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은 어때요? 아파요?”
타올로 덮여있는 치나미의 등을 꾹꾹 누르던 내 물음.
베개를 양손으로 안고 있던 그녀의 고개가 가로저어졌다.
“우음... 아니요... 적당해요...”
손이 닿기만 해도 꿈틀거렸던 그녀의 몸은, 이제는 내 손길에 적응이 된 듯 얌전했다.
힘 또한 완전히 풀려선 말랑해진 상태.
노곤한 하품을 하는 건 덤이었다.
긴장이 확 풀어져있는데, 다시 찾아오게 해야지.
등 마사지를 끝낸 나는 베드 아래쪽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그녀의 한쪽 다리를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늣!?”
깜짝 놀란 치나미의 짧은 신음.
나는 그녀의 자그마한 발을 손으로 감쌌다.
“우읏...!”
간지러움을 느꼈는지, 치나미의 발가락이 잔뜩 오므려졌다.
그녀의 온몸에 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을 느낀 내가 나긋한 투로 말했다.
“다리 해드릴게요.”
“.... 네에...”
적당히 잘 풀어져있겠다, 나는 이때가 타이밍이라고 확신했다.
치나미의 종아리에 손을 올린 나는, 소리 나지 않게 오일 뚜껑을 따고 손 위에서 병을 뒤집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것도 모자라, 손등 양옆으로 넘쳐 흘러내리는 오일.
그 낯설고 미끄러운 액체가 닿은 것을 느낀 치나미의 입에서, 그녀 특유의 깜찍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므힛...?”
발등이 쫙 펴지면서, 종아리 근육이 확 올라오는 게 보인다.
그런 그녀의 종아리 전체에 오일을 펴 바르자,
“아아앗...!? 앗...?”
당혹스런 탄성을 토해낸 치나미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후, 후배님...! 방금 뭔가요...? 미지근한 액체가...!”
“피부에 좋은 겁니다. 시작할게요.”
“.... 흐믑!”
말을 하다 말고 베개에 얼굴을 팍 묻어버리는 그녀.
타올 안으로 손을 집어넣은 내가 오일을 허벅지까지 발랐기 때문이었다.
치나미의 허벅지에 힘이 빡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검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 탄탄하지만, 또 적당히 말랑한 감촉이 인상적이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지 않고, 허벅지와 종아리, 그리고 발꿈치만을 쓰다듬었다.
치나미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스킨십 범위를 확 넓혀버렸는데, 다짜고짜 엉덩이까지 만졌다간 치나미가 그만두라고 소리칠 것이 분명했다.
지금은 여기까지가 마지노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과감한 터치도 마사지의 일환으로 생각해 넘어가줄 것이었다.
몇 분간 마사지를 받던 치나미의 다리에 힘이 서서히 풀려갔다.
그녀의 마음이 오픈되어가고 있음을 확인한 나는, 다섯 손가락으로 그녀의 오금을 피아노 치듯 간지럽혔다.
“히힉...! 흣...!”
파리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그녀의 매끈한 다리.
오일을 바르지 않은 다리마저도 살며시 벌어지는데, 식었던 흥분이 확 올라왔나보다.
“어때요?”
조곤조곤한 말투로 치나미의 기분을 묻자, 그녀가 학학거리는 숨을 내뱉으며 대답했다.
“간지러엉... 조, 좋아요...”
“더 해줄까요?”
“네에...”
“알겠습니다.”
이어진 마사지의 수위는 방금보다 한결 높았다.
다리 전반을 마사지하는 척, 손끝을 엉덩이 밑의 토실토실한 살결에 닿게 하고...
그러다가 치나미의 골반이 슬쩍 들리면, 그 틈을 타 손을 깊숙이 넣어 둔부 전반에 걸쳐 오일이 스며들도록 한다.
이후 치나미가 내 손길에 둔해진 반응을 보일 때쯤, 자리를 옮겨 반대쪽 다리도 똑같은 방식으로 애무했다.
그리고...
톡. 톡.
중간중간 손가락에서 가장 긴 중지 끝으로 치나미의 허벅지 가장 안쪽을 긁으면서 지나가, 그녀가 느끼기 시작한 오르가즘을 순간적으로 키워준다.
“므아앙...!”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가 방 안을 울린다.
거의 울먹이다시피 하던 치나미의 다리가 마구 교차해, 내 허벅지와 베드를 마구 때린다.
가랑이가 무척 간지러웠나본데, 살짝 가버린 것 같기도 하다.
혼이 쏙 빠져버린 치나미가 진정할 수 있도록 기다린 나는, 그녀의 입에서 헥헥거리는 숨소리가 새어나올 때쯤 베드에 올랐다.
그리고는 치나미의 허리 양옆으로 무릎을 대고, 그 위에 올라탔다.
“.... 흐에?”
의문이 섞여있는 감탄사를 터뜨리는 치나미.
그런 그녀의 등 위로 상체를 거의 닿다시피 내린 내가 속삭였다.
“스승님, 괜찮아요?”
귓가에 그대로 꽂히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을까?
몸을 푸들푸들 떤 치나미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후으... 후... 괘, 괜찮아요...”
“그러면 등도 똑같은 방식으로 해도 될까요? 허락만 하면 타올을 조금 내릴게요.”
“타올을 내려요...? 그럼...”
일회용 면 브라밖에 없는 자신의 등을 보여주기가 창피한 것 같다.
나는 치나미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선택권을 주었다.
“스승님께서 정하세요. 다리보다 더 시원할 거예요.”
다만 그 선택권 안에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말을 곁들였다.
“.....”
여전히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로 가만히 있는 그녀.
여기서 멈춰야하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서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
한참동안 이성과 본능 사이를 저울질하던 그녀는,
“조, 좋아요...”
다리에서부터 전해져왔던 쾌락을 잊지 못했는지, 내 제안을 승낙했다.
그리고 나는, 대답을 듣자마자 아주 조심스럽게 치나미의 등을 덮은 타올을 내렸다.
스윽.
훤히 드러나는 치나미의 등.
“흐아아...”
부끄러움이 묻어나오는 한숨을 내쉰 치나미가 자신의 등 근육을 수축시켰다.
그로 인해 날개뼈와 기립근이 선명해졌다.
뽀얀 피부만큼이나 예쁜 라인이다.
아랫도리가 빳빳해질 정도로 시각적인 만족감이 엄청나다.
치나미가 눈치채지 못하게 침을 꼴깍 삼킨 나는, 오일을 그녀의 등 위에 떨어뜨렸다.
한 방울, 한 방울 오일이 뚝뚝 떨어져 피부를 적실 때마다,
“앗! 앗...!”
치나미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한창 민감해진 상태이니만큼 반응이 즉각 오는데, 밑가슴이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인다.
저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터질 것 같다.
당장 치나미의 다리를 벌려, 그 사이에 자지를 집어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참아야한다. 오늘은 관계를 가지러 온 게 아니다.
지금은 치나미를 서서히 물들이게끔 만드는 자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시작하겠습니다.”
머릿속을 잠식하는 욕망을 한켠으로 밀어낸 나는, 치나미의 고개가 끄덕여지자 그녀의 등에 양손을 짚었다.
그리고는 날개뼈 라인을 따라 오일을 차근차근, 등허리까지 펴 발랐다.
“으웅...”
커다란 손길에 안정감을 느꼈을까?
나른한 탄성을 토해낸 그녀의 온몸이 천천히 늘어졌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스으윽. 스윽.
치나미의 허벅지 아래로 자리를 옮긴 내가 그녀의 말랑한 허리를 주무르자,
“아힉...! 힛...!”
다시금 움찔거리며 쾌락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사지를 시작한지 대략 3, 40분이 지났는데, 저렇게 신음만 터뜨리는 것도 힘들겠다.
그러한 생각을 하며 묵묵히 치나미의 상체를 만져주던 나는,
“후아아아...”
힘이 쫙 빠진 소리를 낸 치나미의 하반신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등 위에 손을 얹은 내가 물었다.
“많이 힘들어요?”
“아, 아니이... 힘들지 아나요...”
혀가 꼬인 걸 보니 한 번 더 갔구나. 좋은 징조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치나미의 가슴에 둘러진 일회용 면 브라에 손을 가져갔다.
이후 그녀가 아프지 않게끔 조심하며 최대한으로 힘을 주었다.
찌직.
그대로 찢어지는 브라.
그에 소스라칠 정도로 놀란 치나미가 딸꾹질을 했다.
“흐끕!”
하지만 더 이상의 반응은 없었다.
가버린 직후라 정신이 없는 모양.
안도한 나는 찢은 브라를 한쪽으로 쭈욱 잡아당겼고, 이제는 그냥 면이 되어버린 그것을 한쪽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아까처럼 상체를 숙여, 치나미의 귓가에 바람을 후 불었다.
“햐아악...! 안대애...!”
고개를 마구 휘저으며 베개에 더욱 얼굴을 파묻는 치나미.
몸으로 그녀의 등을 완전히 덮고 가만히, 치나미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 내가 말했다.
“지쳐 보이는데 잠깐 이대로 쉴게요.”
“아앗...! 후, 후배님...! 매너타올 해주세요...!”
“지금? 갑자기요?”
“네에... 지금... 필요해요...”
왜 저럴까. 일단 원하는 대로 해주자.
알겠다고 대답한 나는 베드에서 내려가 탁상에 놓아둔 새 타올을 펼쳤다.
그러자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치나미의 엉덩이를 덮고 있던 타올이 바닥에 떨어졌다.
“후으... 이잇...”
끙끙거리는 목소리까지 들려오는데, 치나미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나는 타올을 슬쩍 내려보았다가,
‘응...?’
눈을 부릅뜨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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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나미가 자신의 엉덩이에 먹힌 팬티를 꺼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일이 스며들어 윤기가 흐르는 피부,
탱글탱글한 엉덩이와 거기에 딱 달라붙어버린 팬티를 만지작거리는 손,
창피함이 묻어나오는 표정과, 마지막으로 팬티 양옆으로 살짝 튀어나온 도톰한 음순까지...
완벽에 가까운 그림이다.
순간 멍해질 정도로.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팬티가 약간 젖어있는 게 보인다.
오일로 인한 건지, 아니면 애액으로 인한 건지는 분간이 안 되지만...
아마도 둘 다 섞여있으리라.
“돼, 됐어요... 후배님... 어, 얼른 다시 시작해주세요... 이번엔 다리를 원해요... 다리가 아주 피로하군요...”
내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치나미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예. 그럼...”
치나미의 몸에 새 타올을 덮어주고,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들어올렸다.
“다리 마사지가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그, 글쎄요...? 일단 더 받아봐야 알 것 같기도 하네요...?”
속이 훤히 드러나는 치나미의 가식.
야릇한 분위기가 갑자기 말랑해진 것을 느낀 나는, 픽 하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종아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흥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