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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노천탕 안에 몸을 담근 채 멍해있던 미유키는, 욕실 바깥에서부터 들려오는 세탁기 소리에 깜짝 놀랐다.
마츠다가 젖어버린 요를 넣고 빠는 것 같은데...
‘하아...’
절로 한숨이 나온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심장이 벌렁거린다.
그만큼 창피했다. 거실에서 보여주었었던 자신의 추태는.
어디 갈대밭에 가서 큰 소리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다.
골반을 들고 아래에서부터 흥분의 산물을 질질 뿜어내던 자신을 되새겨보던 미유키는, 숨을 훅 들이마시며 뜨거운 탕 안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는 물 안에서 소리를 질렀다.
부글부글 올라오는 물거품이 뺨과 귀를 간지럽힌다.
호흡조차 못하는 물속이지만, 그래도 가슴이 조금이나마 뚫리는 기분.
그렇게 모아두었던 숨을 전부 토해낸 미유키가 고개를 들었다.
“푸하...!”
약간 열어놓았던 창문에서 들어오는 찬바람이 얼굴에 묻은 물기를 식혀주며 시원한 감각을 만들어내고 있다.
비가 오고 있는 바깥. 우중충한 하늘을 보아하니 밤새 쏟아질 것 같다.
이때 그 라멘집에 가면 딱인데...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들어가도 돼?
뜨거운 미소라멘 국물을 상상하던 미유키는, 욕실 바깥에서부터 들려오는 마츠다의 목소리에 흠칫했다.
하지만 이내 침착해졌다.
저 중저음의 음색이 주는 특유의 안정감이 찾아왔기 때문.
들어간다고 통보를 했다면 죽어도 안 된다고 했을 텐데, 저렇게 다정다감한 말투로 허락을 구하니 마음이 약해진다.
나체를 보여주는 건 부끄럽지만, 같이 샤워한 적이 한번 있기도 하니까... 괜찮겠지.
그리고 이미 아까 추잡스런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
빠르게 판단을 마친 미유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러자 욕실의 미닫이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그리고...
“얼른 들... 히이익!”
마츠다를 반기려던 미유키가 기겁을 하며 자신의 눈을 가렸다.
그의 몸이 완전한 나신이어서였다.
“다, 다 벗고 들어오면 어떡해애...!”
함께 샤워를 했던 날은 서로 팬티를 입고 있었다.
물론 관계를 가질 때 벗긴 했지만, 적어도 쾌락으로 흥분하기 전, 정신이 멀쩡할 때는 중요부위만큼은 가리고 있었다.
수증기로 인해 탕 안이 뿌옇게 변하기도 해서, 창피함이 덜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그때와는 완전히 정반대.
남성기를 드러낸 마츠다가 선명하게 보였고, 그때문에 부끄러움이 확 찾아왔다.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건 취소.
같이 씻는 건 여전히 무안하고, 낯간지러웠다.
“샤워해야 되는데, 입고 들어올 순 없잖아.”
황당함이 묻어나오는 마츠다의 말에 일순 말문이 막힌 미유키.
눈을 가린 손가락을 슬쩍 벌린 그녀는, 찰박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츠다가 탕 안으로 들어오자 손을 내려놓았다.
“아니... 저번처럼 팬티만 입으면 되지...”
“굳이 그래야 되나?”
그리 말한 마츠다가 탕 타일 위에 페트병을 올려놓았다.
얼려놓은 생수. 그것을 본 미유키가 찔끔하더니 마츠다의 눈을 피했다.
얼음을 보니 거실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괜히 찔려온 것이다.
그런 미유키의 마음을 읽어냈을까?
마츠다가 자신의 팔을 양옆으로 쭉 뻗었다.
“이리와.”
“.....”
물기가 묻어있는 마츠다의 선명하고 탄탄한 대흉근.
그곳을 흘끗거리며 얼굴을 붉힌 미유키가 입을 앙다문 채로 그의 곁에 천천히 다가갔다.
마츠다의 다리 사이에 파고들어 몸을 돌리자, 마츠다가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미유키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페트병 뚜껑을 따더니, 미유키의 입가에 가져다댔다.
그새 조금 녹아 입구 근처에 응어리진 투명한 물을 보니 갑작스레 갈증이 찾아온 미유키.
그녀의 입이 조신하게 벌어졌다.
그러자 마츠다가 병을 기울여 미유키의 입 안으로 물을 흘려보냈다.
식도를 타고 내려오는 청량하고도 시원한 감각.
얼음 키스를 할 때와 비슷한 쾌감이 뇌리에 꽂히는 것 같다.
입 안에 채 들어오지 못한 물 한 방울이 턱선을 타고 쇄골에 뚝 떨어지는 느낌마저도 좋다.
그 느낌마저 좋았던 미유키는, 몸을 부르르 떨며 페트병 안에 녹은 물이 없어질 때까지 정신없이 목젖을 꿀렁거렸다.
“좋아?”
마츠다의 나긋나긋한 물음에 착한 아이처럼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말이다.
“후아...”
기분 좋은 한숨을 내뱉은 미유키가 자신의 등을 마츠다의 가슴팍에 딱 밀착시켰다.
몸이 쏘옥 파묻혀 굉장히 포근했다.
자신의 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는 마츠다의 손길 또한 편안해서, 눈이라도 감고 싶을 정도다.
“마츠다 군... 해 떨어지면...”
“그래, 거기 가자.”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라멘 먹고 싶은 거 아니었어?”
“맞아...”
“거봐.”
미유키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안다는 듯,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로 으스대는 마츠다가 얄미웠기 때문이었다.
“.....”
이상한 승부욕이 생긴 그녀의 뇌리에 어떠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저번에 보고 외워두었던...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일곱 가지 방법.
그중에서 한 가지가 떠오른 그녀는, 자신의 가랑이 아래로 손을 내렸다.
이후 자신의 음부 바로 밑에 있는 마츠다의 남성기를 만졌다.
움찔.
손이 닿자마자 바로 반응을 하는 마츠다.
저번에 차 안에서 성기를 만졌을 때 보였던 반응보다 훨씬 격한 듯하다.
왜인지 모르게 뿌듯해진 미유키는 손을 더욱 내려, 고환을 감싼 얇은 음낭, 그곳을 손톱으로 살살 긁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츠다의 입에서 끅! 하는 짧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그의 다리에 힘이 빡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축 늘어져 물렁물렁한 남성기가 순식간에 단단해지면서, 미유키 자신의 음부에 톡 닿는 것도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허헉...!”
계속 손을 놀리던 미유키는, 뒤에서부터 본능을 억제하는 듯한 숨소리가 들려오자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자신이 보았던 칼럼은 정말 대단했다.
그저 약간의 자극만 주는데도 저 정도로 솔직한 반응이라...
앞으로 자주 보면서 거기 쓰여 있는 모든 글자를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다 외워야 될 것 같다.
“아이 씨...”
마츠다의 입에서 성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방금까진 자신이 마츠다에게 휘둘리고 있었다면, 지금은 입장이 완전히 뒤집혔다.
재미있었고, 묘했다.
‘이 다음은...’
고환을 애무하다가 남자의 반응이 오면, 그대로 귀두 쪽을 자극해서 남자를 더욱 미치게 만들라고 했다.
아니면 기둥을 잡고 조심스럽게 흔들거나,
이도 아니라면 잠깐 멈춰서 애간장을 태우면 좋다고 했다.
칼럼에 기재된 팁을 되새긴 미유키는, 고개를 돌려 마츠다를 곁눈질해보았다.
인상을 마구 쓴 채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그의 눈빛만큼은 부드러웠다.
그에 안심한 미유키가 배시시 웃었다.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하기로 한 그녀는, 아예 몸을 돌리고는 마츠다의 벌어진 다리 사이에 앉아 그의 성기를 살짝 감싸 쥐었다.
단단한 감촉.
그러나 기둥을 덮은 표피 덕에 약간의 부드러움 또한 있다.
얼마 전 차 안에서 가볍게 잡아봤을 때도 느꼈지만, 그의 남성기는 무척 크고 길었다.
저 물건이 자신의 안에 들어와 속살을 헤집어놓고, 자신은 그 행위에 쾌락을 느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다.
슬쩍 기둥을 잡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자, 정색을 하고 있던 마츠다가 골반을 더욱 늘어뜨렸다.
점점 쾌락을 느끼고 있는 듯한 모습.
그런 마츠다를 보며 이상한 자신감을 얻은 미유키의 손놀림이 조금씩 빨라졌다.
‘여기서...’
흔드는 중간중간에 세 손가락으로 오일을 펴 바르듯 귀두를 어루만져주면 더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어쩌면 성기가 물속에 잠겨있어서, 저항력이 심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야... 잠깐만 멈춰봐...”
미유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남성기를 흔드는 사이, 마츠다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저런 말을 해왔다.
그에 정신을 차린 미유키가 순진무구한 투로 물었다.
“왜...? 혹시 아파...?”
흔들면서 점점 세게 쥐어서 그런가?
아니면 서툴러서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가?
마츠다가 저러는 이유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던 미유키는, 이어지는 그의 말에 입을 살짝 벌렸다.
“아니... 나올 것 같아.”
“응...?”
벌써 사정이 임박했다는 말인가?
그만큼 좋았나? 아니면 온갖 생각을 하는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난 걸까?
칼럼에선 초심자가 핸드잡을 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자는 크게 흥분한다고 했다.
그래서 저런 듯하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그나저나 사정을 할 때, 입으로 받아주면 좋아한다고 했는데...
저번에 자신의 방 안에서 맛보았던 정액 맛은 굉장히 썼다.
그저 혀끝에만 닿았을 뿐인데 그 정도.
때문에 입으로 받아주는 건 도저히 못하겠다.
아직은.
**
미유키는 깊은 생각에 잠길 때 짓는 표정이 따로 있다.
고개를 약간 15도 각도로 튼 채, 눈동자를 아래로 조금 내리깐다.
지금 그녀의 상태가 그랬다.
잠깐 멈춰보라는 말을 듣지도 않고, 계속해서 자지를 잡고 흔들어대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번에 보았던 핸드잡 칼럼에 관한 것이겠지.
모범생답게 끊임없는 연구를 하는 그녀가 기특하긴 한데, 난 지금 싸고 싶다.
아까부터 사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만큼 미유키가 처음 해주는 핸드잡은 기분이 좋았다.
제대로 된 압박을 느낄 수 없는 물속임에도, 미유키가 처음 해주는 핸드잡이라는 그 기념비적인 상황이 가져다주는 만족감과 쾌감.
그 심리적인 요소가 머릿속에서 커져가 폭발했고, 현재 내게 사정을 촉구하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앗...?”
그러자 놀란 탄성을 터뜨린 미유키의 팔이 그대로 딸려 올라가면서, 그녀의 무릎이 쭈욱 펴졌다.
무릎을 꿇은 채 여전히 내 자지를 흔드는 그녀와, 봉사를 받고 있는 나.
현재 우리 포즈는 그러했다.
밖으로 자지를 꺼내고 나니 지압이 제대로 느껴졌다.
제법 빠르게 이루어지는 마찰. 자지가 불같이 뜨거워지는 것 같다.
“윽...!”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나는 미유키가 손을 빼내지 못하도록,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자지를 고정한 뒤, 하반신에 힘을 쭈욱 뺐다.
그러자 미유키가 다급한 표정을 짓더니 내 귀두를 왼손으로 막았다.
미유키가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냥 놔뒀다간 정액이 얼굴에 튈 거라는 것을.
미유키가 귀두를 틀어막은 동시에, 자극을 받은 귀두에서부터 정액이 확 분출됐다.
폭발적으로 새어나온 정액이 미유키의 가냘픈 손을 덧칠하며 가득 채우고, 탕 안으로 뚝뚝 떨어져 떠내려간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지나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올 것 같던 정액이 기세를 잃어갈 때쯤, 미유키의 손이 서서히 떼어졌다.
오늘따라 점성이 대단히 짙은 뿌연 액체.
손가락 사이사이에 묻은 찐득한 그 점액을 멍하니 바라보던 미유키의 고개가 위로 들렸다.
뺨이 약간 붉어진 채로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야하게 느껴진다.
“.... 끈적하다아...”
자그마한 목소리로 감상을 말하며 자신의 손을 문지르는 미유키가 왜 이렇게 야해 보이는지.
“후...”
참아왔던 숨을 토해낸 나는 물기로 젖은 미유키의 머리카락을 한 차례 쓰다듬어주었다.
이후 배시시 웃으며 탕에 있는 물에 손을 씻으려던 그녀를 제지하고, 탕 밖에 놓인 샤워기를 가지러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