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러브 코미디를 망가뜨리는 법-149화 (149/313)

<149화 > 판도라의 상자

금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자동차 창틀에 한쪽 팔을 기댄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해보았다.

그러다가 미유키의 갑작스런 물음에 흠칫하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마츠다 군. 마츠다 군도 야동 봐?"

"야동?"

“응. 야한동영상. AV 같은 거. 찔끔하는 거 보니까 보나보네...?”

내가 찔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치나미와 잠자리를 갖기 전에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쪽 주제로 먼저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는데 미유키가 먼저 언급을 하니 놀랐기 때문이다.

헌데 나는 떡밥을 던져놓는다고 쳐도, 미유키는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을까?

혹시 동성 친구들과 이런 쪽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나?

뭐가 됐든 미유키가 먼저 저런 주제를 꺼낸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었기에, 뜻밖에 횡재를 얻은 나는 슬쩍 창밖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안 보지는 않지."

“그래...? 지금도 봐? 새로 산 노트북으로? 아니면 휴대폰으로?”

“모르겠는데.”

“뭘 몰라? 평일에 혼자 해결한 적도 있어?"

예전의 미유키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과감한 질문이다.

역시 성적으로 충분히 발전한 지금이 딱이야.

나는 최대한 냉정한 척,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찔리는 척 연기를 하며 미유키를 다그쳤다.

“야.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라. 운전할 때 집중하라며.”

“알았어.... 물어볼 수도 있는 거지 되게 창피해하네....”

꿍얼거리는 미유키를 홀깃거리며 실소를 터뜨린 나는, 곧 비가 올 것 같은 흐릿한 날씨를 뚫으며 보금자리로 향했다.

그러다가 미유키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려 퍼지자 귀를 쫑긋했다.

"웅, 엄마."

- 어디니? 오고 있어?

“오늘 친구 집에서 잔다고 말했잖아.”

- 친구 집?

의미심장한 미도리의 목소리에, 미유키가 입을 꾹 다물었다.

"......"

괜히 찔려선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그녀.

자신의 딸이 당혹스러워하는 게 재미있었던 걸까?

휴대폰 너머에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 친구한테 안부 전해주고, 시간나면 놀러오라고 해.

“뭐래...”

- 알았니?

"아, 알았어...."

-안전하게 놀고. 안전이 중요한 거야. 안전.

피임은 꼭 하라는 소리를 에둘러 강조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를 눈치챈 미유키의 얼굴이 순식간에 확 빨개졌다.

“알았다니까....!”

-네 친구한테도 전해주고.

“아 엄마..! 알았다고....!”

-왜 짜증을 내? 걱정하는 건데.

“.... 엄마 말대로 할게... 됐지?"

-웅. 그리고 내일은 일찍 데려다달라고 해.

이정도면 거의 대놓고 얘기하는 거 아닌가?

미유키의 거짓말을 알았음에도 순탄하게 넘어가줬을 때부터 개방적인 건 눈치챘지만, 저렇게까지 오픈되어있을 줄은 몰랐다.

저런 유부녀가 밤엔 더 조신한 법인데... 갑자기 막 꼴린다.

전화를 끊은 미유키가 자신의 얼굴에 손부채질을 해댔다.

빨간불 신호에 차를 멈춘 나는, 그런 그녀에게 장난을 쳤다.

"아주머니야?"

"응."

"뭐라셔?"

“그냥 친구 집에서 잔다니까 조심히 놀다 오랬는데...”

"그래? 조심히가 아니라 안전하게 아니냐?"

모든 대화내용을 엿들었다는 것을 넌지시 돌려 말하자, 미유키의 머리가 홱 돌아갔다.

“목 뼈 부러지겠다. 조심히 노려봐라.”

이어지는 내 말에 기가 찬 듯 헛웃음을 치는 미유키.

한동안 날 노려보던 그녀는 이내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더니 조수석 의자를 젖혔다.

**

"야... 야! 뭐하냐?”

샤워를 마치고 나온 나는 미유키가 탁상에 앉아 노트북을 만지작거리고 있자 다급하게 그녀를 불렀다.

그러자 미유키가 천연덕스런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인터넷 조금 하려고 하는데...

"휴대폰으로 해.”

“노트북이 더 편하잖아. 근데 비밀번호는 왜 걸어놓은 거야? 여기 뭐 있어?"

있긴 뭐가 있냐? 영화나 보게 그거 덮어라."

"노트북으로 안봐?"

"화면이 더 크잖아."

“그러네...? 알았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노트북을 덮는데, 보고 말겠다는 의지가 눈에 보여서 웃기다.

요 가운데에 떡하니 자리를 잡은 미유키의 뒤에 앉은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대로 누웠다.

그에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영화 목록을 살펴보던 미유키가 날 나무랐다.

“영화 보자면서 왜 이러는데? 앉든가 똑바로 눕든가 하나만 해.”

“오랜만에 같이 눕는 건데 이것도 못 봐주냐?"

"응."

삐쳤네. 노트북을 못 보게 해서 삐쳤어.

비밀번호는 네가 알만하고, 또 좋아할만한 것으로 걸어놨으니까, 나중에 내가 자고 있을 때 몰래 살펴보렴.

“나 봐봐.”

"싫어."

"봐봐. 빨리."

나긋한 목소리로 달래고 나서야, 미유키는 마지못한 척 몸을 돌려 내 몸 위에 올라탔다.

그런 그녀의 젖어있는 옆머리를 살살 풀어준 내가 물었다.

“오늘 부활동 시간에 뭐했어?"

“.... 똑같지 뭐... 학생회 회의....

"무슨 회의했는데?"

“기말고사 끝나고 수학여행 보낸대서... 1학년들은 도쿄 근교에 있는 온천으로 보낼지, 아니면 아예 홋카이도로 보낼지 상의했어."

내가 플레이했을 땐 홋카이도로 갔는데, 그땐 기말고사를 보기 전이었다.

이번엔 어떻게 되려나?

아무리 미래가 달라졌다고는 해도, 굵직한 이벤트는 예정과 약간의 오차가 있을 뿐 잘 진행된 걸 되새겨보면 아마 장소가 바뀌지는 않을 거다.

미유키의 엉덩이를 일정한 리듬으로 토닥거린 내가 말했다.

"결정했어?"

"그건 아직이지만 아마 홋카이도로 가지 않을까 싶어. 올해 기부금이 많이 들어와서 비용 문제도 없어서..."

“그래? 그럼 나랑 같은 방 쏠 거지?"

“어, 어떻게 그래...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묶지... 개인적으로 가는 여행도 아닌데...”

같이 한 방에서 자는 것을 상상해봤는지, 미유키의 얼굴이 확 상기되었다.

그리고는 내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으며 부끄러움을 잔뜩 표출했다.

남녀가 분리되어있다면 따로 하나 더 구해서, 밤에 몰래 빠져나오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

이건 내가 미유키 몰래 알아서 해야겠다.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나는 미유키가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는 사이, 손을 허리춤까지 내린 채로 골반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러자 내가 바지를 벗으려 함을 알아차린 미유키가 자신의 손을 내 티셔츠 안으로 쏘옥 들이밀었다.

복부까지 파고든 따뜻한 손길이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허리를 살살 간지럽힌다.

머릿속에 쾌락이 찾아오는 것을 느낀 나는, 미유키의 정수리에 입술을 가져다대면서 그녀가 입은 반바지를 쭈욱 잡아당겼다.

후욱.

동시에 가슴팍에서부터 후끈한 느낌이 일었다.

서서히 찾아오는 둘만의 시간에 흥분하기 시작한 미유키가 내 가슴에 콧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다.

"마츠다 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날 부르는 미유키.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그녀의 엉덩이를 살며시 쓰다듬은 내가 대답했다.

"왜.."

“....그거 없어...?”

"그거 뭐."

“그거.... 안전한 거....

"콘돔?"

미도리가 안전을 강조한 걸 신경 쓰고 있나본데, 콘돔은 무슨 콘돔이야. 죽어도 싫다.

끼는 순간 자지가 확 쪼그라들 것 같아.

“밖에다가 할게."

"......"

"이러면 돼?"

"그러면... 응... 괜찮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 미유키가 자신의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자신이 먼저 사정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게 무척 창피한 것 같다.

평소에는 수업시간에 간접적인 핸드잡까지 해주고, 자고 있을 때 입 안에 몰래 혀를 들이밀 정도로 야해진 주제에...

꼭 삽입하기 전에 전희를 할 때엔 이렇게 부끄러워한다.

여기서 더 흥분하게 되면, 제 스스로 내 귀에 사랑을 속삭이면서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겠지.

우리 미유키는 사방팔방으로 톡톡 튀어서 좋다.

그 마음, 앞으로도 변치 말아주렴.

나는 미유키의 허리와 엉덩이 밑부분을 팔로 감싸고, 그녀를 그대로 돌려 위치를 바꾸었다.

이후 티셔츠 위로 솟아나와 있는 그녀의 가슴을 옆에서부터 감싸듯 말아 쥐면서, 입을 벌리고 그 중앙을 덮었다.

"흐악...!"

그에 몸을 확 팔딱거런 미유키가 내 머리채를 붙잡았다.

갑작스럽게 입으로 가슴을 삼키니 놀란 모양.

기겁을 하며 내 머리카락을 뽑아버릴 듯 주먹에 힘을 주던 그녀는,

“마츠다 군...! 뭐해...! 이상한 짓 좀 그만... 후윽...!”

내가 그녀의 가슴에 뜨거운 입바람을 후 불어넣자 허리를 크게 꿀렁거렸다.

온몸으로 자신이 흥분했음을 표현하는 미유키의 가슴에서 입술을 떼어낸 나는, 그녀가 황급히 자신의 가슴을 가리자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홀렸다.

"왜? 이런 거 싫어해?"

“시, 싫어하는 게 아니라아...! 미리 말을 해주든지 하지.....

원래 이런 건 다 알고 있으면 흥분이 차게 식는단다.

기습적으로 해야 더 달아오르는 거야.

나는 무어라고 투덜거리고 있는 미유키의 티셔츠를 살며시 올렸다.

이후 아직 채 달궈지지 않은 찬바람을 느낀 미유키가 몸을 부르르 떠는 타이밍에 맞춰, 그녀의 일자로 쭈욱 찢어진 배꼽 윗부분에 입술을 대고 빨아들였다.

"흐읏...!!

눈을 질끈 감으며 온몸을 꿈틀거리는 그녀.

슬슬 제대로 된 쾌락을 느끼기 시작한 그녀의 다리가 양옆으로 벌어지고, 베이지색 레이스 팬티 중앙이 서서히 젖어가는 게 보인다.

이대로 삽입을 해도 되지만, 오늘은 내 입장에서 가장 특별한 분기점인 만큼 전희가 더 필요하다.

기쁨을 넘어 황홀해할 정도로 미유키를 만족시켜줘야 하니까... 오늘만큼은 욕심을 덜어내자.

그리 생각한 나는 미유키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그녀의 예민한 부위를 애무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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