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너무 커서 싫어요? 헬스트레이너의 대답은....
"관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생각해 보니까 이거 정말 기분 나쁘네...운동 별로 안해 본거처멈 내게 말하고 알고 보니 대회까지 나갔었고...원장님 왜 거짓말을 그렇게 하세요?"
사태가 가볍지 않았다.
관장님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실려있었다.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관장님이라고 안하면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아라고 하세요.강지아."
나는 마시던 물을 뿜을 뻔 했다.
강지아...
강아지야~~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왜 웃으세요 원장님? 뭐 또 숨기는 거 있어요?"
나는 이상하게 당동한 이 강지아가
끌렸다.
미인대회에 나가도 충분할 것 같은 외모도 외모지만
성격이 화끈한게 마음에 들었다.
"지아씨...죄송해요...제가 다 잘못한거 맞고요...오늘 여긴 제가 살게요...그런데, 전 거짓말을 하진 않았고...있는 사실을 다 말하지 않은 건 인정합니다."
"원장님 이건 사실대로 말 하셔야 돼요. 난 사실만을 말 하겠습니다. 빨리 따라하세요."
"난 사실만을 말 하겠습니다."
"원장님 사귀는 사람 있어요?"
"......"
"어...수상해...또 사실중 일부만 말하고, 전 거짓말을 안했습니다 따위의 변명을 하려고 준비운동 하시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 사귀는 사람 없어요. 지아씰랑 사귈까 생각 중이에요."
관장님의 눈과 입이 최대로 커졌다.
"뭐요..누가 사귀어 준대요. 아까 칭찬 좀 해 줬더니...쉽게 생각하네..."
"아니에요...농담이에요...지아씨가 한도 흥분하셔서 급한불 끈다는게 기름을 부었네요. 어떻게 소맥 한잔 말아 드릴까요? 제가 소맥 전문의 입니다. 예술의 경지를 경험해 보세요~!"
"풋...뭐래...원장님 왜 이렇게 재밌어요? 진짜 의사 맞아요?"
"저도 가끔 햇갈려요...내 직업이 뭔지..."
"소맥 한 번 보여 주세요.."
나는 고전적인 방법을 보여주었다.
우선 맥주병을 숟가락으로 뻥 터지게 땄다.
병뚜껑이 천장으로 튀었다.
"엄마야~ 뭐에요...놀랐잖아요."
"인제 시작이에요. 계란주 한잔 드릴게요"
나는 소주잔에 반쯤 소주를 채웠다.
맥주잔에 맥주를 반쯤 채웠다.
반쯤 채운 소주잔에 다른 소주잔을 얹고
목소리를 깔며 멘트를 날렸다.
"우리 지아 계란주 한잔 줄까?"
"네~"
관장님이 귀엽게 대답을 했다.
"계란이~ 왔어요~"
동네 계란 장수 성대 모사를 하며
소주잔을 들어
맥주잔에
톡톡 부딪치고
두 소주잔을 벌려
소주을 맥주에 부었다.
"어~~대박...어떡해 어떡해 진짜 계란이야."
관장님은 더이상 관장님이라고 부르기 어색할 만큼
소녀 지아가 되어버렸다.
"이번엔 고진감래주 한번 드실래요?"
"그게 뭔데요..."
"지아씨 원래 술 잘 안드시죠? 음주 아이큐가 아주 그냥...."
"선수 생활 할 때 어떻게 술 마셔요...근 손실 나게. 얼마나 힘들게 만든 근육인데."
"그렇긴 해요."
"이모 여기 콜라 한 병하고 맥주 두병 주세요~"
사장님은 고기와 함께 콜라 맥주를 가져다 주셨다.
"고기 왔는데 고기 먼저 굽고요..."
나는 등심을 불판 위에 올려놓았다.
치이익 육즙 나오는 소리가 경쾌했다.
"이게 고진감래주에요"
나는 컵 벽면을 따라
콜라를 조심스럽게 따랐다.
다행히 거품이 안 생겼다.
사분의 일 정도를 채우고
다시 맥주를 조심히 스럽게
거품이 안생기도록 삼분의 이선까지 채웠다.
그 위에 소주를 조심스럽게 채워
층을 만들었다.
"와~~~ 기술이네요...층층이 졌어요."
"드셔보세요..고진감래...쓴게 가면 단 게 온다. 몸소 느끼실 겁니다."
지아는 고진감래주를 들이켰다.
"와~ 진짜 끝맛이 달콤한게 신기하네요."
"고기 익었네요. 드세요."
나는 지아의 앞 접시에 고기를 올려 놓았다.
지아는 나를 잠깐 흘겨보고 고기를 입에 넣었다.
먹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럼 원장님은 언제 대회 나가신거에요?"
"어이구 오래 되었어요 아주. 대학교 이학년인가 스물 두살때. 그 뒤로 열심히 운동 하지 않고 가끔 생각 날때만 했어요."
"그래도 대단하시네요. 보통 삼개월만 운동 멈춰도 다 풀어지는데."
"네, 저도 제가 신기해요. 오늘 운동 잠깐하고 그렇게 많이 펌핑될 줄 몰랐어요. 아직도 근육들이 흥분해 있네요. 미녀 앞이라 그런가..."
"호호호. 근육이 미녀를 알아보네...어떻게 제가 근육들 기절 시켜드려요?"
"하하하. 기절시킬 수도 있군요."
"그럼요...원장님 고진감래주 그거 하나만 더 만들어 주세요. 맛있다."
"네...만들 동안 이거 고기 드세요...잘 익었네."
나는 그녀의 앞접시에 고기를 놓아 줬다.
그녀는 젓가락질을 크게 하여 고기를 입에 넣고 오물 거렸다.
사랑스러웠다.
그녀가 오물 거리는 사이에
조심 조심 콜라를 붓고, 맥주를 따르고, 소주를 얹어
고진감래주를 그녀 앞에 내려 놓았다.
그녀는 물개박수를 치며 좋아 했다.
"이모 우리 고기 4인분만 더 주세요~~"
"왜 그렇게 많이 시켜요?"
"많이 드세요. 우리 아마 4인분 먹고 더 먹을 걸요."
"나 돼지 아닌데..."
"많이 먹어도 지아씨 만큼 예쁘기만 한다면..."
"뭐래...원장님 선수죠...딱 걸렸어...보자보자 하니까 멘트들이 아주 달달한게..."
"선수라뇨. 스물둘에 대회 나가고 그 뒤론 안 나갔다니요."
"어휴~ 저 능청꾸러기...만나는 여자가 백명은 될거야"
"아니에요...지금 이제 겨우 한명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누구요?"
"비밀입니다."
"고기 익어요..."
지아가 고기를 집어 내 접시에 올렸다.
"고맙습니다..."
"많이 드세요."
"네...이번엔 새로운거 보여드릴게요...지아씨 골프 치세요?"
"가끔 쳐요. 자주는 아니고"
"네...그럼 이해 하시겠네요...이번엔 홀인원주 갑니다."
"홀인원주요?"
"네... 이렇게 맥주를 반 정도 붓고...그 위에 젓가락 올리고, 소주잔 놓고...반정도 채운 다음...숫가락으로..."
나는 숫가락으로 골프채 휘두르듯 스윙을 했다.
스윙과 동시에
"사장님 나이샷~~"
숫가락 스윙에 젓가락이 날아가고 소주잔이 퐁당했다.
"어머...뭐야...하하하 하하하하 재밌어요."
지아가 자지러지게 웃었다.
나는 성공스런 홀인원주를 지아에게 주었다.
지아는 웃으며 원샷.
"홀인원 어때요?"
"재밌어요..."
"오늘 홀인원 할 수 있겠어요?"
"네? 오늘 골프쳐요?"
"네 우리 이차로 골프칠까요?"
"에이 술먹고 치면 관절에 부상생겨요..."
"그럼 뭐 다른 종목으로 홀인원 하죠 뭐..."
"?"
"농담이에요."
"원장님 아무래도 수상해...선수야...오늘 무슨 일 낼려고 그러죠...내눈에 다 보이는데..."
"무슨 말씀이에요...농담 농담........반...진 반...."
"에? 뭐라고요?"
"진짜 농담이에요....지아씨 이번엔 재밌는거 보여드릴게요."
"뭔데요?"
"자동차 와이퍼.."
"비오면 닦는 윈도우 브러시요?"
"네...요렇게 황금 비율로 맥주를 따르고...그 위에 소주를 따른 다음...요렇게 손으로 살짝 쥐고.."
나는 소맥이 든 맥주 잔을 손으로 살짝 들고
머리 위로 크게 원을 그리며
와이퍼 처럼 왔다 갔다 했다.
"하하하하...뭐야...웃겨요...원장님 대박..."
나는 맥주잔을 지아에게 주었다.
지아는 바로 원샷.
그녀는 연속으로 원샷에 망설임이 없었다.
"이거 양 손으로도 할 수 있어요."
나는 소맥 잔 두개를 만들고
양팔을 크게 벌려 왔다 갔다 했다.
"하하학...어이구 숨막혀...웃겨 죽겠어요..."
지아의 웃음에 힘을 얻어
더 크게 흔들었다.
"하하하...그만...그만..."
나는 소맥잔 하나를 지아에게 주고
한잔은 내가 들었다.
우리는 짠~
잔을 부딪치고 원샷했다.
"안주가 지글지글 익어가네요..."
나는 고기를 듬뿍 지아 접시에 떨어뜨렸다.
"고마워요. 원장님도요.."
지아도 내 앞접시에 고기를 놓아 주었다.
우리는 한 동안 고기에 집중했다.
지아는 쌈을 싸서
내 입에 넣어주었다.
첫번째 쌈은 그냥 받아 먹었지만,
두번째 쌈을 받을 때
지아의 손가락을 핥았다.
"뭐야...원장님 변태..."
지아는 내 눈을 흘겨보았다.
흘겨보는 눈은
나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았다.
내가 쌈을 싸서 지아의 입에 넣어 주었다.
지아는 내 손가락을 물었다.
"우욱...어히구."
"복수에요."
지아는 다시 나를 흘겨 봤다.
그 눈은
나를 유혹 하는 눈이었다.
우리는 결국 추가 4인분 고기를 다 비웠다.
"원장님 배불러요..."
"그럼 이제 이차로 운동하러 가시죠.."
"어디로요?"
"글쎄...어디로...가면....아...내가 지아씨 선물 줄게 있어요...우선 우리 병원에 들러요."
"네..."
우리는 고깃집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내 바지가 부풀어 있었다.
지아는 흘깃
내 바지를 보고
못 본척 했다.
나도 모르는 척 했다.
지아가 입었던
보라색 타이즈가 떠올랐다.
도끼자국.
내것은 주체 할 수 없이
부풀었다.
열쇠로 병원 문을 열었다.
"여기 잠까 대기실에 계세요."
나는 원장실로 들어와
서랍을 열었다.
파란색 알약 하나를
주머니에 넣었다.
오늘은 장기간 마라톤이 될 것 같았다.
책장에 있던
피부마스크팩 상자를 들었다.
영업사원이 오늘 오후에 주고 간 것이었다.
나는 서랍 안에서 깜찍하고 예쁜 봉투를 찾아
같이 들고
대기실로 나갔다.
"이거에요...이번에 새로 나온건데 금가루를 섞었대요...아주 비싼건데...지아씨가 필요할거 같아서....더 고운 피부 가꾸세요."
나는 지아에게 상자를 보여주고,
깜직하게 생긴 봉투에 넣어 주었다.
"고마워요 원장님...나는 지금 선물이 없는데.."
"아니에요...괜찮아요."
하면서 내 볼을 엄지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지아는 센스있게
내 목을 잡고
볼에 뽀뽀 했다.
나는 얼굴을 돌려
입술을 부딪혔다.
지아가 내뱉는 숨에서 술냄새가 진하게 났다.
지아는 쉽게 입술을 열었다.
나는 지아의 입안으로 들어가
헤엄쳤다.
지아는 손을 뻗어 내것을 움켜 쥐었다.
"원장님...왜 이렇게 커요?"
지아는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커서 싫어요?"
"아니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