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기 -- >
"거사일은 다음달 초... 분기조례때다.."
샤를 후작의 말이 떨어지자 회의장에 모여있던 귀족들 모두가 눈을 빛낸다.
"각하 드디어.."
오코넌 백작이 흥분된 목소리로 샤를후작에게 재차 다짐을 촉구하고 그 말에 샤를후작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다시금 입을 연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수 없음이야. 또한 이 제국을 다른 이들이 망쳐가는 것을 볼수 없다. 제국은 제국다워야 한다.."
'아버지. 엘바로드 백작이 원망되지 않으세요?'
'어찌 원망스럽지 않겠느냐?'
'그가 없이 일을 치르시겠다구요?'
이미 떠난 배에 손을 흔들어 보았자 부질없는짓.. 더 이상 미루기도 힘들다.''죄송해요..''네 잘못이 아니질 않더냐?''그래도..''그는 본래 우리와 함께 하고자 한게 아니였어.. 그것을 내가 착각한 것이지. 허나... 만약에 말이다..''아버지..''이 일이 실패 한다면.. 넌 즉시 엘바인으로 가거라.''네? 어째서요? 저도 비록 여인이나 검을 배웠어요.. 아버지를 도와드릴게요.''아니된다.
'샤를후작의 말에서 느껴지는 슬픔..'
비록 그가 내게서 등을 돌렸다 하나.. 너는 받아줄것이다.''왜 하필 그에게 가야 하는거죠?''현 제국에서 바이다 공작과 황제에게서 너를 보호해 줄수 있는 사람은 그 뿐이다..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더냐.. 엘바로드 백작의 군대는 어디에 내놓아도 일기당천의 군대라고 말이다.. 네 눈이 그렇게 보았으면 그런 것이지.''아버지..''너를 쳐낸것은 나때문이였은즉.. 내가 혹여 실패하게 되더라도 너는 가거라.. 가서.. 살아남거라.. '비앙카스타의 눈에 습막이 차오른다. 실패할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 길을 가려는 아버지 샤를후작.. '너를 홀대할지라도.. 그 말고는 너를 살릴 대안이 없구나.'비앙카스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를 종용하는 아버지.. 어떻게든 자신을 살리려.. 아버지는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그쳤던 눈물이 다시
금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입술을 깨문다.. 남자라는 존재에게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여자로 태어난것을 저주하면서.......... [거사기일이 정해졌습니다.]서류를 내려다 보던 카르의 눈가가 꿈틀거린다.
[시기는?][내달 초 8일입니다.][국정분기조례일 아닌가?][모든 귀족들이 황궁으로 모일테니 그에 따라 그들의 호위군들또한 황도로 모여들겠지요.][결국 일을 벌이는 것인가?][샤를 후작가와 뜻을 같이 하는 귀족가들은 총 40여의 가문.. 그들의 사병들의 훈련량이 대폭증가했고 훈련이 끝난 부대들이 속속 황도 근처로 암약중입니다.][바이다 측에서는?][아직 그들은 샤를후작가의 움직임을 완벽히 알지는 못하는듯 합니다. 그들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다는것만 알뿐.. 정확한 시일까지는..][아무래도.. 그렇겠지.. 샤를 후작도 생각이 있으니 드러내놓고 움직이지도 않았을게야.][그건 그렇고 주인님.][왜?][그녀는...][주인님에겐 세라님이 있는건 알지만.. 그래도..][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게 될터.. 신경쓰지 말거라.]카르는 시선을 내려 다시 서류를 바라보지만 그의 머릿속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샤를 후작의 거사기일까지 정해지고 나니 카르또한 넋놓고 바라볼수는 없었다. 이 시기.. 즉 이 좋은 시운을 어떻게 이용을 해야 할것인가.. 그것이 그의 최대 관심사였다.
"교황예하."
모세 교황은 갑작스런 사울대주교의 알현에 기도를 하다가 몸을 일으킨다.
"무슨 일인가?"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수위는 특급입니다."
모세 교황의 눈이 크게 떠진다. 특급이라.. 특급의 첩보라 함은 그 정보의 가치가 일국의 존망을 위협할수 있을정도의 수위를 뜻했다.
"특급?"
"예..."
"수도에 있는 주교들과 사제들을 호출하라.."
"알겠사옵니다 예하."
아리안의 신전.. 모세교황은 금좌에 앉아 사울대주교의 말을 경청한다.
"남부전선에서 올라온 첩보입니다. 일단 국경 남부의 바이첼 영주의 사병들이 은밀히 이동중이라 합니다."
"....!"
"헌데 이상한것은 그들의 이동로가 본 성국이 아닌 바이첼의 수도방향으로 향하고 있다합니다."
"바이첼의 수도?"
교황의 물음에 사울대주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간다.
"예.. 예하. 본시 국경을 지키는 수비군이 이동하는것은 나라의 위급을 다투는 일일
때나 있는일입니다.. 특히 우리 성국과 국경을 마주대고 있는 수비군의 이동은 우리 성국과의 전쟁이 벌어졌을때나 있을법 한일이지요.. 허나 날마다 2천에서 3천 정도의 병력이 국경에서 빠져나가고 있고 그들의 수도방향으로 이동을 한다면.."
"내란인가?"
교황이 내뱉은 말의 파급효과는 대단히 컸다. 대전에 모인 주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입니다.."
"바이첼의 내란이라."
"교황예하.. 지금이옵니다.. 그동안 우리 성국을 무시한 오만한 저 바이첼에 성전(聖戰)을 선포하고 그들을 주신의 품으로 이끌어야 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예하."
모세교황은 사울 대주교와 그를 옹호하는 주교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리 본국의 첩보원들의 실력이 좋다 하나.. 무언가 이상하다. 저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우리 첩보원들의 눈에 뜨일정도로 병력이 빠져나간단 말인가?'
"조금더 신중을 기하셔야 할것입니다 예하."
사울대주교의 맞은편에 시립해 있던 사무엘 대주교 였다.
"국경의 병력이 저들의 수도로 이동중이요.. 허면 국경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이때.. 무엇을 더 신중하란 이야기요."
강경파 사울대주교의 말은 금세라도 사무엘 대주교를 잡아먹을듯한 어투였다. 허나 그런 말에도 사무엘 대주교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교황을 보며 말을 이어간다.
"아직 본 성국은 유리안도 채 합병하지 못하며 시일을 끌고 있습니다.. 헌데 바이첼 원정이라니요.. 불가합니다."
"뭐... 뭣이~!!"
"지금 50만의 성군(聖軍)을 투입해도 저 조그마한 유리안이 쓰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헌데 이 상황에서 바이첼이라니요.. 바이첼은 유리안과는 다른 대국입니다. 쉽사리 병력을 움직였다가 그들에게 오히려 역공을 당할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 시운을 놓치면....."
"시운보다 중요한게 국운이외다.. 그대 사울대주교가 파병한 군대가 아직까지 유리안을 정복하지 못하고 있지 않소~! 헌데 이 상황에서 또 병력을 빼자 하다니.. 분명 저번에도 불가하다고 하였꺼늘.. 왜 그리 고집을 피우시는게요~!"
"이... 이익.."
사무엘 대주교의 말에 사울대주교는 뭐라 할말이 없었다. 그저 분을 속으로 삭히는 수밖에. 사실 지금 유리안으로 파병한지 수개월이 지났는데.. 그 조그마한 나라는 무너질듯 무너지지 않고.. 처절하게 투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10배가 넘는 병력차이에도 불과하고 말이다.
"그렇게 바이첼로 원정을 가고 싶다면 지금당장 유리안을 정벌하시오.. 그러면 본인도 대주교의 뜻에 찬동하리다."
한마디로 비꼬는 것이였다.. 그것도 상당히 화날정도로.
"사무엘의 말이 옳다.. 지금은 유리안이 먼저다."
"크윽.."
교황의 말에 결국 사울은 꼬리를 내릴수밖에 없었다.
'사무엘 저... 이교도 보다 못한놈..'
속으로 이를 가는수밖에.. 사울이 할수있는 일은 없었다.
"국경에서 군대가 후방으로 이동중이다?"
"예 공작전하."
바이다 공작은 콘라드 후작이 보내온 소식에 깜짝 놀랐다.
"설마.. 샤를 후작이 결정을 굳힌것인가?"
"예?"
"아닐세.. 지금 당장 퍼져있는 중앙군 장수들에게 연통을 띄우게.. "
"알겠습니다."
바이다 공작에게 밀서를 전했던 사내는 급히 바이다 공작관저를 나섰다.
'샤를 후작.. 그대를 베고 싶지는 않았건만..'
바이다 공작의 눈이 서슬퍼렇게 빛나기 시작했다.
샤를 후작은 자신의 관저에서 은빛 플레이트 메일로 몸을 감싸고 자신의 애병인 클레이 모어를 허리에 찼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 이상 돌아갈수도.. 돌이킬수도 없다..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군벌들은 이미 병사들을 이끌고 수도로 이동중이다. 최대한 그들의 움직임이 은밀하게 포장되겠지만 바이다 공작.. 그는 알것이다.. 그라면 말이다.
샤를 후작은 자신의 관저를 나서며 후원에 있는 비앙카스타의 별채를 바라본다.
'꼭.. 살거라. 내 딸아..'
그리고 샤를 후작은 별채에서 시선을 떼며 마부가 가져온 백마위에 올라탔다.
관저 밖에는 자신의 직속부대인 호크기사단 1만과 정규군 4만이 군집해 있었다. 최소한의 국경방어군을 남겨둔체 모인 수.. 그리고 그들중에서도 3만의 병력은 이미 수도로 이동을 시켰다.
"그동안 저 간악한 중앙귀족들이 호위호식하며 방탕과 사치를 누릴때.. 우리는 기꺼이 피를 흘려 이 나라 바이첼을.. 우리의 제국을 지켜왔다.. 허나 대우는 어떻던가? 피를 흘려죽어간 우리의 형제들은.. 그깟 나라에서 주는 얼마의 돈만을 받았을뿐.. 그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굶주리고 헐벗었다.."
샤를 후작의 연설은 군집해 있던 병사들의 귀로 흘러들어가며 그들의 눈에 더욱 힘을 불어넣었다.. 손에쥔 창과 검이 으스러져라 꾸욱 말아쥔 그들.
"이제 우리는 그 불평등과 모순을 타파하고 진실로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칼을 들것이다.. 그리고 새 하늘을 열것이다.. 모두 출진~!"
"출진~!!"
"출진하라~~!!"
둥 둥 둥 전고가 울리고 5만의 대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조금 진행이 빠른감이 있습니다.. 으음.. 질질 끄는것보단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