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31)

댄서의 아내를 둔 남자

제 21 화.  얘도 나 보고싶었대?

* * *

[ 자 한잔 받으세요 매형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

[ 고마워 이렇게 신경써줘서 ]

[ 고맙긴요 제가 해결한일도 아닌데요 뭘 ]

동식은 매형인 동민의 일은 해결못한 것이 못내 가슴아팠다. 누나를 생각해서라도 이

번일 만은 어떻하든 자신이 해결해야 했어야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그래도 그게 어디야 남이라면 그렇게 까지 나한테 신경을 썼겠어? ]

[ 아이고 쑥스럽습니다. 매형 하하 그건 그렇고 저번에 걔 어땠어요? ]

[ 누. . 누구 말인가 ]

동민은 뜨끔했다. 분명 재희를 말하는 것이 분명하건만 아는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었다.

[ 재희요 재희 별로 맘에 안드셨나봐요 그럼 다른애 불러 드릴까요? ]

[ 아. .아냐 다른애라니. . . ]

[ 후후 아. 알겠어요 하하 이봐 ]

동식은 동민의 맘을 알겠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지배인을 불렀다. 허리를 구십도로 구

부리며 인사를 하곤 귀를 갖다대었다. 잠시후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왔을 때처럼 인사

를 하곤 밖으로 나섰다.

[ 어머! 오빠 호호 언제 오셨어요? ]

재희는 마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애인이라도 만난 듯 안면 가득 웃음을 띄고 반갑

게 맞이해 줬다.

[ 어. . . 오. . 오랜만이야 ]

난 그녀의 환대에 목소리마저 떨렸다. 잔잔한 흥분이 서서히 밀려왔다. 

[ 난또 날 잊었나했네 호호호 ]

뭐가 저리 이쁠까? 재희의 얼굴을 본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맞은편의 처남도 내 심

중을 아는 듯 미소를 보였다. 갑자기 부끄러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 자자 이산가족 상봉은 천천히 하고 여기 술좀 가져와 ]

동식은 환한 미소와 호탕한 목소리로 물끄러미 서있는 웨이터에게 주문을 했다. 잠시 

후 테이블이 꽉찰만큼의 술과 안주가 늘어섰다. 네사람이 먹기엔 벅찰만큼. . . . 

[ 나 보고싶었어? ]

"헉" 난 순간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보고싶었냐는 질문을 하며 한손이 나의 성기를 강

하게 움켜잡았기 때문이었다. 

[ 호호. . . 보고 싶긴 보고 싶었나 보네 이렇게 씩씩한걸 보면 호호호 ]

난 여전히 한수아래인 사람처럼 그녀의 화술에 눌려 말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었다. 즐거운 바보가. . .

[ 자자 한잔들 하죠 그리고 미나는 노래하나 해라 ]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시고 다들 홍조띤 얼굴이 된체 그렇게 즐거워했다. 우울했

던 모든일을 해결한 그런 기분 좋은 밤은 그렇게 조금씩 깊어갔다.  

* * *

[ 너희는 1조 동식이파 간부진을 친다 그리고 너희는 2조 영등포 나이트를 친다 그리

고 나와 나머지는 영등포 룸을 친다 ]

평소의 흐릿한 모습이 아닌 맹수와 같은 눈초리로 변한 신종우의 부하 장실장의 말이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왔다. 그의 억양없는 목소리는 사뭇 위엄이 서려있었다.

[ 시간은 각조당 10분 이내로 한다 다 부숴버리는게 아니라 경각심을 불어 일으키게 

하는 것이니까 모두들 실수하지 말고 치고 빠져 나와라 경찰과 대치해서도 안됀다 알

았나 ]

[ 네 알겠습니다. ]

[ 그럼 무운을 빈다. 모두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집합하기를 바란다 ]

장실장의 말이 끝나자 사뭇 어린티까지 나는 가죽점버 차림의 사내들이 일사불란하게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마치 그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는 듯. . .

* * *

[ 재희양 전화 왔습니다. ]

[ 그래요? 알았어요 ]

동민은 연신 자신의 물건을 조물락거리며 술을 마시던 재희가 전화 때문에 밖으로 나

가자 서운한 감이 들었다. 동식을 바라보며 씩한번 웃고는 잔을 들어 건배를 제의했다

.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듯. . .

[ 형님 오늘 제가 전화해 드릴께요 맘껏 즐기세요 그동안 맘고생도 많으셨는데 ]

동민은 동식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긍정의 뜻을 보였다. 차마 좋다는 말은 못하고. 

. .

[ 하하 걱정 마십시오 이래봬도 저 입 무거운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공장을 살렸잖습

니까 하하하 ]

[ 공장이요? ]

동민과 동식은 미나를 쳐다봤다. 공장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 그녀가 이상했기에 .

 . .

[ 왜? ]

[ 아뇨 우리 아버지도 공장에 계시거든요 ]

[ 그래? 뭐하시는데? ]

[ 그건 잘 모르고요 부천에 공장장으로 계세요 ]

[ 부. .부천? ]

[ 네 착하신 분이에요 요즘 부도가 나니 어쩌니 하면서 술만드시면 박사장이란 이름을

 부르며 잠꼬대를 하시더라구요 ]

" 어. . 어떻게 이런일이. . . 그렇담 공장장의 딸이 미나란 말인가 " 난 놀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처남을 쳐다보자 그도 그녀의 존재를 알게됬다는 듯 두눈이 커져있었다.

우린 아무 말 없이 술잔을 기울였다. 세상에 이런일이. . .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럴 

순 없었다. 이곳을 오기전 바로 미나의 결혼 자금을 전해주고 오지 않았던가. . .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마신 술이 갑자기 쓰게 느껴졌다.

* * *

[ 네 전화 바꿨습니다. ]

[ 나 신종우야 거기 동식이 있지 니가 붙잡고 있어라 오늘 친다 티나게 하지말고 ]

재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신종우가 말하는 뜻을 알기에. . . 그의 말 대로라면 자신

이 있는 룸을 친다는 소린데 그렇다면 동식이파의 보스야 그렇다 치더라도 동민이 위

험했다.

그를 위험 속에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그와의 만남은 한번뿐이었지만 결코 스쳐 지나

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왠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끌리는 마음이 있었다. 

조직간의 싸움에 선량한 동민이 다치게 놔둬서는 안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희는 떨

리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다시 룸으로 들어섰다.

룸은 왠지 모르게 써늘한 분위기로 바뀌어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재희는 작전이 노출

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 왜 분위기가 이래 오빠? 무. . 무슨일 있었어? ]

[ 음. . 아냐 그냥 ]

동민은 애써 침울한 기색을 없애려 억지미소를 띄우며 앞에 놓인 술잔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나를 잠시 밖으로 보낸 뒤 처남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결혼

자금 때문에 가슴아파하는 아버지가 안타까워 술집을 나오게 되었고 조그만 월세 방이

라도 하나 얻을 돈만 얻으면 그만둘 생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자신이 죽고 싶도록 

미워졌다.

일찍 돈만 만들어 줬어도 공장장의 딸인 미나가 이런 곳에 나오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란 생각이 들자 자신의 경솔함 때문에 부도의 파경으로 몰아간 회사와 직원들에게 다

시한번 마음속으로 사죄를 했다.

[ 형님 너무 걱정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께요 저만 믿으십시오 ]

[ 고맙네 그렇게 얘기해주니 한결 내마음이 가벼워지는군 ]

[ 자자 모두 잊고 술이나 한잔 하세요 건배! ]

잔을 부딪히곤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싸한 느낌이 목젖을 통해 위장으로 급속히 빠져

 들어갔다.

* * *

* 야그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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