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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긴 격투씬이 한 번에 진행되는 롱테이크씬으로 진행될 정도로 살벌하고, 어마 무시했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하게 진행된 격투씬 이다 보니 감독의 컷 싸인이 나오고 모니터를 확인했을 때 카메라 감독과 감독은 박수를 치며 감탄을 자아낼 뿐이었다
그렇게 첫 번째 격투씬은 총 세 번을 찍고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스턴트맨의 작은 실수가 두 번 생기면서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실수가 없었더라면 어느 것 하나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완벽한 격투씬이었다.
촬영을 마치고 감독은 성진에게 다가와 진짜 액션 배우 해볼 생각 없느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다.
오죽했으면 진소라조차도 성진에게 진짜 배우 한 번 해보라고 진심으로 권유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성진은 그저 웃으면서 이런 유희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거절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머니가 어느 순간부터 말이 없어진 것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을 붉힌 채 멍한 눈으로 성진을 바라보기만 했다.
성진이 촬영을 마치고 의상을 반납하고, 세수를 하고 나왔는데 어머니가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어? 소라 이모. 어머니 어디 갔어요?”
“응? 아니.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아!! 저기 오네.”
진소라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니 어머니는 어딘가를 다녀왔는지 헐레벌떡 숨까지 헐떡이며 뛰어오고 있었다.
“어머니 어디 갔다 왔어요? 천천히 다녀오시지 왜 뛰어다녀요?”
콧잔등에 살짝 땀이 맺힌 어머니를 보고 성진이 손가락으로 어머니 콧잔등의 땀을 톡 닦아주었다.
“히히.. 그런 게 있어.”
아까까지만 해도 얼굴을 붉히며 멍하니 있던 어머니가 이제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우리는 장소를 이동해서 수영 누나의 단독씬과 박희선과 함께 찍는 씬을 보면서 저녁까지 영화 촬영장에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자 어머니는 다들 수고한다면서 모든 사람을 데리고 근처 고깃집으로 가서 저녁을 대접했고, 야간 촬영이 남아 있었지만, 고기에 소주가 들어가면서 결국 회식 자리가 되고 말면서 그날 촬영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와 나는 적당히 먹고, 중간에 빠져나왔다.
나오기 전에 얼마가 됐건 먹고, 마시라고 얘기하자 전 스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어머니한테 자주 촬영장에 오시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개중에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보고 아름답다고 소리친 사람이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 소리에 환하게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고, 사람들은 어머니가 저런 미인이니 성진과 같은 멋있는 아들이 나왔다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식당을 나와 어머니와 성진이 차로 가는데, 어머니가 대뜸 성진의 팔에 팔짱을 끼는 것이었다.
보통 밖에서는 혹시라도 말이 나올까 봐 이런 작은 스킨십조차 자제하는 편인 어머니였는데, 오늘은 그냥 살짝 팔만 걸치는 팔짱을 끼는 것이 아니라 성진의 팔을 아예 가슴에 안아버릴 정도로 강하게 팔짱을 끼는 것이었다.
성진이 의외라는 눈으로 어머니를 쳐다보자 어머니는 뭔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성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진은 순간 이거 집이 아니라 호텔로 가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지금 어머니의 눈빛은 성진을 자극하고 흥분시키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빠른 걸음으로 차로 간 두 사람, 막 차에 타려고 하는데 뒤에서 진소라가 뛰어왔다.
“희경아. 헥헥.. 나도 같이 가자. 헤헤..”
아무래도 진소라도 오늘 성진의 남성미 풀풀 넘치는 모습을 보고는 발정이 난 모양이다.
따로 와도 될 것을 굳이 성진과 같이 차를 타고 가려는 것을 보니 말이다.
“안 돼. 미안한데 소라야.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 줄래?”
“뭐? 아니 왜? 나.. 나도 데리고 가줘. 응? 부탁이야. 희경아. 제발..”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가 단호하게 진소라의 부탁을 거절하고는 더구나 집으로 가라고 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진소라는 당장 무릎이라도 꿇을 듯한 표정으로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야. 진소라. 이건 명령이야. 집으로 돌아가. 그리고 내일 와. 알았어?”
성진과 진소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머니의 눈에서 카리스마가 줄줄 뻗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성진은 ‘오오 어머니 멋있는데..’하고 생각이 들었고, 진소라는 감히 그 명령에 대들지는 못하겠는지 ‘네’하고 대답을 하고는 코가 쭉 빠져 고개를 푹 숙이고 터덜터덜 걸어갔다.
저쪽 커다란 밴 앞에서 어머니와 진소라에게 인사를 하려고 대기하고 있던 수영 누나와 박희선은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고 있었다.
천하의 진소라가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찍소리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다니 수영 누나는 어머니의 카리스마에 감탄하고 있었고, 박희선은 거의 오들오들 떠는 수준이었다.
“아니.. 어머니 오늘 소라한테 화나는 일 있었어요? 갑자기 왜 그렇게 야멸차게 대해요?”
“그런 거 없어. 그냥 오늘은 우리 자기랑 오붓하게 있고 싶을 뿐이야. 왜 싫어? 지금이라도 소라 오라고 할까?”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오늘 왠지 어머니 모습이 평소랑 조금 다른 거 같아서요. 저기 봐요 애들이 어머니 무서워서 인사하러 오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성진의 말에 그제서야 수영 누나와 박희선을 본 어머니는 괜히 미안했는지 두 사람에게 얼른 들어가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수영 누나와 박희선은 구십 도로 어머니한테 인사를 한 후 후다닥 차에 올라탔고 곧바로 차는 떠나갔다.
그렇게 오늘따라 어머니의 이상했던 행동들을 뒤로하고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벌써 10시 가까이 되어 있었다.
집에 들어가자 그때까지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진희가 성진을 붙잡고 영화 촬영 얘기를 해달라고 졸랐지만, 또다시 어머니가 진희의 등짝에 스매싱을 날리면서 방으로 쫓아버렸다.
오늘따라 성진의 주변을 자꾸 쳐내는 어머니가 수상하기는 했지만, 어머니는 그렇게 진희를 쫓아버리고 바로 씻는다고 안방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성진도 생각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실 화장실로 들어가 느긋하게 씻고 수건으로 하체만 가린 채 안방으로 들어갔다.
피곤하긴 했지만, 오늘 유별나게 사랑스러운 어머니를 괴롭혀 주고 자기 위해 바로 어머니한테 돌격 앞으로를 할 생각으로 벌거벗고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성진이 방으로 들어가자 분명 씻는다고 했던 어머니가 낮에 입고 있던 소녀 같은 복장인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머리띠까지 여전히 예쁘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샤워를 하긴 했는지 화장도 지워져 있었고, 머리도 촉촉하니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어? 어머니 안 씻었어요? 옷은 왜 그대로 입고 있는 거에요?”
성진이 침대에 걸터앉으며 묻자 어머니는 빙글빙글 웃더니 갑자기 옷장에서 웬 옷을 꺼내서 성진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어? 이건.. 아까 내가 낮에 촬영 때 입었던 옷이잖아요. 그런데 이걸 왜 주는 거에요?”
“서방님. 내 부탁인데.. 그 옷 한 번만 입어주면 안 될까?”
“에에? 방금 다 씻고 나왔는데, 이 옷을 다시 입으라고요? 귀찮은데..”
“속옷 안 입어도 되니까.. 그냥 걸친다는 생각으로 입어줘. 응? 안 될까?”
“뭐.. 안 될 거는 없는데.. 오늘 어머니 낮부터 이상해. 하루 종일 멍하니 꿈속에 있는 것 같더니, 이제는 갑자기 이 촌스러운 옷을 입으라고 하고..”
“자기야.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이 옷 입어줘. 얼른..”
성진이 할 수 없이 어머니 손에서 옷을 받아 입기 시작했다.
성진이 옷을 입으면서도 수상하다는 눈으로 어머니를 계속 쳐다보았고, 어머니는 침대 모서리에 앉아 잔뜩 흥분한 얼굴로 성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라가 커다란 촌스러운 와이셔츠를 입고, 바지를 입으며 와이셔츠 밑단을 바지 속에 넣어 후크를 잠갔다.
양복 마의를 위에 걸치며 와이셔츠 카라를 양복 위로 꺼내 마무리를 하고 거울을 보며 맵시를 점검한 후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볼이 붉어져 있었고,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아아.. 너무 멋있어. 그리고 자기 너무 잘 생겼어.”
성진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아무래도 이런 스타일이 어머니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았고, 더구나 성진이 그런 옷을 입었으니 완전히 반한 것처럼 보였다.
“흐흐.. 어머니 이런 올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거에요? 뭐.. 내가 입으니까 이정도로 소화를 하는 거기는 하지만.. 어머니 나한테 완전 반했나 봐요?”
성진이 혼자 자화자찬을 하면서 킥킥거리고 웃으며 어머니를 다시 바라보았다.
“자기야. 나한테 ‘희경아’하고 한 번 불러봐.”
“엥?”
갑자기 성진의 기분이 쏴 하고 식는 느낌이었다.
이건 마치 오타쿠가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여자를 보며 뭔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얼른.. 자기야. ‘희경아’하고 불러줘.”
“크흠.. 뭔가 이상한데.. 알았어요. 희.. 경아.”
“하아아아.. 네.. 오빠.”
오빠? 오오~~빠?
이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엄마 지금 뭐라고? 오.. 빠?”
“하읏.. 자기야.. 다시 한 번만 불러줘 봐.”
어머니는 다리를 잔뜩 오므리고 손으로 치마 위를 누르며 가랑이 사이로 치마가 들어가게 해서 음부를 꽉 누르고 있었다.
게다가 신음까지 흘리며 저 몽롱한 듯한 시선이라니, 뭔가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얼른.. 자기야. 다시 한 번만.. 얼른..”
“허.. 참나.. 이게 뭔 짓인지.”
성진은 어머니가 수상하기는 했지만, 왠지 코스프레 플레이 같은 느낌이 들면서 꽤 재밌게 느껴졌다.
그래서 성진은 어머니에게 건들건들 다가가 어머니 옆 침대에 한쪽 발을 척 올리며 어머니의 턱을 손으로 살짝 들어 올렸다.
“희경아. 이 오빠가 보고 싶었어?”
“허억.. 오.. 오빠. 하아아아악..”
어머니는 성진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더니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면서 길게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이건 마치 오르가즘을 느꼈을 때 그 몸짓이 아닌가?
“어? 엄마.. 지금 이름 불러줬다고 느낀 거야?”
“하아아악.. 오.. 오빠. 얼른.. 얼른 나 더 이상 못 참겠어.”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더니 갑자기 성진의 목에 팔을 감고는 무지막지하게 키스 박치기를 하면서 성진을 돌려서 침대에 자빠트려 버렸다.
성진의 위에 타고 올라앉은 어머니는 성진의 머리를 붙잡고 마구 고개를 돌려가며 성진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어머니의 정열적인 모습에 덩달아 흥분해 버린 성진은 키스를 하면서 어머니의 허벅지를 마구 쓰다듬다가 손을 위로 쭉 밀어 올렸다.
어? 그런데 팬티가 있어야 할 곳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닌가?
성진의 손에 매끈거리는 어머니의 엉덩이가 온전히 잡혔다.
어머니는 샤워를 하고 오늘 입었던 어리게 보이는 원피스만 다시 입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어머니가 엄청 야하게 보이면서 성진을 무지하게 흥분시키기는 했지만, 왜 갑자기 이러는지 성진은 어머니가 무지 수상했다.
미친듯이 키스만 해대는 어머니를 성진이 억지로 떼어냈다.
“희경아.. 너.. 이렇게 해 봐. 나 좀 봐봐. 너 지금 이거 뭐하는 거야? 응? 너 지금 누굴 상상하고 있는 거야? 응?”
“하으윽.. 오.. 오빠. 길.. 수 오빠.”
어머니의 눈이 몽롱하게 풀려 있었고, 완전히 감정에 몰입해 버렸는지 자신도 모르게 낯선 남자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뭐? 길수.. 오.. 빠? 너 지금 뭐라고 한 거야? 길수가 누구야?”
성진이 빽 소리를 지르며 어머니를 확 잡아서 일으켜 세우자 그제서야 어머니가 정신이 돌아왔는지 당황한 눈으로 성진을 바라보며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있었다.
“엄마. 지금 다른 남자 이름 부른 거야? 와.. 어이가 없네. 길수가 누구야? 응? 뭐하는 새끼야? 엄마 혹시 요즘 나 말고 남자 만나?”
“에? 아.. 아니야. 절대로 그런 거 아니야.”
“아니라고? 그런데 지금 사랑하는 남편 앞에다 놓고 길수 오빠를 찾아? 지금 정신 나갔어?”
“헉.. 자기야. 화내지 마. 그런 거 아니니까..”
“그럼 뭔데..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봐. 이거 지금 엄청 심각한 문젠 거 알지? 우리 부부 사이 금 갈 수도 있는 엄청나게 큰 문제야.”
성진이 굳어진 얼굴로 말을 하자 어머니가 당황하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결국 한숨을 푹 쉬며 마지못해 얘기를 꺼냈다.
“그.. 그러니까. 그게.. 길.. 수 오빠는 내.. 첫.. 사랑이야.”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성진은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머니 나이가 몇이고, 결혼한 지가 언젠데 느닷없이 첫사랑 타령이란 말인가?
“에고.. 휴우~ 그냥 엄마 혼자 했던 짝사랑이야. 아.. 창피해. 내가 자기한테 이런 얘기까지 해야 하고.. 미치겠네. 흐으으으..”
무지하게 부끄러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성진은 갑자기 너무 재밌어지며 흥미진진해졌다.
처음 들어보는 어머니의 첫사랑 이야기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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