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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9화 〉던전에서 (3) (259/447)



〈 259화 〉던전에서 (3)

생각해보면 이상했다.

 한눈에 반했다라는 소리를 그렇게 듣고 싶어한걸까? 애정을 요구하는 방식이 그것만 있는 것도 아닌데.

레니같은 경우는 하루종일 나랑 붙어있으려고 한다거나, 아니면 다른사람한테 조금 음험한 짓까지 하면서 독점하려고 한다거나 했었지.

하지만 유리는 굳이 나한테 반했다 소리를 들으려고열심히였다.

지금까지는 그냥 그런 성격이었구나 싶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혼자만 반한거면 억울하다 이거지.

난 지금까지 자기 처음을 그렇게 잃은게 억울해서, 아니면 레니만 챙기는게 서운해서 그런건 줄 알았는데. 첫눈에 반했다면 얘기가 또 다르지.

표정 지우고있으면 엄청 쿨한 미녀처럼 생긴 주제에 자기 혼자만 반한건 억울하니까 굳이 나한테  말을 들어야겠다고?

항상 예쁘다거나 섹시하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오늘은 그런 감정보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얼굴이네.”

유리는 내 어깨에 턱을 올려놓고는 중얼거렸다.

귓가에 부는 숨결이 간지럽다. 이 녀석 분명히 알면서 그러는거야. 일부러 숨결 불어넣고 있어.

“아니, 그냥 네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서.”

“.....뭐, 뭐라는 거야 바보같이. 하긴 내가 좀 여, 여러가지매력이 있기는 하지.”

잘난듯이 중얼거리지만 말 더듬고 있잖아. 부끄러워하는 속마음이 빤히 보인다.

항상 투덜거리면서 대답을 강요했던게,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성격이 아니라 애정의 확인이었다니.

지금까지 막무가내로 투덜거리던 모습이 엄청 귀엽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자연스럽게어깨에 팔을 두르자 유리는 머리를 내게 기댔다.

어깨에 눌린 유리의 볼을 느끼면서, 나는 옛날 일을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 나를 멍하니 쳐다보던 모습. 돌이켜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눈길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기약없는 약속을 믿고 나를 기다렸었지. 돈도 다 떨여져서 마굿간에서 잠자면서까지 말이야.

“무슨생각해?”

“그냥, 옛날 생각.”

“어떤?”

딱히 이유가 필요없는, 애인 사이의 가벼운 호기심 어린 질문. 그 무방비함을 나는 조금 놀리고 싶었다.

“너 부츠 신고 비틀거리던 때. 난 그게 새 부츠라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지. 설마 그런걸 신고 던전으로 가겠다고  줄은...윽!”

“안그랬거든?! 던전에는 제대로 익숙한거 신고 갔거든?!”

결국 나는 다시 옆구리를 꼬집히고 말았다. 매를 버는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유리는 그렇게 나를 꼬집으면서 질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만바보짓한 것도 아니거든? 조금 있으면 고블린 쏟아져나온다고 해서 엄청 무서웠는데, 섹스하면 해결된다니. 바보같은 소리나 하고 말이야. 진짜 깼다니까?”

스스로도 바보짓했다는 자각은 있었구나. 그렇지만 이 녀석과는 다르게 나는 의도한 바보짓이다. 나는 작게 항변했다.

“긴장을 풀어주려고 그런 거라고. 다리까지 덜덜 떨고 있는게 얼마나 안쓰러웠는데.”

“...또 바보같은 소리 하고 있네.”

유리는 바보라는 소리를 반복했지만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애정이 담겨있는 느낌이라  귀여워지기 시작했어. 큰일났네, 나도 이제 콩깍지가 끼기 시작하는건가?

나는 유리의 어깨에 얹은 손을 점점 아래로 내려보냈다.

“이 바보 멍청이.”

유리는 말만 그렇게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몸을 내게 더 밀착시킬 뿐이었다. 그러고보면 유리하고 이런 일상적인 스킨십을 한 적이 있던가? 별로 없었지. 매번 몸을 겹치는 거하곤 새롭다.

슬금슬금. 손이 점점 아래로 흘러내려간다. 옆구리를 거쳐서 골반, 그리고 엉덩이까지.

탄력있는 엉덩이를 살며시 쓰다듬자 유리는 곱게 눈을 흘겼다.

“이 변태. 지금 불침번 서는거 몰라?”

말은 그렇게했지만 진심으로 거절하는듯한 목소리는 아니다. 아니, 몸을  밀착시키는게 오히려 살짝 달뜬  같기도.

“진짜 변태가 따로 없다니까.”

그래 내가 전부 나쁘지. 자기는 어제 밤에 몰래 덮친 주제에 말이 많다.

하지만 이정도 내로남불은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문어발을 공인받았는데 이정도로 끝나면 정말 감사한 일이지. 어차피 진심으로 하는 소리도 아니고.

나는 손을 유리의 바지 안에 집어넣고 슬금슬금 엉덩이의 갈라진 틈으로...

“아얏.”

“오늘은 거기 손대면 안돼.”

“오늘은? 그럼 언제되는데?”

“.....도, 돌아가면.”

유리는 고개를 돌린채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 알 것 같다. 지난번에 뒤로 한다고 하루종일 굶기까지했는데,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하게 내버려두지는 않겠지.

사실 나도 내 몸이 지저분한데 덤벼들면 좀 싫을 것 같기는 해. 뭐라고 해야하나,  여자한테 더러운 짓을 시키는게 싫다고 해야하나.

“윽.”

“이 변태. 벌써 이렇게 만든 것  봐.”

내가 머뭇거린 틈을 타서 유리는 손가락으로 부풀어오른 고간을 쿡쿡 찔러댔다. 바지위로 건드리는 거지만 이 오묘한 감촉이 기분 좋아!

“변태....던전안에서 이렇게 세우기나 하고. 너무 절제할 줄 모르는거 아니야?”

진짜 억울하네. 자기가 이렇게 보란듯이 달라붙었으면서!

“너 같은 애가 이렇게 달라붙고 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냐.”

“매번 그렇게나 하면서 질리지도 않나봐?”

아니, 이 녀석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섹스가 질린다니, 그런건 있을 수 없어!

“당연히 안질리지! 늘 새로워. 매번 짜릿해. 최고야!”

“....진짜 변태.”

유리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목소리엔 만족스러운 웃음기가 섞여있었다.

“?! 야, 너!”

“쉿, 조용히 해.”

유리는 내 바지버클을 풀러내린 것이다!

혹여 비슷한 일이 생길까봐 일부러 조금 텐트에서 떨어진 곳에 앉기는 했지만, 그래도 식겁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기껏해봐야 가벼운 애무나 주고 받을 줄 알았는데, 진짜 바지까지 벗겨버릴 줄은 몰랐다고. 맨날 나보고 변태니 어쩌니 하지만 자기도 나 못지 않은 변태란 말이지.

물론 이런 말을 내뱉을 정도로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만 있으면 알아서 대딸을 해줄테니까!

“불편해보이니까, 미리 빼주는거야.”

유리는 얼굴을 붉힌채 중얼거리며 버클을 만지작거렸고, 이윽고 내 물건이 그 위용을 과시했다.

유리는 새삼 그 크기에 놀랐다는 듯이 침을 꼴깍꼴깍 삼키다가, 곧 가느다란 손가락을 뻗어서...

“아, 잠깐만.”

「클린」. 「물티슈」.

오늘은 샤워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니까. 최소한 이정도는 해야겠지.

유리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킥킥거렸다.

“진짜 이상한데서 배려심이 있다니까. 어떤 소설에서는 일부러 씻지도않고 냄새나는걸 핥게 시킨다던데.”

“...너 평소에 뭘 보고 다니는거냐.”

픽션은 픽션이지만 애인이 그런걸 본다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나쁜 미디어에 물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 물론 나도 그런걸 굳이 가리지 않으면서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런건 웬만하면 보지 않는게...”

“아, 오빠가  엄마야? 별걸 가지고 다 잔소리야.”

“그치만...”

“안해준다.”

치사한 녀석 같으니. 그런식으로 내 쥬지를 붙잡고 협박하면 나는 들어줄  밖에 없다고! 안되겠어. 나중에 꼭 되갚아줘야지. 절정금지 걸어놓고 마구 괴롭혀줘야겠다.

마음 한켠에 복수스택을 하나 쌓아놓고얌전히 입을 다물자 유리는 다시 내 물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후우...흐응....”

유리의 몸에도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 물건을 흔드는 유리의 손길에 호응에서 엉덩이를 조물거리자, 유리의 몸이 오싹오싹 떨리면서 숨소리에는 물기가 조금씩 어리기 시작했다.

“후우...슬슬 싸지 그래?”

“아니.이걸로는 좀...”

“뭐? 내가 별로라는 거야?!”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물론 기분 좋기는 하지만 고작 손만으로 끝내는건 너무 아쉽다고.”

유리는  말에 입술을 삐죽거렸다.

“자기는 손가락으로 엄청 괴롭혔던 주제에.”

“야, 내가 언제 손가락으로만 끝냈냐. 입으로도 해주고 그랬잖, 윽?!”

“또 바보같은 소리 하고 있네.”

유리는  물건을 움켜쥐면서 말을 끊어버렸다. 애무 당한걸 그렇게 말로 읊으면 부끄러울만도 해. 하지만 그저 부끄러워서 멈춘건 아니고,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눈치다.

“후우....어쩔  없지.”

유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침을꼴깍 삼켰다. ...이거 그거지? 펠라각이지?

유리는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키스하자는건가? 지금 완전히 펠라각 아니었나?!

“펠...”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쉽다. 그래, 불침번을 서는 상황에서 너무 과욕을 부리면 안되겠지.

유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가까이 했다.

항상 처음은 부드러운 버드키스부터.

가볍게 톡톡 거리면서 부딪혀오다가, 이내 장난스럽게 입술을 물어온다. 아쉬워서 조금 더 입술을 내밀면 킥킥거리면서 오히려 머리를 뒤로 빼버린다.

물론 내  와중에도  물건을 훑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하지만 그 움직임이라는게 정말...안타깝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으흣...!”

귀엽지만 건방지기도 해서 유리의 엉덩이를 꽉 주무르니 유리는 그제야 알았다는듯이 다시 입술을 부딪혀왔다.

이내 따뜻한 설육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타액이 오가면서 입술을 적시고, 서로의 입술과 혀를 물어대면서 장난스럽게, 과감하게 서로를 자극한다.

“흐읍...하아...하아...”

유리는 잠시 숨이 차다는 듯이 입술을 뗐다. 물론 여전히 손으로는 내 물건을 자극하고 있는 상태.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눈꼬리를 휘었다.

“후우...후우...언니랑은 밖에서 이, 이렇게 자극적인건 안해봤겠지?”

여기서 갑자기 다른 여자 얘기를?! 내가 꺼냈으면 오체분시 당했을만한 주제인데. 게다가 레니랑은 밖에서 여러모로 했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네 눈앞에서도 했잖아.

“아니, 엊그제 좀비떼한테 달려들기전에 했잖아....”

“그런거 말고 이 바보야. 둘이서만 있을때 말하는거잖아.”

“어, 음....”

둘이서만 있을 때? 없기는  없냐. 둘이서 다닐때 던전에서 이상한  하려다가 혼나기도 했고, 마차만 탔다하면 가슴부터 시작해서...심지어 고블린던전 앞에선 펠라까지 했었다고.

“이..씨..!”

유리는 내 침묵을 보고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먼저 다른사람 얘기를 혼자 꺼내고 혼자 화내는거야?! 아니, 거짓말을 못한 내 잘못인가?!

“그렇다면...후우....”

유리는 뭔가를 결심한 듯한 눈이 되더니, 입을 크게 벌리고 허리를 아래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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