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화 〉개업식 그리고 개막식, 나는 어디에
조는 다음 교실로 갔다.
총소리를 듣고
그 교실 학생들이
교실 입구에 책상을 쌓아올렸다.
조는 책상을 밀어 보다가
책상 틈 사이로
총을 들이대고
무차별 난사를 했다.
조는 자기에게 주어진
심판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다음 교실로 옮겨갔다.
교수가 막아섰다.
조는 그를 장애물이라 여겨
바로 총을 쏘았다.
그가 쓰러지고
학생들이 보였다.
그들은 벌벌 떨고 있엇다.
"그러니까 내가 이러기 전에 잘 해야지!! 지금 그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고 용서받을 수는 없어. 너희들이 날 이렇게 만든거야. 너희들은 죽어줘야겠어. 그게 차별받는 불쌍한 우리 동포를 위한 길이야."
조는 단호하게
학생들을 조준 사살했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빌딩의 문을 해머로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과 마딱뜨렸다.
조는
그가 전사로서 명예롭게
마지막을 맞이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는 관자놀이에 총구를 가져갔다.
방아쇠를 당겼다.
정신이 아득해 졌다.
자신의 행동으로
지옥에 갈지라도
후회화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조는 숨을 멈추었다.
나는 조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먹먹했다.
이유없이 희생당한 학생들과 교수들이 안타까웠고
평생 행복해 보지 못하고
복수심만 키우며 살다가
죽은
조의 삶이 불쌍했다.
조를 더 불쌍하게 만드는 것은
조의 불쌍한 스토리를
비웃으며
폭력적인 게임이
조를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설파하는
정신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이었다.
조는 폭력적인 게임을 한적이 없다.
학교내 범죄자들에 의해 고통받던 여고생은
또 다른 조가 될 수 있엇다.
"그럼 중학교 시절 내내 그렇게 당했어요?"
"네...그 애들이 또 같은 고등학교에 가고, 거기선 정도가 한층 심해졌죠."
"어떻게 심해졌는데요?"
"우리 학교 짱인 여자애가 어느날 날 찾는 거에요. 그래서 따라 나갔는데 거기엔 어떤 남자애가 있었어요. 짱 옆에 있는 여자애들이 제 옷을 벗겼어요. 옷을 벗게하고는 그 남자애하고 그걸 하라는 거에요."
"그래서 했어요?"
"저는 못하겠다고 말하고 도망가려고 했죠."
"내버려 두던가요?"
"그러다가 잡혀서 얼마나 맞았는지 몰라요. 결국 그날 저는 그 애들 앞에서 그 남자애 한테 당했어요."
"정말 힘들었겠네요."
"죽고 싶었어요. 엄청 많이 울었어요. 그 애들은 그걸 영상으로 찍어서 계속 절 협박했어요. 다음 남자애랑 안하면 영상 올리겠다. 그래서 두번째 남자애랑 하고. 또 그걸 영상으로 찍히고...또 다른 남자애랑 하고....그래서 저도 얼마나 많은 남자애랑 하게 되었지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화나네요...그래서 그 짱이라는 애는 다시 만난적 있어요?"
"그앤 죽었어요."
"어떻게?"
"학교 옥상에서 떨어졌어요."
"왜요?"
"몰라요. 이유는 특별히 알려지진 않았어요. 사고인지 자살인지. 그런데 그 뒤로 학교에 이상한 소문이 났어요. 우리 엄마가 무당인데...제웅을 만들어서 귀신의 힘으로 죽게 했다고."
"어머니가 모르고 있었다면서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엄마가 알고 있었더라구요...그때 짱 애가 죽은 뒤로 두번째 짱 하던 애가 절 찾아와서 제 머리를 가위로 자르고 저를 땅에 넘어뜨리고 발로 밟았어요. 자기도 죽여 보라고...자기는 안무섭다고...."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그 여자앤 남자애랑 오토바이 타다가 죽었어요. 지나가던 차랑 부딪쳤는데, 남자애는 살고 뒤에 탔던 그 여자애만 죽었어요."
"또 어머니가 그랬다고 소문 났겠어요."
"어머 어떻게 아세요. 그대로 소문 났어요... 그 뒤로 저를 절대로 괴롭히지 않았어요. 투명인간 취급하고. 제가 걸어가면 모두들 저를 피했어요."
"선생님들은 알 고 있었어요?"
"어떤 선생님은 아는 거 같았는데, 모른척 하고 그랬어요. 선생님들이 알아봤자..귀찮아지잖아요. 뭐 학교폭력 해결한다고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보너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어머니가 아는 것 같다고 했잖아요."
"네, 그렇게 두명이 죽은 다음에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이제는 아무도 널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그러는 거에요....제 몸에 소름이 쫙 돋는데...전 아무 말도 못했어요."
"그럼 간호사님은 엄마가 그들을 벌 했다고 생각하세요?"
"아마도 그랬던거 같아요. 엄마는 그 때 말고도 마음만 먹으면 미운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거든요."
"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에요?"
"뭐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 드릴게요...그런데 원장님 두시에 파티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맞아요...지금이..."
"한시 오십분이에요."
나는 일어나 옷을 입었다.
간호사도 옷을 입었다.
나는 간호사휴게실을 나왔다.
나오며 간호사에게 물었다.
"같이 가실 거죠?"
"네 같이 갈게요"
나는 원장실에서 짐을 챙겨
데스크 앞으로 왔다.
간호사도 옷을 갈아입고
간호사 휴게실에서 나왔다.
간호사를 태우고
나는 이비인후과로 차를 몰았다.
파티에 늦지는 않았다.
두시 삼분전에
우리는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파티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건물주 사장님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어이구 원장님. 팔은 다 낳으셨어요?"
"네 걱정해 주신 덕분에요."
고깃집 여사장님도 올라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서운해서 어떻게 해요...그럼 이제 얼굴 못 보는 거에요?"
"아니에요. 아마 여기서 계속 일 할 것 같아요."
"잘 되었네요...난 못 볼줄 알고 서운했어요."
몸매 좋은 여자분이 눈에 들어왔다.
새 원장이 소개 해 주었다.
"위에 피트니스 관장님이에요. 나 열심히 운동하려고요."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원장님도 같이 운동하세요? 특별 할인 해 드릴게요."
"네 좀 생각해 보고요."
나는 음식물 위에서
떡을 한 웅큼 집어
접시에 담았다.
꿀떡을 씹을때
터지는 단물이 맛있었다.
금세
접시를 비웠다.
다시 떡을 담아 왔다
소파에 앉아
열심히 떡을 씹어 넘겼다.
"원장님 떡 좋아하시나봐요?"
육덕진 간호사가 나를 보며 웃었다.
그녀와 떡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 네 좀 좋아하는 편이에요."
떡으로만 두 접시를 비우고
나는 인사동 화랑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원장에게 갔다.
"나 약속때문에 가봐야겠어. 축하금은 계좌로 같이 넣어줄게."
"아휴 벌써 가시면 서운해서 어떻게 해요....뭐 선약이 있었으니 어쩔 수 없죠...나중에 또 연락 드릴게요."
나는 가방을 들어
이비인후과를 나왔다.
차를 몰아 인사동으로 향했다.
동대문에서부터
종로로 가는 길이 막혔다.
아무래도 한참 늦을 것 같았다.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원장님 어디세요?"
"아직 동대문인데 한참 막히네요..."
"어쩔 수 없죠...저희 먼저 시작할게요...안전운전 해서 천천히 오세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전화기를 조수석에 던져 놓고
한 숨을 내 쉬었다.
괜히 간다고 했나 후회가 밀려왔다.
굳이 내가 가지 않아도 상관 없는 자리 같았다.
사람들 만나는 게 귀찮아졌다.
그래도 운전대를 잡고 사방을 경계하며
방어운전을 했다.
마음이 흐트러질 때
차 사고가 난다고 들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인사동에 들어갔다.
주차할 자리를 찾다가
유료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길에 꽃집에 들러
커다란 화분을 하나 샀다.
들고 가는데
흙이 셔츠에 떨어졌다.
짜증이 밀려왔다.
화분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마음을 추스리고
겨우 화랑에 도착했다.
이미 오픈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그림을 감상하고 있었다.
구석에 화분을 내려놓고
나도 그림을 바라봤다.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
밀려오는 짜증을
선생님에게 풀고 싶었다.
사무실 뒤에 들어가서
선생님의 치마를 벗기고
뒤치기 하는 상상을 했다.
그림속 내 모습이
신비롭게 표현되어 있었다.
흘리는 눈물이 무지개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때 누가 내 손을 잡았다.
분식집 사장님이었다.
"원장님 안녕하셧어요?"
"네 안녕하셨어요, 사장님."
"작품 다 보셨어요?"
"대충 둘러 봤습니다."
"저는 너무 야하게 그려진거 같아 걱정이에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 끝에 우리 둘이 삽입한 모습 그린거 보셨어요?"
"네, 좀 민망하긴 한데...색채감이 좋아서...작품성이 있다고 할 수도..."
"이런 그림엔 영화처럼 심의 같은 거 없나요?"
"글쎄요...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
선생님의 머리가 헝크러져 있었다.
선생님의 뒤를 따라
머리에 염색을 한 젊은 애가 나왔다.
바지의 지퍼가 열려 있었다.
사무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선생님이 젊은 애랑 재미봤나봐요...이 와중에..."
사장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장님이 내 가슴을 냥냥 펀치로 때리며
웃었다.
"선생님 얼굴이 달아 올랐어요."
"그건 아마 와인을 드셔서 그럴거에요."
"근데 저 염색한 애는 누구에요?"
"아... 모델역할도 하고 선생님한테 그림도 배우고 그래요."
나는 선생님이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했다.
더이상 선생님의 치마를 내리고 뒤치기 하고 싶진 않았다.
대신 사장님의 냥냥펀치가
내 가슴에 잔향으로 남았다.
나는 사장님의 손을 잡았다.
사장님이 깜짝 놀라 손을 뺐다.
"아깐 사장님이 절 잡으셨잖아요."
"지금 선생님이 보고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