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러브 코미디를 망가뜨리는 법-96화 (96/313)

끼긱-! 끽.

낡은 뜀틀이 흔들리는 소리.

“흐끕...! 흡...!”

그리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신음을 참고 있는 미유키.

그녀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하는 땀방울을 닦아내준 나는, 창고의 퀴퀴한 냄새를 덮은 은은한 자두 향을 맡으며 하반신을 놀렸다.

흔하지 않은 특수한 장소에서의 정사, 교칙을 엄격히 준수했던 반장의 일탈.

이 두 가지만으로도 엄청난 흥분이 찾아와 머릿속을 헤집는다.

“허억... 허억...”

쾌감에 몰아세워진 내 입에서부터 새어나오는 짐승 같은 소리.

욕망에 패배한 그 소리를 들은 미유키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후읍... 후으...”

눈을 큼지막하게 뜬 채로 날 올려다보고 있는데, 입을 가리고 있음에도 그녀의 감정이 전해져왔다.

그녀는 기뻐하고 있었다. 내가 평소보다 더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런 그녀의 외설적인 모습에 이를 악 문 나는,

콰악.

미유키의 가슴을 다소 거칠게 움켜쥐었다.

“아앙...!”

그러자 미유키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메아리가 약간 울릴 정도로, 소리가 제법 컸다.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성적 흥분의 증거에 화들짝 놀란 미유키가 다시 입을 막았다.

미유키의 잘록한 허리를 붙잡은 채 왕복운동을 해나가던 나는, 좁은 창고 안의 온도가 약간 올라간 것을 느꼈다.

살갗이 조금 따끔하다. 나와 미유키가 내뿜은 체온으로 인한 결과.

후덥지근한 건 아니지만, 가만히 있으면 식은땀이 맺힐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러한 감각과 함께, 사정감이 찾아왔다.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와 꽉꽉 조이는 속살을 헤집고 있는 자지까지 몰린 그 간질간질한 감각은, 이내 전신으로 퍼져 뇌를 자극했다.

눈앞에서 앙앙거리고 있는 완벽한 여자의 안에 씨를 뿌려 자손을 번식시키고 싶다는 본능.

그 본능을 강제로 억누른 나는 미유키의 보지에 자지를 뿌리 끝까지 집어넣었다가, 그대로 빼냈다.

찌꺽-!

“아...!”

이후 내가 사정을 하기 직전임을 눈치챈 미유키의 탄성을 들으며 몸에 힘을 뺐다.

꿀럭-!

동시에 귀두 끝에서부터, 허여멀건한 정액이 폭발하듯 튀어나왔다.

그것은 내가 자지를 옮길 새도 없이, 미유키의 왼쪽 다리에 부딪친 것도 모자라 그녀의 허벅지 안쪽까지 닿았다.

“아, 안 돼...!”

자신의 가랑이를 흠뻑 적시는 정액을 바라본 미유키의 곤란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지를 옆으로 빼놓고 힘을 풀었어야하는 건데, 실수했다.

근데 뭐 어떡하랴. 상황은 이미 벌어졌는데.

후련한 한숨을 끊어서 내쉬며 기세가 죽은 정액마저도 모조리 배출한 나는, 말없이 바지와 함께 널브러져있는 드로즈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으로 미유키의 엉덩이와 다리, 허벅지를 닦아내었다.

이런 내 행동에 묘한 기분을 느꼈을까?

미유키가 오한이 찾아온 사람마냥 몸을 떨더니 말했다.

“뭐해...”

“닦을 거 없어서 이걸로라도 해야 돼.”

“옆에 행주 같은 거 있는데... 굳이 마츠다 군 팬티로... 집에 갈 땐 어떡하려는 건데...”

“알아서 잘 갈게. 네 걱정부터 해.”

“.....”

입을 앙다문 그녀의 시선이 자지로 향한다.

아직까지 빳빳하게 서있는 물건을 본 그녀는, 내가 대충 일이 끝난 듯싶자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뜀틀 위에서 위태롭게 팬티를 벗었다.

이후 자지 겉표면에 일부 묻어있는 정액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미유키의 그 돌발적인 행동과 부드러운 천의 감촉, 그리고 따스한 손길 덕에 또 다시 자극이 찾아온다.

사정을 막 끝냈음에도 성욕이 내려앉질 않는다.

한 번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참자.

지금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더 이상 버팅기면 미유키가 사태를 수습하기 힘들 거다.

“하아... 진짜 미치겠네... 적당히 했어야지, 그걸 왜 끝까지 참았다가 마지막에...”

진심어린 말투로 날 나무라며 계속 손을 놀리는 미유키.

정액을 닦아내느라 찐득해진 드로즈를 텅텅 빈 쓰레기통에 버린 내가 순순히 사과했다.

“미안, 미안.”

“.... 그건 왜 쓰레기통에 버려...?”

“나갈 때 봉투째로 가져가서 우리 집에 버리게.”

“꼭 이럴 땐 잔머리가 잘 돌아가... 바보면서... 버리지 말구 그냥 빨래해...”

“알았어.”

“.... 기분 좋았어...?”

고양이마냥 뜀틀에 앉아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그녀.

힘없는 미소를 지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 좋았어.”

“그럼 됐어...”

“너는?”

“.... 나도... 좋았던 것 같아...”

그리 말한 미유키가 뜀틀에서 나와 제자리에 섰다.

“읏...!”

인상을 찌푸리며 신형을 휘청거리는데, 아랫배를 꾸욱 누르는 것으로 보아 조금 아픈 듯했다.

나는 재빨리 미유키의 팔을 잡아 부축했다.

“그냥 같이 집에 갈래? 제복도 갈아입어야할 것 같은데.”

“.....”

순간 혹한 표정을 지은 미유키의 고개가 이내 도리도리 저어졌다.

치마 매무새를 정리한 그녀가 말했다.

“제복엔 안 묻었잖아... 얼른 바지 입어. 이제 나가자... 선배님한테 말씀드리고 샤워하러 가야겠어...”

그 선배도 예쁘던데.

쿨해보이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나중에 여기서 3P하자.

알겠다고 대답한 나는 빠르게 바지를 입었다.

미유키가 닦아주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찐득한 느낌이 남아있었고, 팬티까지 없는 터라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그건 미유키 또한 마찬가지인 듯했다.

그녀가 자신의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리며 부끄러워했던 것이다.

“마, 마츠다 군... 집에서 내 치마도 가져와...”

노팬티로 수업을 듣는 건 죽어도 못하겠나보다.

부르마 하의를 입는다고 쳐도, 애액이 묻어있던 엉덩이가 치마에 닿아 걱정스럽겠지.

아무리 닦아냈다고는 하지만 무척 찜찜할 거다.

“양호실에 있을 테니까... 그쪽으로 오면 돼... 알았지?”

“양호실?”

“이 상태로는 수업 못 들어가... 아프다고 하고 쉴 거야...”

그럼 오랜만에 양호선생의 아기맘마 디스펜서를 볼 수 있는 건가?

“알았어. 문 연다?”

“다 열지 말고 조금만 열어...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야...”

미유키는 뜀틀의 천이 자신의 애액으로 젖었음을 모르는 것 같았다.

하긴, 처음 해보는 일탈 때문에 정신이 없을 텐데... 이해한다.

돌아와서 내가 처리해야겠다.

창고 문을 아주 약간만 연 나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말했다.

“아무도 없어.”

“.... 음수대에도...? 나 손 씻고 싶은데...”

“거기도 없어. 지금 나가자.”

“빨리...! 빨리...!”

발을 동동 구르며 날 재촉하는 미유키.

실소를 터뜨린 나는 문을 확 열어재꼈고, 미유키와 함께 물건을 훔치고 도망가는 도둑처럼 음수대를 향해 후다닥 뛰어갔다.

**

“오랜만이야.”

양호실 안으로 들어간 날 반기는 양호선생.

여전히 큰 가슴과, 가만히 있어도 색기가 풀풀 흐르는 요염한 얼굴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언젠간 저 자지활주로에 내 것을 끼워주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말투가 조금 순해졌네? 요새 사고도 안 친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뜬소문이 아니길 바래.”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그래. 근데 어디 아프니? 손에 그 검은 봉투는 뭐고?”

“아픈 게 아니고, 미유키한테 줄 물건 갖고 왔어요.”

성씨가 아닌 이름을 부르자, 오묘한 표정을 지은 양호선생이 한쪽을 가리켰다.

구석 침대를 가린 분홍색 커튼 밑에, 딱 붙어있는 미유키의 운동화 한 쌍이 보인다.

양호선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리로 간 나는 커튼을 슬쩍 걷었다.

그러자 휴대폰을 보고 있던 미유키가 흠칫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마츠다 군... 왔어?”

“어.”

“치마랑 속옷이랑 다 갖고 온 거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걱정을 하고 있는 그녀.

씨익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나는, 커튼을 다시 치고 봉투를 열었다.

목을 빼꼼 내밀어 그 안을 살펴본 미유키의 안색이 밝아졌다.

“고마워. 이제 나가줄래...?”

“왜?”

“왜냐니... 나 옷 입어야지...”

“입어.”

“.....”

미유키의 입이 헤 벌어졌다.

할 말을 잃어버린 듯한 얼굴.

전혀 나갈 생각이 없는 내 표정을 살핀 그녀가 설마 하는 투로 물었다.

“볼 생각이야...? 갈아입는 거...?”

“어. 안 되냐?”

“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굳이 봐서 뭐하려고...”

“왜 이렇게 혀가 길어? 얼른 갈아입자.”

미유키의 팬티를 꺼낸 나는 그녀의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딸깍.

이후 미유키의 치마 단추를 풀었다.

양옆으로 스르륵 벗겨지는 검은색 제복 치마.

그 안에 있는 파란색 부르마 하의를 본 나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 미유키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무, 뭘 웃고 그래...! 팬티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입은 거지...!”

“알아. 잘했다고 웃은 거니까 오해하지 마. 잠깐 골반 들어봐.”

“.... 싫어. 내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콧방귀를 낀 나는 미유키의 치마허리를 잡고 아래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녀의 둔부가 슬쩍 들렸다.

이렇게 순순히 따를 거면서, 꼭 이상한 딴지를 걸어요.

속으로 혀를 찬 내가 부르마에 손을 올리자, 미유키가 다리를 잔뜩 오므리며 날 방해했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 그녀는 곧 침음을 삼키며 자신의 골반을 쭈욱 들 수밖에 없었다.

꾸욱...

그녀의 배꼽 아래를 엄지로 지그시 눌렀기 때문이었다.

소리 내지 않고 몸을 배배 꼬는 미유키의 부르마마저도 벗긴 나는 상체를 숙였고, 그녀의 뽀얀 치구에 입술을 대어 공기를 쪼옥 빨아들였다.

“허억...!”

그 진하고 노골적인 행동에 기겁하는 미유키.

다급히 입을 가리긴 했는데, 양호선생이 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더 괴롭히고 싶어지지만, 오늘 상당한 심력을 소모했을 테니 봐주자.

묵묵히 미유키의 옷을 갈아입혀준 나는 시계를 보았다.

“1교시는 이미 끝났고, 2교시 시작이네. 이러면 벌점 몇 점이야?”

“무, 무단결석은 3점인데... 예전엔 밥 먹듯이 결석했으면서 그것도 몰라...?”

“그땐 알 필요가 없었지. 그래서, 3점 그대로 줄 거냐?”

“.... 교무실에 들러서 양호실 간다고 말씀드릴 때... 마츠다 군 얘기도 해놨어... 내가 말하는 대로 결석계 쓰고 1점만 받으면 돼...”

“그러냐...? 미안하다.”

“갑자기 왜 사과를 해?”

“나 때문에 괜히 거짓말을 하게 된 거잖아. 오늘 수업도 빠지게 만들었고.”

낭패감이 깃든 얼굴로 진중한 사과를 하는 내가 좋았을까?

약품 냄새가 나는 이불을 가슴께까지 끌어올린 미유키가 내 목에 팔을 두르더니 그대로 힘을 주었다.

그렇게 날 꼭 껴안은 그녀가 말했다.

“다음부터는 조심해... 바보야.”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안 하네?”

“.... 마츠다 군은 성욕이 엄청 많으니까...”

말을 마친 미유키가 오늘 막무가내로 들이댄 날 나무라려는 듯 등을 꼬집었다.

그것을 끝으로, 우린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동안, 양호선생의 또각거리는 구두소리가 가까워질 때까지 서로의 체온과 체취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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