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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중간일보에 대기업 자제의 여배우 성 매매 사건이 모자이크 사진까지 첨부되어서 대대적으로 실렸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장건호와 장재영의 일까지 언급되면서 재벌가의 문제점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중간일보의 파워로 지상파 뉴스에서는 고병호의 영상이 여자 연예인들은 모자이크 처리가 됐지만, 고병호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된 채 방영이 되면서 여론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고병호는 그 즉시 검찰에 불려 나갔고, 고봉수 회장은 그것을 막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손을 써 보았지만, 장성그룹이 맘먹고 움직여서 그런지 고봉수 회장은 사건을 막지 못하고 당황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고봉수 회장 앞으로 한 장의 CD가 보내졌고, 그 CD의 내용을 확인한 고봉수 회장과 비서실은 바로 뒤집어져 버렸다.
그것은 고봉수 회장이 정치권 등 고위층에게 성 접대를 했던 동영상이었던 것이다.
고봉수는 CD가 동봉된 봉투에 들어있던 요구사항을 받아보고 뒷목을 잡았다.
바로 물티슈와 키토산 제품의 판매중지와 현재 시중에 풀린 물량 전부를 회수하는 것이었고, 고병호 사건을 덮으려고 손을 쓴다면 고봉수 회장을 타겟으로 2차 보도가 나가게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어디에도 성진이 보냈다는 내용은 없었지만, 누가 보낸 것인지 뻔한 것이었다.
고봉수 회장은 이미 최재성 검찰총장과 통화를 마친 상태였고, 검찰총장은 고병호를 빼 주는 대신 결혼은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을 했다.
아무리 정략결혼이라고 하더라도 고병호의 지저분한 짓거리가 온세상에 밝혀졌는데, 그곳에 자신의 귀한 딸을 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그런 이유보다는 고병호의 하자가 드러났는데도 거기다 딸을 시집보낸다면 자신의 집안이 럭키진성 그룹에 뭔가 약점이 잡혔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될 것이 우려스러웠던 것이다.
결국 고봉수 회장은 CD를 받고 나서 다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랬다가는 고병호는 고사하고 자신까지 검찰 포토라인에 서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검찰총장이라는 막강한 권력과 친하다고 해도 고봉수 회장, 자신을 물어뜯으려고 하는 다른 재벌가가 후원하는 검사 라인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고, 그 검사들은 분명히 고봉수 회장에 대해 대대적으로 조사에 들어갈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지금 핸드폰 사업과 신규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그룹에 지대한 타격이 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보내온 영상에는 고봉수 회장이 최재성 검찰총장에게 접대하는 영상도 포함되어 있었다.
자칫하다가 그 영상이라도 노출 된다면 검찰총장도 날아가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면 이건 죽도 밥도 아니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건 고봉수 회장은 고병호 사건을 최대한 적은 형량으로 그냥 처리해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영상이 나중에 성진에게 역풍으로 돌아올지는 꿈에도 몰랐다.
솔직히 이 영상을 보낸 사람은 진소라였고, 성진은 모든 것을 진소라와 홍라경 여사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CD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도 몰랐다.
진소라는 고병호를 완전히 찍어내기 위해 검찰총장을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그 영상을 골랐지만, 성진이 만약 검찰총장 모습이 영상에 있었다는 것을 안다면 안 보냈던가 아니면 그 부분만 빼고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성진은 진소라를 믿었고, 고병호를 찍어내고, 고봉수 회장만 일단 압박하자는 생각에 최대한 빠르게 일을 벌인 것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고병호는 다행히 구속은 면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장재영처럼 외국으로 도피를 가야만 했고, 럭키진성 그룹은 전국 매장에 나가 있던 물티슈와 키토산 제품을 전량 수거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럭키진성 그룹은 어마어마한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다행히 일이 빠르게 처리되면서 좋은세상은 큰 피해 없이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만, 미래건강식품의 키토산 제품은 어쩔 수 없는 길을 가야만 했다.
럭키진성 그룹이 포문을 열자 이때다 싶었던 그동안 제품을 만들어 놓고 출시 시점만 기다리고 있던 다른 기업들이 키토산에 약간씩 다른 원료를 섞어 마치 다른 제품인 것처럼 차별화해서 제품을 출시한 것이었다.
특허권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키토산에 비타민을 섞는 다든지 해서 미래건강식품에서 출시한 제품과 성분에 약간의 차별을 가한 것이었다.
이건 성진도 어쩔 수 없이 막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성진도 미래건강식품에 키토산 제품의 다별화를 주문했고, 그래서 이런저런 좋은 성분을 첨가한 키토산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보면 다단계 판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던 미래건강식품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회원들이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미국에서 들어온 암웨이와 쌍벽을 이루는 다단계 회사로 자리를 잡은 미래건강식품은 이번 기회를 통해 아예 다변화 전략으로 제품 전략을 바꿔버렸다.
알로에 제품에도 여러가지 성분과 함유물을 바꿔 다기능 제품군을 만들어냈고, 비타민C 제품도 추가로 비타민 B, D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연말에 가서 결산을 해 보아야겠지만, 아마 올해 미래건강식품의 매출은 작년 대비 배 이상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어졌다.
좋은세상은 별문제가 없었다.
물티슈 원료로 들어가는 화학약품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었고, 성진은 이미 연구소를 통해 모든 종류의 화학약품을 비율대로 섞은 것들 전부를 특허를 내 놓은 상태였다.
화학약품마다 가격 차이가 있어서 최대한 효율성 높은 약품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다른 회사에서 다른 화학약품을 사용하면 물티슈를 언제든지 출시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성진이 그 모든 것을 독점해 버렸고, 물티슈는 키토산 제품과는 다르게 경쟁자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2월 마지막 날.
장성그룹에서 신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발표되었다.
방식은 HK그룹과 합자형식으로 독립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이었다.
장성그룹이 49%, HK그룹이 51%의 지분을 가져가는 구조였고, 사장단은 장성그룹에서 구성하기로 했다.
홍라경 여사가 정성그룹의 회장이 되면서 홍라경 여사를 지지했던 전대 사장들은 자신들이 당장이라도 회사로 복귀할 줄 알았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게 홍라경 여사가 사장이 되었는데도 장성전자나 여타 다른 회사 사장은 여전히 장건호 회장이 뽑아 놓은 사람으로 그대로였다.
이건 미래를 알고 있는 성진이 당연히 홍라경 여사에게 강하게 주장해서 현 사장들을 유지하게 했던 것이다.
성진의 말이라면 이제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는 홍라경 여사는 전대 사장단의 반발을 감내하면서도 성진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
그리고 이번에 신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면서 전대 사장 중에 일부를 회사 임원으로 차출해 주었다.
그러자 당연히 반발은 줄어들었고, 홍라경 여사는 장성그룹의 신, 구 사장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신규 이동통신사업에 성진은 천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출자했다.
이미 HK그룹을 상장하면서 수천억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다만 성진이 천억을 출자하면서 장성그룹에 비상이 걸렸지만, 홍라경 여사는 전 전대 시아버지 회장 때 숨겨놓은 비자금과 장건호 회장이 숨겨놓은 비자금의 일부를 이번 기회에 조심스럽게 양지로 끌어올렸다.
그래서 장성그룹도 천억 가까운 돈을 출자할 수 있었고, 약 2천억이라는 자금이 신규 이동통신사업에 투자된다면 앞으로 이동통신시장의 판도를 뒤집어엎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당연히 기존에 이미 이동통신사업을 하고 있던 선경이랑 이번에 새로 진출하려고 했던 동부그룹과 포항제철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반도체 회사에 핸드폰 생산까지 하고 있는 장성그룹이 이동통신사업까지 하면 나라의 경제가 너무 한 기업에 편향된다는 것이었고, 이것은 이미 전대 대통령 때부터 나왔던 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성그룹이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아니고, 김현삼 대통령의 약속까지 받아놓은 성진의 HK그룹이 막고 있어서 그들의 공격이 그다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장성그룹과 HK그룹은 사업협약식을 체결하고, 신규 이동통신사업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하였다.
이제 정부에서 사업 적합성을 검토 후 승인만 떨어지면 바로 전국에 기지국 설치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청사진만 그리고 있던 성진 앞에 넘어야 할 걸림돌이 나타나게 된다.
장성그룹과 함께 신규 이동통신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성진은 개학을 하게 되었고, 하지만 너무나 사업이 바쁘다 보니 학교는 제대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한달 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우선 최미연과의 관계였다.
최미연은 드디어 고병호라는 스트레스를 벗어버렸고, 집안에서도 고병호랑 결혼하라는 압박이 없어졌다며 너무나 좋아했다.
성진이 워낙 바쁘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매일 통화를 했고, 가끔 만날 때는 성진에게 안겨 행복해 죽으려고 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최미연이 언제부턴가 장소진을 살뜨리 챙기면서 두어 번 같이 밤을 보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음란하게 변해가는 최미연이었다.
그동안 이런 끼를 숨기고 집안의 압박 속에서 어떻게 살았는 지 참 의문이 들었다.
두번째는 성진이 미국에 다녀온 것이었다.
미국에 좋은세상의 공장 준공식 때문이었다.
성진이 너무 바빠 그냥 정현숙 선에서 끝내려고 했지만, HK그룹의 미국진출이라는 뜻깊은 일에 결국 성진이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워낙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고서 간 것이라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여인들이 동석하지는 못했지만, 근 한달만에 만난 정현숙은 너무나 많이 변해 있었다.
이제는 남편에게서 완전히 벗어났고, 더구나 경제적으로도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 본래의 아름다움이 살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아기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성진과 환상의 밤을 보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조심해야 해서 광란의 밤은 보내지 못했지만, 성진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정현숙은 감격해서 울음을 터트려 버렸다.
미국 좋은세상 공장 준공식에는 뉴욕의 투자회사 사장도 참석했고, 다시 한 번 실리콘밸리의 기업들 투자에 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큰 소식은 야후가 조만간 상장할 수도 있다며 성진이 대박이 났다는 것이었고, 그리고 퀄컴이 한국의 신규 이동통신사업 발표로 인해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퀄컴은 성진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무려 지분의 65% 이상을 가지고 있었고, 평균 매입 단가가 1달러 선이었다.
아직 성진이 주주총회에 나타나지 않아서 퀄컴의 경영진과 모든 것이 계속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지만, 툭하면 퀄컴의 사장이 투자회사 사장에게 지분을 다시 팔라고 연락이 온다고 한다.
하지만 성진은 절대로 팔 생각이 없었다.
95년인 내년만 가도 퀄컴 주가가 50달러가 넘는데 미쳤다고 그걸 팔겠는가?
그리고 이제 내년이면 퀄컴의 CDMA가 유럽에서 사용하는 GSM기술을 제치고 국제표준이 되는데, 그 로열티만 해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성진의 큰 그림이 이제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이동통신사업을 해서 장성그룹의 핸드폰을 팔아서 지분만큼 수익을 받고, 퀄컴으로 로열티를 보내서 다시 지분만큼 수익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회사는 통신비 수금해서 돈 벌, 성진은 또 지분만큼 수익을 받아오면 되는 것이다.
내년부터 어쩌면 성진은 이동통신사업 하나만 가지고도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급식 관련이었다.
이제 각 학교가 개학을 한 뒤였고, HK케이터링은 벌써 서른 군데가 넘는 학교와 급식계약을 체결해 운영에 들어간 상태였다.
한 학교마다 영양사, 조리사, 보조 인력까지 못해도 15명 이상 필요한 일이었고, 그것이 벌써 서른 군데가 넘으니 관리하고 있는 인력만 500명 가까이 되었다.
어머니는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하기는 했지만, 일이 너무나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되자 요즘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편하게 일하자는 주의인 어머니가 철야를 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아마 올해가 가기 전, HK케이터링이 관리하는 학교는 최소 300곳이 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 회사가 그렇게 많은 학교를 관리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건 이미 정부와 계약이 되어있는 부분이고, 성진은 올 초에 그룹 상장 이후 500억을 추가로 학교급식 기금으로 출연했었다.
그러니 당연히 정부에서는 독점으로 밀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2017년에는 이런 독과점이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90년대 이 시기에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도 버젓이 자행되던 시기였다.
성애고모가 김치공장을 맡아서 운영하면서 거기도 납품 때문에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피자 프렌차이즈가 저가와 고급화 전략에 대박이 터지면서 HK푸드도 꾸준히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제는 진짜로 HK푸드 프랜차이즈 사업만으로도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시대를 앞서 간 인테리어와 제품들, 한국 사람의 입맛을 저격한 맛에다가 물티슈 공짜 제공, 교육되어서 친절한 종업원 등 서비스조차 차별되다 보니 HK푸드는 후발 업체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거대한 성벽과 같은 사업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요식 및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HK푸드에서 신규 아이템을 개발 중이라고 하면 겁부터 먹었다.
만약 HK푸드에 고깃집 프랜차이즈를 내겠다고 하면 전국의 고깃집이 초 긴장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성진이 고깃집 프렌차이즈를 만들겠다고 하면 고기 수급에서부터 시작해 미래에 유행하는 특별한 방식을 도입할 것은 당연했지만, 성진은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고, 현재까지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추가로 늘릴 생각도 없었다.
성진은 오히려 지금 있는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시너지를 일으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은퇴를 한 진소라가 노는 모습을 보면서 가지게 된 생각으로 성진은 요식업 프랜차이즈와 문화 사업을 합칠 생각이었다.
앞으로 성진의 또 다른 행보가 주목되어지고 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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