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78 - 스팽킹 입문 #3
“아... 씨...!”
욕을 하기 직전까지 온 렌카의 허리가 아치형을 그렸다. 흉부는 매트리스에 달라붙을 정도로 내려가있는 상태. 마치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실루엣만 봐도 꼴려서 미치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하반신을 더욱 밀어넣었다. 그러자 약간의 저항감과 함께, 자지가 렌카의 속 안으로 쑤욱 들어갔다.
“아악...!”
그와 동시에 꽤나 큰 신음을 터뜨린 렌카가 매트리스에 얼굴을 파묻고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사정없는 깊숙한 삽입에 아픈 듯했다. 그런 그녀의 골반을 토닥인 내가 물었다.
“괜찮아요? 아파?”
“아파...! 진짜 아파...”
“많이?”
“어...!”
“왜 짜증내요?”
“아프니까 짜증이 나지...! 너 머리 이상하... 하악...!”
성을 내는 렌카의 안을 한 차례 왕복하자, 그녀가 하악질을 하며 두 손으로 매트리스를 짚고 다리를 크게 벌렸다.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 느껴보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하으...”
거친 숨을 토해내는 렌카의 둔부를 팡! 하고 치자, 화들짝 놀란 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쑥쓰러움이 가득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경고를 했다.
“담요 치우면 죽일 거야...”
맞은 걸 따지는 게 아니라 담요를 치우지 말라니... 이 체위가 어지간히 창피했나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자신의 민망한 부위를 내려다보는 게 무척이나 부끄럽겠지. 미유키 또한 첫 후배위를 할 때 렌카처럼 껄끄러워했었다. 지금도 뒤로 하자고 하면 죽어도 싫다고 고집을 부렸고 말이다.
“알았어요.”
“그, 그리고 좀 천천히 움직여...”
“이렇게?”
“앗, 앗...! 그, 그것도 너무 빨라...”
“지금도 아파요?”
“그건 아닌데... 아 몰라... 어쨌든 살살해...”
“허리 조금만 세워볼래요?”
“이, 이렇게... 핫...!”
고통을 느꼈던 방금과는 다르게, 이번엔 분명한 쾌감을 느낀 듯 꿈틀하는 렌카의 허리. 그녀가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자세를 찾은 모양이었다.
잘했다는 뜻으로 렌카의 골반을 두드린 나는, 본격적인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은 깊숙하게, 그녀가 자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게끔 안쪽 질벽을 긁으면서 최대한 천천히 움직였다.
“하읏...!”
그러다 렌카의 신음이 커질 때쯤 속도를 조금 높였고, 긴장이 풀린 그녀의 몸이 노곤해지는 타이밍에 손으로 등허리를 눌렀다.
“아...”
짤막한 탄성과 함께 서서히 내려가는 렌카의 몸. 그에 맞춰 자세를 내려보낸 나는, 그녀가 저항 없이 완전하게 매트리스에 엎드린 상태가 되자 담요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기립근을 만져보았다.
잘록한 허리 중앙에서부터, 움푹 패인 라인이 느껴진다. 촉감만 느끼고 있음에도 만족감이 대단하다. 불을 켜고 싶은 충동이 확 일어나면서 이성을 지배하려고 한다. 그러한 충동을 간신히 참아낸 나는, 렌카의 속을 부드럽게 찌르면서 삽입을 반복해나갔다.
“흣... 하앙...!”
시간이 조금 지나자, 교태 섞인 신음이 귓가를 간질였다. 생소한 체위임에도 적응을 잘 했다는 증거. 자지를 잘 받아들이고 있는 렌카가 기특했던 나는, 점점 따뜻하고 촉촉해지는 그녀의 허리를 부여잡고 속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갔다.
“아... 진짜아...!”
저도 모르게 애교 섞인 감탄사를 터뜨린 렌카의 팔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매트리스와 마찰해 사르륵거리는 소리를 냈다. 어떨 땐 고개를 치켜세우거나, 또 어떨 땐 매트리스를 이빨로 깨물며 꽉 막힌 신음을 내거나.
그런 식으로 온몸을 활용해 자신이 느끼고 있음을 표현하던 렌카의 몸에, 어느 순간부터 힘이 들어가며 짧고 빠른 경련이 일어났다. 가버린 것이다. 그것도 꽤나 크게.
“후으으읏...!”
자신이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다는 걸 드러내기 싫은 듯 어떻게든 신음을 참아내보지만, 닫힌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쾌락이 섞인 음색은 그녀가 지금 얼마나 느끼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와중에도 자존심을 세우려는 그녀를 놀려주고 싶지만 참자. 그런 장난 말고도 할 일은 많다.
쯔윽... 쯕...
결합부에서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질척한 소리를 음미하며, 나는 삽입이 이루어질 때마다 몸을 움찔하는 렌카의 속을 탐해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자신의 팔을 교차해 이마에 대어놓고 헐떡거리던 렌카의 조임이 강해지고, 매트리스와 착 달라붙어있던 그녀의 다리가 서서히 들릴 때쯤, 사정감이 찾아왔다.
“부장.”
계속해서 왕복운동을 하던 내 부름에, 렌카가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왜...”
“안에 싸도 돼요?”
“무, 뭐...!? 안 돼...! 흐앗...! 절대 안 돼...!”
자신의 깊은 곳을 찌르는 자지에 느끼면서도 단호한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는 렌카. 자지를 빼기 위해 몸을 버둥거려보지만, 내가 자신의 등허리를 손으로 꽈악 누르고 있어 미수에 그치기만 하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섹시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 돼...! 안에 하지 마...!”
간절함까지 느껴지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내가 운동을 멈추지 않으며 말했다.
“하지 마?”
“하지 마...! 죽일 거야...! 밖에다 해...!”
쯔으윽...!
“핫...!”
이를 악 물고 경고를 하던 렌카가, 갑자기 쑤욱 빠진 자지에 놀랐는지 몸을 크게 들썩였다. 그 사이 렌카의 허리춤을 덮은 담요를 걷어낸 나는, 그대로 밀려오는 사정감을 모을 생각도 않고 그녀의 등 위에 자지를 올려놓았다.
꿀럭거리는 감각과 함께 폭발하듯 쏟아지는 정액. 정면으로 쭈욱 쏟아진 그것이 렌카의 날개뼈를 비롯한 온 등을 적셔대자, 그 감촉을 느낀 그녀가 온몸을 추욱 늘어뜨렸다. 괜히 발악해봐야 정액이 이곳저곳으로 튈 테니, 그냥 받아들이자고 판단한 듯했다.
“하아...”
만족감이 섞인 늘어지는 한숨을 내쉬며 모든 것들을 쏟아낸 나는, 미동도 없이 엎드려 누워있는 렌카의 목을 마사지하듯 주물렀다. 이후 티슈를 찾으려고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사정이 끝났음을 알아차린 렌카가 옆에 널브러진 담요를 가져오려고 하자 물었다.
“뭐해요?”
“.... 닦으려고...”
“그걸로? 그냥 휴지 찾아올 테니까 누워있지?”
“어, 어차피 빨 거라서 상관없어...”
“그래요? 그럼 내가 닦아줄게.”
“아니... 내가 한다고...”
“가만있어요.”
“.....”
“대답.”
“아, 알았어.”
순종적인 대답을 하는 렌카의 등을 조심조심 닦아내고 있는데, 그녀가 돌연 욕을 내뱉었다.
“개새끼...”
저런 식으로 나올 걸 예상하고 있었기에, 나는 그저 낮은 웃음소리를 터뜨리면서 그녀에게 묻어있는 점액을 전부 닦아냈다. 이후 스르륵 상체를 일으키고는 자신의 중요부위를 가린 렌카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이리 와봐.”
“오, 왜...?”
“빨리.”
양팔을 벌린 내 재촉에, 잠깐 머뭇거리던 렌카가 꼬물거리더니 품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가냘픈 몸을 꼬옥 끌어안은 내가 사과했다.
“미안해요.”
“.... 뭐라는 거야...”
“많이 힘들었어요?”
“안 힘들었어... 이거 놔...!”
갑작스런 상냥한 분위기에 적응을 못한 듯, 벗어나기 위해 몸을 꿈틀거리는 그녀. 하지만 내가 그녀를 꽈악 붙들고 놓아주지 않자, 이내 포기한 채로 몸에 힘을 풀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렌카가 은근히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은 첫 관계 때보다 조금 포악하게 굴었다. 이런 식으로 기분을 풀어줘야 서운함도 가시고, 다음 플레이도 수월할 테고, 무엇보다 날 향한 애정도 깊어지는 법이다.
렌카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면서, 나는 그녀와 함께 포옹한 채로 오랜 시간동안 가만히 있었다.
**
쏴아아아아-!
완전히 거세진 빗줄기와, 땅에서부터 솔솔 올라오는 흙내음.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겨울비든 여름비든 비만 오면 기분이 좋다.
“뭐해, 쓰레기.”
부실 문을 연 채로 쏟아지는 비를 감상하던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는 렌카가 있었다.
사복으로 갈아입은 상태로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 그녀가 밖을 볼 수 있도록 몸을 슬쩍 비킨 내가 대답했다.
“비오는 거 보고 있었어요.”
“어쩌라고.”
“뭐하냐고 물어봐서 대답한 건데 왜 삐딱하게 굴어요?”
“내 맘이야.”
얼핏 토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냥 틱틱대고 있는 거다. 평소의 렌카답게.
“담요는 세탁 다 됐어요?”
“15분 남았어. 근데 지금 몇 시야?”
“8시 30분.”
“9시까지 나가라고 했으니까 담요 널고 가면 되겠네?”
“그렇죠.”
“그래. 이제 문 닫아.”
“왜요?”
“바닥에 물 튀잖아.”
“닦으면 되지.”
“네가 닦아 그럼.”
“노예가 옆에 있는데 주인이 일을 해야 할까요?”
그 말에 렌카가 사나운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죽을래?”
“농담이고, 우산 있어요?”
“없어.”
“감독실에도?”
“어.”
“그럼 뛰어가야겠네.”
“샤워까지 했는데?”
“아니면 경비실에 전화해서 분실한 거나 여분이 있는지 물어볼까요?”
“진작 물어봤어야지.”
파앙-!
“햑!?”
렌카가 자신의 양팔을 옆구리에 딱 붙이며 어깨를 달싹였다. 내가 같잖게 까부는 렌카의 엉덩이를 때렸기 때문. 마무리 겸 다음 스팽킹을 예고한 나는, 씩씩댄 렌카가 주먹을 들려고 하자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또 해요.”
의미심장한 말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그녀. 반격할 타이밍을 잃어버린 듯 멈칫하는 렌카의 어깨에 팔을 두른 나는, 담요 세탁이 끝날 때까지 손 좀 치우라며 떽떽거리는 그녀와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