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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왜 루이필리프가 왕으로 추대되었느냐? 그건....”
열정적인 교수의 세계사 수업을 듣고 있던 미유키가 흠칫했다.
오른쪽 팔꿈치를 책상에 대고 턱을 괜 마츠다, 그의 왼손이 돌연 미유키 자신의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
어제는 얌전하더니 오늘은 왜 또 이럴까.
참 곤란하게 하는 남자친구다.
미간을 구긴 미유키는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마츠다의 허리를 콕 찔렀다.
하지만 그는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방금 허리를 건드린 것에 대한 보복을 하려는 듯, 치마에 넣은 미유키의 제복 와이셔츠를 위로 올려 빼내기까지 했다.
“.... 흐흠...”
미유키가 아주 자그마한 헛기침을 하며 거절의 뜻을 내비쳐보았지만 허사.
마츠다는 여전히 수업에 집중하는 척을 하며 미유키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주물럭거렸다.
‘왜 이래애...!’
자신의 몸이 약간 뜨거워지는 것을 자각한 미유키가 아랫입술의 일부를 입 안으로 들여보내 꽈악 깨물었다.
필기를 하는 척 노트에 무언가를 적은 그녀가, 마츠다의 책상으로 노트를 슬쩍 내밀었다.
[하지 마.]
흘끗 시선을 내려 노트를 본 마츠다는, 조용히 콧방귀를 끼며 더욱 격렬하게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뱀처럼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 손이 허벅지 안쪽은 물론, 뒤쪽, 그리고 골반에까지 닿는다.
톡 튀어나온 장골을 마치 핥아가듯 훑고 지나가면서, 미유키의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게끔 만든다.
“.... 읏...”
순간 찌잉 하는 느낌을 받은 미유키의 입에서 불편함과 쾌락이 공존하는 신음이 조용히 새어나왔다.
기다란 콧바람을 내뱉은 그녀는, 앞에 앉아있는 마사코의 고개가 돌아가려고 하자 심창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설마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일까?
그러면 어떻게 말해야 하지?
라는 걱정이 무색하게도, 마사코가 뒤를 쳐다보는 일은 없었다.
책상 서랍에서 새 노트를 꺼내 열심히 필기를 하는 그녀를 보며 안도한 미유키가 숨을 돌리려는 찰나,
스윽.
마츠다의 손이 허리로 향했다.
틱.
능숙하기 짝이 없는 솜씨로 치마 버클을 풀고,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마츠다.
그 과감한 손길을 느낀 미유키의 눈이 두 배보다 더 커졌다.
까무러칠 정도로 놀란 그녀는 다급하게 마츠다의 허리를 꼬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마츠다의 손이 자신의 팬티를 지나 치구에 닿자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하는 거야아...!’
여긴 아카데미인데...! 교실인데...!
게다가 수업 중인데...!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을 간신히 참아낸 미유키의 눈동자는,
꾸우욱...
마츠다의 중지 끝이 치구를 지그시 누르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아래에서부터 큐웅 하는 기분 좋은 소름이 올라와 전신으로 퍼진다.
꽈아악...
샤프를 쥐고 있던 미유키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허벅지는 점차 높아지는 쾌락을 버티기 위해 오므려진 채로 펴질 줄 모른다.
코에서는 후끈한 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새어나와 올라가고 있는 체온을 식혔다.
남들이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심리가,
수업을 해야 할 교실 안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끈적한 행위를 한다는 배덕감이 모조리 쾌락으로 승화되어 미유키의 심경에 파도를 일으키고, 금세 흥분상태로 만든다.
고개를 사알짝 돌리니 무덤덤한 마츠다의 표정이 시야에 잡혔다.
그 뒤로 거의 졸기 직전까지 온 듯한 테츠야의 흐리멍덩한 눈빛과 조금 벌어진 입도 보였다.
다른 학생들이 딴 짓을 하거나, 몰래 잡담을 나누는 모습까지 보인다.
지금 마츠다에게 업신여겨지는 자신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점점 몸이 달궈지는 것을 느낀 미유키는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사각, 사각.
학급생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짧고 빠른 숨을 내쉰 미유키의 손이 느릿하게 놀려졌다.
[마츠다 군. 제발...]
삐뚤삐뚤한 필체로 쓴 문장.
그것을 확인한 마츠다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꾸욱. 꾸욱.
미유키의 호소를 무시한 그의 손끝이, 그녀의 가랑이 안에서 본격적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한다.
그 무자비하지만 따뜻한 손길에 자신의 팬티가 촉촉하게 젖어 들어가는 것을 느낀 미유키는,
‘아, 안 돼...’
황급히 팔꿈치를 책상에 올리고 팔오금에 턱을 괬다.
“하아아...”
뜨겁디뜨거운 한숨만을 내쉬며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 흥분을 가라앉히던 미유키는, 자신의 아랫배가 너무나도 가렵자 눈을 질끈 감았다.
‘기분이...’
이상하게도, 기분이 너무 좋다.
이대로 놔둬야겠다는 생각이 말려야한다는 생각을 빠르게 집어삼키고 있다.
대체 언제까지 하려는 걸까?
마츠다의 개구쟁이 같은 성격상, 아마 수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이럴 것 같은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후으...”
아니, 의문을 품어서는 안 된다.
무조건 버텨야한다.
그리고 복수할 거다. 자신을 괴롭히는 마츠다에게.
**
6교시가 끝날 때쯤, 나는 미유키의 애무를 그만두었다.
40분 가까이 안절부절 못하며 내 손길을 느끼고 있던 그녀는, 치마에서 손이 빠지자 흐리멍덩한 눈으로 날 돌아보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들 수고 많았다.”
교수의 말을 듣고 낭패한 표정을 짓더니 재빨리 옷매무새를 추스르는 미유키.
아마 교수가 인사를 하라고 시킬까 우려해, 미리 대비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그녀에겐 다행스럽게도, 교수는 그냥 눈짓으로만 학생들의 인사를 받고 곧장 교실을 빠져나갔다.
미유키로서는 아주 다행인 일이었다. 내겐 아쉬웠지만 말이다.
“.... 진짜 나빠...”
미유키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들은 나는,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왼손을 들었다.
이후 그녀가 보는 앞에서 가랑이를 만졌던 중지를 삼키고, 마치 사탕을 먹듯 쪼옥 빨았다.
“흣...!”
허리를 숙이고 골반을 뒤로 빼는 미유키.
내 노골적인 행동을 보고 야릇한 기분을 느꼈나보다.
“오늘따라 시간이 왜 이렇게 느리게 가지...? 졸려 죽는 줄 알았네.”
기지개를 쫙 펴며 다가온 테츠야의 말이었다.
체감시간은 미유키가 너보다 훨씬 느렸을 거다.
“테츠야 군...”
귀까지 빨개진 미유키의 힘겨운 부름.
그녀의 상태를 눈치챈 테츠야의 눈이 크게 뜨였다.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식은땀도 흐르네...?”
날 곁눈질한 미유키가 대답했다.
“나... 몸살 기운이 있어서 그런데... 오늘은 혼자 돌아가 줄래...? 마츠다 군은 나랑 병원... 가야 돼서...”
“아 진짜...? 아침엔 그런 기색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많이 아파?”
“갑자기 막 추워지고 힘이 안 들어가서...”
“양호실이라도 먼저 다녀올래?”
“아냐... 심한 것 같으니까... 마츠다 군 차 타고 바로 병원으로 갈게...”
“어? 어...! 그래... 빨리 가봐.”
“응...”
말을 마친 미유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휘청거렸다.
그런 그녀를 부축하기 위해 테츠야가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내가 먼저 선수를 치자 뻗지도, 회수하지도 못한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조심해야지.”
나긋한 목소리로 미유키를 달래고 똑바로 세워주자, 나를 원망스런 눈빛으로 빤히 바라본 그녀가 이내 한쪽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
“.... 응...”
“걸을 수 있냐? 업어줄까?”
“뭘 업어... 걸을 수 있어...”
“알았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가방걸이에 걸려있는 미유키의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미유키의 서랍에 있는 책들을 뭉텅이로 꺼내 가방에 우겨넣으며, 테츠야에게 말했다.
“야, 미우라. 검도부에 얘기 좀 해놔라. 나 오늘 못 간다고. 나나세 선배한테는 오늘 할 일 반만 하라고, 내일 점심에 내가 다 끝내놓는다고 해.”
“그, 그럴게. 학생회에도 얘기해놓을까?”
“거긴 미유키가 알아서 문자 한 통 남겨놓겠지.”
“마츠다, 미유키는 지금 아프...”
발끈한 테츠야가 내게 따지려고 했다.
“아냐... 그 정도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까... 내가 문자 남겨놓을게...”
하지만 미유키의 만류에 허망한 듯 옆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알았어.”
“그럼... 우린 갈게...?”
“응. 병원 다녀와서 연락해.”
“알았어...”
연락? 어디 할 수 있나 보자고.
나는 미유키와 내 가방을 한쪽 어깨에 둘러메고, 그녀와 보폭을 맞춰 교실 밖으로 나갔다.
“후으... 후...”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상체를 수그린 채, 말 한 마디 없이 가쁜 숨을 몰아쉬던 미유키.
스마트키로 차 문을 열자마자 조수석에 올라탄 그녀는, 운전석에 탄 내 팔을 약하게 꼬집었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자꾸...”
“좋으니까.”
“그런 말로 포장하지 마...!”
“병원이나 가자. 많이 아픈데 빨리 가야지.”
미유키가 했던 거짓말을 들먹이자, 그녀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날 노려보았다.
“아니면 집으로 갈까?”
능글맞은 말투에, 애꿎은 자신의 손등을 긁어대던 미유키가 돌연 엉덩이를 달싹이더니 운전석으로 넘어왔다.
내 다리 위에 올라타 어깨에 양손을 올리는 그녀.
놀렸던 게 어지간히 얄미웠던 듯했다.
그리고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힘들었나보다.
당장에라도 키스를 해올 듯 눈을 게슴츠레 뜨고, 내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온 미유키가 자신의 골반을 앞뒤로 천천히 튕겼다.
머릿속에 가득한 쾌감이 이성을 덧씌워버린 모습.
바지 위로 불룩 솟아오른 자지를 자신의 음부로 비비던 그녀는, 곧 내 목을 쫍쫍 빨아대기 시작했다.
따끔한 감각이 목 여기저기에서 일어난다.
동시에 개미가 온몸을 기어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눈썹을 살짝 구긴 나는, 지금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은 미유키의 엉덩이 부근을 살살 쓰다듬었다.
“아파. 하지 마.”
그러자 미유키가 눈을 부릅뜬 채 날 노려보았다.
“나도... 나도 하지 말라고 했었어...”
“알아.”
“근데 마츠다 군은 내 부탁을 들어주지도 않았어... 수업시간인데... 내가 곤란해 할 걸 뻔히 알면서...”
“그랬지.”
“근데 왜 난 하면 안 돼...? 더군다나 여긴...”
“여긴?”
“우, 우리 둘밖에 없는데... 해도 되잖아...”
쑥스러움이 가득한 말투로 내게 따지는 미유키의 음색엔 색기가 가득했다.
온몸에서는 희미하게 자두 향이 풍겼는데, 평소엔 상큼했던 그 향은 지금 밀실에 그윽하게 풍기는 향초마냥 야릇하게 변하고 있었다.
잠깐 눈앞이 아찔해지는 느낌을 받은 내가 말했다.
“방해꾼도 치웠으니까... 해도 돼.”
“치우다니... 테츠야 군이 물건이야? 다시 정정해서 말해...”
방해꾼이 문제인 게 아니라, 치우라는 말이 문제인 건가?
너도 은연중으로 테츠야가 우리 사일 방해한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놈이 언짢았던 거지? 어제 주차장에서처럼?
기쁘다. 진심으로.
“짜증나서 그랬어.”
“그건 핑계잖아. 똑바로 말해...”
엄한 목소리로 날 타박하는데, 마치 불량학생을 몸으로 벌주려는 선생님처럼 보인다.
꼴려서 미치겠다, 여기서 잠깐만 할까?
“싫은데. 미우라가 방해꾼인 건 사실이잖아.”
“왜 이렇게 철이 없어...? 사춘기도 아니면서...”
“나 원래 이런 놈인데.”
“마츠다 군... 오늘 진짜 못됐다...”
그리 말한 미유키가 자신의 골반을 약간 뒤로 빼더니, 내 가슴에 한손을 올렸다.
명치, 복부를 지나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가냘픈 손가락.
그것은 곧 바지 안을 지나, 내가 입고 있는 드로즈의 밴드를 비비며 안으로 쏙 파고들어왔다.
귀두 끄트머리를 본의 아니게 톡 건드린 미유키가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이내 두려움과 호기심이 어린 눈빛을 한 그녀는,
“.... 벌 받아야 돼...”
내게 나직이 속삭이며, 자신의 다섯 손가락 첫 마디로 귀두를 감싸 위아래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반신에서부터 확 올라와 뇌리에 가득 퍼지는 간질간질한 느낌에, 온몸에 힘이 빡 들어가며 굽혀졌던 다리가 펴지면서 발끝이 레그룸 윗부분에 닿는다.
퉁.
둔탁한 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시트를 뒤로 빼 공간을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미유키의 허리를 꽉 부여잡았다.
이런 내 흐트러진 모습이 무척 만족스러웠던 걸까?
미유키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이거 혹시... 저번에 미유키가 공부했던 당신의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그 기술인가?
진짜 미칠 것 같은데, 그 칼럼을 자세히 한 번 살펴보고 싶다.
“미유키... 잠깐... 큭!”
미유키를 멈추게 하려던 나는, 하반신에서 짜릿하게 올라온 압도적인 쾌감에 저도 모르게 상체를 수그리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미유키의 손이 바지에서 쏙 빠졌다.
순식간에 사라진 희열감. 미간을 꿈틀한 나는 고개를 들었다.
처음엔 미유키가 날 약 올리기 위해 일부러 저러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고 그게 아님을 깨달았다.
“.....”
미유키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들이댄 부분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아서 저러고 있는 것이었다.
칼럼대로 따라해 봤는데 내 반응이 예상보다 격렬했던 건가?
순진한 미유키의 반응에 허탈한 웃음을 터뜨린 나는, 흥분이 식어가자 그녀의 엉덩이를 톡 쳤다.
“옆으로 가봐. 집으로 돌아가게.”
“.....”
망설이며 콧김만 내뿜고 있는 미유키.
주도권을 잡고 있는 이 분위기를 깨뜨리기 싫은 것 같다.
속내가 훤히 비치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은 내가 말했다.
“이대로 출발한다 그럼?”
“아, 안 돼...! 사고나...! 이 바보야...!”
끙끙거리며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그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아마 멈칫하지 말고 그대로 끈적한 분위기를 이어갈 걸... 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쉬운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요염한 미유키의 모습을 즐기다가 애무로 주도권을 뒤집으려고 했는데...
특수한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소와 사뭇 다른 쾌감을 즐기고 싶었는데... 흐지부지돼버려서 아깝다.
아직까지 얼굴이 빨개져있는 미유키의 뒷목으로 손을 뻗은 나는, 잠깐 그녀를 살살 주물러주며 진정시키다가 차를 출발시켰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다음 차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종으로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