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드드래곤 하이디아 -- >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멋이 있는 서재. 바닥엔 실크소재의 융단이 깔려있어서 인지 그 멋이 더욱 난다. 또한 그 서재에 놓여진 탁자며 의자들도 제국에서도 고위귀족들... 한마디로 재력이 있는 귀족들이나 쓸수있는 백향목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런 서재의 한쪽 의자에 앉아있는 금발의 중년사내... 제국 최고의 실권자이며 지금의 제국을 있게 만든 재상 루셀 폰 바이다 공작.. 그의 앞에 반무릎을 꿇고 있는 복면인.
"............. 하여 그들의 움직임이 매우 조심스레 보여지고 있습니다."
복면인의 음성은 마치 쇳소리가 끓는듯한 기괴한 목소리였다.
"흐음.. 샤를 후작.. 결국 건너면 안될 강을 넘어버린것인가?"
"이미 오코넌 백작과 마할리스 백작.. 사무엘 자작등의 북부귀족들이 그와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많은 중소귀족들또한 참여의사를 밝혔다 합니다."
"... 이미 예상된 일이였다.. 샤를 후작... 군인이면서도 유달리 욕심이 많은 자지.. 군이면 군인답게 국방이나 신경쓸것이지.. 어째서 정치따위를 할려고 하는것인지.."
"....."
"그자는?"
바이다 공작이 언급한 그사람.. 복면인은 바이다 공작의 말에 한껏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시작한다.
"샤를후작가의 영애인 비앙카스타 영애를 받아들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그녀가 가문으로 돌아가는것이 포착되었습니다. 또한 그이후 샤를후작가에서 밀회를 가질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갈라섰군.."
"아무래도 그런듯 보입니다."
"흐음.. 그자의 영지상황은 변한게 있던가?"
"여기,,"
복면인은 품속에서 곱게 접힌 양피지를 꺼내어 바이다 공작의 앞에 놓았고 바이다 공작은 그것을 이내 펼쳐 읽어 내려간다.
눈이 부릅떠지며 그의 입꼬리가 기묘하게 말려올라간다.
"큭큭.. 큭큭.."
양피지에 적힌 내용을 다 읽고 난뒤 그의 입에서 나온 기괴한 웃음.
복면인은 마치 자신이 죄인이 된듯 몸을 움츠린다.
"역시... 지금시기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자로군.. 그저 허울뿐인 모젤가의 피가 아닌... 한 마리의 사자였어.. 사자.."
"...."
"샤를 후작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그를 포섭하려 한것일테지. 큭큭.. 그것도 자신의 딸을 이용한 정략동맹을 말이야.."
"그럴것입니다."
"하이디아 그녀는 어찌하고 있는가?"
"엘바인의 영지수석마법사로 활동중이며.. 쓸만한 아이들을 거둬 마법사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얼마전엔 홉고블린들을 이용해 통신망을 구축했다합니다."
홉고블린?
"바이다 공작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람을 표시한다.. 홉고블린이라면 고블린무리들중에 일명 샤먼.. 즉 무리의 대장으로 분류되는 몬스터로 150cm의 키에 약간은 퉁퉁한 몸집을 가진 녹색피부의 고블린종류로 일반 고블린들보다는 머리하나는 더 큰 종이였다.
거기다가 일반고블린들보다도 흉포하여 인간들을 보면 오히려 달려드는 위험몬스터 였다."
그것들을 길들였단말인가?"
"그렇습니다.."
"어찌..."
"그것이..."
"으음.. 계속말해보게.. 어서."
바이다 공작은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바라보는듯한 눈빛이였다. 그에 반해 복면사이로 보이는 복면인의 눈빛은 무언가 계속 망설이는듯한 눈빛을 보였다.
"그것이... 패서.."
"어쨌다고?"
"주... 죽도록 패고 난뒤에.. 힐링으로 치료해 주고 다시 죽도록 패고.."
바이다 공작은 미소를 지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렇게 몇 번을 하더니... 하이디아 님 앞에서 재주까지 피... 피우더군요.."
"........"
바이다 공작의 어이없어 하는 표정에 복면인은 점점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은연중에 바이다 공작에게서 퍼져나오는 살기.. 복면인은 그 살기에 점점 자신의 몸이 경직되어 가는것을 느낀다.
".... 사... 사실입니다 믿어주십시오 공작전하.."
".... 후.... "
어이없는듯한 한숨.. 그러면서 그는 카르의 명을 받아 홉고블린들을 자신의 지팡이로 패대기 쳐대는 하이디아를 상상해 본다. 어쩐지 그 상황이 어울리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되었네.. 일단은.. 계속 주시하도록.."
"예.. 공작전하."
바이다 공작이 살기를 풀어내자 그때서야 복면인은 고개를 더욱 숙이며 대답을 했다,
'참으로.. 생각만 해도... 알수 없는자로군.. 엘바로드 백작..'
바이다 공작은 다시 양피지를 읽어 내려간다.
영지민들을 위한 농지배분정책.. 그리고 코와산을 이용한 특용작물재배.. 여러곳에서 들여온 상인들과의 시전개방.. 허나 그에 반해 가장 바이다 공작이 알고싶어하는 것들이 빠져있었다.
군사력에 대한 부분,... 바이다 공작이 아직도 자신의 앞에 부복하고 있는 복면인을 바라보자 그 의미를 아는지 복면인의 고개가 더욱 숙여지며 말을 이어간다.
"그부분은 저로서는 도저히 알아낼수가 없었습니다. 무언가 결계가 쳐져있는지 은신술이 통하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연무장안으로 한발자욱을 디디려 할때마다 마치 온몸이 벼락을 맞은것처럼 끔찍한 고통이 동반되었고 제 자신의 정신마저도 흐릿해집니다."
"....."
"죄송합니다 공작전하."
"그럼.. 죄송해야지.."
바이다 공작의 말에 다시금 살기가 배어나오고 바이다 공작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어떻게 해서든 알아내도록.. 그로인해 세작들이 얼마든지 희생되어도 좋다."
꿀꺽...
"아.. 알겠습니다.. 공작전하."
복면인이 모습을 감추고 바이다 공작은 양피지를 내려놓으며 머리에 손을 얹는다.'엘바로드 백작... '
"후작각하.. 결단을.."
샤를후작가의 저택.. 그 안에 모인 귀족들의 시선이 단 한사람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으음.. 조금더 지켜보아야 하네."
"허나. 더 이상 시일을 끌다간 다른귀족들에게 이 일이 탄로날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일이 번갯불에 콩구워 먹을듯이 처리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 그건 그렇습니다만.."
마할리스 백작은 지금 귀족들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하루빨리라도 거사를 앞당겨 보려고 하는 중소귀족들과.. 어떻게든 신중을 기하며 조금 그날을 늦춰보려고 하는 샤를후작.
'이건 아니다.. 아무리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해도.. 이건 아니다..'
새삼 샤를후작에게 등을 돌린 엘바로드 백작과 프레데릭 자작의 심경이 이해되는 그였다. 허나 그는 샤를후작에게 등을 돌릴수는 없었다.. 자신마저.. 자신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되면.. 백작이상의 고위귀족이 오코넌 백작밖에 남지 않는다.. 백작가의 병력은 대략적으로 10여만이 조금 넘는다.. 그리고 후작가는 대략 30여만.. 공작가는 40여만.. 황실에서 정해진 군법이였다.. 각 직위에 따라 병력의 제한을 두었고 그 이상의 병력을 충원을 하게 되면 반역으로 치부되는 철권통치의 시대.
그에 반해 황제직속의 중앙군은 거의 1백여만의 대병력.. 비록 황도에서 거리가 있는
각 요소요소로 퍼져있긴 해도 그들의 기동력은 황도의 마탑에서 관할하는 워프게이트를 이용하기에 기동력은 다른 영지군들에 비해서 월등히 뛰어났다.
한번에 1만여 병력씩 이동시키는 대단위규모의 이동마법진. 오로지 중앙군만을 위한것이였다.
보다 깊이 들어가 보자면 이 대륙의 거의 대부분의 나라는 봉건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나라의 영토를 일정한 수로 나누어 그 영토 하나를 크기에 따라 자작부터 백작. 후작.. 공작에게 까지 나누어 주고 일정한 세금을 거둘수 있는 수조권을 내린다. 그리고 그 귀족들이 백성들에게 걷은 세금에서 일정분량을 최고의 자리에 앉아있는 국왕이 수조권을 행사해 또다시 세금을 받는.. 일종의 먹이사슬형태의 국가운영정책이였다. 허나 그렇다 보면 각 영지로 미치는 황실의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볼수 있었다. 그것의 결과로 각 영지의 영주들이 자체적으로 사병을 조직하게 되고 그것이 지금의 영지군의 모체가 되는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무제한적으로 영지민을 모집할수 있게 할수도 없었고 영지군의 병력규모에 각 귀족직급마다 제한을 두어버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할리스 백작이 샤를후작에게 등을 돌릴수 없는 이유가 되어버린것이다.
자신마저 빠진다면.. 새하늘을 열려 하는 샤를후작의 진영에 자신의 영지군만큼의 구멍이 생기게 되고 그 인원으로 중앙군과 격전을 펼치면.. 너무나도 많은 피가 흘러내릴것이다.
샤를후작이 옳다는것은 아니나.. 오래도록 자신이 보아온 그를.. 아직도 거사일을 정하자고 달려드는 중소귀족들과 그들의 뜻을 조금은 늦춰보려는 샤를후작간의 실랑이를 보며 마할리스 백작은 눈을 감은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뿐이였다.
[샤를후작이 힘든가보군.][왜 아니겠어요.. 주인님과 프레데릭 자작이 빠져버렸으니 전력이 많이 감소되었고 그들을 제어해야 할 오코넌 백작이 오히려 선동하고 나서니..][흐음..]
[저들의 병력이 모여봤자 100여만 정도.. 헌데 지금 현재 중앙군의 병력은 그들이 거사를 일으키는 그날 즉시 황도로 모일수 있는 기동력이 있지요.. 뭐 그들이 그렇게 티나게 움직이지는 않겠지만..][바이다 공작은?][안그래도 세작이 보고를 하러 갔더군요.][확실히 했겠지?][당연하죠~! 군사쪽인 부분은 아예 차단을 시켰으니 주인님의 군사력은.. 지금 이 제국에 그 어느 누구도 알수 없습니다.. 비앙카스타 그녀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어쩔수 없지.][아무튼.. 더 정보를 모으겠습니다.. 그리고..][말해라..][비앙카스타 영애.. 계속 그냥 두시는건..][허면 어찌 해야 하겠나?][... 모르겠어요.][... 나도 모르겠다... 허나 단 한가지.. 정략적으로 그녀를 얻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그러기는 싫구나.][뭐 주인님 알아서 하세요.. 이만 통신 끝냅니다. 충성~!][그래.]============================ 작품 후기 ============================홉고블린 통신망은.. 강x의 xx에서 인용한겁니다.. 부디 선처를,..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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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미하일은 자신의 옆에서 끽끽 대는 홉고블린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흐음.. 무슨 소식이 온건가?"
그 말과 함께 미하일은 자신의 손에 끼워진 반지를 보며 입을 열었다. 반지가 미하일의 손에 끼워지자 마자 그의 귓가로 들려오는 홉고블린의 끽끽 대는 소리가 대륙어로 통역이 되며 들려온다.
"하이디아 인데요. 오라버니가 영지내 모든 가신 소집령을 내렸어요."
"알겟습니다.. 곧 가지요."
넓지 않은 영주관이지만 미하일의 집무실은 영주관에서도 조금 떨어진 영주성 외곽에 자리잡고 있었고 또한 영지의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는 그였기에 홉고블린 통신은 필수였다.
어쌔신의 습격이후 한동안 별다른 말이 없던 카르의 호출에 미하일은 자신이 써내려
던 서류에 펜을 내려놓고는 의복을 갖춰입기 시작했다.
미하일이 영주관 대회의장에 도착했을때엔 이미 영지내 모든 가신들이 모여있었다. 하일론을 비롯한 군부의 가신들과 지역장들.. 그리고 영지수석마법사 - 어차피 영지내 마법사는 그녀뿐이지만 - 하이디아와 작전관 레조까지.. 10여명에 달하는 모든 인원이 모여있었고 미하일이 회의장 안에 들어서자 가신들 모두가 앉은체로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한다.
사실 카르 다음의 영지의 제 2인자인 그에게 고개를 빳빳히 세우는 가신도 없었지만...
"주군께선.."
"오고계십니다."
"으음.."
미하일의 말에 칼스가 대답을 한다.
철컥.. 미하일이 도착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회의장의 문이 다시 열렸고 그 뒤로 카르와 함께 카르의 호위장인 보리스가 들어섰다. 카르가 들어서는 모습에 가신들 모두가 자리에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뚜벅 뚜벅 뚜벅.. 카르가 회의장을 가로질러 자신의 자리인 회의탁자의 맨위의 상석에 앉자 가신들이 그가 앉은것을 확인하며 자리에 앉았다.
"오늘 그대들을 급히 호출한것은 이것 때문이다."
카르가 입을 떼자 옆에서 시립하고 서있던 보리스가 손에 들고있던 한움큼의 서류들을 각 가신들에게 돌렸다.
"흐음?"
미하일이 받은 서류의 첫장을 넘기자 그 서류의 내용이 드러났고 그것을 보는 시시각각 그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져 간다.
"주군~!"
".... 보다시피 지금 제국은 겉으론 태평성대 일지 모르나 속은 썩어가고 있지.. 아주 악취가 진동해.."
꿀꺽... 카르의 말이 잠시간 끊기자 가신들중 몇몇이 목구멍으로 침을 꼴깍 삼키며 카르를 주시한다.
"샤를 후작이 군부세력을 은밀히 모으고 있다.. 뭐.. 군벌들이야 본래 자신들의 직접적인 상관이 샤를후작일테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볼수 있겠지.. 허나.. 그 내용이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지.. 어쩌면 이미 문제화 되고 있는지도.."
"... 허면.. 샤를영애를... 내치시듯이 몰아버리신 이유도.."
미하일의 조심스런 말에 카르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본다.
"그래.. 우리의 영지 엘바인.. 이곳이 예전에 비하면 상상도 할수없을만큼 발전을 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세수도 늘고 군사력은 몰라보게 강성해 졌다.. 허나~! 아직 우리 영지의 힘은 이들에 비해서 너무나도 왜소하다.."
사실 이였다... 지금 엘바인의 영지군은 그 어느때보다 최 정예군이였고.. 그들이 가진 장비들도 드워프들의 노력에 의해 그 어디서도 볼수없는 강도의 병기였다. 헌데 그럼에도 정규군은 철갑기마대 1천.. 부월수들로 이루어진 친위군 5천. 검수1천 창병 2천 궁병 2천의 도합 1만을 조금 넘는 군세일뿐이다.. 일개 백작영지의 상한군세가 10만인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군사력이였다. 비록 부족한 군세를 예비병들로 채운다 해도.. 그들이 정규군들보다 손색이 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일이였다.
"샤를후작과 뜻을 같이 할만한 자들이면.. 거의가 우리 엘바인의 주변에 둘러싸고 있는 국경의 영지일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가진 강력한 군사력으로 무언가 사단이라도 벌인다면.. 우리 영지로서는 방어도 쉽지는 않을것입니다."
레조의 말에 모든 가신들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여 진다.
"그렇겠지."
"그들이 만약에 역심이라도 품었다면.. 황실도 많은 출혈을 감내할수밖에 없습니다."
"역심이라니.."
레조의 말에 미하일이 식겁을 하며 반문한다. 허나 그의 말에도 레조는 담담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나간다.
"군벌들은 본래 독자적으로 세력을 형성하는 자들입니다.. 하늘아래 자신들이 제일
이라고 생각하지요.. 헌데.. 그들이 한곳에 모였다 함은 하나된 무언가 구심점이 될만한것이 생겼다는 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본래 힘을 숭상하는 군벌들을 모이게 할 그 무언가.. 무엇이겠습니까?"
"......"
레조의 말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이미 가정이 아니라 기정사실화 되버린듯한 군벌들의 움직임.
"새하늘이겠지."
카르의 조용한 말이 대회의장을 흔들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들은 새 하늘을 꿈꾼다."
"헉."
"그럴수가.."
"어찌.."
지역장들은 크게 놀란듯 입을 벌리고 다물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그것을 위한 동맹이였지.. 샤를 영애를 걸고 한 동맹.."
레조는 대략 짐작을 했다는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어간다.
"주군의 말씀이 그러하시니.. 아무래도 정확할것입니다.. 허면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
"...."
"...."
"군벌들이 수도의 황군들과 아마 치열하게 맞붙겠지요.. 처음엔 은밀히 시작한 일도 결국에는 일파만파로 커지는법.. 아무리 좋은 시운을 타고 정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열이면 열 중앙군과의 내란을 피할수는 없을겁니다.. 허면~! 우리는 이 때에 주군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의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로운 세력.."
"흐음.."
"바로 주군의 뜻이 담긴 제국의 초석을 닦는것.. 아마도 군벌과 중앙군의 싸움은 황제의 힘을 깎아먹을것이고. 가뜩이나 영지에 미치던 힘이 약한 황제는 이제 영지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하게 될것입니다.. "
"그게 그렇게 되겠소?"
하일론이 잠시간 생각중에 말을 꺼냈지만 레조는 그의 말에 뚱한 표정으로 대답을 한다.
"이미 신하들이 다른마음을 품고 반기를 일으켰다는것만으로도 황제는 민심을 태반 잃어버리는것입니다.. 그런데 그상황에서 다른 귀족들에게 무어라 명을 내려도 제대로 먹히겠습니까?"
"...."
"바이첼의 분열.. 아무리 효웅이고 패황의 기질을 가진 황제라 하더라도 그것은 막을수 없는 수순입니다.. 거기다가 황제독재체제가 아닌 현 재상정치체제의 제국에서는 더욱더 막기가 힘들겠지요."
재상정치체제.. 제국 바이첼의 현 주소였다.. 카슈타르 황제가 황자시절 황자의 난을
일으켜 황위에 올랐을때.. 그는 자신을 도운 바이다 공작을 재상으로 앉히며 그에게 자신의 권력중의 많은 부분을 주었다.. 사실 그가 이토록 제국의 황위에 오를수 있었던 가장 큰이유가 황도.. 즉 황궁을 자신에게 들어다 바친 바이다 공작의 수훈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황위에 앉으면서 모든 반대를 일거에 조용히 시킨것도 바이다 공작의 공이였다.
그런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적어도 자신에게 다른 마음을 품지 않게 하기위해 황제는 자신의 권력을 바이다 공작에게 하나둘씩 양도해 나갔고 제국은 그렇게.. 황제의 집권체제가 아닌 재상이 집권을 쥐는 재상정치 체제로 흘러가게 된것이다.
"귀족세력들의 동요는 곧 귀족밑 영지민들의 동요로 이어질것입니다. 그것은 곧 제국의 분열을 뜻하지요.. 사실 제국은 너무 오래도록 존속해 왔습니다.. 한번쯤 무너져 줄때도 되었지요."
레조의 의미심장한 말에 가신들 모두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고 오로지 카르만이 입꼬리를 말아올릴뿐이였다.
"그리고 그때에.. 주군께서 날개를 펼치시는겁니다.. 그동안 제국에 혼재되어있던 것들을 일거에 섬멸하시는 것이지요.. 크크.. 주군이 꿈꾸시던.. 그리고 우리가 함께 꾸어야 할 제국말입니다.."
"......"
"주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제군주 국가..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나라입니다..."
"..."
레조는 카르를 보며 힘주어 말한다.. 레조 또한 왕립아카데미에서 오랜세월을 공부를 해왔고 전략이라던지 인물학에 대해 그 누구라도 혀를 내두를정도의 실력을 쌓아왔다. 허나 그는 정치에 있어서는 발키아르의 의회정치를 추구하는 자였다.. 헌데 그가 카르를 중심으로 하는 독재체제를 언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군을 보필하는데 한치의 어긋남 없어야 할것이오."
레조의 말이 끝나고 뒤를 이어 말하는 미하일.. 한동안 이 일이 벌어질것이라고 생각을 안해본것은 아니다.. 그리고 반역에 대해선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그 이기도 했다.. 헌데 반역은 아니더라도 반역에 버금가는 일을 공모하고 있는 자신을 보니 한숨
도 세어나온다.
자신의 부친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반역죄로 처형되었듯이.. 이제 자신은 누명이 아닌 실지로 반역을 획책하는 무리에 함께 있는것이다. 그럼에도 어째서 마음에 평안함이 느껴지는 것인가? 아마 다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한 사람의 존재 때문일것이다.. 모든가신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절대적인 존재 카르.. 카르노인 폰 엘바로드 백작.. 이 사람 때문에.
처음 그를 만났을때처럼.. 미하일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본다.
이 사람과 알게 된지 겨우 1년이 조금 지났다.. 말도 안되는 무위를 가진.. 말도안되는 괴팍한 성격에... 말도안되게 잘생긴 이사내.. 무턱대고 이 사내를 따라왔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덧 자신의 모든 것이 되어있었다.. 자신의 목숨과 같은 주군.. 이제 주군이 비상을 하려 한다.. 제국의 분열과 모략들 사이에서 말이다.. 하일론은 자신의 주먹을 말아쥔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에 찬 환두대도를 뽑아 그 날을 정성스레 천으로 닦아 내린다.. 이제 이 환두대도엔 피가 마를날이 없을것이다.. 자신의 주군의 앞을 가로막는 자들
을 정성스레 천으로 닦아 내린다.. 이제 이 환두대도엔 피가 마를날이 없을것이다.. 자신의 주군의 앞을 가로막는 자들을.. 그 누구라도 베어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