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55 - 렌카의 첫 경험 #2
“TV 좀...”
자신의 손등으로 입가를 가린 렌카의 간절한 목소리. 골반을 반쯤 드러낸 그녀의 양옆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장골을 꾸우욱 누른 나는,
“흣...!”
신음을 참아내는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물었다.
“TV가 왜요?”
“꺼달라고...”
“조용한 게 좋아서 그래요?”
“.... 아, 아냐... 그냥 둬...”
눈동자를 데굴 굴린 렌카가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고요함보다는 시끄러운 게 더 나을 거라고 판단한 듯했다.
“알았어요. 그냥 둘게.”
“부, 불도 꺼...”
“부장 옆에 스위치 있으니까 알아서 꺼요 그건. 나 여기서 손 뻗기 힘들어.”
“어쩌라고... 네가 꺼...”
바라는 게 참 많은 노예다.
“자꾸 대들 거예요?”
“뭐가아...!”
사납게 칭얼거리는 렌카가 왜 이렇게 예뻐 보일까. 거친 호흡을 몰아쉬는 그녀의 쇄골에 입맞춤을 한 내가 낮은 톤으로 말했다.
“네가 꺼.”
그러자 렌카의 몸이 소름이라도 돋은 듯 부르르 떨렸다. 반말을 들었음에도 가만히 있는 걸 보니, 저음으로 깔리는 목소리가 듣기 좋았나보다.
결국 그녀는 탁상 위 벽면에 설치되어있는 전등 스위치를 하나하나씩 눌러대며, 스스로 침실 불을 껐다. 그런 와중에도 불만이 많은 사람마냥 입을 웅얼거리는 건 덤이었다.
“이제 됐어요?”
나긋나긋한 투의 물음에 햑! 하는 추임새를 넣은 렌카의 고개가 아주 작게 끄덕여졌다. 그런 그녀의 골반을 톡톡 건드린 내가 말을 이었다.
“허리 좀만 들어봐요.”
“왜...”
“치마 벗기게.”
“.... 싫어.”
“이대로 한다 그럼?”
“기, 기다려...! 들게...!”
꼭 한 번은 반항하네. TV에서 새어나오는 빛에 의존하며, 나는 멈춰두었던 일을 마저 했다.
골반에 걸쳐진 치마의 자락을 잡고 약간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스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치마가 렌카의 얇고 기다란 다리를 타고 흘러내려갔다.
그것을 조심스럽게 침대 밑에 놓아둔 나는 렌카에게 이불을 덮어주었고, 호흡이 무척 빨라진 그녀의 허리를 살살, 마사지하듯 만지작거렸다.
“앗... 음...”
부드럽기 그지없는 허리를 건드릴 때마다 움찔거리는 그녀의 몸. 이불 밖으로 내 손길을 느낀 그녀의 다리가 점점 벌어지는 것이 티가 난다.
“혹시 겁먹었어?”
“누, 누가 너 따위한테 겁을 먹어...!”
“그럼 됐고요.”
고개를 돌린 채 벽만을 바라보던 렌카의 눈동자가 내 쪽으로 향했다. 평소 뺀질거리던 내가 순순히 수긍하는 모습이 의외였던 모양인지, 눈빛에 의아함이 서려있다. 그 눈을 그대로 마주친 나는 그녀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아요?”
“모, 몰라... 별로...”
“좋은 것 같은데?”
“아냐...! 착각하지 마... 흐읏...!”
대둔근 옆면을 쓸어내리자 교태 섞인 신음을 내뱉는 렌카. 가볍게 킥킥거린 나는 렌카의 허리춤에 있는 침대보에 엄청난 주름이 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렌카가 거길 꽉 쥐면서 생긴 흔적이었다.
렌카는 자존심이 무척 세다. 속은 여리여리하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또한 그녀는 지금 미유키나 치나미가 첫 경험을 할 때보다도 더욱 긴장하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삽입을 시도하면, 첫 관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렌카로 하여금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더욱이 그로 인해 생겨난 엄청난 긴장이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밑을 꼬옥 닫아버리게 된다.
첫 경험은 아픈 기억이 없게끔, 좋은 감정만 남길 수 있게끔 하고 싶다. 그게 내 바람이었고, 이는 미유키, 치나미와 첫 관계를 가질 때도 다르지 않았던 마음이었다. 물론 나 또한 만족해야 마땅하고 말이다.
어쨌거나 이를 해소하려면 렌카의 긴장을 풀어주고 흥분을 더욱 유발하는 게 좋았다. 애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다정한 대화를 통해 렌카의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해보자.
생각을 마친 나는 렌카의 옆에 누워, 그녀와 한 이불을 덮고 하복부 부근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마치 아이를 재우듯 토닥, 토닥, 느린 리듬으로 그곳을 두드렸다.
“무, 뭐하는 거야...”
갑작스레 애무의 강도를 낮춘 내가 수상쩍은 듯한 렌카의 물음. 그녀의 소매로 가려져있는 팔에 입술을 톡 댄 내가 대답했다.
“힘들어보여서.”
“뭐라는 거야... 힘들 게 뭐가 있다고...”
“땀을 너무 흘리는데?”
“나 원래 땀 많아...!”
“알았어요. 그럼 그냥 잠깐만 같이 이렇게 있어요.”
“그러든가...”
“또 툴툴거리네.”
“너한테만 이러는 거야... 너 같이 쓰레기 같은 놈한테만... 앗...!”
말을 하다 말고 또 다시 움찔하는 그녀. 손이 하복부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간 걸 느꼈나보다.
“특별하게 대우해줘서 고맙네요.”
“망상증 환자 같은 놈... 난 너처럼 얼굴에 철판 까는 애들이 정말 싫어...”
진심이 전혀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면, 내가 정반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
“저도 부장을 좋아해요.”
“뭐래...! 뻔뻔하게 굴지 마...!”
안 그래도 빨갰던 렌카의 얼굴이 더욱 빨개지고 있다. 좋아하는 말에도 이 정도의 반응이라니... 우리 렌카는 나중이 더욱 기대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유망주구나.
렌카의 어깨라인에 턱을 괴고 치구 바로 윗부분까지 손을 내린 내가 말했다.
“위에 옷 벗을까요?”
“위, 위에...?”
“예.”
“왜... 그래야 하는데...? 안 벗어도 되잖아...”
“난 벗었으면 좋겠는데.”
“.....”
“벗어줄 거죠?”
“.....”
“벗어줘요.”
시종일관 상냥한 목소리로 탈의를 재촉하자, 어쩔까 고민하던 렌카가 돌연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한참을 부스럭거리기 시작했다. 상의를 벗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의 아래쪽에 붙어있는 내 손을 치울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건가본데, 좋은 징조였다.
이윽고 이불 밖으로 렌카의 손이 빠져나왔다. 벗은 상의를 내게 던지듯 넘기고는 머리만 쏘옥 내뺀 그녀가 날 쳐다보며 틱틱거렸다.
“이제 됐지...?”
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고 예뻤던 내가 활짝 웃자, 입술을 지그시 깨문 렌카가 말을 이었다.
“변태 새끼...”
온갖 감정이 함축되어있는 욕이었다. 당연히 진심은 없는.
나는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며, 렌카의 아랫부분에 대어놓은 손에 힘을 주어보았다. 그러자 렌카의 입에서 흣...! 하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손끝에서 꾸욱 눌리는 감각이 전해져왔다. 경직된 근육이 이완되면서, 살결이 말랑해진 것이다.
긴장이 풀렸다는 증거. 렌카의 빛바랜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한 나는, 멈췄던 애무를 재차 시작했다.
치구를 누르다가 벌어진 다리 사이의 안쪽 허벅지에 닿게끔 팔을 더욱 내려 보내면서, 손날과 팔 전체로 안쪽 다리에서 음순까지 스쳐지나가듯 건드리며 반응을 살핀다.
“핫...!”
그러다 렌카가 간드러지는 소리를 내며 다리를 살짝 오므릴 때쯤, 손바닥과 손목 사이의 오목하고 단단한 부위로 그녀의 음부를 살포시 누른다.
“아앗...! 기, 기다려...!”
다급하게 튀어나오는 외침을 들으면 망설이지 않고 멈춘 뒤 다시금 렌카의 하복부를 토닥이며, 절대 강제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하여 그녀를 안심시킨다.
마치 조교를 하는 것과 같았다. 순한 쪽으로의 조교긴 하지만, 이만큼만 해줘도 렌카의 심리는 충분히 진정될 것이었다.
“후으...”
예상대로, 얼마간 그러길 반복하니 렌카가 기다란 콧바람을 내쉬었다. 온몸의 근육이 만지기 좋게끔 더욱 풀어진 것도 느껴진다. 팬티는 이미 촉촉해진 상태다. 그러나 아직 충분하지는 않았다.
나는 손가락 하나로 렌카의 서혜부에 걸쳐져있는 팬티 라인을 느릿하게, 쓸어넘기듯 만지작거리며 그녀를 불렀다.
“부장.”
“아 왜애...!”
짜증과 애교가 섞여있는 대답이 튀어나온다. 한창 즐기는 와중에 멈추려고 하는 것 같아 약간 성이 난 모양이다. 픽 하는 웃음을 터뜨린 나는 자신의 턱을 덮고 있는 이불을 꼬오옥 쥐고 있는 렌카를 한 차례 바라보고는, 이불 안으로 몸을 전부 집어넣었다.
“읏...!?”
자신의 하반신 쪽으로 위치를 옮기고 있는 나를 본 렌카의 놀란 탄성이 들려온다. 나는 다시금 긴장을 하려는 그녀의 다리를 살며시 어루만져주면서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살갗과 린넨이 스치면서 새어나오는 스슥, 스슥 하는 소리를 의도적으로 크게 내며, 렌카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벌린 뒤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Y존과 가까운 허벅지 한쪽을 손가락 전체로 간지럽혔다.
“흐앗...!”
이불 밖에서 들려오는 렌카의 가는 목소리. 내가 애무하고 있는 다리의 무릎을 접어 위로 세운 그녀가, 덮고 있는 이불을 살포시 들춘다.
“야아...! 뭐하고 있는 건데...!”
나는 그에 대답하지 않고 머리를 숙여, 안쪽 허벅지에 입술을 갖다 대고 쪼오옵 빨아들였다.
“흐아앗...!!”
그러자 렌카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반응 중에서 가장 격하게 몸을 떨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는 혀를 내밀어 파리하게 떨리고 있는 그녀의 다리를 혀끝으로만 건드리면서 위치를 옮겼다.
“햑...! 자, 잠깐만...! 야...!”
촉촉하고 따뜻한, 그리고 간지러운 감각이 자신의 음부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눈치챈 렌카의 급박한 부름. 어느새 내려온 그녀의 양손을 잡은 나는, 안절부절 못하는 그녀가 들으라는 듯 다리에 입술을 맞대고 쫍쫍거리는 흡착음을 내었다. 그리고,
“앗...! 거, 거길 왜... 기다...”
날 말리려는 렌카를 무시하며, 서혜부에 혀끝을 가져다대고 그 부위를 부드럽게 핥았다.
“햐아아앙...!”
엄청난 신음소리. 동시에 크게 들썩이는 허리. 뺨에 맞대어져있던 렌카의 속옷이 점점 후끈해지고, 젖어드는 게 느껴진다. 살짝 간 거다. 이것 하나만으로.
간질거리는 느낌도 느낌이겠지만, 자신의 소중한 부위 근처를 손이 아닌 혀로 애무하고 있다는 자체에서 오는 낯뜨거운 감정이 그녀의 흥분도를 단숨에 끌어올린 것 같다.
주인이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감사는 못할망정 절정을 해버리다니. 못된 노예다. 이 보상은 첫 경험이 끝나면 다 받아낼 줄 알아라.
“후읏... 후으으...”
온몸을 부들거리는 렌카의 가랑이에서 얼굴을 떼어낸 나는, 그녀의 위에 올라타 이번엔 상체를 입으로 핥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