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러브 코미디를 망가뜨리는 법-277화 (276/313)

Chapter 277 - 스팽킹 입문 #2

“흡...! 앗...!”

자신의 입을 콱 틀어막다가, 자지를 만졌던 손을 입가에 가져간 것을 깨닫고는 까무러치다가, 그것도 모자라 혹시나 순찰을 도는 경비원이 목소리를 들을까봐 입을 꾸욱 다물다가... 혼자 다 해먹는 모습이 웃겨서 미칠 것 같다.

“뭐해요?”

“쉿...! 조용히 해...! 발소리 가까워졌잖아...!”

“부장이 더 시끄러운데.”

“닥쳐...!”

렌카와 내가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창밖으로 손전등의 빛이 쓰윽 지나갔다. 빛은 휴게실 안을 비추지는 않았다. 그저 부실 뒤에 있는 동산을 확인하려는 듯 바깥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허나 대놓고 이쪽을 살피려는 것보다는 간접적인 수색이 더욱 무서운 법. 덕분에 렌카는,

“흐끕...!”

찾아온 긴장을 못 이겼는지 답지 않게 딸꾹질까지 했다. 렌카의 윗가슴에 손을 얹어보니 그녀의 심장박동이 전해져왔다. 무척이나 빠르다. 내가 자신의 가슴을 터치하고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인데, 어지간히 무서웠나보다.

“히끅...!”

“딸꾹질 소리가 너무 큰데. 그러면 더 걸리지 않을까요?”

“입... 흐끕...! 다물어...! 빗소리 때문에... 흐힉...! 괜찮아...”

딸꾹질도 참 다양하게 한다. 귀여워가지고...

“그럼 괜히 조용히 있는 것보다는 얘기해도 상관없지 않아요? 빗소리가 다 가려주니까. 애초에 딸꾹질보다 대화소리가 더 작은데.”

“그... 런가...?”

“바보네요.”

“뭐 이 새... 흡...! 끼야...?”

겁이 나는 와중에도 바보라는 말에 긁혀 눈을 부라리는 게 너무 예쁘다. 실소를 터뜨린 나는 손바닥을 쫙 펼치고, 렌카의 허리를 가볍게 쳤다. 짜악! 하는 찰진 소리와 함께 딱 달라붙는 손바닥.

“흐약!?”

렌카의 온몸이 크게 들썩이면서, 그녀의 입에서 꽤나 큼지막한 소리가 전해져왔다. 발소리가 들렸을 때보다 더 놀랐는지 딸꾹질이 멎어버린 건 덤이었다.

“흡...!”

다시 재빨리 자신의 입을 막은 렌카는, 고개를 젖혀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여전히 동산을 훑고 있는 손전등의 빛을 바라보다가, 들키지 않았음에 안도한 듯 기다란 한숨을 토해내었다.

“하아... 이 미친놈아...! 뭐하는 거야 진짜로...!”

“아팠어요?”

“아프고 자시고 말도 없이 그러면 어쩌자는 건데...!”

“허리가 너무 예뻐 보여서요.”

“웃기지 마...! 보이지도 않는 주제에...”

“실루엣은 보여요.”

툭.

방금과는 반대로 손가락 끝으로만 허리를 살포시 두드리자, 움찔한 렌카가 말했다.

“뭐하는 건데 대체...”

스팽킹에 적응을 시켜주는 거란다. 라는 말을 삼킨 나는, 은근슬쩍 렌카의 손목을 붙잡고, 그녀의 손을 내 자지에 가져다대었다.

“앗...!”

그에 아까 우연찮게 닿았던 그 감촉을 확실하게 느낀 렌카의 코에서 훅! 하는 콧바람이 새어나왔다. 피가 몰려 자극을 받아 돌출된 핏줄. 기둥 겉을 차지하고 있는 그 부분까지 렌카의 손을 가져가자, 밑에서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거 뭐야...?”

“핏줄.”

“핏줄? 이게?”

“신기해요?”

“벼, 별로...?”

딱 봐도 호기심이 가득한 말투구만 별로는 무슨. 렌카는 배우를 하면 발연기로 악명이 높을 것 같다.

“손으로 해줘요.”

“뭐...? 소, 손...?”

“어. 손으로.”

재차 들려오는 침을 삼키는 소리. 그녀가 흥미를 느끼고 있음을 확신한 내가 말을 이었다.

“제대로 잡고 움직여요.”

“기, 기다려봐... 난 아직... 이거 어떻게 하는 건데...?”

순수한 척하는 게 황당하다. 수위가 높은 만화도 자주 보고, 야동도 봤을 텐데... 더군다나 내가 추천해준 조교물에서도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모를 수가 없다.

그래도 이해해주자. 실제로 겪는 것과 보는 건 다르니까. 그리 생각한 나는, 렌카의 손끝에 힘이 살짝 들어가면서 자지를 감싸 쥐려고 하자,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있는 손을 떼어냈다.

“부장 생각대로 해봐요.”

“내 생각대로...?”

“어.”

“최소한 방법은 알려줘야...”

“마음 가는 대로 해봐요.”

“.....”

아예 선택권을 맡겨버려서 당황했을까? 흐흠 하며 헛기침을 한 렌카가 고민에 빠진 듯 침음을 흘렸다. 한동안 그러고 있던 그녀는, 바깥에서 찰박거리는 소리가 멀어지자 용기가 조금 생겼는지 이내 손을 움직였다.

스윽.

자신의 손바닥을 기둥 밑부분에 대고 감싸더니, 위아래로 아주 천천히 흔들기 시작하는 그녀.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듯 연신 목청을 가다듬으며 봉사를 해주던 그녀가 물었다.

“이렇게 하면 돼...?”

“좀만 살살.”

“아파?”

“지금은 아닌데 세게 하면 나중에 아파져요.”

“나중에 아파진다는 게 무슨 뜻인데...?”

“내일 부어오를 걸요? 윤활제도 없어서.”

“아... 그래? 근데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잖아...”

음음... 버릇없는 말을 하는, 주제를 모르는 노예에게는 체벌이 필요하지. 나는 툴툴대는 렌카의 허벅지를 아까처럼 손을 들어 내리쳤다.

짜악-!

“햐악!!”

그러자 큼지막한 비명을 터뜨린 렌카가 누워있던 몸을 튕겼다. 순간적으로 힘이 빡 들어갔는지 벌어져있는 다리가 살짝 들어올려지고, 동시에 자지를 더욱 강하게 부여잡기까지 했다.

“아이 씨...! 죽을래 진짜...!?”

소리만 클 뿐 아프지는 않았는지 기를 더욱 세우는 렌카. 휴게실 안에 불이 켜져 있었다면 날 올려다보며 눈을 부라리는 그녀의 표정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게 못내 아쉽다.

“그러게 왜 버릇없게 굴어요.”

“버릇없는 건 너야 이 쓰레기 새끼야...! 폭력을 쓰고 지랄이야...!”

짝-!

“햣!!”

이번엔 근육의 떨림마저 전해져온다. 의외로 이런 쪽에 무의식적인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일까?

“말 예쁘게 해요.”

“.... 짜증나... 내가 왜... 이딴 놈한테...”

투덜거리는 와중에도 자지는 꼬옥 잡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이딴 놈? 말 예쁘게 하랬잖아.”

“이, 이 정도는 내가 평소에 하는 말이고... 어쨌든 한 번만 더 때리면 이거 안 해.”

“이거 뭐.”

“이거...! 흔드는 거...! 더러워 죽겠네...”

“더럽다고요? 이거 부장 안에 들어갔다가 나온...”

“아 시끄러...! 집중해야 되니까 말 시키지 마...!”

무언가 야릇한 대사가 튀어나올 것 같자 먼저 선수를 치는 렌카가 좋다. 나중에 같이 살게 되면 맨날 틱틱거려서 재미있을 것 같아.

“때리지도 말고...!”

이어지는 렌카의 말에 터질 뻔한 웃음을 참아낸 내가 대답했다.

“그건 장담 못하겠는데.”

“그럼 나 안 해.”

“애에요?”

“마음대로 생각해.”

“안 할 거면 지금 넣을게요.”

“아니... 이렇게 해주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계속 해봐야 의미가 있어...?”

“좋아요.”

“.... 진짜로?”

“진짜.”

렌카의 사나운 기세가 조금은 누그러졌다. 진중한 투로 대답을 하니 은근히 기쁜 모양. 나와 옥신각신하던 그녀는, 결국 자포자기한 채로 재차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아래에서부터 느껴지는, 살가죽이 위아래로 쓸리는 감각이 나쁘지 않다. 핸드잡이 처음인 렌카가 다소 강한 악력으로 자지를 쥐고 있어서 조금은 아쉽지만, 이건 충분히 넘어가줄만하다.

그렇게 렌카의 나름 정성이 들어간 봉사를 받으며 슬슬 올라오는 간질간질한 쾌감을 만끽하고 있는데, 밑에서부터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 도복에는 뿌리지 마...”

사정을 할 땐 다른 곳에다가 하라는 뜻이었다. 도복을 소중히 여기는 렌카다운 말이었다.

도복에 뿌려줘야 빨리 타락하는 법인데... 이건 렌카의 변태력이 조금 더 높아지고, 복종 플레이에 적응이 되었을 때 시도해봐야겠다.

“아직 나오려면 한참 멀었는데.”

“.... 빨리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

“빨리 끝내고 싶어요?”

“그, 그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잡는 방법을 조금... 윽...!”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면서, 허벅지 근육이 쫙 당겨졌다. 렌카가 손을 스윽 내려 기둥 아래에 있는 고환 부근을 부드럽게 만지작거렸기 때문이었다.

순간적으로 확 올라온 쾌락에 숨을 들이키자, 렌카가 무언가 알아차렸다는 듯 순수하게 아... 하는 탄성을 터뜨리더니 그쪽 부근을 중점으로 손을 놀렸다.

얇은 표피를 스치듯 움직이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 빠르게 발전하는 렌카의 봉사를 받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렌카의 교육 시간이다. 주도권을 내어주는 건 피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 봉사는 다음에 받으면 되지. 그리 생각한 나는 표피를 신기한 듯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렌카의 허리를 우악스럽게 잡았다. 그리고는 짜증을 내며 뭘 하느냐고 묻는 렌카에게 약간의 명령조가 섞여있는, 그럼에도 상냥함이 깃들어있는 투로 말했다.

“몸 돌려요.”

“.... 돌리라고?”

“어.”

“뭐하려고...?”

“안으려고.”

“안는다는 게 무슨 말이야...? 그냥 포옹하겠다는 거야?”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돌리라면 돌려요.”

“아니... 여기서 어떻게 돌려... 이거 해주고 있는데...”

“안 해도 돼요.”

“왜...?”

“빨리.”

“.... 싫은데...”

몸을 돌리면 할 수 있는 아주 낯간지러운... 사람에 따라 치욕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체위를 할 거라고 예상해서 그런가? 렌카의 목소리에 떨림이 가득 묻어나왔다.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정확하게 예지한 렌카의 손을 옆으로 치운 나는, 그녀의 위에 내 몸을 포갰다. 그리고는 렌카의 이마부터 시작해서 뺨, 그리고 입술에 이르기까지 차례대로 키스를 해나가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렌카의 골반, 그리고 허벅지를 처음엔 약하게, 이후 강도를 조금씩 높여가며 두드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웁...!”

자신의 몸에 내 손길이 닿을 때마다 움찔움찔 떨며 반응을 보여주는 그녀. 그런 렌카의 식었던 흥분이 다시 충분하게 달아올랐음을 확신한 나는, 키스를 멈추고 상체를 일으켰다. 이후 그녀의 몸 위에 담요를 둘러주었다.

“몸 돌려요.”

“.....”

자신의 몸을 가릴 수 있는 장치가 생겨서 안심했을까? 이번엔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지 않은 렌카의 몸이,

스윽.

담요가 흘러내리지 않게끔 아주 조심조심, 그리고 느릿하게 돌아갔다. 렌카의 의지를 느낀 나는 말없이 담요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안쪽 허벅지를 애무했고,

“아...!”

렌카의 목소리가 살짝 간드러져왔을 때쯤,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위로 조심스럽게 잡아당겼다.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