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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화 〉집사와의 비밀 작전 (6) (130/447)



〈 130화 〉집사와의 비밀 작전 (6)

"목욕탕으로 가셔야 해여!"


“네? 그게 무슨 말...”

"새로 오신 분들은 항상 같이 씻으셔야해여! 쭈인님이 그렇게 말하셨어여!"


“...뭐라고?”


레베카의 목덜미가 싸해졌다. 설마 그 자는 이런 어린 아이들과 함께 목욕을 하는건가? 고용주의 입장을 이용해서 강제로? 그렇다면 레베카도 그자에게 나신을 보여야한다는 뜻인가?

레베카는 그 상상을 하자 속이 뒤집어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니, 어쩌면 단순히 같이 목욕만을 하는게 아니라 그 이상을 요구할지도....

‘요구할지도’가 아니었다. 그자가 목욕탕으로 부르는 이유는 그들을 성추행하려는 이유 외에는 없을 게 분명했다.


‘지금 죽여버릴까.’


레베카는 암살의 가능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들은 폴리모프로 한 상태라서 도망치고 변신을 풀면 아무도 그들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시브터는 호위까지 전부 쫓아냈다고 했으니....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그를 죽이고 도망치는게 현재 상황에 타당해보였다.

그렇다.


시브터가 아리엘의 가문을 통채로 집어삼려는 수작을 알아챘을 때부터 고민해왔던 또 다른 계획을 실행할 절호의 기회. 지금이 그 기회였다.

“...베카...레베카! 야!”

“헉!”


유진이 레베카의 옆구리를 찔렀고, 레베카는 조건 반사적으로 그 손가락을 꺽어 버릴 뻔 했다.

“목욕탕이야! 어떻게 해!”


유진 또한 안절부절하기는 마찬가지. 레베카는 결심을 굳혔다. 마침 메리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자리에 없었다.


“유진님. 아무래도 그 자를 지금 처리하면  것 같습니다.”

“뭐? 처리하다니, 뭔소리야?”

레베카가 목을 긋는 손짓을 하자 유진은 기겁했다.

“미쳤냐!”


“그 자가 이런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손을 대는 이상...더이상은 좌시할 수 없습니다. 유진님도 당하기는 싫을 것 아닙니까!”


“뭐,  당해!”


“그 자에게 성적인 추행을...”


“뭐?!”

“그 자가 욕실로 부르지 않았습니까! 분명 성추행을 하려고..”

유진은 벙찐 표정이 되었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는거냐. 우리끼리 목욕하는 건데.”


“...네?”

“우리끼리 씻고 오는 거라고! 아니, 우리끼리는 아니지만 아무튼, 메이드들하고 우리가 같이 씻어야한다고!”


“...그렇습니까.”

유진의 한심한 눈초리에 레베카는 이성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식은 머리로 생각해보니 암살은 택도 없는 이야기다. 호위는 없다지만, 정도 규모의 저택에 보안장치가 없을리가 없었으니까.

죽일 수는 있었지만, 실제로 그를 죽인다면 후처리가 여러모로 골치 아팠을 것이다.

“다행이군요.”

“다행이긴 뭐가 다행이야! 여자애들만 있는 욕탕에 들어가야한다고!”


“그게 무슨 문제...아.”

그랬다. 유진은 남자였다. 겉모습이 이래서 잠시 정신을 빼놓고 있었지만.


“너 아까 저 꼬맹이가 하는  못들었냐.”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해야할 일이 있어서.”

유진은 한숨을 쉬고는 그가 들었던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하루에 한번은 무조건 대욕탕에서 목욕을 해야한다고 하던데.”

“그럼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너 진짜 정신 어디다 빼놓고 다니는 거냐.”


유진은 지금 당장 해야한다는게 시브터의 요구라고 했다.


‘혹시 당신이 그걸 원하는게 아닙니까?’


레베카는 간신히  말을 속으로 삼켰다.


스스로 생각해도 지금까지 말실수를 너무 많이했으니까. 그리고 자세히 보니 유진도 별로 달가워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실리적으로 보더라도 여기서 다른 사람에게 알몸을 보이는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

레베카는 어금니를 부서져라 악물었다.

“...알겠습니다. 들어가시죠.”






#


대욕탕.


욕탕의 중앙에는 거대한 대욕조가 있었고, 그 뒤에는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거울이 있었다. 그리고 좌우로는몸을 씻을 수 있는 작은 수도가 나있었고.

‘뭔가 이상해.’


레베카는 금새 그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저택의 다른 곳과는 다르게 욕탕은 상당히 깔끔하게 유지가 되고 있었다. 어떻게? 자기 앞가림이나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메이드들이다. 그 메이드들이 이 정도 크기의 욕실을 청결하게 유지한다고?


주위를 둘러보고 레베카는 그 이유를 알  있었다. 청결마법을 각인한 마석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으니까. 상당한 고가품이 분명했다. 고작 청소에 이런 마석을 사용한다고?

“이런 망할. 애들 밖에 없잖아.”

레베카의 의구심은 유진 때문에 깨어졌다.

“보지 않겠다고 하셨잖습니까!”

“아니, 그럴려고 했는데, 바닥이 미끄럽잖아! 나는 아직 이 몸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다간 다친다고!”

레베카는 간신히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그는 아직도 몸놀림이 어설펐다. 혹시그가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그의 몸을 가린 타올이 벗겨지고, 그렇다면 그의 정체가...

“...제 손을 잡으십시오.”

“오냐...”

그렇게 타올로 온몸을 꽁꽁 싸맨 레베카와 유진은 욕실에 들어섰다.


안쪽에는 몸을씻는 메이드들이 드문드문 있었고, 그들이 들어온걸 확인한 메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메리는 시브터의 전속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듯 싶었다. 그렇다면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는게 좋을 것이다.

유진도 레베카와 비슷한 감상인지, 조금피곤한 어조로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거 빨리 씻고 나가자...”


“...알겠습니다.”

...


“후우...”


타올을 두른 상태에서 적당히 물을 묻히고 욕조에 몸을 누이자, 레베카는 한숨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어쨌든 욕조만은 진짜였으니까.

“괜찮네...”

“그렇군요.”

유진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남자인데 어떻게 저런...’


레베카는 유진의 목덜미를 보자 흘러나오는 미묘한 감정을 털어내려고 애썼다. 유진은 처음의 폴리모프를 썼을 때 보다 한층 더 어린 나이로 변해서 그런지, 그 목덜미는가냘프기 그지 없었다. 본인 말로는 어릴 수록 속이기 좋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레베카가 보기에 유진은주위의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그럴 법도 했다. 레베카마저도 혹할 법한 외모가 되어버렸으니.


레베카는 그 목덜미에서 억지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다른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다.


만약 아리엘 가의 재산을 회수할  있다면 우선은 대욕탕부터 보수를...

레베카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른함에 빠져들었다.

...

“괜찮으세여?”


“헉.”

메리가 어느새 같은 욕조에 앉아있었다. 레베카가 깜빡 잠이 들려는 차에 들어온 것이다. 유진은?


유진 또한 마찬가지로 졸고 있었...유진의 타올이 벗겨지기 직전이었다!


레베카는 몸을 움직여서 유진을 가렸다.

“많이 피곤하셨나봐여?”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물이 좋아서 그만...”


“헤에...”


메리의 호기심 어린 눈에 레베카는 선수를 필요를 느꼈다. 시브터는 어떻게 속여넘겼지만, 메리까지 그렇게   있을지는 몰랐으니까.

“그런데 저희는 저택에서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겁니까?”


“아! 그건 말이져...”


메리는 저택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메리의 조잘거림을 듣는데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뒤에서 느껴졌다. 유진이 깨어난 것이다.

유진도 상황을 파악했는지 레베카의 등 뒤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계속되는 메리의 불필요한 잡담. 결국 메리는 레베카가 지칠  쯤에서야 자리를 떠났다. 레베카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유진을 돌아보았다.


“...이제 일어나시죠.”


하지만 유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쩐지 겸연쩍은 기색.


“아, 아니. 잠깐만 있어봐. 조금만 더 있다 가자.”


“이미 시간이 늦었습니다. 저택을 파악하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아니, 잠깐이면 되니까. 잠깐만 기다려보라고.”


유진은어쩐지 허벅지를 꼬고있었다. 대체 왜...

“...!!”

레베카는 유진의 타올 아래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




“당신은 이런 때까지...심지어 저런 어린 애들한테!”

레베카의 으르렁거리는 속삭임에 유진은 필사적으로 항변했다.


“아니야! 제기랄! 너,  때문이라고! 애들한테 흥분한게 아니라 너한테 흥분한 거라고!  망할!”


“저 때문이라니, 무슨 소립니까!”


“네가 그렇게 반쯤 벗고 등으로 달라붙어있는데 그럼 안그렇게 되겠냐!”


으드득...!


역시 결코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인물이다. 이런 때까지 욕망에 자신을 맡기다니! 그에게는 절제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걸까?


“...잠깐만 있어봐.”


유진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그 이상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다. 레베카는 그의 흥분이 언제쯤 가라앉나 싶어서 그의 하반신을 훑었다.


“흡..!”

레베카는 숨을 삼켰다. 그는 소년으로 변신했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양물은 흉악하기 그지 없는 크기였다. 이게 정상인 걸까?


“...언제쯤이면 가라앉는 겁니까.”

“조용히해. 그, 그렇게 마음대로 죽였다 살렸다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유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감고 뭔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바닷물과...무슨 산이 어쩌고 하는 노랫가락이었다.

“아, 새로 오신 분들!”

문득 메리가 이쪽을 보고 외쳤다.


“이제 슬슬 나오시는게 좋을거에여. 조금 있으면 다른 애들이 많이 올 시간이거든여.”


“...네?”

“복작복작해질거에여!”


다른 메이드들이 들이닥친다고?! 그렇다면 유진의 정체가...!


“어, 어떻게 빨리 안되겠습니까!”

“아, 알았으니까 조용히 해!”


유진 또한 패닉에 빠졌는지 안절부절 못했지만, 그의 타올은 가라앉을 생각이 없어보였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하지?’


레베카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고, 떠오른 생각을 이내 행동으로 옮겼다.

“헉! 무, 무슨 짓이야!”

“가만히계십시오! 들키지 않겠습니까!”


레베카는 유진의 물건을 손으로 쥔 채 빠르게 속삭였다.

일단 한번 뽑아내면, 그의 물건이 가라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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