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으... 넷...!”
쯔윽...
조금 더 천천히 삽입하니 치나미의 속살이 자지를 꽈악 조였다.
일반적인 조임과는 다른 느낌.
무척 긴장한 터라 하반신에 안간힘을 다 쓰고 있는 듯했다.
“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힘을 조금만 풀...”
걱정스러운 마음에 치나미를 달래주려는 찰나,
“아앗...!? 후, 후배님...! 저 종아리가 아파요...! 주물러주세요...!”
발등을 일자로 쭈우욱 뻗은 치나미가 거의 울먹거리다시피 하며 마사지를 호소했다.
그녀가 저럴 줄 알았던 나는 묵묵히, 삽입한 상태 그대로 치나미의 종아리를 열심히 주물러주었다.
“흐우으으... 후배니임...! 조금 작게 만들어주실 수 이써요...?”
칭얼대는 것도 모자라 황당한 요구사항을 말하는 치나미를 보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
저런 와중에서도 다리는 활짝 열어젖힌 채로 자지를 잘 받아들이고 있는데, 기특해서 뽀뽀라도 해주도 싶어진다.
“그게 마음대로 안 됩니다. 지금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요.”
“지, 진짜 쬐애애애끔도 안 대나요...?”
“예. 안 될 것 같네요. 아예 뺄까요?”
“앗...! 시러요...”
이렇게까지 무서워하고 있는데 싫다고?
나와 연결된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증거였다.
“그러면 여기서 조금 더 넣어봐도 될까요?”
“무으으... 조, 좋아요... 하지만 느리게... 거북이처럼... 나무늘보처럼 넣으셔야 해요...”
자꾸 4차원적이게 비유를 하니까 진지한 상황인데 웃기잖아.
힘 빠진 미소를 지은 나는 힘을 최대한 조절하며 하반신을 밀어넣었다.
그러면서 치나미가 긴장을 풀 수 있게끔, 연신 좋아한다고, 예쁘다고 말하며 치구를 비롯한 하복부를 살살 만지작거렸다.
“흐아아아아...”
치나미의 목소리가 길게 늘어졌다.
인고의 노력 끝에 반쯤 들어간 자지의 느낌이 무척이나 낯선 듯한 모습이었다.
만화였다면 눈이 달팽이처럼 뱅글뱅글 돌아갔겠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치나미의 몸이 너무 뻣뻣하진 않다는 것이었다.
아랫배 부근을 만져준 게 주효했다는 방증.
여기서 더 들여보내면 치나미가 혼절할 거라고 생각한 나는, 이 상태에서 자지를 조금 빼냈다.
“아...?”
이후 치나미가 의아함이 섞여있는 탄식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재차 삽입을 시도했다.
따스한 질주름을 해쳐나가며 처음 삽입 때만큼 들어가는 자지.
그에 치나미가 격한 반응을 내보였다.
“아아악...!!”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저렇게 소리를 지를 정도의 고통은 아님에도 두려운 마음이 커서 과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허리춤에 손을 대고 상체를 일으킨 건 그 과장스런 표현의 일종인가?
저러면 더 고통스러울 텐데... 걱정스럽다.
“얌전히 있어야 돼요. 그래야 덜 아픕니다.”
“후윽... 아, 알겠어요...”
아래에 무리가 가지 않게끔 느릿느릿 누운 치나미가 자신의 배꼽 위에 양손을 다소곳이 올려놓았다.
천박하게 벌어진 하반신과는 정반대로 얌전한 상체...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다.
“이, 이렇게 하면 될까요...?”
빠르게 내쉬고 있는 호흡이 아니었다면 시체라고 착각할 만큼 미동도 없네.
그 귀여운 행동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온 나는, 치나미가 눈을 부릅뜨며 고개만 치켜든 채로 날 쏘아보자 순순히 사과를 했다.
“미안해요.”
“.... 후배님은 아주 나쁜 사람이에요... 어떻게 저를 그렇게 비웃으실 수 있을까요...?”
생전 처음으로 아래를 허용해주었을 텐데 삐치는 여유까지 보여주다니.
무거울만한 분위기를 가볍게 바꿔버리는 것도 그렇고... 재능은 재능이구나.
삽입 이후 한 마디도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돼서 잘 됐다고 봐도 되나?
상황 자체가 낯설지만 치나미가 조금이라도 편안하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제가 백번 잘못했습니다. 다시 움직일까요?”
“마, 마음대로 해버리세요... 기분은 좋으신가요...?”
마음대로 해버리라니... 왜 자꾸 꼴리는 말만 해?
너 이러면 집에 못 가.
“좋아요. 스승님은 어때요?”
“저는... 차라리 마사지가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네요... 아까는 흐물흐물했다면 지금은... 아주 멀쩡해요...”
“지금 조금 만져드리고 있는 걸로는 모자라요?”
그 말에 자신의 아랫배를 곁눈질한 치나미가 기다란 콧바람을 내쉬었다.
“한참 모자라지요...”
꼬인 혀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걸 보니 확실히 모자란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픽 하고 살웃음을 터뜨린 나는 치나미가 자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왕복운동을 하며, 손이 닿는 골반과 허리를 살살 만져주기 시작했다.
“그으응...”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치나미의 코에서 고롱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마치 노곤한 고양이의 울음소리처럼 들리는데, 매번 므으음 거리더니 저런 소리도 낼 줄 알았구나.
아려오던 아랫배는 괜찮아졌는지, 한층 편안한 자세로 자지를 받아들이고 있다.
근데 너 지금 느끼고 있긴 하니?
“헤엑...”
이어지는 치나미의 목소리를 들은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흥분하고 있다는 증거였으니까.
“아앙... 너무 커요...”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신음을 내뱉으며 불평인지, 칭찬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치나미.
그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감긴 것을 본 나는, 계속해서 애무 겸 마사지를 해주며 아래를 살폈다.
결합부 아래의 침대보가 약간 빨개져있었다.
기둥에도 허여멀건한 액체에 붉은 기가 섞여있다.
처녀혈이 적다. 무의미한 비교지만 미유키보다도 덜하다.
새삼 여자의 몸은 참 신비하다는 생각이 든다.
“헤엑... 후응...”
다양하게 허덕거리는 치나미의 속살이 자지를 잘 받아들이는 게 느껴진다.
아직 사정감이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슬슬 아랫도리가 간질간질해오는 것이, 속도만 살짝 높인다면 금방 쌀 것 같다.
스퍼트를 올려야겠다고 판단한 나는 마사지를 멈추고, 치나미의 가슴께까지 상체를 숙였다.
이후 고개를 갸웃한 그녀의 눈이 떠지자 히죽 웃었다.
“오, 왜 그러시는 건가요...?”
불안했는지 눈을 데굴 굴리는 그녀.
안심하라는 뜻으로 그녀의 목덜미에 가벼운 키스를 해준 내가 말했다.
“좋아서요.”
“.....”
난데없는 고백에, 안 그래도 시뻘개져있던 치나미의 뺨이 더욱 달아올랐다.
어지간히 부끄러웠는지 손바닥을 교차해 자신의 얼굴을 가린 그녀를 보자니 입꼬리가 절로 씰룩거린다.
“조금 빠르게 해도 될까요? 무리하지 않을게요.”
“.... 네엥...”
“아프면 꼭 말해야 돼요.”
“그럴게요...”
사정을 하지 않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는데, 잘 받아줘서 다행이다.
허락을 받자마자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인 나는,
“아아앙...! 우응...!”
치나미의 귀여운 신음을 들으며, 짧게 절정하던 그녀가 아파하지 않는 선에서 줄타기를 하다가 사정감이 찾아오자 자지를 빼냈다.
몇 차례 이어진 오르가즘으로 인해 젖을 대로 젖어버린 보지에서 쑤우욱 빠진 물건.
그것을 치나미의 벌어져있는 허벅지 안쪽에 올려놓자,
“흐에?”
고개를 갸웃한 그녀가 의아한 숨소리를 토해냈다.
그러다가 대놓고 나와 있는 자지를 발견하고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혼비백산해선 눈을 가렸다.
“흐아악...? 무, 뭔가요...!?”
때마침 울컥하고 터져 나오는 정액을 쏟아내느라, 내겐 저 치나미의 앙탈에 대답해줄 여유가 없었다.
기둥을 잡자마자 퓻-! 하고 튀어나간 우윳빛 점액.
그건 곧 치나미의 땀과 오일로 코팅된 피부에 닿으면서, 미끄러지듯 아래로 흘러내려 침대보에 응어리를 만들었다.
“후배니임...! 후윽... 왜 후배님의 물건을 내놓고 계시는 건가요...! 저는 보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요...”
여전히 눈을 가린 채로 투정을 부리는 치나미.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 그녀를 보며 사정을 끝마친 나는,
“하아...”
기다란 날숨을 내쉬며, 치나미의 몸에 내 몸을 포갰다.
그리고는 그녀의 실핏줄이 보일락 말락 하는 말랑한 가슴, 일회용 브라로 가려진 그 가운데에 입술을 대고 쪼옥 빨아들였다.
“햐아악...?”
그러자 간드러지는 소리를 낸 그녀가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이, 이런 외설적인 일은 해달라고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아요...!”
아니, 그럼 자지를 꽂아 넣은 건 외설적인 일이 아니었던 건가?
우리 치나미는 참 엉뚱해요.
고개를 주억거린 나는 천천히 자리를 옮겨, 치나미의 다리 전반을 제대로 마사지해주었다.
동시에 가지 못한 게 아쉽긴 했지만, 후희로 근육피로를 풀어주면서 보내줘야겠다.
다음번엔 더 잘해보자.
완벽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던, 그러나 나름 성공적이었고 달콤했던 우리의 첫 섹스는 그렇게 끝났다.
@@
“므후아아아...”
힘겨운 숨을 뱉어낸 치나미가 낑낑거리며 일어났다.
몸에서 쪼로록 떨어지는 물줄기. 그 소리가 왠지 야릇하게 들린다.
간신히 욕탕에서 나온 그녀는 곧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정신이 없어도 너무 없었던 하루였다. 지금 곰곰이 되새겨보기엔 무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마츠다 후배와 했었던 일을 생각해봐야겠다.
다만 정조를 잃었다는 것만큼은 미룰 수가 없었다.
싫은 건 아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마음에 품고 있던 마츠다 후배와 관계를 가져서, 오히려 기쁘다고 할 수 있었다.
다만 충격은 컸다. 상황이 순식간에 이렇게 되어버린 것에.
또한 자신이 애처럼 칭얼거렸다는 것도 문제다.
더 점잖게 행동할 수 있었는데... 당황해선 어른스럽지 못한 짓을 해버렸다.
‘흐잉...’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마츠다 후배의 감언이설에 헤벌쭉 넘어가버린 죄도 크다.
이러면 하나자와 후배의 얼굴을 볼 낯이 없어지잖은가.
막장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버리다니... 나나세 치나미, 수행이 부족하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밤을 새며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았다.
그나저나 마츠다 후배의 흉악한 물건이 들어왔다가 나갔던 아랫배가 아리다.
제대로 몸을 가눌 수가 없다. 다리 근육이 마구 비명을 지르며 살갗을 때리고 있다.
복숭아가 간절한 밤이다. 최소 다섯 개는 먹어야 기력을 충전할 수 있을 듯하다.
“으익...!”
이를 악 물고 어렵사리 샤워를 마친 치나미는, 어찌 옷까지 갖춰 입고 욕실에서 나왔다.
그러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어내고 있던 마츠다 후배가 벌떡 일어나더니, 빠른 걸음으로 치나미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
“끝났어요?”
“.....”
치나미가 고개를 푹 수그렸다.
방금 그런 일을 해놓고, 온갖 추태란 추태는 다 부려놓고 그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자신이 있겠는가?
지금 당장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놀리며 도망가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시원하게 잘생긴 마츠다 후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상한 생각이 막 떠올랐다.
가령 그의 기다랗고 둘레가 큰... 음흉하지만 나름 멋진 물건과, 그의 탄탄한 몸 같은 것 말이다.
“모, 몰라요...”
“모른다고요?”
“.... 끝났어요...”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돌아가서 바로 주무셔야합니다. 푹 쉬어야 내일 그나마 괜찮아져요.”
“네...? 그, 그나마...?”
“힘을 너무 주고 있어서 아프긴 할 겁니다. 이틀 정도는 갈 것 같아요.”
“그럴 수가...”
이틀이라니...! 지금도 어기적거리면서 움직이고 있는데, 아카데미에서도 그러라는 것인가?
렌카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텐데...!
“부, 분명 후배님께서 괜찮아질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괜찮아지기야 하겠죠. 시간이 지나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