 도움을 받아 바벨을 들어올렸다.


몸풀기로 60,70,80,90키로는 열개씩 한세트 하고


100, 110,120키로는 10개씩 두세트를 했다.


"역시 자세가 좋아요...가슴에 쭉쭉 무게가 얹히네요...더 하시고 싶겠지만, 첫날이니까 여기까지만 하세요."

"네..."


한창 운동할 때가 생각 났다.

벤치에서 바벨들기는 매번 도전 하는 맛이 있었다.

130에서 140을 왔다갔다 하다가

컨디션 좋은 날은 150을 들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바벨 들기만  날 도 있었다.

관장님이 그만 하자고 할때는 정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관장님 말이 맞다.


너무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라 부상에 주의 해야 한다.



"스쿼트 조금 해보실게요."

"네."

나는 관장님과 함께 바벨이 얹혀 있는  앞으로 갔다.

100키로로 셋팅된 바벨이 보였다.

그 아래로 들어가서

어깨에 바벨을 얹고 뒤로 걸어 나왔다.


거울을 보며

천천히 엉덩이를 유지하며


무릎을 굽혔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무게가 실렸다.

천천히 앉았다 일어났다르 반복했다.


"오...자세 좋아요...무릎에 무리 안가게 그대로 자세 유지하세요."


열번 정도 반복하고,

다시 렉으로 걸어가 바벨을 내려 놓았다.

"사장님  하시네요...그 허벅지 참 탐난다. 비율도 좋고...사장님 잡지 모델 하셔도 되겠어요."

"관장님 농담도..."

"진짠데...잡지사 소개 시켜 줘요?"

"아니에요..."

나는 다리운동이  싫었다.


열심히 해도 잘 펌핑이 안되고,

변화가 크지 않으니 지루했다.


다리의 근육은 아주 천천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달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진다.

"한세트만 더 하세요. 무게 20키로 더 얹을 게요."


관장님은 10키로 디스크를 추가로 끼웠다.


나도 반대편에 똑같은 디스크를 끼웠다.



혹시나 모를 부상 방지르 위해


허리 벨트를 채우고

바벨 아래로 들어갔다.

번쩍 들어

뒷 걸음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거울에는 관장님의 와이존이 보였다.


여전히 도끼 자국이 있었다.

신경 쓰였다.




그래도 정신을 집중해서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열개를 채우고

바벨을 다시 안전하게 렉에 걸었다.

"좋아요....사장님 정말 맘에 들어요...내가 완전히 반했어요...동작도 정확하고..."


"과찬이세요..."


"진짜에요...그런데 오늘은 첫날이니까...오랜만에 운동하시는데 무리하시면 부상 다하실 거 같아요..여기까지 하시고...오늘 혹시 시간 되면 제가 고기 사 드릴게요...운동하고 단백질 안 드시면 근 손실 오는  아시죠?"

"네..."


"샤워하고 나오세요..."



나는 샤워장에 들어가


오랜 만에 성이 잔뜩난

 근육들을 감상했다.

행복했다.

비누로 구석구석 씼고

머리도 감았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행복하게 내 피부를 간지럽혔다.


샤워장에서 나왔을때

관장님은 일반 옷으로 갈아입었다.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가

여성스러웠다.


풀어 헤친 머리가

이하늬를 닮았다.


다른 사람이 입었으면


촌스러웠을

깃을 세운 나이키 하얀 셔츠가


여성스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을 동시에 주었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운동하던 신발 그대로 신고 나왔다.

차마 슬리퍼를 신는 


아닌거 같았다.

나중에 운동화는 하나 더 사기로 마음 먹었다.



"사장님 드레스 셔츠에 양복바지, 그리고 나이키 운동화라....음 일수찍는 사장님 같으세요. 옆구리에 작은 백하나 들면 딱이네."

"아...제가 패션 감각이 영 그렇습니다."

"괜찮아요...속이 알차잖아요."


우리는 같은 건물에 있는

고기집으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라는 닫힌 공간에


관장님과 단둘이 있는 짧은 시간이


매우 어색했다.


나는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런데,


운동하던 중 봤던 보라색 도끼자국이 떠올라

내 물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차가운 안드로메다 은하계를 상상했다.

엘리베이터가 일층에 내렸다.

관장님이 앞장섰다.

고기집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했다.


"어이구 원장님 어서 오세요..."

관장님은 나를 돌아봤다.

"원장님?"


"아이구 자기야...그러니까 빨리 떡이라도 돌리라니까...건물에 얼마나 운동할 사람들이 많은데...이비인후과 원장님이셔...감기 걸렸을때 원장님한테 가봐 하루만에 뚝딱..,근데 어떻게 오늘 두분이 같이 오셨어요?"


"저 벌써 등록하고 오늘 운동도 했어요...오늘 관장님이 고기 쏘신다고..."

"아이구 원장님  하셨어요...오늘 많이 드셔요...어디..방으로 들어가실래요?"




"관장님 어떻게 하시겠어요? 방으로 가시나요?"


"네 그러죠..."

"이모야 삼번방에 반찬 드려..."

우린는 사장님이 안내하시는 대로 삼번 방에 들어갔다.


테이블을 앞에두고 마주 앉았다.

"왜 말씀 안하셨어요? 원장님이라고..."


"아 예..굳이..할 필요가..."

"아...나 왠지 뒤통수 맞은 기분이야...나 기분 나빠요...오늘 원장님이 사세요..."

"아...네 그러겠습니다. 노여움 푸세요 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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