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겁니다.
"네 알겠어요. 그동안 형님이 도와주신게 많이 도움되서 사실 그냥 시작할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오늘 밤에 결정하죠 뭐. 간호사님 우리 내일 아침부터 진료 할까요?"
"네 전 상관 없어요."
그녀의 목에는 밴드가 붙어 있었다.
기억이 났다.
원장실에서 새 원장과 아마 섹스를 했을 것 같던 그 여자였다.
그 상상을 하니 내 바지가 부풀어 올랐다.
"원장님 우리 밥도 시킬까요? 아무래도 간호사님이 배고플거 같은데."
"그러지."
나는 공기밥 두개를 시켯고
새 원장과 간호사는 각각 공기밥 하나씩을 시켰다.
"원장님은 원래 밥을 그렇게 많이 드세요?"
"예전에 우리집에 밥그릇이 이 공기보다 세배정도였어."
"하하하...그때를 아십니까..."
"그정도는 아닌데...괜히 늙은이 된거 같아 미안하네..."
"형님 근데 제가 오늘 간호사랑 뭐 좀 하기로 했는데 형님이 필요하거든요."
"무슨 일?"
"그건 이따가 가보시면 아실거에요. 좋은 일이에요. 형님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나야 뭐 상관없을거 같은데...종은 일이라니까 괜히 마음이 설레네."
"많이 설레도 돼요. 아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겁니다."
나는 간호사를 바라봤다.
간호사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
야릇한 느낌이 왔다.
오늘은 아무도 술에 취한 사람이 없다.
맨정신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상상할 수 있는게 무얼까...
"이제 일어나시죠 원장님...간호사님도 밥 다 드신거 같은데..."
"그럴까..."
나는 일어나면서 슬쩍 간호사가 밥먹던 자리를 보았다.
공기밥을 반이나 남겼다.
저 쌀을 만들기 위해 농부들이 얼마나 고통을 참아가며 노력했을까...
꼰대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내게는 밥 남기는 여자가 전혀 섹시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녀는 무엇으로든 부족한 칼로리를 보충할 것이다.
그녀의 육덕진 몸으로 부터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간호사님이 오늘까지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시고...내일부터 저와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거 잘 됐네."
"간호사님 우리 원장님이...여기 이비인후과 전 원장님이에요.."
"네 안녕하세요."
그동안 눈 인사만 두번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내게 손을 뻗었다.
"잘 부탁합니다. 원장님."
떠나는 원장에게 부탁은 무슨 부탁?
하지만, 인사를 안 받을 수는 없었다.
"네...제가 종종 들르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준비없는 상태에서 말이 헛 나왔다.
전 원장이 병원을 팔고나서
종종 들르긴 왜 들른단 말인가.
"푸핫...네.."
간호사의 부드러운 손이 나를 비웃었다.
기분이 안 좋았지만,
내 말하는 수준이 그런걸
누구를 탓 할 순 없었다.
나는 간호사의 손을 놓았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그녀가 내게 두손을 싹싹 빌도록
뒤에서 사정없이 박아 응징하고 싶었다.
삼겹살집 밖엔
어둡고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
입김이 하늘로 퍼져갔다.
"형님 오늘 저 새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이차겸 해서 제 집으로 집들이 가시겠습니까?"
갑작스런 집들이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집들이 한다고
굳이 일주일 전에 예고하는게
법률로 정해진 것도 아니리라.
"그러지...집들이 선물로 뭘 해야 하나?"
"형님 안 하셔도 괜찮은데...정 하시고 싶으면...휴지나 세제 그런거 사주세요."
"집을 어디다 얻었지?"
"저기 바로 저 아파트에요...걸어가시면 돼요."
새 원장은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를 가리켰다.
"아...저 아파트...비쌀텐데..."
"전세로 살기로 했어요..."
"아하 그렇구나, 그래 잘 했어."
간호사와 나는 새 원장을 따라 뒤에서 걸었다.
나는 편의점에서 선물을 사기로 했다.
"잠깐 여기점 들어갈게."
"네 형님, 실은 저도 좀 살게 있어요."
우리는 모두 편의점에 들어갔다.
편의점 한켠에 선물용 휴지와 세제가 있었다.
아무래도 이 동네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원룸들도 많아
집들이가 빈번할 것이리라.
덕분에 나는 큰 수고로움 없이 선물을 샀다.
새 원장과 간호사는
둘이 붙어서 한참을 낄낄거렸다.
나는 내가 산 휴지와 세제를 계산하고
둘이 있는 쪽을 쳐다봤다.
둘은 위생용품쪽에 있었다.
뭘 보고 웃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는 없었다.
새 원장은 그 곳에서
무언가 여러개 집어
계산기에 내려놓았다.
여전히 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나는 먼저 휴지와 세제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뒤 간호사와 새 원장은 팔짱을 끼고 나왔다.
여전히 어느 한 사람이 웃으면
다른 사람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둘 사이에 재밌는 일이 있었겠거니 생각했다.
새 원장은 다시 앞장을 서서 걸었다.
간호사는 팔짱을 풀지 않고 옆에 꼭 붙어 걸었다.
새 원장의 아파트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갔다.
방이 두개인 깔끔한 아파트였다.
꼭대기 층인 22층이라 전망도 좋고
나도 살고 싶은 아파트였다.
"이건 그냥 입구에 놔둘게."
"네 그러세요 형님... 저기...형님 잠깐 이리 와 보세요..보여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나는 그를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아이보리색의 새 침대가 깨끗했다.
새 원장은 그 위에 앉아
나도 옆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나는 그의 옆에 앉았다.
"형님...이건 전적으로 형님 뜻에 달린 겁니다."
"뭐가...?"
"간호사랑은 다 얘기 되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나는 뜸들이고 있는 새 원장님이 답답했다.
"응. 그래서..."
"그러니까 오늘 형님하고 나하고 간호사하고...이 침대에서..."
나는 침이 꼴깍 넘어갔다.
"와....형님 혹시 전에 쓰리섬 한 적 있으세요?"
여자 둘과 쓰리섬은
최근들어 내게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말 하고 싶지 않았다.
거짓말을 했다.
"아니"
"그럼 오늘 좋은 경험일거에요. 알고 보니까 저 간호사가 좀 하드한 성향이 있어서...형님이 놀라실 수도 있는데...돌발 상황이 생겨도 다...재미를 위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시고 마음에 담아두거나 그러지 마세요."
"알긴 알았어."
"지금이라도 안 하고 싶으시며, 안 하셔도 돼요."
"......"
새 원장이 다시 내 눈을 쳐다보며
내 최종의사를 물어봤다.
"안 하실래요?"
"아니...할게..."
"그럼...여기 이방 화장실에서 씻으세요. 저희는 밖에서 씻을게요."
"알았어...근데 둘은 전에 해본적이 있는건가?"
"몇번 했어요...안심하세요 형님...이번에도 백퍼센트.....안전한 거에요...형님은 저만 믿으세요..."
"알았어."
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 안에는
동그란 샤워 부스가 있었다.
부스 위에는
해바라기 샤워기가 커다랗게 달려있었다.
팔에 석고붕대가 있어서
내게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깨끗이 씼는게 예의일것 같았다.
석고붕대에 비닐을 감싸기로 마음먹었다.
살짝 문을 열어 거실의 분위기를 봤다.
아무도 없었다.
얼른 나갔다.
내가 사온 세제가 비닐에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비닐봉투를 빼냈다.
그걸 들고 다시 방으로 향하던 중
나는 강렬한 신음 소리를 들었다.
거실 화장실 안에서 새 원장과 간호사가 같이 있을텐데.
소리를 들어보니 난리가 났다.
귀를 문앞에 대어 보았다.
"어후...아아...어후...아하..."
간호사가 거친 신음을 내 뱉고 있었다.
찰싹 찰싹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아악...아아악.."
간호사는 비명을 지를고 있었다.
어느새 내 물건은 하늘을 향했다.
나도 그 사이에 동참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선 내 몸을 씻어야 했다.
비닐 봉지를 들고
침실로 다시 들어갔다.
다행히 비닐 봉지가 석고 붕대를 완전히 덮었다.
끝을 묶었다.
책상에 있는
테이프를로 묶은 부위를 완전히 봉했다.
시간만 오래 끌지 않으면
물이 새어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
샤워 부스로 들어가
비닐로 묶은 오른 손을 하늘로 들었다.
잠깐 물을 틀어
몸을 적셨다.
왼손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문질렀다.
다시 오른 손을 하늘로 들고
해바라기 샤워를 틀어 10초만에 구석구석 씻어냈다.
그리고 수건을 꺼내 구석 구석
물기를 닦아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다행히
석고붕대 안으로 물이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다 닦고
다시 고민을 했다.
분명 이 침대에서 한다고 했는데
옷을 입어야 할지
그냥 덜렁덜렁 거리고 있어야 할지
판단이 안 섰다.
덜렁거리는 상태로
침실문을 살짝 열었다.
거실에 아무도 없었다.
살살 걸어나가 봤다.
욕실에 귀를 대 봤다.
조용했다.
그때,
"형님~~하하하 거기서 뭐하세요?"
새 원장이 나를 보고 웃었다.
그는 캘빈클라인 드로즈를 입고 있었다.
선명한 식스팩이 보였다.
식스팩 바로 아래엔 하얀 띠가 그의 허리를 감쌌다.
캘빈클라인 로고가 큼직하고 선명하게 보였다.
띠와 연결된 까만 드로우즈 안에선
그의 물건이 폭탄같이 웅크리고 있었다.
몸매가 새끈하게 빠진 것이
제법이었다.
마치 캘빈클라인 모델같았다.
"와~~형님 대단하시네요..옷에 가려져서 몰랐는데...와...진짜 감동입니다. 제꺼도 기죽지 않는 사이즌데..저보다 더 크신거 같은데요...몸은 왜 그렇게 좋으세요...운동 오래 하셨어요?"
"아니 그냥..."
나는 손으로 물건을 가리기도 타이밍을 놓쳤고
엉거주춤하게 그대로있었다.
그때,
방문 뒤에서
간호사가 나왔다.
"어머나~ 아무것도 못봤어요."
그녀는 눈을 가리고
새 원장 뒤에 섰다.
그녀는 위 아래 캐릭터 속옷을 입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