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4화 〉어린 간호조무사의 도전 (64/189)



〈 64화 〉어린 간호조무사의 도전



그녀의 눈에는 서운한 기운이 역력했다.



"그럼, 내가 볼  보고 연락할테니까. 두명 연락처 줘봐요. 어디라도 먼저 가 있어요...아마 한시간 넘게 걸릴거 같아요...한 일곱시쯤 연락해서 봐요."


"정말요?"

간호사의 눈이 반짝였다.

나는 보라색 팬티 냄새가 떠올랐다.

아마 그녀는 지금  보라색 팬티에

조갯살을 부비고 있을 것이다.




내 물건이 꿈틀거렸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전화기 잘 붙들고 있어요. 내 연락 놓치지 말고."




나는 바로 차를 몰아

이비인후과로 왔다.



나는 건물에 불이 난 줄 알았다.




6시가 되기 한참 전인데,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었다.

하나같이 똑같은 패션으로


감청색 바바리코트를 입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뚫고


병원문을 열자



그들은 병원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다들 정신없이 여기 저기를 훑어 보았다.



"원장님 하루 몇명정도 보셨나요?"

"제가 최근에 사정이 있어서 진료를 못했습니다."


나는 석고붕대한 팔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최근 환자수는 잘 모르겠고, 보통 지금 시즌은 감기철이라 백명 좀 넘게 봤습니다."

"인수 금액이 얼마나 되나요?"

"사실 정확한 금액은 아직 안 정했는데, 장비도 리스가 끝났고. 나쁘지 않은 조건인거 같아 많이 받고 싶지만...저는 빨리 양도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오늘 오신분들 중에서 경매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높게 써 내시는 분들에게 넘기겠습니다."


감청색 바라리 코트들이 웅성거렸다.

"쿨하게 오픈 경매 하겠습니다. 지금이 여섯시니까 둘러보시고, 물어볼게 있으면 물어보시고 6시 10분에 오픈 경매 하겠습니다."

그들은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한듯 했다.

"얼마부터 시작하시나요?"


"싸게 삼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질문들이 없어서 바로 경매를 시작했다.



"다들 대기실 소파에 앉아주세요."

"질문있습니다."


"네 하세요.."


"지금 직원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실장이 한달 넘게 휴가 중입니다. 고용 승계하실 필요 없이 새로 뽑으시면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경매 합니다. 낙찰 되신 분은 오늘 십분의 일만 납입해 주시고, 상호 협의하에 잔금 치루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질문 있습니다. 여기 월세는 어떻게 되나요?"


"보증금 오천에 백 오십입니다. 건물주는 합리적인 분입니다. 크게 불편을 주시진 않을 겁니다."

"일일 환자가 몇명이라고 하셨죠?"

"지금 한 참 감기 시즌인데, 제가 사정상 병원 운영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일 환자수를 말씀드리기 애매 합니다. 작년 이맘때는 백명이 넘었습니다. 보험공단에서 매달 천만원 이상 수령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변에 배후세대가 뛰어납니다. 그점 양지하시고 경매에 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 생각에는 새로 개원하시는 분들에겐 저렴하게 개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겁니다. 아마 다들 개원의 대출 받으실 텐데 요샌 한 4억정도 나오지 않나요? 그중에 겨우 삼천 쓰시는 겁니다. 낙찰가가 높으면 좋겠습니다만, 전 우선 삼천 생각하겠습니다. 그럼 경매 시작합니다."



"삼천이요."

"네 다른 분 없으면 삼천에 낙찰 합니다."


"삼천 오백"

"네 고맙습니다. 삼천오백"

"사천"


"네 감사합니다. 사천. 다른분 없으시면 사천에 낙찰 됩니다."

"오천"

"네 감사합니다. 오천나왔습니다. 열 셉니다. 십구팔칠..."


"오천 오백"


"네 오천 오백 나왔습니다. 열 셉니다. 십 구    오..."

"육천"


"네 거의 온거 같습니다. 육천...십 구 팔 칠 육    이 일...네 육천 낙찰 되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그럼 낙찰자 선생님을 제외하고 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청색 무리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낙찰자와 단 둘이 남았다.

"높은 가격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네..."


어리숙해보이는 의사 초년생이  있었다.


"이번에 군의관 제대 하셨나요?"


"네 그렇습니다."

"병원을 스무스하게 시작하시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전공을 이비인후과 하셨나요?"


"네."


"잘 되었습니다. 아마 인수하시면 삼개월 내로 빚 갚고 플러스로 돌아설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오늘은 일단 제게 육백만원만 이체 해 주시고, 내일 만나서 이야기 하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여기 제 계좌번호입니다."


"네 그러겠습니다."

그는 폰으로 계좌이체를 했다.


"지금 이체 되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여기 제가 간이로 영수증  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이 가능한 빠른 시간 내로 인수 하시면 됩니다. 자세한 건 내일  시간에 만나서 이야기 하시지요. 여기 제 명함입니다. 연락처  주시겠습니까?"

"네 여기."

우리는 서로 연락처를 확인했다.

"그럼 나가시죠..."

"네."

나는 내 병원을 새로 인수할 의사와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건물 입구 앞에서 우리는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나는 차에 탔다.

출발하기 전,

간호사 이쁜이들에게 연락했다.

"지금 어디에요?"

"원장님 우리 아직 아무것도 안 먹고 병원에 있어요."

"그럼 어디로 갈 거에요?"


"몰라요."


"뭐 먹고 싶어요?"

"우리 피자 먹고 싶어요."

"그럼 주변에 피자집이  있어요?"


"원장님 그냥 병원에서 시켜 먹어요."

"그래요 그럼...내가 가서 계산할게요."

"원장님 올때 맥주 사오세요."


"얼마나요?"

"몰라요...원장님 드시고 싶은 만큼 사오세요."


피자라고 하니...


벌써부터 허기가 졌다.

다른 먹을 게 없을까?

다시 전화했다.



"여보세요."

"기왕 먹는거 치킨도 시키세요."


"네 알았어요. 얼마나 시켜요?"


"한 두마리?"


"그래요. 원장님."

"좋아요. 그럼 바로 갈게요."




ㅇㅇ마트가 가까웠다.

마트에 들러

맥주를 사면서


어린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군것질 거리를 샀다.


아이스크림도 잊지 않았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갔다.

이미 피자와 치킨이 도착했다.

"저희가 먼저 계산했어요."

"늦어서 미안해요. 여기 계산한 돈이요. 남는 돈은 가지세요."

"감사합니다."

우리는 대기실 테이블에 피자와 치킨을 펼쳐 놓고 파티를 시작했다.


이쁜이들과 함께 있는 것 만으로 즐거웠다.

나는 장바구니를 테이블에 쏟았다.

달달한 마카롱이 무더기로 떨어졌다. 쵸코바 젤리 가 뒤이어 떨어졌다.


다른 장바구니에서 회심의 종목 떡볶이, 찹살떡, 순대를 쏟아냈다.

"와 원장님 대박~~"

두 이쁜이는 입을 벌리고 좋아했다.

"자 천천히 먹어요. 서두르지 말고..."


간호사 둘은 아직 소녀였다.

즐겁게 이것저것 와작와작 씹어 먹었다.



"원장님도 빨리 드세요...어허 손이 왜 이리 늦어요...그말 모르세요 손은 눈보다 빠르다..."

한살 많은 간호사가 타짜의 조승우 흉내를 냈다.


아마 내가 딸감으로  보라색 팬티의 주인일 것이다.


"원장님 한개  한개, 원장님 한개 나 한개...이것은 밑장빼기가 아니여...얼른 드세요."

이쁜이들의 재기 발랄함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우리는 금새 피자도 치킨도  먹었다.


맥주도 다 마셨다.


나는 이쁜이들을 뱃고래를 과소 평가했다.



한살 어린 간호사는 감자칩 봉지를 뜯고


와작와작 씹고 있었다.



"맥주  사올까요?"


"그럴래요? 고마워요 원장님."

나는 건물을 내려와

맞은편 편의점에 갔다.


아사히 맥주를 바구니에 양껏 담았다.

열개가 담겼다.




나는 아사히 맥주를 담은 봉지를 들고

병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쁜이들은 여전히 먹고 있었다.

"원장님 어떻게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사셨어요?"

"잘 먹어서 고마워요. 이 맥주가 맛있다고 해서  봤어요."




"아사히 맛있어요...잘 마실게요 원장님."



한살 어린 이쁜이의 배꼽이 보였다.

취기가 있는 듯 했다.

무얼 해도 이쁜 나이 스물하나 스물 둘.

나는 가슴이 두근 거렸다.


맥주를 마실때 마다 찌그러뜨린 캔이 봉지안에 쌓여 갔다.


그때 나는 이쁜이들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원장님 조건 해보셨어요?"

"조건이요?"


"조건 몰라요. 원장님?"

부끄러움이 없는 스물둘 스물하나에 나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알긴 아는데."

"원장님은 해 보셨어요?'


"아니  해봤는데..."

"그렇구나."


"동생이랑 제가 부업으로 조건 하는데요."

아무리 세대가 다르다고 해도,


이들은 너무 생각이 다른 듯 했다.

나는 긴장했다.

무슨 말이 나오더라도


난감한 상황이  듯한


강한 촉이 왔다.



"우리가 만나 본 사람들이 대학교수도 있고, 경찰도 있고, 공무원도 있고, 연예인도 있고, 의사도 있고 정말 다양해요. 다들 단골이에요."


"연락처를 갖고 계속 조건을 한다고요?"


"네...그래서 사실 우리 바빠요. 오늘 파티 하자고 한 것도 내일 모레 글피 다 예약이 잡혀 있어요."

"그렇구나."


나는 무심한  맥주를 들이켰다.


"원장님 우리랑 조건 안 할래요?'


"네?"


"조건이요. 싸게 해 드릴게요. 보통 40 받는데 30만 받을 게요. 지금  하고 싶기도 하고..."



나는 정신이 아득해 졌다.

바로 어제

최근의 내 삶의 방향이 잘못 되었다고


반성했는데...



알딸딸한 기분이


내 이성을 눌러버렸다.

나는 지갑에서


오만원짜리 여섯장을 꺼냈다.

언니간호사에게 주었다.


'역시...원장님은 시원시원해...야 너도 하고 싶었지...솔직히 말해봐."

"쪼금..."

"우리의 환상적인 파티를 위하여~~"

언니간호사가 캔을 들었다.


나도 엉겹결에 캔을 들어 부딫쳤다.

"너는 이년아..."

동생 간호사가 같이 캔을 들어 부딪쳤다.




캔에 있는 맥주를 원샷하고

우리는 옷을 벗었다.

"오호~~~원장님꺼 젤로 커요. 내가 해본 사람중에 최고....오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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