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러브 코미디를 망가뜨리는 법-306화 (305/313)

Chapter 306 - 도주 시도

“앗...! 앗...!”

손이 치구 바로 밑부분을 지그시 누를 때마다 움찔, 움찔 떠는 치나미. 쾌감이 올라감에 따라 자신의 목을 두른 내 팔을 꼬옥 붙잡는 모습이, 그리고 혹여 밖에 있는 렌카가 들을까봐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어떻게든 목소리를 낮추어보려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 이 세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며 치나미의 도톰한 살결을 건드리던 나는, 내 가슴팍에 포옥 들어가 있는 그녀의 몸이 파리하게 떨리자 물었다.

“좋아요?”

“후으... 네엣...”

“저도 스승님이 좋네요.”

“낫...!? 그, 그 뜻이셨나요...?”

“그럼 무슨 뜻인 줄 알았는데요?”

“그게... 그...”

“여기?”

토옥.

장난기 어린 말투와 함께 치나미의 음부를 손끝이 살짝 닿을 정도로만 툭 건드리자, 그녀의 몸이 내 품 안으로 더욱 깊게 파고들어왔다.

“흐엑...! 넷... 거, 거기를 물어보시는 줄 알았어요...”

간접적인 질문이라고는 하지만 답하기 곤란할 텐데, 솔직한 면모를 서슴없이 보여주고 있다. 역시 우리 치나미는 틀림없는 변태다.

“그럼 여기도 좋은 거네요?”

“마, 맞아요...”

“저 봐볼래요?”

“흐웃...?”

의아한 신음을 토해낸 치나미의 고개가 내 쪽으로 돌아갔다. 흐리멍덩해진 눈 하며, 벌어진 채로 후끈한 숨결이 토해져 나오는 입 하며... 완전히 헤롱헤롱한 상태의 놓인 그녀의 입술에, 나는 내 입술을 들이밀었다.

“후엡...!?”

깜짝 놀라긴 했지만 이내 진정하고는 자연스럽게 혀를 받아들이는 그녀. 복숭아 향을 풀풀 풍겨대는 치나미의 입 안을 탐하면서, 나는 검지와 중지를 벌려 그녀의 음순 양옆을 천천히, 위아래로 쓸었다.

“우으읍...!”

그러자 치나미의 눈이 질끈 감기며, 몸이 한 차례 크게 꿈틀했다. 내 팔목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자신의 가랑이에서 일어나는 쾌락을 참아내 보기 위해 다리를 좁히려는 건 덤.

내 혀와 얽혀있는 치나미의 혀가 딱딱하게 굳어 감을 느낀 나는, 진정하라는 듯 그녀의 음부를 토옥, 톡, 자그마한 힘으로 두드렸다. 하지만 이미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치나미의 아래가 그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헤우읍...! 헤엑...!”

일회용 팬티 한 장으로 막혀있는 극도로 예민한 부위에 손이 닿을 때마다, 치나미의 몸이 마치 실금이라도 하듯 부르르 떨렸다.

자신의 입 안에 들어가 있는 내 혀를 지그시 깨물려다가, 내가 아파할까 우려해 다시 이빨을 벌리기까지 하고... 그런 와중에도 또 키스는 하고 싶어선 자그마하고 귀여운 탄식을 터뜨리며 어쩔 줄을 몰라 하기까지 했다.

그 시각적인 만족감이 꽤나 대단했던 터라, 나는 강도를 더욱 높여 치나미의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촉촉하게 젖어있는 말랑한 음부 중앙으로 중지를 살짝 들이밀었다.

“먀악...!”

동시에 치나미의 입에서 알 수 없는 탄성이 토해져 나왔다. 눈까지 부릅뜨는데, 낯선 감촉이 자신의 중요한 장소에 들어올 듯 말듯 하니 까무러칠 정도로 놀랐나보다.

아니, 놀란 게 아니라 좋은 건가? 방금 내뱉은 탄성이 비명소리 같아서 착각을 한 것 같다.

“후, 후배니임... 이상한 곳에 손가락이 있어요...”

얼굴을 떼어낸 치나미의 바르르 떨리는 목소리. 그녀를 향해 방긋 미소를 지은 내가 말했다.

“알아요.”

“.... 그, 그런가요...? 이것도 마사지일까요...?”

“예.”

“아하...”

치나미의 골반이 좌우로 약간 흔들렸다. 조금 들어가 있는 손가락에서 전해져오는 감각이 낯선 모양. 그런 와중에도 마사지라고 하니 납득을 해버리는 모습이 웃기다.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치나미의 체온을 느낀 나는 손가락을 조금 더 깊숙이 넣어보았다. 쯔윽... 하는 느낌과 함께 자그마한 질구 근처에서 멈춘 중지. 그에 치나미의 몸이 순간적으로 펄떡거렸다.

“헥...! 헤엑...!”

전력질주라도 한 강아지마냥 헥헥거리는 치나미. 그녀의 안에서부터 일어나는 온기가 더욱 강해지고, 새어나오는 애액의 양이 많아지는 게 느껴진다. 고개까지 확 젖히려고 하는 것을 보아 제대로 느끼고 있는 듯했다.

“옳지, 옳지.”

그런 치나미의 귓가에 대고 나긋하게, 아이를 달래주듯 말하자, 몸을 들썩인 그녀가 제 스스로 내게 키스를 해왔다. 이렇게 안달이 난 듯 달려드는 걸 보니 목소리가 듣기 좋았나보다.

그렇게 나는 철없는 아이처럼 다리를 가만두지 못한 채로 손길을 받아들이는 그녀를, 꽤나 오랜 시간동안 애무했다.

@@

“하아...”

TV에 눈을 돌렸다가, TV 옆에 자리해있는 굳게 닫힌 문으로 눈을 돌렸다가. 시도 때도 없이 눈동자를 굴리던 렌카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지금쯤 저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겠지. 상상하기는 힘들지만, 마사지라고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분명... 손으로 치나미의 몸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거다.

“미친 새끼...”

마츠다는 정말 정신이 나가버린 게 틀림없다. 할 거면 둘이서 하든가... 왜 자신을 이곳에 데리고 온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과시하려는 건가? 아니면 질투심 유발?

치나미의 의중 또한 모르겠다. 왜 마츠다의 말에 수긍을 하는 걸까?

물론 자신도 그의 눈앞에서 반항다운 반항을 하지 못해 할 말이 없긴 하나, 치나미는 마츠다의 주장처럼 렌카 자신과 주종관계... 뭐 이런 게 아니잖은가.

뭐가 됐든지 간에, 자신이 이곳에 있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마사지? 안 받는다. 어차피 치나미의 차례가 끝나면 자신과도 야한 일을 할 게 뻔한데, 그건 나중에라도 언제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츠다와 그런 일을 한다는 건 아니지만.

‘나가야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여기 있는 걸 납득할 수 없다. 그러니 도망가야겠다.

어이가 없다. 이러니까 마츠다가 자신을 허접한 사람으로 보고 막 대하는 것 아니겠는가. 자신의 한심한 작태를 반성한 렌카는 편하게 덛고 있던 이불을 확 걷어냈다. 그리고는 행여나 마츠다가 자신의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까 우려해, 조심조심 움직이면서 가방을 챙겼다.

그렇게 도둑마냥 살금살금 현관으로 가려던 렌카는, 문득 저 조용한 방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마츠다는 어떤 식으로 치나미를 대할까? 친절할까? 아니면 자신을 대할 때처럼 다소 강압적인 면이 있을까?

치나미처럼 착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땐 다정한 놈이 마츠다라서, 아마 전자인 것 같긴 한데... 비교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알고 싶다.

‘으음...’

짧은 시간동안 온갖 고민을 해보던 렌카는, 결국 방 안을 엿들어보기로 했다. 솔직히 그 어떤 사람이라도 이런 상황에 놓이면 저 안이 궁금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그런 식으로 정신승리를 한 렌카는, 당장 나가려던 다짐을 미루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마사지 룸으로 가서 문에 귀를 대어보았다.

-.... 긴... 되는...

치나미의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제대로 알아들을 수는 없다. 뭔가 야하다. 그리고 자신도 절로 창피해지는 것 같다.

꿀꺽.

목젖을 크게 꿀렁인 렌카는 최대한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을 해보았다.

-후, 후배니임... 안 되는데요...

-뭐가요?

-밖에는 렌카가... 므으응... 거기 안 돼요...

제대로 들린다. 뭔가... 뭔가 야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확실하다. 거긴 안 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삽입을 하기 직전인가? 아니면 애무? 마사지를 해주는 상황이니까 민감함 곳을 만지지 말라고 하는 건가?

-안 돼요? 조금 쉴까요?

-네에...

-알겠습니다. 춥진 않아요? 히터 틀까요?

-므음...

-안아줄까요?

-앗, 좋아요...

-이렇게?

-네에...

흘러가는 대화를 듣던 렌카는 자신의 심장이 벌렁거려오자 문에서 귀를 떼어냈다. 치나미와 마츠다의 관계를 상세히 알 수 있어서 질투가 나는 게 아니라, 약간 열이 받아서였다.

‘개새끼.’

아니, 자신에겐 강압적으로 명령을 내리던 놈이 치나미에겐 무척이나 다정하다. 물론 치나미는 다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긴 하고, 사람에 따라 대하는 방식이 다른 건 맞다.

초면부터 친절하게 군 치나미에게 잘해주는 건 당연하다. 편견을 갖고 떽떽거린 자신을 싸늘하게 대하는 것도 이해하고. 허나 지금의 자신과 마츠다는 꽤나 가까운 사이였다.

그러면 치나미를 대할 때의 반의 반 만큼이라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건 어렵지 않잖은가. 자신이 그때처럼 마츠다를 싫어했던 것도 아니고, 알바를 하기 전부터 말도 잘 들었던 것 같은데...

심지어 굴욕적인 메이드복 코스프레와 바니걸 코스프레를 하기까지 했다. 소원과 죗값이라는 명목 하에 감옥에도 갇혀보았다. 그런데도 자신을 마치 노예처럼 대하니 억울하다.

반발심이 마구마구 생긴다. 타 커플의 관계를 비교하면 안 되는 건 아는데, 마츠다는 자신과도 관계성이 있다. 그러니 이건 정당한 감정이다. 이제 다시는 마츠다에게 숙이고 들어가지 않으리라.

콧김을 훅 내뿜은 렌카는 현관문으로 향했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열려고 하는데, 순간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문 열면 소리 들리지 않나...?’

문을 열 때 기계음 같은 게 들렸었지 않았나?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서 기억이 잘 안 난다. 만약 소리가 난다면 마츠다가 눈치챌 것 같은데... 분명 도망가려 하면 진짜로 혼을 낸다고 했지.

“.....”

후폭풍이 두려워 고민에 잠긴 렌카는, 잠깐 어떡할지 생각해보다가 그냥 나가기로 결정했다. 벌이야 나중에 받으면 되는 거니까. 그러한 마음으로 문고리를 잡으려던 그녀가 흠칫했다.

왜 자신은 벌을 받는다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마츠다가 하도 노예, 노예 거려서 진짜 노예로서의 자각이라도 깨어나버린 건가? 어이가 없다. 마츠다의 한심한 가스라이팅에 제대로 당해버린 것 같다.

‘꺼져!’

자신의 눈앞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한, 채찍을 든 마츠다의 분노한 모습을 억지로 지워낸 렌카는 문고리를 돌렸다.

기계음은 나지 않았다. 이러면 눈치채지 못하겠지. 정말 다행이다. 마츠다 몰래 나갈 수 있음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금 치나미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그게 자신으로 인해 깨어지지 않아서 다행인 거다.

근데... 마츠다가 이 사실을 알면 자신에게 어떤 벌을 내려주려고 할까? 그 벌을 받지는 않겠지만, 내용이 궁금하긴 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한 렌카는 문고리를 끝까지 돌린 손을 앞으로 밀었다. 그러자,

철커억-!

문의 잠금쇠에서부터 꽤나 큰 소리가 일어나더니 귓가에 크게 꽂혔다.

‘으아아...!’

7