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68 - 츤데레력이 폭발한다
아랫도리에 힘이 절로 들어가면서 하반신이 딱딱하게 굳는다. 찌잉 하고 올라온 사정감이 기둥을 아래에서부터 위까지 빠르게 채운다. 곧 터질 것만 같다. 렌카는 이런 내 상태를 모르는지 여전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툭.
나는 렌카의 허벅지를 잡고 지그시 힘을 주었다. 신호를 준 것이다. 곧 싸겠다고. 하지만 렌카의 움직임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아... 하아...”
그저 흐트러진 숨을 토해내며 계속해서 내 자지를 애무하는데 집중했다. 내가 자신의 허벅지에 손을 올린 게 그저 만지려는 행동이라고 착각한 듯한 모습이었다.
따끔하다고 느낄 정도의 강렬한 쾌감. 그것이 귀두 끝까지 올라왔음을 인지한 나는, 양손으로 렌카의 골반을 붙잡고 그대로 하체에 힘을 풀었다. 그러자 렌카가 내 가슴을 한 번 때리듯 건드리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야... 뭐해...?”
나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여력이 없었다고 해야 맞았다. 렌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사이, 사정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었다.
꿀럭거리는 느낌과 함께 세차게 튀어나온 점액. 렌카의 몸이 귀두보다 살짝 앞에 있는데다 자지를 일부 삼키고 있었기에, 분출한 정액은 그녀의 가랑이 아래를 흠뻑 적셨다.
“어...?”
얼이 빠져버린 감탄사를 터뜨리는 렌카의 온몸은 완벽하게 굳어있었다. 자신의 음부에 후끈하고 질척한 액체가 닿는 느낌이 무척이나 낯설었나보다.
그 사이 나는 렌카가 그러거나 말거나, 참아두었던 모든 것들을 죄다 쏟아내는 중이었다. 진한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렌카의 허벅지를 꽉 쥐면서 말이다.
“후...”
내 입에서 터져 나온 낮게 깔리는 탄성에 정신이 들었을까? 자신이 가랑이가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멍하니 있던 렌카의 손이 꿈틀했다. 이어서,
“야...! 야...!!! 야!!!”
그녀가 방 안이 떠나갈 정도의 큰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야 이 미친놈아!! 지금 뭐하는 거야!!”
자연재해라도 맞닥뜨린 것 같은 반응. 늘어지는 한숨을 내쉰 나는, 마지막으로 짧은 액체를 토해낸 뒤 몸에 힘을 뺐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왜?”
“왜, 왜...? 너 방금 왜라고 한 거야...? 내가 나올 것 같으면 말하라고 했잖아...!!”
“말은 안 했지만 신호는 줬잖아요.”
“뭐...? 언제?”
“허벅지 잡았잖아.”
“그,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허벅지를 만지기만 하는 걸로 어떻게 알아...!!”
“말을 할 여유가 없었어요. 미안해.”
“하... 진짜...”
“안에 들어갈까봐 무서워서 그래요?”
“모, 몰라 이 새끼야...!!”
노골적인 물음에 버럭 화를 내는 그녀.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가만히 있는 그녀를 쳐다본 나는, 탁상 위에 올라가있는 티슈를 마구 뽑았다. 이후 내 복부를 두르고 있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들이밀었다.
“엉덩이 잠깐만 들어봐요.”
“.... 뭐하려고...”
“닦아주려고.”
“내, 내가 닦을 테니까 저리 꺼져있어...”
“빨리 들어요. 강제로 닦기 전에.”
“.....”
어둠에 적응한 시야에, 렌카의 표정이 뚱해지는 게 보인다. 엄한 말투에 못 이겨 내 말을 따른 렌카의 하반신 사이로 손을 집어넣은 나는, 내 허리와 렌카의 허벅지에 묻어있는 허여멀건한 액체들을 어느 정도 닦아내었다. 그리고는 렌카의 한쪽 손목을 잡아당겨 몸에서 떨어뜨렸다.
딸랑-!
“앗...!”
방울소리와 함께 옆으로 풀썩 쓰러지다시피 침대에 눕는 렌카. 나는 티슈를 더 뽑아 그녀의 음부에 갖다 대고, 그 주변을 살살, 만지작거리듯 문질렀다.
“아학...!”
그와 동시에 렌카의 허리가 크게 튕겼다. 손이 닿으니 당황하느라 잦아들었던 흥분이 다시 확 솟구친 것 같은 모습. 그런 그녀의 반응에도 묵묵히 후처리를 끝내고 티슈를 쓰레기통에 집어넣은 말했다.
“다 됐어요. 나머지는 샤워하면서 닦아요.”
그러자 다리를 약간만 벌린 채로 내 손길을 받아들이던 렌카가 중얼거렸다.
“느낌 이상해... 짜증나...”
“미안.”
“전혀 미안해하는 말투가 아니잖아... 반성하지도 않고 있는 거야 지금...?”
“서로 좋아하니까 그 결실이 나온 거라 반성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서, 서로는 무슨...! 난 너 하나도 안 좋아해...!”
“그렇게 말하니까 또 꼴리려고 하네요.”
“....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높아진 렌카의 언성이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꼴린다는 말에 은근히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착각일까?
“아, 앞으로 나랑 이런 거 하려면 무조건 콘돔 껴...”
이어지는 렌카의 말에, 나는 속으로 대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선택지는 없는 건가? 우리 렌카는 역시 날 많이 좋아한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변태다.
“대답해...! 알겠다고 해...!”
렌카의 말을 무시한 나는, 그녀의 맨가슴으로 손을 가져가 손끝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며 말랑한 촉감을 느꼈다.
“아 빨리 대답하라고...!”
연신 대답을 강요하는 렌카에게 방긋 웃어보인 내가 말했다.
“싫어.”
“뭐...?”
“계속 콘돔 없이 할 건데.”
“.....”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렌카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제안을 승낙할 것만 같은 표정으로 정반대되는 말을 하니 어이가 없어졌나보다. 한동안 벙 찐 채로 내게 가슴을 만져지고 있던 렌카는, 자신의 유두에 검지가 닿자 움찔하더니 내 손을 잡고 옆으로 던지다시피 치웠다.
“이, 이거 치워...!”
“왜.”
“뭘 왜야... 샤워하러 갈 거니까 그러지...”
“그럼 콘돔은 계속 안 끼는 걸로 할까요?”
“닥쳐... 무조건 껴... 안 끼면...”
“안 끼면?”
“.... 죽을 줄 알아.”
곧 죽어도 관계를 안 갖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 대놓고 츤데레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너무 예쁘다.
잔뜩 화가 난 것 같지만 실상은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표정을 지은 그녀가 목으로 손을 가져갔다. 어떻게 풀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 초커 줄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고만 있는 그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실소를 내뱉은 나는, 뭘 쪼개냐며 화를 내는 렌카를 진정시키고는 초커를 대신 풀어주었다.
“다 됐어요.”
“.....”
“목은 괜찮아요. 안 빨개졌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 변태 같은 새끼.”
“왜 또 그래요?”
“뭘 왜 또 그래야...! 네가 철없이 이상한 거 뿌렸잖아...! 아이 씨...! 만지지 마...!”
재차 가슴에 손을 가져가려하자, 렌카가 몸을 홱 돌려버렸다. 샤워하러 간다더니 아예 눌러 붙고 앉아있다. 그리고 만질 곳이 거기밖에 없는 줄 아나?
깜찍한 투정을 부리는 렌카가 들으라는 듯 작게 킥킥거린 나는, 그녀의 톡 튀어나온 골반을 쓰다듬었다. 그에 팔을 휘저으며 내 손을 방어한 렌카가 이불을 자신의 몸에 빙글빙글 돌리더니 침대에서 나왔다.
“뭐해요?”
“욕실 갈 거야.”
“이불은 왜 둘러놓고 가는데?”
“네가 쳐다보니까 짜증나서.”
“보지 말라고 하면 되지 굳이 저걸 두르고 가요? 무겁지도 않아?”
“네가 보지 말란다고 안 볼 사람이야?”
“그건 아니긴 하죠.”
“뺀질거리는 거 진심 재수 없어.”
“부장이 계속 반응을 해주니까 계속 그러고 싶어지는 거예요.”
할 말이 없어졌는지, 렌카가 새침한 표정으로 내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반응에 방글방글하게 웃은 내가 말을 이었다.
“같이 샤워할래요?”
“장난치지 마.”
“장난 아닙니다.”
“안 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한 번만 더 그러면...”
“알았어. 오늘은 넘어갈게요. 속옷은 어디 있어요?”
“그건 왜 물어보는데...?”
“부장이 샤워하는 동안 준비해서 욕실 앞에 놔둘게요.”
“뭐래... 그 더러운 거 묻은 손으로 내 속옷을 만질 생각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더러운 거? 내가 싼 걸 말하는 건가?”
“잘 아네.”
“그 더러운 게 부장의...”
“아아아아아! 몰라!!”
야릇한 이야기가 나오려 하자 큰소리를 늘어뜨리며 욕실로 향하는 렌카. 너무나도 귀여운 모습에 절로 아빠미소가 지어지려고 한다.
“부장.”
“뭐...!”
“지금 샤워하지 말고 조금만 이따가 해요.”
“.... 왜?”
나는 말없이 다시금 피가 몰리기 시작한 사타구니를 가리켰다. 그러자 잔뜩 발기된 자지를 본 렌카의 눈이 커지더니,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고개를 거의 꺾어버릴 듯 옆으로 돌린 그녀가 모기만도 못한 목소리로 날 타박했다.
“그, 그걸 왜 나한테 보여주고 난리야...”
“한 번 더 하고 싶으니까 오세요.”
“난... 싫어... 그거 묻어있으니까...”
“그럼 씻고 할까요?”
“안 해... 오늘은 좀... 피곤해... 슬슬 집에도 들어가야하고... 그, 근데 그게 막... 마음대로 조절이 돼...?”
“그건 아닌데 이렇게 됐네요. 저번에도 그랬어요.”
“저번에...?”
“우리가...”
“아 시끄러...! 나중에 얘기해...! 오늘은 진짜 안 되니까 그렇게 알아...!”
렌카는 언제쯤 야한 말에 적응을 할까. 지금 저 반응을 보니 이른 시일 내에는 요원해보인다. 다급하게 내 말을 끊은 렌카가 욕실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욕실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바깥으로 이불이 휙 하고 던져졌다. 바닥에 쓰레기처럼 내팽개쳐지면서 바람이 훅 빠지는데, 왜 저것마저도 귀여워 보이지? 정신병원에라도 가봐야 하나 싶다.
뒤이어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더니,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렌카가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이불을 침대 위에 올려놓은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이러고 있으려니 왠지 처량해지는 기분이다. 날 홀로 놔두고 샤워를 하러 간 벌도 줄 겸, 다음엔 스팽킹에 도전해봐야겠다. 렌카와 할 수 있는 여러 플레이를 상상한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침대로 돌아와 TV를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