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31/188)

< --  레드드래곤 하이디아  -- >

태자궁.. 목검이 휘둘러 진다.. 그것은 마치 진검과도 같이 빠르게. 그리고 날카롭게.. 목검에 언듯 어리는 오러의 매서움에 공기가 찢어질듯 비명을 지른다.

부웅~~~스윽... 한참을 목검을 휘두르던 태자는 자신의 뒤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목검을 거둔다. 기척은 있으나 보이지 않는 존재.. 

"실패인가.."

"송구합니다... 태자전하."

"...... 예상은 했었다.."

"예?"

"나 또한 알아본게 있으니.."

"... 허면?"

"너희들은 테스트 용이였다.. 엘바로드 백작에 대한..."

"어찌 그러실수가..."

"그에 따른 보상은 충분히 하겠다."

"...."

태자의 말에 그사람은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뢰를 하지.."

".."

"A급 어쌔신 200명..."

"이... 이백?"

"후후.. "

"전하. 부... 불가능합니다."

"불가능이라.. 그대들 길드가 제국에 발을 못붙이게 만들려고 하는데.. 어떤가?"

꿀꺽... 황태자의 입에서 나온 단어.. 길드.. 그 단어로 인해 존재를 감춘이의 신분이 대략짐작이 되는듯 하다.

".... 인원을 구해보겠습니다."

"좋아.. 아주 말이야."

"..."

사라락... 황태자는 기척이 사라지자 다시 목검을 빼어들고 검술을 펼친다.. 

'엘바로드 백작... 감히... 감히 차기 황제인 나를 능멸하다니.. 그 댓가. 똑똑히 치르게 해줄것이다..'

목검이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그리고 날카롭게 허공을 갈랐다.

똑똑노크소리에 진은 곧바로 마법영상을 해제하고 카르는 의자에 깊숙이 앉으며 입을 연다.

"미하일입니다 주군. 샤를 후작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들이거라."

끼익...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미하일..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오랜만이군요."

도도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녀.. 비앙카스타 폰 샤를 영애..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잔뜩 미간을 좁히고 의자에 앉아있는 카르를 노려보는 비앙카스타.

"그렇군"

"흥.."

"그럼 말씀나누시지요.. 곧 차를 들여보내겠습니다."

미하일이 나가자 비앙카스타는 카르의 앞에 놓여진 긴 소파위에 몸을 실었고 카르는 자연히 놓여진 서류들로 서선을 돌렸다.

"이봐요.."

비앙카스타의 부름에 카르는 서류에서 눈을 떼지도 않은체 대답을 한다.

"왜그러지?"

"사람이 불렀으면 보고좀 말하죠?"

그말에 카르는 서류에서 소파에 앉아있는 비앙카스타 에게로 시선이 옮겨간다.

"말해.."

"흥.. 재수없어."

"...."

"....."

서로간의 말없는 침묵.. 카르는 그런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것인지 서류로 다시 고개를 돌려 이것저것 꼼꼼히 체크를 한다.

"흐음.."

비앙카스타는 그런 카르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금세 흥미를 잃어버리곤 집무실 책장에 꽂혀진 책장으로 다가간다.

'흐음.. 책이 꽤 많네?'

비앙카스타는 책장에 꽂혀있는 것중에 하나를 꺼내 펼쳐든다.

'절대군주론.'

책의 제목이였다.. 제국 초기의 현자(마법사가 아닌 학자를 뜻함)인 마키아 벨리의 저서. 

'이런것도 보나? 보기완 다르게 고지식하네..'

절대군주론... 제국 초기의 정치학의 중요한 고전이다.

군주의 통치기술을 다룬 것인데, 군주가 국가를 통치·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권력에 대한 의지·야심·용기가 있어야 하며, 필요하면 불성실·몰인정·잔인해도 무방하고, 종교까지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책은 후세에 '마키아벨리즘'이라 불리게 된 권모술수주의(權謀術數主義)를 주장하였다 하여 비난의 대상 및 위험한 서적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당시 분열과 외국의 간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상태에 빠진 바이첼을 강력한 군주에 의하여 구하고자 한 저자의 애국심의 발로라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여 다시금 금서의 봉인이 풀린 책이기도 했다.

참고로 카르가 가장 애독하는 애장도서 였고 그 안에 들어있는 군주의 모습을 닮아고자 노력하는 중이였다.

겨우 서너장정도를 보았을뿐인데 비앙카스타는 머리를 싸매며 책을 읽어간다.. 그저 흥미위주로만 읽어보기 시작한것이 이렇게 머리를 아프게 할줄이야.. 

'군주된 자는, 특히 새롭게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곧이곧대로 미덕을 지키기는 어려움을 명심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려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신앙심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운명과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적절히 달라지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면 착해져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일단 그렇게만 하면, 그렇게 하기 위해 무슨 짓을 했든 칭송 받게 되며, 위대한 군주로 추앙 받게 된다.'

책의 내용을 보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 이런 궤변이 있단 말인가? 거기다가 한 장 한 장 넘겨갈수록 군주의 자질에 대한 것을 말하는데 카르가 이런것을 볼이유가 뭐란 말인가?

'왕이라도 되고 싶은가?'

왕이 밑에 있는 사람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관대해야 한다는 막연 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관대하려고 하다보면 무능한 왕이 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왕이 더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 해주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군대에게 재산이나 약탈한 것들을 나눠줄 때는 왕이 관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를 배신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둘째, 왕은 백성으로부터 두려움과 사랑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사랑 을 받을 수 없다면 최소한 미움을 받지는 말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자기의 백성이나 신하의 재산 또는 여자를 탐하지 말아야 한다. 또 어떤 사람을 죽여야만 할 경우에는 반드 시 분명한 이유와 적당한 변명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백성들이 왕에 대해 어느 정도 두려 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만 한다.

셋째, 군주가 갖추어야 하는 미덕은 신의를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나 신의를 지키려 노력했다가는 왕이 큰 곤란에 빠질 수도 있으므로, 상황을 보아가면서 신의를 지켜 야 한다. 특히 새 왕은 운명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서 적응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 는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위엄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여우는 이리에게 공격당할 수 있고, 사자는 인간이 만든 올가미에 빠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이리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사자의 위엄과 올가미를 발견할 수 있는 여우의 지혜를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넷째, 왕은 신하나 백성으로부터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경멸당하지는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왕에 대해 군대는 강한 인상과 능력을 요구하고, 백성들은 온화함과 관대로움을 기대 한다. 이 양쪽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최소한 경멸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특히 백성들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좋은 사례는 발키아르이다. 발키아르에는 의회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는 귀족들과 군인들의 야심과 횡포를 막아주고, 백성들로부터는 존경을 받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역사에 나타났던 많은 왕들이 이 양쪽을 잘 다스려서 성공했다는 사실도 명심해 두어야 할 것

이다.

다섯째, 왕은 백성들에게 무기를 줄 때 잘 생각해서 무장시켜야 한다. 특히 새로운 영토를 차지했을 때 그곳 원주민들에게는 무기를 주어서는 안된다. 완전히 자기편이라고 믿어지는 원주민들에게 무기를 줄 수는 있겠지만, 이때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왕은 명성을 얻기 위해서 위대한 사업과 싸움에서의 용맹스러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위대한 사업은 영토를 늘 리는 것을 말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그것에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영토를 늘리고 지키는 과정에서 용맹을 떨치면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왕은 위엄을 유지하기 위 해 자신의 왕국 안에 있는 단체들을 잘 장악해야 하고, 외국과도 적절한 동맹을 맺어서 국 가를 지켜나가야 한다.

여섯째, 왕이 유의해야 할 부분은 자기 밑의 대신들을 잘 뽑아쓰는 일이다. 왕은 다른 사 람이 행동하거나 말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단 왕 이 그 판단력을 가지고 선택한 대신에 대해서는 존중해주고 명예와 부를 주어 자신을 계속 따르게 해야 하고, 다른 것들을 욕심내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택할 때는 그 사람이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깊이 고려해야만 한 다. 또 주위에 몇몇 지혜있는 사람들을 두어 바른 말을 할 수 있게 하되, 모든 백성과 대신 들이 바른 말을 하게 해서는 왕의 위엄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비앙카스타의 머리에 무리가 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계속적으로 그녀의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남는다.

뭐 한땅의 영주가 이런것을 본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허나 책 갈피 갈피 마다 몇 번이고 읽은 흔적들이 느껴지고 그에 따른 책의 보존상태도 거의 누더기에 가까워 이곳저곳 붙이고 스스로 써서 다시 묶고 한 흔적들이 역력했다.

영주의 책장.. 그 안에 있는 책들을 마음대로 볼수 있는 존재는 단 한사람 영주.. 자신이야 이곳의 손님이고.. 카르가 책을 보던 말던 상관하지 않은채 서류더미에만 코를 박고 있으니 그런다지만.. 이렇게.. 누가봐도 외웠다고 할정도로 책이 누더기 처럼 변해있다니..'

저사람..'비앙카스타는 처음 이 영지로 발을 들였을때..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 어디에서도 볼수있는 영지군.. 허나 그 복장이 마치 악마의 형상을 가져다 놓은듯한 모습에 그 어디를 가도 서슬퍼런 군기가 살아있었다.

거기다가 잠깐 들러본 연무장.. 해괴하게 생긴 창도 아닌 검도 아닌 무기를 휘두르는 모습들에서 알수없는 기류가 

형성되었고.. 탄성이 상당해 보이는 활을 땀을 뻘뻘흘리며 당기며 훈련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 사교계의 마돈나나 다름없는 그녀가 다른 영지를 방문했을때도 본적이 없는... 군기였다.. 적당히 멋을 부리며 적당히 검을 쓰는 그런 부류의 군대와는 차원이 달랐다.

깨지고 터지면서 서로를 진짜로 죽일듯이 훈련을 하는 모습들.. 거기다가 기사단으로 추측되는 온몸을 스케일메일로 감싼채 그것도 부족해 말에까지 스케일메일을 입히고 훈련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자신과 같은 급의 익스퍼터 이거나 자신보다 높은 급의 익스퍼터 였다.

또한 그들을 훈련을 주관하는 붉은머리의 기사.. 전에는 겨우 시종이라고 치부했던 사람은.. 자신의 아버지의 경지에 거의 도달해 있는듯한 강한자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함께 군대를 훈련시키는 두명의 기사들도.. 

'그 짧은 기간에 이런 군대를... 보유하다니..'

여성치고는 검술에 일가견이 있었고 나름 관심도 많았기에.. 자연히 다른영지를 방

문하면 맨처음 보는것이 그 영지의 군대였다.. 헌데 제국의 최정예군보다도 더 날이 바짝 서있는 카르의 영지군을 보니.. 왠지 카르가 무서워 지기 시작했다.. 

'저 군대로.. 만약에.. 아버지는.. 이걸 아셨기에... 이사람과 나를 짝지어 주실려고 하는건가?'

처음에는 바락바락 대들며 결사적으로 항전(?)을 했던 비앙카스타의 머릿속에서 카르의 이미지가 변해갔다.

재수없는 사람이 아닌.. 무서운 사람.. 무서우면서도 관심이 가는 사람으로 말이다.

============================ 작품 후기 ============================앞으로의 스토리를 위해서라도.. 군주론을 인용해야 했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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