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6화 〉멘탈 붕괴 ---담배연기를 안 마시고 싶습니다. (56/189)



〈 56화 〉멘탈 붕괴 ---담배연기를 안 마시고 싶습니다.

"지금 대진의사가 전활  받아요... 혹시 무슨 일 있었는지 기억 나는 거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정숙씨 정말 미안한데, 저하고 같이 가 봅시다. 대진의사는 혼자 살던가요?"


"네 작은 아파트에 혼자 살아요. 저기 앞에 5단지에 살아요."

나는 뭔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나는 데스크 실장에게 점심시간까지 휴진으로 하도록 하고


간호조무사와 같이 밖으로 나왔다.


걸어가면서  좋은 상황을 가정하며

충격받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렸다.




간호조무사가 안내하는 대로

길을 걸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대진의사의 집에 도착했다.


복도식 아파트

마지막 집이었다.




벨을 눌렀다.

반응이 없었다.



문을 두드렸다.


반응이 없었다.

나는 점점 불안했다.


대진의사에게 사고가 났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119로 전화를 했다.

"여기 ㅇㅇ동 ㅇㅇ아파트 501동 701호입니다. 제가 고용한 의사선생님이 출근을 안 하고 전화도 꺼져 있어서 집을 찾아와 봤는데 안에서 응답이 없습니다. 좀 와서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간호조무사는 옆에서 벌벌 떨면서 식은 땀을 흘렸다.

"왜 그래요...괜찮으세요? 여기 바닥에라도 앉으세요."


나는  앞에 놓여있는 과일 박스를 접어 바닥에 깔아주었다.


간호조무사는 자리에 앉았다.



잠시후 119 구급대가 올라왔다.


한 대원이 문을 아주 세게 두드렸다.


"계십니까?...계세요?... 대답  하시면 문 열고 들어갑니다."



뒤에서 헤머를 들고 기다리던 대원이

현관문 손잡이를 내리쳤다.


빠루를 들고 있던 대원이 현관문 틈에 빠루를 넣고


지렛대질을 했다.


헤머로 다시 손잡이를 내리쳤다.


다시 빠루로 지렛대질을 했다.

문이 열렸다.

소방대원은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방에 불을 켜고 거실을 지나


침실로 진입했다.

침실에 누군가 누워 있엇다.

소방대원은


누워있는 사람의 맥박을 확인했다.


죽었다는 사인을 보냈다.




"여기 경찰좀 보내주세요. 사망사건입니다."

소방대원이 본부에 보고 했다.



"저기 소방관님 제가 그분 얼굴좀  수 있겠습니까?"

"네 들어오세요."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을 벗을 정신이 없어

침실로 들어가서야 내가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을 알았다.



얼굴을 보기 위해

침대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대진의사가 맞았다.

"네 제가 고용했던 대진 의사가 맞습니다."



나는 가슴이 답답했다.

집 밖으로 걸어나왔다.

간호조무사가 없었다.

등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식은 땀이 흘렀다.



아파트 아래에서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밑을 내려다 봤다.


간호조무사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7층이데도 피가 터진 자국이 보였다.


"소방관님 사람이 떨어졌어요."




안에서 소방관이 뛰어나왔다.



"무슨 일이에요? 떨어지다니요."

"저기 아래...제 직원이 떨어졌어요."

소방관은 급히 엘리베이터로 갔다.


나도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을 탔다.

"제 직원인데...왜 떨어졌는지 모르겠어요."

소방관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아파트 출입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간호조무사가 있는 쪽으로 뛰어가봤다.

머리가 먼저 땅에 부딪힌듯 보였다.

머리가 깨져 뇌가 밖으로 나왔다.

뇌척수액과 혈액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소방관은 소방차로 가서 하얀 천을 가져왔다.

간호조무사의 몸에 덮었다.



곧 경찰차가 달려왔다.

형사가 차에서 내렸다.



윤간호사 건으로 나를 심문했던 형사였다.


"어? 여기  당신이 있어?"

"......"


"여자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소방관이 그 형사에게 말했다.


그 형사는 하얀천을 열어보고 닫았다.


"위에는 남자가 침실에서 사망했습니다."



나는 화단에 주저 앉았다.

형사는 나를 힐끗 쳐다보고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전화기를 들어 김호중 변호사에게 연락했다.


"네 원장님 몸은 좀 어떠세요?"

"네 몸은 괜찮습니다만, 지금 제가 또 사건에 연루가 되었어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라서 전화드렸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원장님."


"간단히 말씀드리면, 제가 고용했던 대진의사가 병원에 출근하지 않아서 집으로 찾아왔더니 침실에서 사망한채 발견 되었고, 같이 찾아왔던 직원이 7층에서 방금 투신해서 사망했습니다."


"지금 경찰이나 소방관이 와 있습니까?"


"네..."


"설마 원장님이  대진의사를 살해하진 않으셨죠?"


"네 그런 일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대진의사가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안된다고 병원 실장이 제게 알렸습니다. 그래서 급히 출근해서 밀린 환자들 진료했습니다. 오늘 투신한 간호조무사는 아침에 지각을 했는데, 어제 밤에 대진의사와 함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간호조무사하고 같이 대진의사의 상태를 확인 하러 여기 아파트에 왔다가 그렇게 됐습니다."

"일단 원장님은 참고인인 상태니까...사실 경찰의 소환에 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괜히 소환에 응해서 참고인 진술을 하다가 말 실수라도 하면 골치 아파집니다."

"네 그럼 출석요구서가 오거나 전화 통지가 와도 거절하면 되겠네요."

"네 맞습니다. 경찰에서 필요하념 피의자로 전환해서 영장을 청구하거나, 아니면 재판단계에서 판사가 소환을 하면 증인으로 출석은 해야 합니다."

"네. 그런데 아마도 제가 사건에서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같은데...자발적으로  하는   좋은 생각인가요?"


"원장님, 도의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할 수있는데, 화살이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지금 이시간엔 침묵이 답입니다. 일절 나서지 마시고, 차분히 평상시 대로 계십시오."


"경찰이 저를 찾아와서 심문을 하면 어떡하죠?"

"혹시 모르니까 아무 대답도 하지 마시고, 변호사와 상의해서 알려주겠다고만 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혹시 저희 병원으로 한번 와 주실  있을까요. 사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저희 병원이 있고, 많은 증거가 저희 병원에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 안 오네요."

"네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전화기를 끊고


목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훑었다.

나를 심문했던 형사가

내 앞에 섰다.



"경찰서에 같이 가 주셔야 하겠는데요."



나는 그를 올려다 봤다.


그는 나를 비웃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변호사가 지금 오기로 했습니다. 제가 나중에 도와드릴  있으면 변호사와 상의해서 뭐든지 도와 드리겠습니다."

"변호사라... 구린 구석이 많은가봐 의사양반."

"그런건 아닙니다만, 황망중에 괜히 필요없는 오해를 살까봐 제가 조심조심 하는 겁니다."

"오늘 죽은 사람 둘의 공통 분모는 당신이야. 그리고 당신이 현장에 있었고."

"전 이사건과 관계 없습니다."


"방금전  여자가 죽기 전까지 제일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 당신이야."

"그점 저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서에 가서 시원하게 진술하라는겅 아니야."


"네 변호사와 상의해서 모든걸 소상히 밝히겠습니다."


"오케이... 그럼 현장에서 체포하는 걸로 하지."

경찰관은 내게 수갑을 채웠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어. 당신은 지금 저 여자의 살해범으로 체포되는 거야  조사해 보면 침실에서 죽은 남자의 살해도 추가될 수 있겠지."


나는 강제로 경찰차에 태워졌다.




경찰서에 도착해서

그 형사의 책상 앞에 앉혀졌을 


이전과 마찬가지로

내 왼손에 채워진 수갑은 의자에 연결되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인적사항은 저번과 동일 하고... 의사양반 자주 만나서 좋네 저장된 기록을 그대로 긁어서 붙이면 되네. 어이구 편하다. 의사양반 집이 이사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

나는 아무 말 도 하지 않았다.

"자 쉽게 가 봅시다. 고 황정숙씨를 어떻게 죽였나요?"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좋아요. 대답란에는 대답 안 함."



형사의 눈빛에서 나는 소름끼치는 악마의 기운을 보았다.

"형사님, 지금 변호사님께 전화 해도 되겠습니까?"

"왜 못하게 하면 인권위에라도 신고하게......요?"


"지금 변호사가 오고 있는데, 다른 곳으로 가서 저를 찾을 까봐 고생을 덜어주려고 합니다."

"그러시던가..."

나는 수갑때문에 의자 아래로 쪼그리고 앉았다.

의자에 바짝 붙어 전화기를 들었다.

최근 통화목록을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원장님? 지금 병원에 왔습니다만..."


"변호사님, 죄송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지금 경찰서입니다."


"원장님 스피커 폰으로 바꿔보세요."


나는 스피커 폰 버튼을 눌렀다.

"형사님!! 불법체포입니다!! 제 의뢰인은 석방해 주세요!!!"

"뭔소린지 못 알아들으니까 와서 말해요. 증말 짜증나게 하네."

"형사님 저한테 욕했습니까?"


"무슨 욕을 해요...아무리 변호사지만 너무 심한거 아니요? 예의없게..스피커 폰으로 그게 뭐요...여기 와서 얘기해요 증말."

"원장님 바로 가겠습니다. 제가 갈때까지 아무런 진술 하지 만시고 그대로 계세요."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다시 의자에 올라가 앉았다.


"어디까지 했더라....아 저 변호사 새끼 증말 짜증나네..."

형사는 책상위에 볼펜을 던졌다.


의자에서 일어나 정수기 물을 한  들이켰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을 붙였다.



내가 싫은 표정을 지었다.


"담배연기를 안 마시고 싶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