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4화 〉섹스 매니아
넥타이를 거의 다 매고
매듭의 매무새를 마무리 하고 있을때
그녀가 욕실에서 나왔다.
"와우 인물이 훤하시네요."
그녀가 내 옆에 와 섰다.
거울속에 그녀의 보지털과 늘어진 젖이 보였다.
그녀는 흩어진 옷들을 주워
하나씩 입었다.
마지막으로 신던 양말을
그대로 신고
가방을 들었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그녀보고 먼저 나가라고 손짓했다.
그녀는 모자를 눌러쓰고 현관문을 나갔다.
어학원까지 걸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어학원 의자에 앉고 나서부터 졸음이 몰려왔다.
"Are you OK?"
영어선생 보니의 향수냄새가
내 잠을 깨웠다,
나는 보니의 꽉낀 청바지 안에선
어떤 냄새가 날까 궁금해졌다.
그녀가 내 책상위에 올라와 앉았다.
"What did you do last night? Party?"
"A sort of."
"Interesting. What kind of party?"
"Very private one."
"OK."
보니는 내가 어제 아주 은밀한 파티를 즐겼다고 하자
눈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보니는 책상에서 내려와
엉덩이를 흔들며
다른 수강생에게 걸어갔다.
나는 보니의 터질듯한 엉덩이를 움켜쥐고 싶었다.
그녀의 보지털은 금발일 것이다.
거기서 피어나는
암내를 맡아보고 싶었다.
내 머릿속에선
이미 보니가
오예~ 오마이갓~~
을 외치며
두다리를 하늘 높이 쳐들고 있었다.
오늘부터 보니는
100떡 프로젝트의 후보5가 되었다.
에너지가 방전된채
어학원의 시간이 끝났다.
후보2 후보3 후보4가
무언가 영어로 열심히 말했으나
나는 대구해주지 않았다.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나는 병원으로 일찍 출근했다.
출근하자 마자
원장실 간이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
진료시작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릴때까지
나는 단잠을 잤다.
내가 깨어나고도
한시간 넘게 환자가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었을때
병원앞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한시간의 단잠 이후에
몸이 회복 되었다.
오후에도 특별한 환자가 없었다.
퇴근 후에
평소에 즐겨가던 설렁탕집에
들어갔다.
밥을 두그릇 주문해서
한 그릇을 설렁탕에 부으려는 순간
후보4 가 설렁탕집으로 들어오는게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후보4는
반갑게 인사했다.
혼자인 그녀에게 나는 손짓해
내 앞에 앉으라고 했다.
그녀는 내가 앉은 테이블에 와서 앉았다.
"야근 하세요?"
"아뇨. 오늘 갑자기 설렁탕이 먹고싶어서 와 봤어요."
"네. 잘 오셨어요. 이것도 인연인데 제가 쏠게요 설렁탕에 파전도 드세요. 여기 파전 맛있어요."
"그럴까요?"
"그럼 오늘 완전히 퇴근하신거에요?"
"네."
"짐이 없네요?"
"원래 뭐 들고 다니는 것 싫어해요. 회사 락커에 있어요."
"아 그렇구나...막걸리나 소주 한잔 하실래요?"
"네 소주 마실게요."
나는 대화 중간에 소주를 주문했다.
"소주 잘 드세요?"
"아뇨 많이는 못 마셔요."
"저도 잘 못 마셔요."
설렁탕과 파전 그리고 소주가
카트 위에 실려
우리 자리앞에 놓였다.
나는 소주와 소주잔을 들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서빙이모가 설렁탕과 파전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 근처에 사세요?"
"네. 걸어서 갈 수 있어요."
"혼자 사세요?"
"네. 오피스텔에서 외롭게 혼자 살아요."
"안 외로우실거 같은데...혹시 바람둥이 아니세요?"
"아니에요. 전혀....전 조신한 독거남이에요."
"조신한 독거남. 하하"
"선생님은 늘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소주 채운 잔을 그녀 앞에 내려 놓았다.
그녀는 잔을 들어
내 잔에 부딪쳤다.
그리고 원샷했다.
소주가 그녀의 식도를 타고 내려갈때
그녀의 탐스럽게 하얀 목줄기에
식도 움직임이 보였다.
당장 그녀의 목줄기를 핥고 싶었다.
"생각보다 잘 드시네요?"
"한병정도 마시면 저 훅 가요. 그 이후로는 기억도 못해요."
"그럼 오늘 딱 입곱잔만 드시고..."
"한병이 입곱잔인가요?"
"대략 일곱잔 반인데...반잔은 여유로 남겨두고 드세요...이제 여섯잔 남았네요."
"여섯잔이라...."
"회사에서 술 많이 드세요?"
"예전에는 회식 많이 했는데..작년에 분위기 많이 바뀌었고, 올해는 더 많이 바뀌어서 거의 회식 안 해요. 심지어 랜선 회식하자는 분위기도 있고.."
"회식하게 되면 고참들이 말이 많고 불편하죠?"
"아무래도 그렇죠."
"그 사람들 불쌍한 사람들이에요. 어디 가도 자기말 들어주는 데 없고, 회식 핑게대고 젊은 사람들한테 재미도 없는 말이나 하고..."
"그러려니 해야죠."
"전 그래서 의국회식이 싫었어요. 저 위에서부터 한마디 한마디....먹을 것도 편하게 못 먹고...꼭 그래야 하나....어찌보면 저한테 단체생활이 잘 안 맞았던것 같아요."
"그렇구나....저도 사실 잘 안 맞아요.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제 생각에는 인류자체가 단체생활을 한게 얼마 안되서 안 맞는게 아닐까 해요."
"그래요? 인간은 늘 무리를 이루어 다니지 않았나요?"
"그게 증거가 확실히 있으면 알 수 있을텐데... 우리가 아는 증거는 연식이 얼마 안 된 집터들이나 화석뿐이에요. 그래서 실제로 언제부터 인간이 무리를 지어 다녔는지 알 수 없지요. 500만년 600만년전부터 인간과 비슷한 포유류가 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겨우 만년전 정도 되야 의미 있는 증거들이 나오니까...인류의 원래 삶의 형태가 어떠했는지는 겨우 짐작하는 수준을 넘을 수 없죠. 흔히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미성숙한 아기를 낳을 수 밖에 없었고 육아를 위해 공동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는데...그 말은 완전한 직립보행을 하기 전에는 비교적 성숙한 아기를 낳을 수 있었고 공동육아가 반드시 필요한게 아니었단 말도 되죠. 결국 인간은 소규모 무리를 지어 생활하거나 단독생활을 하거나 했을 수 도 있어요. 하지만 누가 진실을 알겠어요. 제가 무리생활을 싫어하는 걸 보면 난 내 조상인 구석기인들이 솔로로 생활한 거 같은데..."
"제 조상들도 구석기인들의 피가 많이 섞인것 같아요. 왜 이리 집단생활이 싫은지.."
"그거 아세요? 인간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불평등해지기 시작했다는거.."
"그렇겠네요. 단독생활을 하면 평등이나 불평등의 개념이 없을테고...무리지어 생활하면 당연히 신체적 우열이 가려지고, 힘센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혹은 머리 좋은 사람이 멍청한 사람을 지배 했겠죠..."
"네 결국 인간은 모여 살면서 불평등해지고, 약한 사람은 착취당할 운명에 놓이게 된 거에요."
"선생님은 우리 사회가 궁극의 발전을 이루어도 불평등이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당연하죠. 힘있는 사람들은 그 걸 더 강화시키고, 힘 없는 사람은 순응할 수 밖에 없어요. 이전에는 코너에 몰린 힘 없는 사람들이 물리력을 동원해서 혁명을 이루어 냈지만, 지금은 그것도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어요. 안정된 사회일수록 혁명이 불가능해요."
"결국 불평등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마음이 편하겠네요."
"맞아요. 불평등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도모해야 하죠. 엄청 긴 세월동안 인류는 불평등하게 살았는데 구석기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후보4는 대화를 하며
벌써 6잔을 비웠다.
테이블엔 벌써
빈 소주병 2개가 놓여있었다.
"내가 우리 회사 회장님하고 똑같아질 수는 없죠."
"그 회사 회장님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미아씨가 1000년동안 일해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앞서 있었어요."
"그걸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내 생각이 잘못된거겠죠?"
"잘못된 건 아니고, 그런 생각도 해 볼만 한데... 되돌릴 수는 없을 정도로 고착화 되었으니 생각해 봐야 기분만 나쁘죠...그냥 받아들이시고...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복을 찾아야죠."
"그래도 난 젊은데..."
"젊은거 하고 불평등하고 전혀 상관없어요. 젊다고 해서 시스템을 뒤엎을 수도 없고요. 자꾸 그게 불만이시면 불법적인 일로 빠질 수 밖에 없어요. 미아씨가 다니는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돈으로 안되는게 없다는걸 아주 잘 보여준 회사잖아요. 억울하면 돈을 모으세요...근데 평생 모아도 그 회사 회장님의 백마분의 일이나 모을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저같으면 그냥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까지만 모아서 살 거에요. 연말에 그 회사에서 보너스 주는거 보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깜짝 깜짝 놀라잖아요. 그런거만 해도 얼마나 좋겠어요. 선택받으신거에요."
"뭐야 저 놀리시는 거 같은데요?"
"아니에요. 현실적인 얘기하는 거에요. 미아씨 부러워 하는 사람 주변에 많잖아요. 그건 사실이잖아요."
"뭐 선생님도 부러워하는 사람 많잖아요."
"그건 사실이지만....전 최근에야 깨달았어요... 인생의 성공담도 다 부질없는 낙엽같은거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