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실장을 보내고 여자프로와의 떡을 기대하다
"그냥 편안하게 여행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한달정도 나갔다 오세요. 상황이 잠장해지면 제가 연락드릴게요."
"네 감사해요."
"그럼 우선 집에 가 계세요. 제가 최대한 빨리 예약할게요. 여권도 찾아 놓으시고, 지금 짐을 싸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오늘이라도 티켓이 있으면 바로 나가시는 게 어떨까 해요."
"네, 그럼 집에 가서 짐 싸고 있을게요. 원장님 고맙습니다."
나는 실장이 나가고 바로 동남아 한달살기를 검색했다.
너무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치안이 비교적 안전한 방콕을 선택하고,
익스피디아 안에서 호텔과 비행기 패키지를 검색해 보았다.
400만원 전후의 호텔이 많았다.
제일 좋은 500만원 패키지를 선택했다.
다섯시간 뒤에 출국할 수 있었다.
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실장님 여권 찾아 놓으셨어요?"
"네. 지금 손에 있어요."
나는 여권 번호를 입력하고 바로 결제 했다.
"실장님 지금 바로 짐싸서 출발하셔야 되요. 다섯시간 뒤에 출국이에요. 제가 댁으로 가서 공항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네 알겠어요 원장님."
나는 바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주차장에 있는 차를 몰고 실장 집 앞으로 갔다.
다가구 주택 2층
오랜만에 오는 실장 집이었다.
나는 실장을 만나자 마자
실장집에서 6개월을 살았다.
그 6개월동안 실장은 내게 최선을 다했다.
한번도 내게 화낸 적이 없었다.
실장은 늘 아침을 차려놓고 내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뒤에서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일 때
실장은
수줍은 여고생처럼 얼굴을 붉히곤 했다.
돌아보면 그 시절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중
하나였다.
실장은 매일밤 뜨거웠다.
비교적 큰 내 물건을 잘 받아주었다.
실장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신음 소리를 냈다.
가식적으로 예쁜 소리가 아닌
단전에서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신음소리.
나는 그 신음소리에 중독되어
밤새 몇번이고 실장 위에 올라갔다.
하지만,
내가 결혼 할 수 없음을
통보 했을때
실장은 이성적으로 나를 설득했다.
자기는 결혼하고 아기도 가질 생각이니
자기집에서 나가 달라고 했다.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은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나는 내가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했고,
실장은 곧 결혼했다.
일년이 지나 아이도 가졌다.
나는 실장이 결혼 한 이후로
실장과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
하지만, 실장과의 신뢰관계는 전혀 깨지지 않았다.
그 후로도 큰 탈 없이
우리는 좋은 파트너였다.
그렇게 믿고 있던 실장이
대진의사와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빨리 현실을 자각해야 했다.
실장을 살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결론은 두가지.
가정파탄을 막고
실장이 마약중독을 이기도록 하는 것.
"실장님 밑에서 차 대 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네 지금 짐 가지고 내려갈게요."
조금 뒤 실장과 남편이 짐을 들고 내려왔다.
트렁크를 열어 짐을 집어 넣었다.
"한번 더 갔다 와야할거 같아요. 한달 살 짐이 꽤 많네요."
실장과 남편은 다시 집으로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실장의 딸이 내려왔다.
나는 차 문을 열어
실장 딸을 차에 태웠다.
웃는 얼굴이 예쁜 실장 딸은
비행기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들떠 있었다.
"하은아 어디로 놀러가는지 알아?"
"몰라요."
"비행기 타는 건 알아?"
"비행기..."
내가 실장에게 더 신경쓰는 이유는
실장과의 신뢰관계도 있지만,
하은이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실장이 임신을 했을때,
느낌이 싸 했다.
아주 약간 이른 시기에 임신을 한 것이다.
내 아이일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검사해 보지 않았다.
실장의 남편 역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나서
나는 실장에게
내 아이가 맞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실장은 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뒷자석에 있는 아이가
왠지 나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장과 남편이 짐을 들고 내려왔다.
나는 트렁크를 열어 주었다.
짐을 싣고
실장과 남편이 뒷좌석에 앉았다.
"원장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특별한 휴가를 갖게 해 주셔서."
남편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제가 그동안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어서...비행기는 신발 벗고 타야한다는데..정말인가요?"
실장이 남편의 어깨를 때리고 눈치를 줬다.
"엄마 왜 아빠 때려?"
"아빠가 맞을 짓을 했어?"
"무슨 맞을 짓?"
"바보같은 말을 했어."
"아항..바보 맞을 짓....아빠 떼찌."
하은이가 아빠를 때렸다.
남편은 과장된 비명을 지르며
딸 바보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아무리 하은이가 내 친딸이라 할 지라도
나는 저 행복한 가정에서
하은일 데려올 용기가 없었다.
나는 차를 움직여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차가 막히지 않아
운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실장도 남편도 하은이도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야경을
아무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아직까지 비행기 시간이 4시간 남았다.
나는 티켓팅을 하고
수하물 붙이는 것을 도왔다.
더이상 내가 도울 일이 없었다.
나는 700만원을 달러로 환전했다.
실장에게 건넸다.
"아무 생각 없이 잘 놀다 와요. 하은이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실장은 눈물을 흘렸다.
나는 실장을 안아주었다.
하은이가 내 바지를 잡고 안아달라고 보챘다.
하은이를 안아주고
남편과 악수를 했다.
나는 돌아섰다.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주차비를 지불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
씨씨티비 본체를 떼어냈다.
원장실에서 몇가지 짐을 챙겨 집으로 왔다.
그동안 이비인후과를 하면서
잔잔하게 살아왔다.
언제부터 내 삶이
높은 파도를 맞아 흔들렸을까
내가 나이트클럽에 가서
지은이를 만난 사건
그 때가 인생의 변환점이었다.
그 뒤로 나는 너무 큰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아왔다.
적지 않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때 지은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야 뭐해?"
"그냥 집에 있어."
"그럼 여기로 골프치러 올래?"
"나 골프 잘 못치는데...게다가 나 한쪽팔이 바보잖아."
"괜찮아. 한손으로도 얼마든지 칠 수 있어. 그리고 여기 같이 있는 동생이 프로야"
"프로선수?"
"응, KLPG 프로. 잠깐 같이 치면 재밌을 거야."
"어딘데?"
"삼성동으로 와서 전화해줘."
"알았어."
나는 또 거절하지 못하고 지은이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나는 어느새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몰고
삼성동으로 가는 도로 위에서 운전을 하고 있었다.
지은이를 만난 후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고
지은이가 시키는 대로
내 본능의 씨앗들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있는 나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왔다.
마약과 다른게 무엇일까
지은이의 전화를 받으면
나는 바로 여자의 다리사이에서 피어오르는 냄새가 맡아졌다.
나는 그 냄새를 거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은이를 만나면
실제로 새로 만나는 여자의 냄새를 코로 맡을 수 있었다.
그 다리 사이에서 나는 냄새에
나는 중독되어 있었다.
삼성동에 도착햇다.
나는 지은에게 전화를 했다.
"나 지금 삼성동 도착했는데."
"그런 거기 봉은사 쪽으로 와 내가 나가 있을 게."
나는 봉은사로 이동해 지은을 만났다.
지은은 나를 골목으로 안내했다.
간판도 없는 실내골프장이 있었다.
나는 지은과 함께 골프장으로 들어갔다.
개인 연습장처럼
지하실에 실내 골프장이 꾸며져 있었다.
"인사해. 김은지 프로."
"안녕하세요. 윤석영이라고 합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야."
"네 안녕하세요 김은지 입니다."
사실 나는 그녀 이름을 들어 본적이 없었다.
키가 컸다.
몸매가 늘씬하게 빠졌다.
치마를 입고
까만 양말를 무릎 아래까지 신은게 은근히 자극적이었다.
허벅지 살결이 무척 희게 드러났다.
파란 핏줄이 도드라졌다.
자신감 있는 미인형 얼굴에
빨간 립스틱이 도드라 졌다.
내 몸은 이미 반응을 했다.
내 물건이 빨간 립스틱 속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했다.
"우리 바로 게임 오케이?"
"내가 잘 못치는데..."
"그러면 우리 우선은 6번홀 까지만 칩시다. 홀당 은지프로가 두개씩 잡아 주고, 나랑 원장님은 그대로 치면서, 타당 십만원 어때요?"
"한번 해보죠 뭐..."
프로가 상큼한 표정을 지으며 승낙했다.
"원장님은요..."
"네...그러죠."
"은지프로야...우리 원장님을 위해서 특별히 홀인원 스페샬 준비해도 되나?"
"그럼요 전 언제나 준비되어 있죠."
"원장님 오늘 짧은 데서 홀인원 한번 해보세요. 우리 은지 프로가 천국으로 보내줄 거에요...호호."
지은은 그 말을 하면서 프로에게 윙크했다.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원장님 그리고 죽기살기로 치는게 하니고, 은지프로가 중간중간 자세 교정해 줄거에요. 괜찮죠?"
"네...저야 좋습니다."
그렇게 골프가 시작되었다.
프로가 먼저 티샷을 시작했다.
그 가느다란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은지프로는 비거리 330미터의 장타를 날렸다.
그 다음은 지은이 티샷을 했다.
지은이 역시 300미터의 장타를 날렸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한 손으로 우드를 힘껏 휘둘렀으나 오비가 났다.
내가 친 골프공을 한참을 휘어져 알 수 없는 숲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은지 프로가 내 뒤에 섰다.
"원장님 몸에 힘 빼시고요. 골프채를 던지듯이 한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