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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코미디를 망가뜨리는 법-231-232화 (232/313)

점점 버둥거리는 강도가 심해지는 렌카를 묵묵히 내려다보던 내가 반쯤 통보하듯 입을 열었다.

“앞으로 처신 똑바로 해요.”

“무, 뭐...? 처신...?”

“예.”

“미친놈이야...? 내가 똑바로 하고 자시고 할 게 뭐가 있는데...! 이, 일단 이거부터 놔...! 손 치워...!”

“알아들었다고 말하면 치울게요.”

“이기적인 새끼...! 쓰레기 새끼...!”

이기적이란 말을 하는 걸 보니까 제대로 알아들었네.

역시 렌카는 천성이 노예다.

어제보다 수위를 조금 더 높여보자.

“정확한 평가네요.”

렌카의 욕설을 흘려 넘기며 어깨를 으쓱인 나는,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아주 가까이 가져다대었다.

“흡!”

그러자 숨을 훅 삼킨 렌카가 입술을 꾸욱 닫고 모든 움직임을 멈추었다.

조금만 움직이기만 해도 입술이 그대로 맞닿으리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재차 렌카 교육을 시도했다.

“알아들었으면 눈만 두 번 깜박이세요.”

“.....”

“싫으면 이대로 계속 있든가. 손님 와도 못 받겠네.”

그 말에 렌카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떨렸다.

깍지 낀 손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잠자코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한 걸까?

절대 닫히지 않을 것처럼 부릅뜨여있던 렌카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깜박, 또 깜박.

렌카의 눈꺼풀이 두 번 닫혔다 열리는 것을 확인한 나는, 그녀를 놓아주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푸하...!”

그리고는 참아왔던 숨을 토해내고 있는 렌카의 이마에 맺혀있는 식은땀을 손으로 닦아내주며 말했다.

“잘했어요.”

마치 어린아이를 훈육하는 것만 같은 말투임에도, 렌카는 반박을 하지 못한 채 헐떡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거의 주저앉을 듯 풀려버린 렌카의 다리를 본 나는, 탈의실에 걸려있는 내 외투를 집어 그녀의 몸에 둘러주었다.

“잠깐 쉬다 나오세요. 혼자 일하고 있을게요.”

방금과는 전혀 다른 친절한 목소리.

이에 어안이 벙벙해진 렌카가 입을 헤 벌리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탈의실에서 나와 태연하게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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