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그 여름으로 3부-10화 (340/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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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성진은 이제 섹스에 있어서 만큼은 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 분명했다.

어떤 자세, 어떤 상태에서도 이렇게 사정을 하면서 극도의 쾌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사정을 마친 성진이 조심스럽게 최미연을 들어서 자지에서 뽑아내면서 벤치에 눕혔다.

얼른 바지를 올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낸 성진은 자신의 자지를 대충 닦고는 옷을 입고, 최미연의 치마를 들어 정액으로 지저분해진 음부를 닦아주었다.

손수건은 그냥 뭉쳐서 숲 속으로 던져버린 성진은 최미연을 일으켜 자신에게 기대게 해서 가슴에 안았다.

두 팔로 최미연의 몸을 폭 안고 있는 성진은 그녀의 볼에 자신의 볼을 가져다 대면서 작게 콧노래를 불렀다.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늘어져 있는 최미연이었지만, 성진은 지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자신을 욕심쟁이라고 해도 좋았고, 쓰레기라고 해도 좋았다.

이렇게 원하는 여자를 또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이 뭐가 있을까?

돈? 명예? 그따위 것들은 언제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자는 유니크 아이템이나 마찬가지다.

예쁜 여자는 많겠지만, 그 예쁜 여자는 세상에 딱 한 명뿐이다.

자신이 갖지 못하면 분명 남한테 뺏길 것이다.

“으으음.. 아.. 성진씨. 제가 정신을 잃었었나 봐요.”

“히히.. 그렇게 좋았어요?”

최미연은 등에서 짓눌러오는 성진의 무게와 따뜻함에 기분이 좋았다.

성진의 질문에 억지로 고개를 돌려 성진의 볼에 쪽 키스를 했다.

“도장 콱 찍었으니까 미연씨는 이제 내 거에요. 알았죠? 이제 우리 자주 만나요. 또 사라져서 내 애태우지 말고..”

“네. 알았어요. 헤헤..”

“아니다. 미연씨 오늘 나랑 같이 있을래요? 이왕 호텔에 온 김에 내가 방 잡을게요.”

최미연은 그저 빙글빙글 웃으며 성진을 돌아보았다.

“아니에요. 성진씨. 우리 명절 지나고 만나요. 저도 마음 정했으니까 확실히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겠어요.”

“아!!!”

성진은 최미연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최미연은 럭키진성 그룹 고병호와 어렸을 때부터 혼약이 되어 있는 사이였다.

지금 최미연은 그것을 정리하겠다는 말이었다.

“알겠어요. 미연씨 뜻이 그러면 그렇게 해요. 미연씨 핸드폰 있죠?”

그렇게 두 사람은 이제서야 서로 연락할 수 있는 번호를 교환하고, 설명절이 끝나고 정식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미연씨 우리 이제 내려가요.”

여전히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은 최미연은 이제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이 성진의 팔을 꼭 끌어안고 호텔로 돌아왔다.

파티장 입구로 돌아온 두 사람.

“야.. 최미연.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던 두 사람 앞에 갑자기 고병호가 달려왔다.

고병호를 바라보는 최미연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며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분명 오빠는 초대받지 않았을 텐데 오빠가 여긴 웬일이야?”

최미연의 목소리에 북풍한설이 묻어났다.

성진과 최미연 앞까지 뛰어온 고병호가 최미연을 바라보며 부들부들 떨었다.

“어이.. 고병호. 오랜만이다. 크크..”

고봉수의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듣고 최미연을 잡아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최미연만 바라보던 고병호는 그제서야 성진을 바라보며 이를 부드득 갈았다.

“너.. 이성진. 으드득..”

“오빠. 여기서 이러지 마. 여기서 난리 피워봤자 오빠만 병신 되는 거야.”

최미연의 거침없는 독설이 고병호의 가슴을 후벼 팠다.

“성진씨. 먼저 들어가세요. 저는 병호 오빠랑 얘기 좀 하고 들어갈게요.”

“괜찮겠어요? 내가 해결할 수 있는데..”

“아니에요. 어차피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요.”

성진은 다시 한 번 고병호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버리고는 파티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성진을 입구에 서 있던 고봉수가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성진은 그런 고봉수와 눈이 마주쳤고,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이 유명한 럭키진성 그룹 회장인 것을 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지나쳤다.

‘흐음.. 이번에는 고봉수 회장인가? 뭐 까짓 거 도전해 온다면 아주 개처럼 밟아주면 되지. 크크크..’

파티장 안으로 들어선 성진의 눈에 중앙에 빛나고 있는 세 보석이 제일 먼저 들어왔다.

홍라경 여사와 장소진이 써포트를 하면서 어머니는 이제 완전히 사교계의 여왕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임에도 세 여인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주변의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음식이 놓여있는 쪽으로 가서 성진은 다시 샴페인 잔을 하나 들고 파티장 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파티는 끝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성진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김소영과 눈이 마주쳤다.

다가오지는 못하고 그저 성진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성진은 아까 일이 씁쓸하기도 하고, 또 최미연과의 일이 괜히 미안하기도 해서 잠시 김소영과 눈을 마주치다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뭐라고 다가와 한마디라도 해 줄줄 알았던 김소영은 성진이 그냥 고개를 돌려버리자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성진에게 매달리고 싶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마음이 빼앗겼던 사람이 있었던가?

하지만 그놈의 자존심이 뭐라고, 김소영은 입술을 깨물면서 억지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소리를 떠들어대는 모르는 남자의 말에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힐끔 성진이 있는 자리를 바라보던 김소영은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것만 같았다.

성진에게 웬 예쁜 여자가 붙어서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행복한 얼굴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소영은 그 여자가 최미연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나이트클럽에서 그날 밤 괴로워하던 성진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 같았고, 저렇게 행복해 보이는 표정이라니..

김소영은 진한 패배감이 느껴졌다.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것만 같은 상실감이 느껴지며 이 수많은 사람 가운데 혼자만 버려진 것만 같았다.

옆에서 좀 전의 남자가 계속 뭐라고 말을 걸어오는데 김소영은 이제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성진이 최미연을 데리고 홍라경 여사에게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홍라경 여사가 아니라 거기 같이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에게 최미연을 소개하는 것이 보였다.

아름다운 여인이 누군지 뻔히 알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은 성진의 어머니였고, 그녀는 최미연을 환하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을 따라 주변의 여인들도 최미연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완전한 패배였다.

성진과의 관계가 왜 이렇게 비틀어졌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김소영의 옆에는 아직도 김소영에게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는 날파리들이 계속해서 앵앵대고 있었다.

“저기 죄송한데요. 저는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저.. 그러면 우리 어디 분위기 좋은데 가서 와인이라도 한잔하시겠습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남자는 김소영에게 은근히 추파를 던져본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는 앞으로 그쪽과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그럼 피곤해서 이만..”

갑자기 매몰차게 변해버린 김소영의 모습에 남자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고, 김소영은 찬바람을 휘날리며 김진철에게 말도 하지 않고 파티장을 떠나버렸다.

뛰다시피 걸어가는 김소영의 볼에는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편 최미연은 어머니와 여러 귀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검찰총장인 자신의 아버지 옆으로 떠났고, 성진은 슬그머니 빠져나온 장소진에게 붙들려 구석으로 끌려갔다.

“성진아. 너. 저 최미연 쟤 어떻게 된 거야? 또 여자 늘린 거야?”

“어? 어? 누나. 그.. 그러니까..”

“하아.. 내가 진짜 못 살아. 너.. 내가 당장 영희한테 다 말할 거야. 어떻게 조금만 방심하면 여자가 생기냐? 에휴.. 내 팔자야.”

무슨 나이 든 아줌마처럼 팔자 타령하는 장소진이었다.

성진이 주변을 둘러보며 은근슬쩍 장소진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헉.. 뭐.. 뭐하는 거야?”

“그래서? 누나는 내가 싫어? 왜 우리 이제 헤어질까? 나는 라경씨만 있어도 되는데..”

“뭐? 이.. 이 나쁜 놈. 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 누가 헤어진 데.. 나는 그냥.. 우리 성진이가 나랑 영희한테 소홀해질까 봐 그러지..”

장소진이 결국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

“걱정도 팔자다. 누나는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내가 지금까지 누나나 라경씨 소홀히 대한 적 있어?”

장소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그런 거는 걱정하지 말고, 미연씨는 누나가 맡아.”

장소진이 무슨 소리냐며 놀라서 성진을 바라보았다.

“미연씨는 내가 아직 여자 많은지 모른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누나가 미연씨랑 친하게 지내면서 밑밥 좀 깔아놓으라고..”

장소진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성진을 바라보았다.

“왜? 잘 생각해 봐. 누나가 미연씨 교육 잘 시켜 놓으면 내가 누나랑 미연씨랑 같이 안아줄 수도 있잖아. 어때 괜찮지?”

“하아.. 쓰레기.”

쓰레기라고 말을 하는 장소진의 입가에 왠지 사악한 미소가 어리고 있었다.

“뭐? 쓰레기? 이게 진짜 하늘 같은 서방님한테 쓰레기라니.. 누나 한 달간 나랑 섹스 금지. 알았어?”

“허억.. 그.. 그렇게 큰 벌을.. 잘못했어요. 서방니임~~ 미안해. 다시는 그런 소리 안 할게. 사랑해. 응?”

바로 싹싹 빌며 사랑한다고 꼬리를 내리는 장소진이었다.

“그럼 누나가 미연씨 맡을 거지?”

“응. 알았어. 내가 미연이 확실히 교육시켜 놓을게. 히히히.. 재밌겠다.”

왠지 장소진의 미소를 본 성진은 살짝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파티장에서 나머지 시간을 보낸 후 성진은 어머니와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어머니는 한껏 어깨가 올라가 있었고, 누구 회장 부인이 어쨌니, 누구 의원 부인이 어쨌니 하면서 수다를 쉬지 않았다.

소녀 같은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 성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밤새 잠을 안 재우고 말았다.

다음날, 럭키진성 그룹 회장실..

“어제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사람은 이번에 상장한 HK그룹의 이성진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뭐? 그 대통령이 뒷배라는 회사 말하는 거지?”

“네. 맞습니다. 치킨, 피자 같은 음식 프랜차이즈 회사가 주력이고, 다단계 회사, 건설회사, 증권회사 등 생각보다 규모가 컸습니다. 그리고 미래저축은행의 장광식과도 밀접한 인연이 있는 것이 확인했습니다. 또한 저희가 지난번에 출시하려 다가 보류한 물티슈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좋은세상도 이성진의 회사였습니다.”

고봉수 회장은 생각보다 건드리기 골치 아프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최미연과의 일을 넘기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고봉수는 어제 파티에서 최미연과 성진이 손을 잡고 나가는 것을 보고 고병호를 불렀었다.

고병호에게 최미연 단속을 시키고, 자신은 검찰총장에게 사탕발림을 하려던 것이었다.

검찰총장과는 화기애애하게 얘기가 잘 되었다.

어차피 예전부터 집안끼리 약속했었던 부분이고,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자신도 최미연의 아버지가 검찰총장이 되도록 지원했기 때문에 그쪽과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고병호였다.

최미연이 고병호에게 공식적으로 헤어진다고 선포를 해 버린 것이다.

고병호는 어떻게든 말려보려고 무릎까지 꿇고 빌었지만, 최미연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집에 돌아와 고병호에게 그 소리를 들었을 때, 고봉수는 참지 못하고 고병호의 뺨을 때려버렸다.

아직까지 검찰총장한테 전화가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어른들 선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최미연의 마음이 돌아서 버린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잠시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던 고봉수는 이를 부드득 갈고는 강력하게 본보기를 보이기로 결심했다.

분명 최미연의 얘기는 검찰총장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아무리 집안 간 약속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뒷배로 있는 HK그룹 정도면 검찰총장도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자신을 건드리면 이렇게 당한다는 본보기가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저쪽 집안에 무시를 당할 수도 있었고, 저쪽 집안에는 럭키진성 그룹과 HK그룹이라는 양손의 패를 쥐고 흔들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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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행 // 철야행님 오셨네요.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

다시, 그 여름으로... 39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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