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8화 〉성폭행이 아니라고요 (38/189)



〈 38화 〉성폭행이 아니라고요

우선 성폭행 당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자각 시켜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로 달려갈 기세였다.

물론 재판이 진행되면

나는 무죄 받을 자신이 있었다.


내가 성폭행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간호사 스스로 내 방에 들어왔다.

나는 술이나 약물을 이용해 간호사를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지 않았다.


또, 위력이나 위계가 성립할 관계도 아니다.

청소년이나 정신적인 미성숙 상태가 아니므로 그루밍도 성립할 수 없다.

"간호사님 서두르지 마시고, 절 기억하세요? 저 한  보세요..."


"네, 여기 입원한 이비인후과 선생님이잖아요."

"네 절 아시네요...그런데 이 방에 왜 왔는지는 기억  나세요?"


"몰라요. 아무래도 선생님이 날 성폭행 한 거 같아요.  경찰서에 가야겠어요."


"간호사님, 잘 생각해 보세요. 간호사님이 스스로 이 병실에 들어왔어요. 근무복이 아니잖아요."

"글쎄, 전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확실한  선생님이 날 겁탈 했다는 사실이네요."

"간호사님과 섹스한 건 인정해요.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간호사님의 의지가 방영된 것이지 제가 강제로 한  아니에요. 재판까지 가도 증거가 없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감옥 갈 준비나 하세요."




여자의 변신은 무서웠다.

그녀의 변한 눈빛에 무력감을 느꼈다.

그녀가 만약 고소하면, 나는 어쩔  없이 무고로 맞고소할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고


나는 그로 인한 피해가 클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사건이 커지는 것은 막아보고 싶었다.


"네 간호사님, 제가 감옥 갈게요. 그런데 제가 정말 궁금한게요...간호사님 하나도 기억 안나시나요?"

"뭐가요?"

"간호사님이 절 처음 봤을 때 자꾸  페니스가 이렉션 되었다고 웃으셨어요."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그 다음에 오셨을 때는 제 바지를 벗기고 오랄을  주셨어요."

"모르겠는데요."


"오랄  주시면서 밤 열두시에 만나자고 하셨잖아요."


"모르겠는데요."

"그런데 가족캠핑 갔다가. 저하고 약속지키려고 빗길을 운전해서 오셨다고 했잖아요."


"모르겠는데요."

"그래서 그 비옷 입고 저한테 오셔서 우리가  번 했고요...그리고 간호사가 올 시간이라고 잠깐 나가 계신다고 하셨고...내가 문자 보낸 다음에 그거 보고 오키도키라고 답문자까지 보내셨잖아요. 핸드폰 보세요."

간호사는 핸드폰을 꺼내서 살펴 봤다.


"그런 문자 없는데요."

"무슨 소리에요...이렇게 있잖아요."


나는 내 핸드폰을 보여줬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다시 방에 와서 그 소파에서 하다가 기절 하셨잖아요."


"모르겠어요. 전 경찰에 가야겠어요. 여기 저기 몸도 아프고."


아뿔사

나는 아차 싶었다.


기절한 간호사를 깨우기 위해

나는 여러번 뺨을 때렸다.


 다리를 주물러 멍이 들었을 것이다.

운이 없으면, 폭행에 의한 협박으로 해석 될 수  있었다.

증인이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폭력에 의한 협박은


강간 사유가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


여러 기사를  적이 있었다.


막아야 했다.


"간호사님...우리 솔직히 말해 봐요...원하는게 뭐에요?

"무슨 말씀이세요?"

"돈이 필요하세요?"


"절 그런 여자로 보다니. 기분 나빠요. 모욕죄로 고소할 거에요."

점입가경이었다.

내 능력으로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

그때

간호사는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녀를 막을 수도 없었다.




변호사를 알아보고

증거를 수집하는 수 밖에 없었다.

동네 창피 당하는 것은 어쩔  없는 기정 사실이고,


경제적 손실을 최대한 막아야 했다.



김호중

그 변호사가 떠올랐다.

한밤중임에도

나는 그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한밤중에 죄송합니다. ㅇㅇ병원에 누워있는 윤석영입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어쩐 일이십니까?'

"주무시고 계셨죠? 밤중에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일이 있어서 깨어 있었습니다. 미안해 하실 필요 하나 없습니다. 어떤 일 때문에 전화를 주셨나요?"

"제가 의뢰할 일이 급히 생겨서 전화드렸는데, 혹시 이쪽으로 지금 와 주실  있나요?"


"네 알겠습니다. 삼십분 내로 가겠습니다."

"네 기다릴 게요.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해 봤다.




왜 그럴까...둘중 하나였다.

진짜 기억을 못하는 것...아니면 꽃뱀



진짜 기억을 못하는 경우를 가정해서 그녀를 이해해 보기로 했다.


우선 캠핑이 사실인지 아닌지...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가족 유무...그것도 중요한게 아니다.


기억상실 진위...진짜라면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났는데 팬티가 없다면 충분히 강간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그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까...


첫번째는 그녀가 납득하도록 설득해서 고소를 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내가 첫번째로 시도 해보았으나 실패했다.


그럼 변호사에게 부탁을  보는게 한가지 대안.

아님 그녀가 말을 들을 만한 사람을 찾아 설명하고 부탁하는 방법.


그 두가지가 안되면

법정 다툼에서 불리한 증거를 없애고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녀가 만약 꽃뱀이라면


설득과정은 의미가 없다.

맞고소하고 증거수집에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졸음이 왔다.




 무슨 조화인지

자려고 하면 정신이 말짱하고


졸릴땐 해야 할 일이 있다.




졸린눈을 비비며

변호사를 기다렸다.

삼십분이 지나자


변호사가 병실에 들어왔다.



"변호사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급한 일이라도 생기셨나요?"


나는 사건의 개략적인 사항을 변호사에게 들려주었다.



"임프레션이 안 좋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정말 기억을 못할 수도 있지만,  경험으로는 꽃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실제로 손으로 뺨을 때리고 팔다리에 압박을 가했으므로 아마 지금쯤 경찰서에서 증거사진을 찍었을 겁니다. 병원 아래에 응급실에 갔을 수도 있고요. 준비 단단히 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원장님이 아주 불리한 상황이에요."


"그럼 지금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증인이나 증거를 찾아야죠. 여기 병원에 카메라가 많으니까 영상 확보 하는게 급선무일 듯 합니다. 그리고 오늘  방에 들어오신 동료 간호사분 증언이 오염되지 않게 먼저 증언 녹음 확보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변호사님께서 그런 사항을 좀 도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그래야죠. 여기 선임계에 싸인 하시면 전 바로 원장님과 같은 배를 타는 겁니다."

"그럼..대략 비용이 어느정도 들겠습니까?"


"이정도 사건이면...우선 착수비 300정도 되고, 혹시 구속되었을 때 구속 정지 하는데 추가 비용 있고, 무죄 받으면 성공사례가 따로 있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따로 계약서를 쓰겠습니다. 이건 우선 선임계이고, 언제든지 저를 해고 하실  있습니다."

나는 그가 준비한 선임계에 싸인 했다.

"그 합의금 건은 제편인가요 그 의뢰인 편인가요?"


"하하하, 그 건에 있어서는 정의 편입니다."


"네, 제 변호사로 선임 되셨으니 정의롭게 저를 보호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전 의뢰인과 관련해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원장님이 마음 놓고 제게 진실을  해 주셔야 일이 쉽게 풀립니다.  지금부터 원장님과 신뢰 관계에 있는 겁니다. 그럼 바로 밖에 나가서 증거 수집  뒤에 분석해 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변호사님...무슨  있으면 연락 드릴게요. 가능하면 낮에..."


"하하하 밤에 주셔도 됩니다. 밤 늦게까지 깨어 있는 편입니다."

"네 그럼 잘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



변호사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병실을 나갔다.




불안과 안심이 교차되었다.



내일을 위해 침대에 올라갔다.

잠을 청했다.


다시 또 잠이 안왔다.




간호사의 까만 그곳이 떠올랐다.



나는 내 뺨을 때렸다.
문제를 일으키는 내가 미웠다.




얼핏 잠들었을 때


병실 문이 열렸다.

건장한 남자 둘이 들어왔다.


"윤석영씨 폭행 협박 및 강간 치상 혐의로 체포합니다. 묵비권 행사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있고, 변호사 선임 할  있습니다. 권리 고지 했습니다."

한 남자가 내 왼쪽 팔에 수갑을 채우고 자신의 팔에 수갑을 채웠다.

다른 남자가  석고 붕대를 잡았다.


"지갑하고 짐을  가져 갈 게요."

나는 옷장속에 있는 바지와 셔츠를 손에 들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로비를 거쳐 밖으로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봤다.





비오는 병원 밖에

경찰 차가 서 있었다.

남자가 차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병원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언제 병원에 돌아올 수 있나요?"


"담당의사 허락 받았습니다. 초대 48시간 유치장에 구금 될 겁니다."

내게 수갑채웠던 남자는 딴 곳을 보며 성의 없이 말 해 주었다.

"제 변호사에게 연락해도 되겠습니까?"


"이따 경찰서 가서 하세요. 금방 가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성의없게 대답했던 형사가 다시 귀찮아 했다. 조롱하는 듯한 어투로 대답했다.



그의 말 대로

경찰차는 경찰서에 금방 도착했다.


강력계 팻말이 보였다.


나를 조롱하던 남자가 접이식 의자를 책상 앞에 가져왔다.

나는  의자에 앉혀졌다.


그리고 그 남자는  수갑  한쪽을 의자에 걸었다.

"혹시 이 수갑 풀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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