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요...?”
“예. 편안하게 누워계시면 됩니다.”
부드러운 미소로 치나미를 안심시킨 나는, 서혜부와 맞닿아있는 허벅지를 손톱으로 스치듯 긁었다.
그와 동시에,
“헥!”
숨을 훅 들이마신 치나미의 고개가 다시금 베개에 파묻혔다.
종아리까지 들며 격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
잔뜩 움츠러들기까지 한 다섯 발가락을 본 나는, 피가 밖으로 빠져나감으로 인해 새하얘져있는 발바닥을 검지로 콕 찔렀다.
“느아앗!? 후배님...! 그런 건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다급하게 날 만류한 치나미의 온몸이 이리저리 비틀리는 것을 보며, 나는 말없이 그녀에게 쾌락을 심어주었다.
**
치나미의 하반신만 간지럽힌 지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 즈음,
“후윽... 후으으...”
그녀는 완전히 거칠어진 호흡으로 베개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었다.
상당히 흥분한 상태라는 방증. 피부마저도 체온이 올라 따뜻하고, 물렁해져있다.
이쯤이면 됐다고 판단한 나는 다리를 오므린 채로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던 치나미의 둔부를 한 차례 쓰다듬어준 뒤,
“히힉...”
치나미의 입에서 쾌락이 섞인 짧은 신음을 터뜨리는 틈을 타, 그녀의 허리를 톡톡 두드렸다.
“자세 바꿀게요.”
“아... 버, 벌써요...? 오일도 안 뿌리셨는데요...?”
“바꾸고 뿌릴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느응... 그런가요...? 그러시다면 알겠어요... 뒤집어 누우면 될까요...?”
“아뇨. 그대로 있으시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네엥...”
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는 치나미의 상체를 일으킨 나는, 잠깐 시간을 들여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이후 치나미를 데리고 침대 가장자리로 가 다리를 벌리고 걸터앉은 뒤, 그 다리 사이의 조금 남아있는 공간에 그녀를 앉히고 팔로 허리를 둘렀다.
마사지를 하기엔 다소 불편하고, 이상한 자세.
그에 몸을 부르르 떤 치나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후, 후배니임... 이건 마사지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저번에도 이런 질문을 한 것 같다.
데자뷰인가?
대답하지 않은 나는 치나미의 어깨에 턱을 괴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안 그래도 빨갰던 얼굴이 더더욱 달아오른 치나미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현재 우리가 앉아있는 위치 앞엔 거울이 있었다.
자신의 몸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전신거울이 있는 위치 말이다.
나는 이를 이용해 치나미의 흥분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매번 이럴 때마다 날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던 그녀로서는, 자신의 변화와 내 표정을 살피면서 성적 호기심을 마구 채워나가겠지.
“새로운 마사지를 시도해볼까 해요.”
“새, 새로운 마사지...?”
“예. 잠시만...”
나긋한 목소리로 치나미의 마음을 달래준 나는, 옆에 놓인 오일병을 들어 그녀의 가슴께까지 들어올렸다.
“앗...?”
이후 그녀가 거울의 존재를 눈치챈 틈을 타, 보란 듯이 뚜껑을 땄다.
그 장면을 지켜본 치나미의 목 부근에서부터 꼴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손을 슬쩍 윗가슴에 대어보니, 심장이 무척 빠르게 쿵쾅거리고 있었다.
내 의도가 먹혀들었다는 증거였다.
“시작하겠습니다.”
눈을 크게 뜬 채로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주시하고 있는 치나미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한 나는,
“후읏...?”
묘한 기분이 들었는지 몸을 미세하게 떠는 그녀의 복부를 약하게 토닥이다가, 가운 끈을 살며시 잡아당기며 오일을 천천히 기울였다.
좌우로 벌어진 가운 안으로 보이는 치나미의 뽀얀 피부.
그녀의 봉긋하게 둔덕이 진 가슴골 사이로 오일을 뚝뚝 흘려보내자,
투둑.
피부와 맞닿은 오일에서 미세하고 묘한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치나미 또한 그 소리를 들었는지, 안 그래도 어쩔 줄 몰라 하던 표정을 더더욱 무너뜨렸다.
“저어... 후, 후배님...”
“말씀하세요.”
“굳이 이렇게 앉아서 마사지를 해야 하나요...?”
“예.”
“네에...”
전혀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낯으로 수긍한 치나미의 입이 꾹 다물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부끄러움과 순진함이 묻어있는 눈빛으로 연신 고개를 갸웃하던 그녀가 재차 물었다.
“왜일까요...? 주무르기도 불편하실 텐데요...”
“안 불편합니다.”
“아하... 그러시군요... 거, 거울은 웬만하면 쳐다보시지 않는 게 좋겠어요...”
“왜요?”
“누, 눈을 마주치면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 앗...! 간지렁...”
자신의 가슴골 사이를 파고들어 배꼽 부근까지 내려간 오일을 허둥지둥 닦아내는 치나미.
그러다 손바닥이 무척 미끄러워진 것을 확인하고는, 내 눈치를 보며 다리 사이로 팔을 쏙 집어넣는 모습에 절로 아빠미소가 새어나오려고 한다.
그런 치나미의 복부에 오일을 펴 바르며, 나는 내 쪽으로 살짝 돌아가 있는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대놓고 키스를 하자며 들이댄 건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가 조금만 얼굴을 밀면 그대로 맞닿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만을 남겨둔 채였다.
“엣...?”
그러자 눈을 동그랗게 뜬 치나미의 고개가 뒤로 빠지면서, 턱살에 겹이 생겼다.
“후, 후배니임...!! 그러시면 안 돼요...!”
내 허벅지를 가볍게, 톡 건드리듯 때리는 그녀.
사고를 친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를 훈육하는 것 같다.
“왜요?”
“왜냐니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으시기로 약속하셨잖...”
토옥.
날 나무라던 치나미의 표정이 순식간에 멍해졌다.
그녀의 입술에 기습적인 입맞춤을 한 직후 일어난 일이었다.
“므아아아...”
곧이어 이어지는 치나미의 늘어지는 신음.
머리가 빙글빙글 돌고 있다. 저런 리액션은 처음 보는데 깨물어주고 싶은 마음이 인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나는 치나미의 가운을 어깨 아래로 내린 뒤, 그녀의 살결을 아주 약하게 물었다.
이후 어깨 라인을 따라 목까지, 쫍쫍거리는 소리까지 내며 치나미의 살결에 벌건 흔적을 남겨놓았다.
“아, 안 대요...!”
식었던 흥분이 다시 찾아와 혀가 꼬여버린 치나미의 만류도 무시하며 그러길 한참,
“그으읏...!”
이를 악 문 그녀가 내 이마에 손을 대고 밀어내더니, 날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후, 후배님 같은 못된 분에게는 벌이... 벌이 필요해요...”
“어떤 벌을 줄 생각이실까요?”
“큿...!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연기를 하셔봐야 소용업써요...!”
“그래요?”
“네...! 그래... 흐아아...”
옆가슴과 이어진 갈비뼈 부근을 만져주자 말을 하다 말고 헤롱거리는 소리를 낸다.
내 품 안으로 자신의 몸을 더욱 파고들어오게 하는 건 덤.
이정도면 뒷목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성감대가 아닐까 싶다.
“뭐라고 했어요?”
“여, 연기를... 헤엑...!”
“응? 다시.”
“거짓말... 후배님은 거짓말쟁이에요...!”
“그거 말하려고 했던 거 아니잖아요.”
“후으... 거짓말쟁이...”
저 쟁이라는 접미사가 왜 너무 귀엽게 들릴까.
쾌락으로 인해 짧아진 목소리에 자연스레 애교가 묻어나오는데, 그 상태에서 안 그래도 깜찍한 치나미의 말투가 섞이니 그렇게 느껴지나보다.
치나미의 복부와 가슴이 충분히 반질반질해진 것을 본 나는,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콕콕 찔렀다.
그리고는 거울을 가리켰다.
“저기 한 번 볼래요?”
“네에...?”
“봐봐요. 너무 예뻐요.”
그 말에 치나미의 흐리멍덩해진 눈이 거울 쪽으로 쏠렸다.
거친 숨을 몰아쉴 때마다 부풀어 오르는 가슴.
흐트러진 채로 땀에 의해 딱 달라붙어있는 앞머리, 그리고 홍조가 피어오른 뺨.
그녀 자신이 보기에도 굉장히 외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아앗...! 시러요...”
“뭐가 싫어요?”
“빠, 빤히 보지 말라고 했짜나요...!”
“보고 싶은데. 안 될까요?”
“.....”
“보게 해주세요.”
치나미를 달래며 그녀의 허리춤을 간지럽히던 나는,
“.... 앗...! 앗...”
짧은 신음을 연속으로 터뜨리며 쾌락을 얻고 있는 그녀의 복실복실한 가운을 밑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사르르 흘러내리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가운.
동시에 일회용 속옷으로 중요부위만 간신히 가려져 있는 치나미의 어여쁜 나체가 드러났다.
“후, 후배님...! 다시... 주워주세요...”
“좋아해요.”
“느아앗...!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대요...!”
“진짜 좋아해요.”
나긋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이는 것이 기분이 좋았을까?
“므읏...!”
아랫입술을 잘근 깨문 치나미의 꼭 붙어있는 다리에 아주 약간의 틈이 생겼다.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은 나는 그녀의 안쪽 허벅지를 토닥이며 말했다.
“힘 뺄까요?”
“이, 이러케요...?”
“옳지, 잘했어요. 이쪽 봐봐요.”
순순히 내게로 고개를 돌리는 치나미.
표정이 녹아내리기 직전까지 가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힘든 모양.
그 틈을 탄 나는 혀를 스윽 내밀어 치나미의 입술 사이로 들여보냈다.
이후 후끈한 온기가 느껴지는 그녀의 입 안을 끝으로 살살 긁어주었다.
“에헥...!”
어깨를 달싹인 그녀는 아까처럼 나더러 못됐다고 하지 않았다.
거부감이 덜어졌는지, 아니면 쾌락에 몸을 맡기기로 정했는지는 치나미 본인만이 알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이빨, 그리고 잇몸을 훑고 지나가는 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내 혀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떨던 치나미의 앙다문 이빨이 벌어지면서, 그 안에서부터 혀가 빼꼼 튀어나와 내 혀끝과 맞닿았다.
“하뭅...! 므흐...”
가쁜 콧바람을 내뱉으며 혀를 움직여 내 것과 얽는데, 본능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기라도 하는 듯 어색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나저나 치나미가 주도적으로 스킨십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인가?
기쁘다. 그리고 기특하다.
빨리 끝내려고 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더 하자. 치나미가 완전히 흥분할 때까지.
나는 조금 적극적으로 변한 치나미와 끈적한 키스를 이어나가면서, 그녀의 민감한 부위까지 만지작거리며 애무를 계속해나갔다.
**
“헤엑... 헥...!”
간헐적으로 팔딱이는 몸, 헥헥거리는 숨소리, 그리고 가랑이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희뿌연 점액.
무척 미끌거리는데다 점도가 짙은 그것을 손으로 만져본 나는, 치나미가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
사실 아까부터 확신하고 있긴 했다.
치나미의 표정은 완전히 녹은 상태였으니까.
누가 봐도 알 것이다. 그녀가 굉장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