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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울었을까 드디어 정현숙의 울음이 잦아들었다.
“다 울었어요? 어디 우리 현숙씨 얼굴 좀 봅시다.”
성진이 다시 정현숙의 얼굴을 감싸고 가슴에서 떼려고 하자 정현숙은 창피한지 고개를 마구 저으며 성진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성진이 그래도 억지로 정현숙을 떼어내자 정현숙은 눈을 내리깔고 성진과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30대 중반이 넘어선 정현숙인데도, 지금 모습은 마치 오빠에게 안겨 투정을 부리다 부끄러워 하는 소녀 같은 모습이었다.
성진은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어? 현숙씨 눈이 팅팅 부었네?”
“아악.. 안.. 안 돼요. 보지 말아요.”
“그런데.. 너무 예뻐서 안 볼 수가 없어요. 아고.. 이쁘다.”
성진은 억지로 얼굴을 당겨 정현숙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보지 말라며 반항하던 정현숙은 성진의 입술이 닿자 잠시 몸이 굳어 있다가 이내 두 팔로 성진의 목을 감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숨이 찰 때까지 키스를 한 두 사람은 입을 떼고 숨을 몰아쉬고 서로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정현숙은 다시 성진의 품에 머리를 기댔다.
잃어버린 엄마를 만난 것처럼 마구 안기던 것이 아니라 여유를 찾은 듯 편안한 얼굴이었다.
성진은 그런 정현숙의 정수리에 턱을 대고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마치 오래된 연인 같아 보였다.
그리고 성진은 21살, 정현숙은 이제 37살, 누가 봐도 나이 차이도 나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지만, 서로 안고 있는 모습이 마치 정현숙이 나이 어린 여자 같았고, 성진은 나이 든 듬직한 남자 같아 보여서 너무나 잘 어울렸다.
“현숙씨 차 가져왔죠? 언제까지 여기서 이러고 있을 거예요. 우리 이제 가요.”
“네.”
그제서야 성진의 품에서 고개를 든 정현숙이 성진의 손을 잡고 자신의 차로 데려갔다.
정현숙이 열쇠로 차 문을 여는데 성진은 그녀의 차를 보고 또다시 가슴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지난번에는 차는 멀쩡했는데, 지금 이 차는 군데군데 도색도 벗겨져 있었고, 시트도 너덜너덜, 가다가 서버린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낡은 차였다.
“아.. 차.. 가 좀 그렇죠? 이거는 그.. 빌려 온 거예요. 제 차를 수리를 맡겨서.. 하.. 하..”
성진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정현숙은 어색하게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다.
성진은 잠깐 정현숙을 쳐다보고는 얼른 지저분한 시트 위로 몸을 밀어 넣었다.
차에 탄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성진은 자신의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렇게 사는 모습이 속상해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있었고, 정현숙은 그런 성진의 눈치를 보느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하아.. 진짜. 현숙씨.. 그동안 어떻게 산 거예요? 이게 도대체 뭐예요? 왜 나한테 연락 안 했어요? 네?”
느닷없이 성진이 화가 난 듯 빽 소리를 질렀다.
정현숙이 화들짝 놀라서 성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성진은 당장에라도 울 듯한 얼굴을 하고 정현숙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현숙은 가슴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와 다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는 기업 회장으로 자신과는 신분 차이도 컸고, 무엇보다 나이 차이가 너무 심했다.
그래서 그냥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스쳐 가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자신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현숙은 그런 성진에게 몸을 돌려 목을 끌어안았다.
성진도 정현숙을 힘껏 끌어안고 손으로 그녀의 몸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볼에 마구 키스를 해댔다.
그런 열정은 다시 두 사람의 키스로 이어졌다.
낡은 차 안에서의 키스는 끝도 없이 이어졌고,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성진의 손이 정현숙의 가슴과 허벅지를 주물러 대기 시작했다.
정현숙도 몸이 달아올랐는지 성진의 목에 매달려 그의 입술만 정신없이 빨아대고 있었다.
성진의 손이 정현숙의 치마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를 만지더니 이윽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미 정현숙의 얇은 팬티는 그녀의 애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정현숙은 이렇게 기적적으로 성진을 만났고, 이렇게 그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정현숙의 다리가 스르륵 벌려졌다.
성진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젖은 팬티 위를 문질렀다.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질 구가 자극되어지며 흥분한 그녀는 성진의 아랫입술을 이빨로 물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한참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던 성진은 그녀의 앞쪽 팬티를 젖히고 애액으로 흥건한 그녀의 보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축축하고 후끈한 열기가 손가락 끝에 느껴졌다.
잠시 골을 따라 손가락을 위아래 문지르며 애액을 펴 바르다가 천천히 가운뎃손가락을 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흐.. 하아..”
정현숙의 고개가 들리며 눈을 감고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남자의 손길인가?
혼자서 위로를 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손가락의 굵기와 길이도 달랐고, 분명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질 속을 파고들어오고 있지만, 마치 강한 것에 뚫리며 자신의 모든 신경이 질 벽에 몰려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더구나 지금 이렇게 자신을 몰아가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도 그립고 보고 싶었던 성진이 아닌가?
그러니 성진의 손이 자신의 음부를 파고들어오는 느낌은 섹스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바로 절정에 이르러 버릴 것만 같았다.
정현숙은 질 벽에 잔뜩 힘을 주고 성진의 손가락을 조이기 시작했다.
질 벽을 긁어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냥 손가락일 뿐인데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성진의 목에 매달린 정현숙이 허리를 마구 흔들었다.
그러다 정현숙은 자신이 지금 임신 중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확실히 모성애라는 것은 강한 것이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완전히 성진에게만 향하고 있는 순간에도 뱃속의 아이에 대한 염려가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니 말이다.
정현숙이 눈을 번쩍 뜨더니 갑자기 성진의 손목을 양손으로 움켜잡았다.
“성.. 성진씨. 그만요. 우.. 우리 밥 먹으로 가요. 네?”
성진은 한창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정현숙이 갑자기 정색을 하자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지저분한 차 안에서 그녀를 안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어렵게 생활했을 정현숙이 안쓰러워 빨리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었다.
“그래요. 현숙씨. 우리 뭐 먹을까요?”
“네? 그.. 그러니까.. 그냥 아무거나 먹어요.”
정현숙은 뱃속의 아이 때문에 성진을 막은 것이라 밥이고 뭐고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이제 정신이 들고 나니 성진과 같이 있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성진과 이렇게 한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현숙은 너무나 행복했다.
하지만 자신이 성진의 아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절대 말할 수가 없었다.
조금 전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성진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착하고,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남자에게 아이로 발목 잡고 싶지도 않았다.
특히 자신의 남편은 성진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순간 분명히 과한 요구를 해올 것이 분명했다.
남편은 이제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 사랑스러운 남자에게 그런 부담을 지울 수가 없었다.
“흠.. 그래요? 알겠어요. 그럼 제가 모시죠. 현숙씨 일단 그랜드 호텔로 가요.”
그저 성진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던 정현숙이 알겠다고 대답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차에 시동을 거는데 악셀을 밟아 대며 세 번이나 키를 돌리고서야 시동이 걸렸고, 차는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달리는 중에도 계속 털털털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성진은 진심으로 한숨만 나왔다.
호텔까지 가는 동안 이상하게 정현숙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진은 그런 정현숙의 눈치를 살피며, 무언가 말 못할 갈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찌어찌 성진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도착한 성진은 차 안에서의 분위기 상 정현숙이 또다시 몰래 도망이라도 갈까 봐 그녀의 손을 잡고 호텔에 있는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갔다.
다행히 정현숙은 별다른 저항 없이 성진을 따라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고, 성진은 최고급 레스토랑답게 무지막지하게 비싼 음식을 잔뜩 시켰다.
스테이크를 먹으며 최고급 와인을 시켰는데, 정현숙은 향을 맞고는 호로록 딱 한 입 마시고 행복한 표정을 짓더니 더 이상 와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스파게티, 송로버섯 요리, 푸아그라 등 음식을 잔뜩 시켰지만, 정현숙은 이상하게 많이 먹지 못했다.
하지만 식사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정현숙이 아까와는 다르게 미국 사회 분위기, 국제 정세 등 이것저것 재밌는 얘기를 쉬지 않고 떠들어 댔기 때문이다.
그런 정현숙의 말에 성진도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면서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게 즐겁게 보냈다.
확실히 정현숙은 미래를 보는 눈도 남달랐고, 매우 똑똑했다.
생각도 성진과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해서 대화하는 맛이 났다.
정말 이렇게 그냥 미국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게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성진은 다시 정현숙의 손을 꼭 잡고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이때 정현숙은 망설이며 집에 돌아가겠다고 조금 거부를 했다.
하지만 성진은 이제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억지로 그녀를 방까지 데려갔다.
“성.. 성진씨. 저.. 약속이 있어요. 그래서 가 봐야 해요. 오늘 만나서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이미 방안으로 들어섰는데도 정현숙은 입구에 서서 성진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아~ 그래요? 그래. 알았어요. 그럼 어쩔 수 없지.. 으쌰..”
입구를 막고 정현숙을 내려다보고 있던 성진은 안절부절못하며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는 정현숙을 갑자기 번쩍 안아 들었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정현숙의 몸은 살이 많이 빠져 너무나 가벼웠다.
“꺄아악.. 성진씨. 지금.. 뭐.. 뭐 하는 거예요?”
“크크.. 현숙씨.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고 그래요? 이제 내가 사랑하는 당신을 놓아줄 거 같아요?”
“네?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제 절대로 당신 혼자 놔두고 가지 않을 겁니다. 이대로 당신 보쌈해서 한국으로 데려갈 겁니다. 남편이 만약 걸림돌이 된다면 내가 치워버릴 겁니다. 사랑해요. 현숙씨.”
어느새 침대에 눕힌 성진은 그녀 위에 팔로 몸을 지지하며 내려다보았다.
“아아~~ 성.. 성진씨.”
정현숙은 성진의 사랑한다는 한마디에 목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감격 어린 눈으로 성진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현숙은 무섭도록 반짝이는 성진의 눈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성진이 뿜어내는 기세만으로 정현숙은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높은 바위 위에 올라, 온 밀림에 포효하는 백수의 제왕이었다.
그의 시선 속, 그의 품속에 갇혀 있을 뿐인데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나이 차이가 무려 16살, 분명 자신이 이모뻘로 살아온 세월이 한참이나 많은데도 지금 그의 앞에 있으니 겁을 잔뜩 먹은 아주 작은 어린양이 된 것만 같았다.
성진이 천천히 상체를 낮추며 정현숙에게 다가갔다.
몸 위로 그의 그늘이 더욱더 짙어지면서 정현숙은 왠지 모를 쾌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그늘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 이렇게 자신을 지배해 주는 것, 이렇게 자신이 잡아 먹힐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현숙은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그동안 혼자서 꾸려왔던 삶이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다.
남편 하나만 보고 미국으로 와서 온갖 잡일을 해가면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 임용이 되지 않아 궁핍한 삶을 억지로 이어가야만 했고, 결국 남편까지 이상하게 변하면서 자신의 삶은 완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었다.
모든 삶은 순전히 정현숙, 스스로의 힘으로 꾸려 나가야 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다.
성진의 입이 정현숙의 입술에 와 닿았다.
이미 성진에게 영혼까지 제압당해버린 정현숙은 그의 입술이 입에 닿자 스르륵 눈을 감았다.
성진의 손이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천천히 풀어나갔다.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그의 손에 모든 것을 맡겨버렸다.
이제 성진을 떠난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블라우스가 활짝 열리고 그녀의 브래지어가 밀려 올라갔다.
성진의 손에 한가득 잡히는 B컵의 가슴이 눈부시게 나타났다.
그 위에 앙증맞게 놓여있는 유두가 파르르 떨리며 어서 입에 머금어 달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성진은 핏줄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정현숙의 가슴을 잠시 노려보다가 크게 한입 배어 물었다.
“하악..”
이미 성진에게 모든 마음이 열려버린 정현숙은 성진의 입이 가슴에 닿자 반사적으로 허리가 들리며 그 느낌에 전율했다.
성진은 마치 먹이를 잡아 놓은 맹수같이 느긋했다.
허겁지겁 정현숙의 가슴을 빨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잔뜩 흥분해서 그녀의 몸을 만지지도 않았다.
여전히 손으로 침대를 지지하며 상체만 조금 내려서 그녀의 가슴만 입에 물고 혀를 돌려 대고 있었다.
니가 뭔 짓을 해도 나에게서 도망갈 수 없다고 행동하는 것 같았다.
성진이 양쪽 가슴을 번갈아 가며 입과 혀로만 빨아대다가 배로 키스를 하며 천천히 내려갔다.
성진의 입이 배꼽을 지나 정현숙의 치마에 턱이 걸렸다.
여전히 느긋하게 상체를 일으킨 성진은 옆구리에 달린 치마 후크와 자크를 열었다.
성진의 지배자 같은 애무에 정신이 빼앗겨 있던 정현숙이 순간 정신을 차렸다.
정현숙이 벌떡 일어나 치마 밑단을 잡고 밑으로 당겨 벗기려던 성진의 손을 잡았다.
“성진씨.”
성진이 정현숙을 바라보자 정현숙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입을 열었다.
“저.. 성진씨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자신도 모르게 정현숙은 성진에게 극존칭을 쓰고 있었다.
성진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정현숙을 바라보았다.
“저.. 임신 중이예요. 이제 3개월 째예요.”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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