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능수능란한 간호조무사가 나를 가지고 놀다.
"괜찮아요?"
"하항..하항...원장님은 정말...하앙..자상해서 좋아요."
그녀는 뒤로돌아 내 뺨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다시 내 입술에 혀를 내밀었다.
나도 혀를 내밀어 그녀의 혀와 서로 만나 춤울 췄다.
그녀의 엉덩이에서 고무줄 같은 조임이 느껴졌다.
나는 속도를 높였다.
빨리 사정하고 싶었다.
박고 있는 와중에 병원 양도 하는 원장이 떠올랐다.
어리숙하게 생긴 외모
머리도 잘 빗지 않은 그는
아마 수련기간 동안
또 군 생활 동안
꽤나 고생 했을 것 같았다.
고지식 해 보이는 눈매가
보기만 해도 답답한 스타일 이었다.
"원장님...지금 딴 생각해요?"
그녀는 귀신 같이 내 움직임의 변화를 감지했다.
"아니에요...미안해요.."
"한참 좋았느데....느낌이 풀어졌잖아요. 나 몰라...아잉"
나는 다시 빨른 펌프질로 회복해 보려 했다.
이상하게 그녀의 몸속이 마른 느낌이 들었다.
"원장님 아아...아파요...그만 빼 봐요."
"미안해요."
"원장님이 딴 생각해서 내 몸이 식어버렸잖아요....이거 어떡할래용?"
그녀가 따지는 모습이 밉지 않았다.
안고 물어주고 싶었다.
"원장님 아까 그 약속때문에 딴 생각하나봐요...그만 가봐요. 하고싶어도 더 못 하겠어요. 시간도 없고...마음도 없고..."
"미안해요."
"아니에요. 원장님 내일 봐요. 이만 가보세요."
나는 주섬주섬 바지를 입고 원장실 문을 닫고 나갔다.
약속시간까지 20분이 남았다.
짜장면 한 긋릇을 먹을 수 있을거 같았다.
병원 앞 짜장면집에 들어가 보통 짜장 한 그릇을 시켰다.
짜장면은 금방 나왔다.
나는 서둘러 짜장면을 비며
입에 밀어 넣었다.
그때 짜장면집 유리창 너머로 이쁜이들이 보였다.
어떤 중년의 남자와 웃으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중년의 남자는 벤츠 E 클래스를 갖고 있었다.
그 남자가 뒷좌석을 열자
이쁜이들은 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 남자가 운전석으로 와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벤츠는 미끌어져서 차도로 나아갔다.
다른 차들 사이에 섞여 멀어져 갔다.
나는 짜장면을 비우고
그 가게를 나왔다.
차를 몰고 이비인후과로 돌아왔다.
출입문 앞에 병원양수하는 선생님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들어가시죠."
"네 안녕하세요?"
"저녁은 드셨어요?"
"네 간단히 먹었습니다."
"저도 급히 짜장면 한 그릇 먹고 옵니다."
우리는 병원 대기실에 앉았다.
"차라도 한잔 드릴까요?"
"아니요...물 있으면 물 한잔 주세요."
"네 잠시만요."
나는 종이컵에 정수기 물을 받아 그에게 주었다.
"고맙습니다."
그는 긴장하고 있는 듯 했다.
"선생님 너무 부담 가지실꺼 없어요. 다들 이렇게 거래하고...병원 잘 들 하세요."
"네."
"우선 몇일에 인수하실 건지 결정하셔야 해요. 하루라도 빨리 하시는게 나을 겁니다."
"그럼 내일 모레 해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직원은 구하셨어요?"
"아뇨 아직."
"그럼 직원 구인 먼저 하세요. 적어도 두명은 있어야 어렵지 않을 거에요."
"선생님께서 직원 구하는 거 도와 주실 수 있나요?"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거 까지 도와 주어야 하는 지 답답했다.
하지만, 나는 빨리 병원을 양도하고 싶었다.
"네 제가 바로 싸이트에 구직 광고 올릴게요."
나는 노트북을 꺼내 구직 광고 올리는 것을 보여 주었다.
"여기 선생님 이름으로 올릴게요. 내일부터 바로 면접 보세요."
"여기서 면접을 봐도 될까요?"
"그러면 제가 열쇠를 드릴테니, 여기서 면접 보세요. 원래 열쇠는 잔금을 치르고 나서 드리는 건데.....서로 한발씩 양보해서 중도금조로 오늘 50퍼센트 쏴 주실 수 있나요?"
"네 그럴게요..."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삼천만원을 내게 이체 했다.
"네 삼천만원 들어왔네요. 여기 열쇠 있습니다. 내일부터 여기서 면접 보시고요. 전기하고 가스 인터넷 명의 변경 하셔야 되요. 선생님이 한전하고 가스공사 그리고 케이티에 연락하셔서 바꾸시면 됩니다. 내일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는 공책에 메모를 하고 있었다.
"전화번호는 그대로 쓰실 거죠?"
"네."
"그럼 케이티 가실때 이분한테 가보세요. 도와 주실거에요."
나는 처음 전화를 설치해준 분의 명함을 건네 주었다.
"그리고. 개통하기 전에 신용카드 단말기 회사에 연락해서 명의 바꾸셔야 되요."
"네...어디로 연락하면 되죠?"
"저기 단말기에 붙어있는 스티커 보이세요?"
"네."
"거기로 연락하면 됩니다. 그리고 내일 보건소 가서 바로 개설 신고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 일단 내일은 그정도 하시면 될 거 같아요. 오늘 제가 건물주에게 연락할테니까 내일 모레 같이 앉아서 임대 계약서 쓰시면 그걸로 끝입니다. 원장님이 알아서 병원 운영하시면 되요."
"원장님 그런데...병원 개원하면 약국에서 인사오고 그러나요?"
"뭐 예전에 그러기도 했는데...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그건 혹시 인사 안 온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마세요. 그런데 영업맨들은 원장 바뀌면 재깍재깍 인사하러 오더라고요."
"다른 거 주의 할 것은 없나요?"
"뭐 처음엔 자잘한 시행착오가 있을 거에요. 궁금한게 있으면 협회에 문의해 보세요. 의외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좀 이상한 질문인데...."
"네 해 보세요."
"병원 하다보면 혹시 간호사들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갖거나 그런 일이 있나요?"
나는 그 얼빵하게 생긴 의사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그의 머리를 한대 쥐어 박고 싶었다.
"하하하 원장님은 그런 관계를 갖고 싶으세요?"
"크게 무리만 안 된다면...당연히 하고 싶죠."
"원장님 미혼이세요?"
"네. 밤마다 외롭습니다."
"원장님 재미있으시네요."
"아니 진짠데..."
"방자전인가...그 영화 보셨어요?"
"네...아 그대사 말하시려는 거죠? 송새벽이 하는 대사. 저는 인생 목표가 뚜렷해요. 여자랑 자는게 제일 좋아요.그 외엔 아무 것도 관심이 안 가요."
그는 송새벽 흉내를 냈다.
싱크로율이 99퍼센트였다.
나는 그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거리감이 좀 좁혀졌다.
"그럼...원장님도 그 변학도하고 인생관이 똑같으세요?"
"그렇다고 할 수 도 있죠. 전 어차피 결혼 안 할거에요."
"왜요?"
"제가 병이 좀 있어요."
"무슨 병인데요?"
"크론병 아시죠?"
"네. 소화기관을 따라 염증을 유발하는 병 말씀하시는 거죠?"
"네. 이게 생각보다 성가신 병이에요."
"전 그런줄 만 알고 있지. 얼마나 성가신지 느낌이 잘 안왔습니다."
"교과서에 있는대로 이게 배도 아프게 했다가, 입에 구내염도 생겼다가, 치질같이 생겼다가...정말 내 인생을 저주하고 싶다니까요. 면역억제제 달고 살아야하는 것도 힘들고...뭐 사실 저는 이번생은 망했다 생각하고 여자랑 섹스나 많이 하려고요."
"그게 그정도인가요?"
듣고 보니 딱했다.
크론병하면 아직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다.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거의 초면인 나에게
사적인 부분을 드러내니
나는 한발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힘 내십시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다.
"원장님 그래서 하는 말인데, 혹시 직원 면접할때 옆에서 봐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지금 낮에는 대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시다면, 제가 저녁에 면접 약속을 잡겠습니다."
사실 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불쌍한 사연도 들었고,
무엇보다
나는 빨리 잔금과 임대 보증금을 받고
이비인후과를 떠나고 싶었다.
하는 수 없이 승낙했다.
"네 그럼 내일 뵙는 걸로 알고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내일 모레에는 잔금 주시는 거 잊지 마시고....한가지 말씀 드려야 할 게 있는데요. 여기 시설들 손볼게 하나도 없는데 씨씨티비 본체가 고장나서 그걸 새로 사셔야 할겁니다. 급한건 아니니 천천히 사양 맞는 것으로 구입하세요. 그럼 정말 가보겠습니다. 제가 내일 저녁에 이 근처에 있을테니 면접 준비 되시는 대로 연락 주세요."
나는 이비인후과를 나왔다.
이미 그에게 열쇠도 주었고,
더 이상 내 병원이 아니었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다.
사실 특별히 할 일은 없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올라가려고 할때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원장님 저에요. 귀요미."
언니 간호사였다.
"전화번호가 바뀐거 같아요."
"전화기를 병원에 놓고 왔어요. 이거 잠깐 빌린거에요."
"네...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원장님 저 배고파요."
"저녁 안 드셨어요?"
"너무 바빠서 못 먹었어요."
"지금 어디신데요?"
"병원 근처에요."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음. 회 먹고 싶어요."
"동네에 횟집이 있나요?"
"동해안에 가서 회 먹고 싶어요..."
"......"
지금 밤에 동해안으로 가자니
제정신인가 싶었다.
그래도 스물 두살의 이쁜이가 아닌가
"혼자 있어요?"
"네 혼자 있어요."
"알았어요...지금 어디로 가면 되요?"
"여기 ㅇㅇ교회 앞으로 오실 수 있어요?"
"네 바로 갈게요."
나는 다시 차로 돌아가
시동을 걸었다.
카레이서처럼 차를 몰아 ㅇㅇ교회로 갔다.
교회앞에 그녀가 서있었다.
나는 상향등을 깜빡였다.
그녀는 신호를 못 알아봤다.
나는 창문을 열어 소리쳤다.
"여기요~"
그녀가 나를 알아보고
차로 걸어왔다.
그녀는 조수석에 들어와 앉았다.
"폰 가지러 안 가도 되요?"
"귀찮은데 그냥 바로 가요."
"네 그럴게요."
나는 바로 내달렸다.
옆에 앉은 언니 간호사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